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때문에 힘들어"…메타, 유럽 시장서 발빼나(종합)

메타 Vs EU, 개인정보 보호 둘러싼 팽팽한 기싸움
EU규제당국, 데이터 유럽→미국 이전 금지 임시 명령
올 상반기 최종 판결…위반시 벌금 3.3조원
메타 “재무·사업 악영향…페북·인스타 중단할수도”
유럽 "없어도 괜찮아"…"법원 결정 따른 합의만 가능"
  • 등록 2022-02-08 오후 5:23:52

    수정 2022-02-08 오후 5:23:52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메타가 유럽에서 페이스북 및 인스타그램 서비스를 중단할 수 있다고 밝혔다. 유럽연합(EU)이 미국으로 사용자 정보 등 데이터를 이전하는 것을 막는다면 앞으로 사업을 계속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유럽 고위 관계자들은 “메타 없이도 불편할 것 없다”며 팽팽한 기싸움을 벌였다.

(사진=AFP)
◇메타 “유럽서 페북·인스타 서비스 중단할수도” 엄포


8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 CNBC 등에 따르면 메타는 7일(현지시간) 발표한 2021년 연간보고서에서 EU 규제와 관련해 “만약 새로운 대서양 데이터 이전 프레임워크가 채택되지 않고 기존 표준계약조항(SCC) 또는 다른 대체수단에도 의존할 수 없게 된다면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등 우리의 주요 제품 및 서비스를 유럽에서 제공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메타는 그동안 EU의 다양한 규제 압박에도 한껏 자세를 낮추는 모습을 보였으나, 이번엔 유럽 사업 철수 카드를 꺼내들며 에둘러 경고한 셈이다.

이는 EU가 추진하고 있는 개인정보 보호 강화 규정 때문이다. EU는 현재 유럽 내 사용자 정보를 미국으로 이전하는 것을 막는 새로운 규정을 만들고 있다.

메타는 미국과 EU가 2016년 체결한 개인정보 이전 규정인 ‘프라이버시 실드’(Privacy Shield)에 근거, SCC 규정을 좇아 유럽 내 사용자 정보를 역외로 이관해 왔다.

하지만 유럽사법재판소는 2020년 7월 프라이버시 실드가 무효라는 판결을 내렸다. 미국 정보기관들이 메타 등 인터넷 기업들에 사용자 정보를 요구할 수 있는 만큼, 유럽 사용자들의 개인정보에 대한 적절한 보호가 이뤄질 수 없다고 판단에서다.

같은 해 8월 아일랜드 데이터보호위원회(DPC)는 SCC가 EU의 일반 개인정보보호법(GDPR)을 따르지 않고 있다면서, 메타에 미국으로 데이터 이전을 금지하는 임시 명령을 내렸다. 메타는 지난 해 이의를 제기했지만 아일랜드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메타가 아일랜드 DPC의 명령을 이행하려면 유럽 사용자 정보를 별도 보관하거나 최소한 유럽 내 서비스를 일시 중단해야 한다. 위반시엔 최대 연 매출의 4%, 28억달러(약 3조 3500억원)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고 CNBC는 설명했다.

아일랜드 DPC는 올 상반기 임시 명령과 관련해 최종 판결을 내놓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후 메타는 유럽 내 사업 지속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메타는 보고서에서 미국으로 데이터를 이전하지 못하게 된다면 “회사의 사업이나 재무상황에 중대한 악영향을 끼치게 된다”고 지적했다.

유럽 “법원 결정 따라야 할 것”…“메타 없어도 괜찮아”

메타가 시장 철수 가능성을 내비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메타는 지난 2020년 호주에서도 서비스 중단을 예고한 바 있다. 호주 정부가 당시 페이스북이 언론 매체 등에 정당한 콘텐츠 이용료를 지급하지 않고 있다면서, 페이스북 이용자들이 뉴스를 무단 공유하지 못하도록 규제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이후 페이스북은 다국적 미디어그룹인 뉴스코퍼레이션과 3년 간 뉴스 사용 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으로 호주 정부와의 갈등을 피하고 서비스를 지속했다.

메타는 EU와도 어떤 방식으로든 타협안을 찾아낼 것으로 보인다. 메타가 광고 수익에 의존하는 데다, 유럽이 미국 다음으로 큰 시장인 만큼 서비스 중단이 현실화할 가능성은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메타 대변인 역시 “아직까지 유럽에서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서비스를 중단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EU 집행위원회 대변인은 블룸버그에 “미국과의 데이터 이전 협상이 격화됐지만 사안의 복잡성과 국가 안보와 사생활 간 균형을 맞출 필요성을 감안하면 시간이 걸릴 것이다. EU 법원이 정한 요건을 완전히 준수하는 합의만이 양측이 원하는 안정성과 법적 확실성을 보장할 수 있다”며 완강한 입장을 고수했다.

유럽 국가 고위 관계자들도 메타의 으름장에 아랑곳 않는 모습을 보였다. 로베르트 하베크 독일 경제기후변화에너지부 장관은 7일 브뤼노 르메르 프랑스 재무장관과의 회담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해킹당한 후 4년 동안 페이스북과 트위터 없이 살았는데 행복했다”고 강조했다.

르메르 장관도 “페이스북 없는 삶의 질은 매우 괜찮다. 디지털 대기업들은 EU가 주권을 지키기 위해 계속 저항하고 노력할 것이라는 걸 이해해야 한다”고 거들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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