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술값 낮추라며 할인 홍보 위법?"…주류광고 준수사항 논란

한국건강증진개발원 주류광고 준수사항 새롭게 안내
오프라인 위반 사례 추가…'할인' 금품 제공으로 봐
"술 값 안정 외치며 할인 홍보는 막나"…과잉제재 논란
TV예능·유튜브 간접광고 사각지대…"법 구체화해야"
  • 등록 2024-04-03 오후 4:46:31

    수정 2024-04-03 오후 4:46:31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정부가 주류광고 제재범위를 온라인 및 방송 중심에서 오프라인으로 확대했다. 국내 주류업계 마케팅 경쟁이 치열해지는 것에 대한 대응책으로 풀이되는 가운데 편의점 및 주류전문점의 ‘할인 행사’ 안내 전단지까지 제재 대상으로 삼으면서 업계에서는 과잉 제재라고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이 지난달 말 내놓은 ‘주류 판매자용 주류광고 준수사항 안내서’에 법 위반 사례로 꼽힌 주류 할인 행사 전단물.(사진=한국건강증진개발원 안내서 캡처)


주류광고 준수사항 위반 사례에 ‘오프라인’ 추가

3일 업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 산하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이하 개발원)은 지난달 말 ‘주류 판매자용 주류광고 준수사항 안내서(이하 안내서)’를 새로 발간하고 기존 온라인과 방송을 중심으로 안내했던 주류광고 준수사항 항목에 오프라인을 새롭게 추가했다.

주류광고 준수사항을 정하고 있는 국민건강증진법은 TV와 라디오 등 방송과 영화 상용관, 주요 시설 옥외광고를 제외하곤 온·오프라인 채널을 구분하지 않는다. 가령 △주류 판매촉진을 위한 경품·금품 제공 내용을 표시할 수 없다 △주류광고에서 직·간접적으로 음주를 권장·유도할 수 없다 △국민의 건강과 관련해 질병 치료 등 검증되지 않은 내용을 주류광고에 표시할 수 없다 등 주류광고 채널에 대한 명확한 규정없이 포괄적인 준수사항만을 담고 있는 식이다.

이에 그간 개발원은 정보 접근성이 높은 온라인과 방송을 중심으로 주류광고 준수사항과 위반 사례를 안내해왔다. 지난 2021년 10월 발간한 기존 안내서에서도 온라인과 방송에서의 위반 사례만 담고 있다. 다만 최근 국내 소주·맥주업체 간 마케팅 전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오프라인 편의점·주류전문점을 중심으로 와인·위스키 등 해외 주류 판매 또한 활발해지면서 모니터링의 범위를 오프라인까지 확대하고 나선 것이다.

문제는 개발원이 든 위반 사례 중 할인 행사 안내 전단물도 포함시켰다는 점이다.

위반 사례에 ‘경품 및 금품에는 물품의 제공 외에도 할인, 포인트 적립 등에 대한 내용도 포함된다’며 사실상 주류 할인을 금품 제공으로 해석했다. 복지부는 위반 내용의 변경 등 시정을 요구 또는 금지를 명할 수 있고,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벌칙으로 두고 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물가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우면서 주류업계도 이에 동참하려 다양한 할인 행사를 전개하고 있다”며 “오히려 정부가 이를 법 위반으로 몰아세우는 꼴”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달 말 한 대형마트에서 주류 할인행사를 안내하고 있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에 따르면 이같은 안내 전단물 자체가 주류광고 준수사항에 따라 제재를 받을 수 있다.(사진=연합뉴스)
“술 값 낮추라면서 할인 행사 홍보는 위법”

실제로 국세청은 지난해 7월 국내 주류 관련 5개 단체에 “소매점, 음식점 등 주류소매업자는 소비자를 대상으로 주류를 구입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할인해 판매할 수 있다”는 유권해석을 내놓았다. 가령 △소주 1병을 5000원에 판매하더라도 4인 이상 방문시 1병 4000원에 판매가 가능하고 △신메뉴+소주 1병 주문시 5000원 할인 △저녁 10시 이후 소주, 맥주 반값 할인 △백화점 인기 와인 할인(40~60%) 행사 등 구체적 예시까지 제시했다.

여기에 올해 1월 1일부터 국산 주류에 붙는 세금을 감면해주는 기준판매비율까지 적용하며 주류 가격 안정화에 적극 나섰지만 일선에선 할인 혜택을 알리는 홍보 활동을 제재하고 나선 꼴이다.

주류업계는 현행 국민건강증진법이 해석에 따라 달리 해석할만한 모호한 표현들이 많다는 점이 근본적 문제라고 지적한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방송이나 옥외 ‘광고’ 외에 TV 여타 예능·시사교양 프로그램, 유튜브 콘텐츠 등에 대한 구체적 제약이 전혀 명시돼 있지 않아 해당 영역에서 간접광고가 활발하게 이뤄지는 등 허점이 많다”며 “할인 행사를 금품 제공으로 해석하고 컵이나 가방을 사은품으로 제공하는 일반적인 마케팅 활동도 제한하는 것은 과잉 제재”라고 꼬집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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