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머리가 좋아서.." 여유 되찾은 朴대통령

99분 담화 및 회견..또다시 특유의 '썰렁농담' 선보여
국회·정치권·법안 언급 땐 한숨..'국민' 가장 많이 언급
  • 등록 2016-01-13 오후 4:53:33

    수정 2016-01-13 오후 5:05:33

[이데일리 이준기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13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진행한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에서도 특유의 썰렁 농담을 다시 들고 나왔다. 때론 강경하고 단호한, 한편으론 갑갑함의 한숨을 내쉬었던 담화 때와 달리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주고받는 회견 땐 여유가 묻어났다는 평이다.

박 대통령은 기자들이 한번에 많은 질문을 던지자 “제가 머리가 좋아서 다 기억하지 머리 나쁘면 기억을 못 한다”고 말해 회견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박 대통령은 “질문을 수십 개 받았으니 한 개 정도는 드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도리어 기자들에게 국회 공전 상황에 대해 “대통령과 정부가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되묻는 여유도 보였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유력 대선후보로 꼽히는 데 대해 “왜 지지율이 높게 나오는지 저는 모르고, 그것은 국민께 여론조사를 해서 ‘왜 찬성하십니까’라고 물어보는 게 제일 정확할 것 같다”고 말해 좌중에 폭소가 터졌다. 규제 프리존 특별법을 경제활성화법으로 지정할 가능성에 대해선 “지금 같은 국회 어느 세월에 되겠습니까. 참 만들기도 겁난다”고도 했다. 국회선진화법에 대한 입장 변화를 묻는 질문에도 “그때는 동물국회였는데 지금은 식물국회가 됐다”고 했다.

반면 국회나 정치권, 법안 이야기가 나오면 한숨을 내쉬거나 고개를 떨구는 모습도 목격됐다. 노동 5법 및 경제활성화 2법 등 중점법안 처리가 지연되는 데 대한 답답한 심경을 드러낸 것이다. 특히 담화 도중 과거 파독 광부와 간호사들의 헌신을 설명한 뒤 “우리 선배들이 희생을 각오하며 보여준 애국심을 이제 우리가 조금이라도 나누고 서로 양보해서 이 나라를 위기에서 구할 수 있도록 협조해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며 고개 숙여 인사를 해 분위기가 잠시 숙연해졌다. 정의화 국회의장에게 직권상정을 요청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엔 “지금 직권상정 밖에는 어떻게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박 대통령은 오전 10시30분 청와대 춘추관 브리핑룸에 들어선 후 곧바로 준비한 담화문을 31분간 읽어 내려갔다. A4 용지 17장 분량이다. 1시간8분간 13명의 기자와 질의응답을 주고받았다. 모두 99분간 기자들과 대면한 셈이다. 복장은 이른바 ‘경제활성화 옷’이라 불리는 빨간 재킷이었다. 실제 ‘경제’란 단어는 34차례, ‘일자리’란 단어는 22차례로 ‘북한’(19차례)보다 많이 언급했다. 가장 많이 사용한 단어는 ‘국민’으로 모두 38차례 나왔다. ‘국회’와 ‘노동’도 18차례, 16차례씩 말했다. ‘통일’과 ‘대화’는 아예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박 대통령의 연단 뒤편에는 이병기 비서실장과 김관진 국가안보실장, 박흥렬 경호실장과 수석비서관, 조태용 국가안보실 1차장 등이 배석했다. 지난해 신년 기자회견과 달리 국무위원들은 참석하지 않았다.

박 대통령은 회견 직후 회견장이 있는 춘추관 2층에서 기자들의 업무공간이 있는 1층으로 걸어 내려와 기자들과 가벼운 인사와 담소를 나누기도 했다. 청와대는 박 대통령의 건강이 그리 좋은 편은 아니라고 했지만, 표정은 밝은 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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