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잘 나가던 성형외과 의사에서 하지정맥류, 림프부종, 난치성 통증질환 전문가로 변신한 것 자체가 신박하기만 하다. 의료계의 대표적 모험가로 꼽히는 그는 스스로 40여 년의 의사생활 중 4번이나 미친 짓을 했다고 말한다.
1990년 국립의료원 동문회 학술상을 탈 정도로 성형외과 전문의로서 승승장구하던 그는 1995년 찾아온 중년 여인의 하지정맥류를 해결하기 위해 독일을 수십 차례 들락날락하며 해결한 방도를 찾아냈다. 1999년 10월에는 독일 브레멘서 개최된 세계정맥학회 좌장을 맡았고 2001년에는 대한정맥학회를 창립해 지금처럼 하지정맥류 시술이 보편화되는 계기를 마련했다.
하지정맥류 수술 개척자로 자신감을 얻은 그는 국내 최초로 중국에 하지정맥류 전문병원을 설립했다. 2000년에는 다롄에, 2006년에는 베이징에 각각 1호점, 2호점을 냈다.
심영기 연세에스의원 원장은 “쌍꺼풀수술, 코성형도 제법 잘 했지만 미세한 수술결과를 놓고 환자와 마음고생하기보다는 당시로서는 난치병이고 환자 수도 제법 많은 하지정맥류 시술 개발에 나서는 게 더 보람이 크다고 생각했다”며 “안정적인 성형수술 수입을 버리고 하지정맥류 전문가로 나서는 게 첫 번째 미친 짓”이라고 술회했다.
그의 세 번째 광기는 2008년에 서울시 강남구 영동시장 초입에 준종합병원인 연세에스병원을 세운 것이다. 이미 의료시장이 포화돼 준종합병원은 경영상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 애물단지로 간주됐지만 국내 최초로 난치병인 림프부종 수술 전문병원을 구축하고 하지정맥류 시술을 대중화하기 위해 병원 설립을 감행했다. 덕분에 코로나19가 유행하기 전인 2019년까지 해마다 미국, 유럽 등에서 수십 명의 국내외 환자가 찾아왔지만 코로나19 팬데믹을 고비로 환자가 줄었다.
심 원장은 “독보적인 기술과 시스템으로 림프부종, 하지정맥류를 치료하기 우해 독자적인 병원을 세웠던 것”이라며 “후회 없이 손해를 봤다”고 회상했다. 준종합병원 설립과 운영에는 시행착오, 사기, 시류를 타지 못함 등 여러 실책과 불운이 뒤따른 것도 사실이다. 현재는 콤팩트한 연세에스의원으로 내실을 추구하고 있다.
심 원장은 “리젠요법은 1500~3000V의 고전압으로 100~800 마이크로암페어(μA) 수준의 미세전류를 흘려보낸다”며 “TENS가 닿지 못했던 혈관 및 신경까지 전류가 도달해 혈액순환을 자극하고 세포주변의 림프액 찌꺼기(림프슬러지)를 녹여 모든 통증질환 및 대사성질환의 진단과 치료에 탁월한 효과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남이 가지 않은 길을 걷는다는 것은 고난, 좌절, 비난이 수반되지만 ‘천국은 침노하는 자의 것’이란 말도 있듯이 국내 최초, 동양 최초,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에 도전하는 것이 나의 운명인 것 같다”며 “리젠요법은 난치성 통증을 해결하기 위한 세계 최초의 고전압 방식의 의료기기로 국내는 물론 해외 시장도 노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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