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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찾는 바이든 '칩4 동맹' 카드 꺼내나…재계 "껄끄러운 문제"

삼성전자 사업장서 '반도체 경제안보' 외칠듯
한·미·일·대만의 '반도체 4국 동맹' 압박 가능성
韓정부, 기업 '모호한 중립' 유지하고 있지만…
"반도체 공급망 재편 고려시 가입 검토 나서야"
  • 등록 2022-05-19 오후 5:17:00

    수정 2022-05-19 오후 9:11:57

[이데일리 김상윤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일 한국을 찾자마자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찾는다. 미래 경제안보 핵심인 반도체 분야에서 양국이 굳건한 동맹국이라는 점을 상징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장면이 될 전망이다. 다만 미국 측은 이번 방한을 계기로 ‘반도체 4국(Chip4) 동맹’ 구축을 압박할 것이라는 예상에 반도체 기업들의 셈법도 복잡해지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4월 백악관에서 화상으로 열린 ‘반도체와 공급망 회복에 관한 최고경영자(CEO) 정상회의’에서 웨이퍼를 들어 보이고 있다.(사진=AP 연합뉴스)
삼성전자 사업장서 한미 반도체 기술 동맹 보여줘

19일 업계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20일 오후 ‘세계 최대’ 규모인 삼성 평택캠퍼스를 찾을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대통령이 한국 반도체 생산 현장을 방문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2017년 7월 방한했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헬기를 타고 지나가며 평택 공장을 내려다보고 ‘방대한 규모에 놀랐다’고 언급한 적이 있을 정도로 미국 측 관심이 큰 공장이다.

바이든 대통령 평택 공장 방문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동행할 예정이다. 이 부회장은 바이든 대통령에게 공장을 직접 안내할 경우를 대비해 사전에 평택 공장을 둘러보고 리허설을 할 것으로 전해졌다. 한종희 부회장, 경계현 사장 등 삼성전자 임원들도 총출동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미국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 당시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공장을 짓기로 한 삼성에 특별히 감사를 표했던 만큼 이 부회장과 적절한 메시지를 주고받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재계에서는 양국 정상이 이례적으로 사업장에서 사실상 정상 외교가 이뤄지는 점을 주목한다. 통상 외국 정상의 산업현장 방문은 주요 행사를 마친 이후 시찰 정도로 마무리되는 경우가 많다. 업계 관계자는 “여러 일정 등을 고려했겠지만, 바이든 대통령이 방한하자마자 평택 공장을 방문한다는 것은 한미가 ‘반도체 동반자 관계’라는 점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행보로 봐야 한다”며 “지난해 4월 반도체 회의에서 실리콘 웨이퍼를 손에 들었던 장면 이상의 효과를 볼 것”이라고 귀띔했다.

이번 방한을 계기로 미국은 ‘반도체 4국 동맹’ 구축에 한국의 참여를 압박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미국은 지난해 우리나라와 일본, 대만 정부에 자국의 반도체 공급망 확보를 위한 동맹 결성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이 ‘위대한 중국의 부흥’을 외치며 미국을 위협하는 가운데 칩4 동맹을 내세워 글로벌 공급망에서 중국을 배제하겠다는 속내가 깔렸다. 메모리반도체 분야 최장자인 한국, 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1위인 대만, 소재·부품·장비 분야 최강자인 일본, 반도체 설계기술 1위인 미국을 한데 묶는다면 중국에 대한 ‘반도체 장벽’을 구축할 수 있다는 얘기다.

삼성전자 평택 캠퍼스
“칩4 가입 껄끄러운 문제”…모호성 유지 어렵다는 지적도

하지만 우리 정부와 기업 입장에서는 미국 제안을 수용하기는 쉽지 않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우리 반도체 기업들의 중국 사업 비중이 작지 않아 자칫 시장을 포기할 경우 타격이 크다. 그간 모호한 중립을 유지할 수밖에 없던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 반도체 수출의 60%를 차지하는 중국 수출을 포기할 수 없지 않겠느냐”며 “상당히 정답을 찾기 껄끄러운 문제”라고 말을 아꼈다.

반면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이 2025년을 기점으로 재편되면, 한국 반도체기업들이 미·중 사이에서의 모호한 중립을 유지하기 어려워질 것이라는 관측도 적지 않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연구원은 “지금까지는 한국을 제외하고는 메모리반도체를 대체 생산할 국가가 없어서 우리나라가 미·중 사이에서 중립을 유지하면서 반도체산업을 발전시키는 것이 가능했다”면서 “2025년 기점으로 애매모호한 중립을 유지한다면 미국의 자국 기술 통제로 오히려 반도체 생산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새 정부도 칩4 동맹 가입 관련 구체적인 입장을 정리하지는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한미정상회담 경제 분야 브리핑에서 “(한국 외) 대만 이슈가 있다”며 “한국·미국·일본·대만의 반도체 얼라이언스(alliance·동맹) 형태는 논의되기 힘들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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