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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은 지난 23일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를 열고 우리금융지주 사외이사 선임 건 등에는 반대를, 신한금융지주에 대해서는 찬성을 결정했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고개를 갸우뚱하고 있다. 우리금융지주에 대해서는 독일 국채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불완전 판매를 문제삼아 반대하기로 했지만, 신한금융지주의 경우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 환매연기 관련 기업가치 훼손을 언급하면서도 찬성표를 던지기로 했다는 점에서 기준이 명확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연금은 국내 주요 기업의 주요 주주로 일종의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하지만 설명이 부족하다는 불만도 있다. 지난 23일에는 경영권 분쟁 중인 금호석유(011780)화학 주총을 앞두고 박찬구 회장의 손을 들어주기로 했지만 배경 설명은 없었다.
전문가들은 국민연금의 의사결정 구조가 문제의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국민연금의 주요 의사결정 기구인 기금운용위원회는 보건복지부 장관이 위원장을 맡아 이끌고 있는데다, 구성 측면에서도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국민연금 규모가 커지면서 의결권 행사도 중요해지고 있어 전문성 확보가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정부가 정치적 목적에 따라서 행사하면 문제가 된다”며 “현재는 수탁위도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형태로 돼 있는데 기업가치를 제고한다는 측면에 입각해서 평가할 인물로 채워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