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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삼성 車파운드리 내년 5나노 직행…TSMC 7나노 넘는 `초격차`(종합)

삼성전자, 7나노 건너뛰고 내년부터 5나노 적용
'포스트 코로나' 대비 자율주행車 반도체 선점
내년 평택 파운드리 라인, '레벨3' 자율주행 상용화
  • 등록 2020-06-04 오후 4:39:09

    수정 2020-06-04 오후 9:39:08

[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삼성전자(005930)가 이재용 부회장이 4차 산업혁명의 신성장 동력으로 삼은 ‘반도체 중심의 전장부품’ 분야 가운데,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사업에서 새로운 ‘초(超)격차’ 기술을 추진한다.

파운드리 세계 1위인 대만 TSMC가 지난달 말 세계 최초로 7나노미터(nm·10억분의 1m) 자동차 설계 플랫폼(ADEP)을 공개한데 맞서 7나노를 건너뛰고 내년에 극자외선(EUV) 공정 5나노 기반 차량용 플랫폼으로 직행한다는 전략이다. 이는 내년 이후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해 5세대 이동통신(5G) 기반의 자율주행용 시스템반도체 시장 선점까지 염두에 둔 결정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가 올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0’에서 선보였던 차량용 ‘디지털 콕핏 2020’. (사진=삼성전자)
◇포스트 코로나 시대 선점 위한 ‘5나노 퍼스트 무버’ 전략 시동

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 2월부터 가동을 시작한 화성 EUV 전용 ‘V1 라인’에 내년부터 5나노 공정 기반의 자동차용 파운드리 플랫폼을 도입할 예정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10월 독일에서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19 뮌헨’을 열고 유럽에서 관심이 높은 자동차용 반도체 솔루션을 비롯한 최첨단 파운드리 공정 포트폴리오를 소개한 바 있다. 당시 삼성전자는 5G와 고성능 컴퓨터(HPC), IoT(사물인터넷) 등에 적용하는 공정과 패키지 필수 기술을 하나로 묶은, 자동차용 파운드리 플랫폼을 선보였지만 EUV를 적용하지 않은 8나노 공정까지만 공개했다.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올해 EUV 공정 기반 7나노 자동차용 파운드리 플랫폼을 선보일 것으로 예상해왔다. 그러나 TSMC가 얼마 전 7나노 공정 플랫폼인 ADEP를 공개하면서 삼성전자는 자동차용 파운드리에선 7나노를 건너뛰고 5나노 직행, 자율주행용 시스템반도체 시장을 선점하는 쪽을 선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는 코로나19 확산세로 전 세계적인 국경 폐쇄와 이동 제한으로 자율주행차 시장이 주춤한 상태지만, 내년 이후엔 초미세공정이 필요한 관련 시스템반도체 시장이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에 삼성전자는 TSMC가 이미 선보인 7나노 공정을 뒤따르는 ‘패스트팔로어’(빠른 추격자)보다는, 5나노 시장에서 ‘퍼스트 무버’(시장 개척자)가 되는 쪽을 선택한 것이다.

여기에 내년엔 10조원을 투자한 극자외선(EUV) 기반 ‘평택 파운드리 라인’이 하반기부터 가동돼 5나노 공정 캐파(CAPA·생산능력)가 확대되는 점도 고려한 결정으로 보인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자동차용 파운드리는 내년에 5나노 공정 기반으로 우선 화성에서 먼저 양산을 시작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아우디의 2021년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공급하는 차량용 반도체 ‘엑시노스 오토(Exynos Auto) V9’. (사진=삼성전자)
◇자율주행용 전장 부품 사업…내년부터 제품 양산 및 고객 확보 나서

삼성이 전장 부품을 포함한 ‘4대 미래 성장 사업’에 2018년부터 3년 간 25조원을 투입한 데 이은 본격적인 후속 조치란 시각도 있다. 전 세계 자율주행차 시장이 지난 3년 간의 성장 속도보다 향후 3년 간 한층 가속도가 붙을 전망인 가운데, 삼성전자가 본격적인 제품 양산과 파운드리 고객 확보에 나섰다는 것이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전 세계 자율주행차 시장 규모는 2019년 33만 2932대, 2020년 39만 662대, 2021년 50만 8622대, 2022년 63만 8585대, 2023년 74만 5705대 등으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일 전망이다. 특히 5G 서비스 상용화가 본격화되는 올해가 사실상 자율주행차 시장의 원년으로 인식돼 왔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로 5G 서비스 확대가 지연되면서 삼성전자는 내년을 자율주행용 시스템반도체 시장의 분수령으로 보고 전장 부품과 연계한 초격차 전략을 구사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관련 전장 부품 사업 확대를 위해 지난해 5월 자동차 기능안전 국제 표준인 ‘ISO26262 기능안전관리(FSM)’ 인증을 취득하며 자동차용 반도체 IP 설계 능력을 검증 받았다. 또 자동차 품질경영 시스템 ‘IATF 16949’와 자동차용 반도체 신뢰성 평가규격인 ‘AEC-Q100’에 만족하는 제품을 생산하며 관련 경쟁력도 높여왔다.

반도체 설계를 담당하는 시스템LSI사업부도 자율주행차의 인공지능(AI) 두뇌가 될 전장용 신경망처리장치(NPU) 개발을 마쳤고, 이를 탑재한 자동차용 프로세서 ‘엑시노스 오토 V9’로 올 초 아우디와 공급 계약도 맺었다. 또 올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0’에선 엑시노스 오토 V9를 탑재한 차량용 플랫폼인 ‘디지털 콕핏 2020’도 선보였다. 자율주행 기술에선 5G 기반으로 내년에 ‘레벨3(부분 자율주행)’를 상용화하고, 2025년 ‘레벨4(고도 자율주행)’, 2028년 ‘레벨 5(완전 자율주행)’ 등을 순차적으로 완성할 계획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내년에 시스템LSI사업부가 레벨3 자율주행 기술을 상용화하고 평택에 5나노 파운드리 라인을 가동하면 자율주행용 시스템반도체 시장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 이후 5년 간 전 세계 자율주행차 시장 규모 추이. (자료=가트너·단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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