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월성 1호기, 허가 이틀만에 가동…정부 `전력 총동원령`

[우려 커지는 전력대란]20~21일 기록적 폭염기간 예고
이번 주 예비력 최저 전망…21일에 신월성 1호기 풀가동
가동 원전·석탄화력 상한 풀고 전력피크대 100% 출력
  • 등록 2021-07-19 오후 5:08:56

    수정 2021-07-19 오후 5:08:56

[이데일리 문승관 기자] 정부가 예고한 올여름 첫 전력수급 비상 기간이 이번 주로 다가왔다. 지난 1일 산업통상자원부는 여름철 전력수급 전망에서 7월 넷째 주 전력예비력을 최저 4.0GW(4000㎿)로 전망한 바 있는데, 이는 2011년 대정전을 부른 최저 예비력(3.43GW)에 근접하는, 전력 수급 경보 `준비` 단계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기상청은 이달 20일 이후 `차원이 다른` 폭염이 덮친다고 발표했다. 문제는 경기 회복세에 산업생산이 늘고 폭염이 겹치면서 전력사용량이 급증하는데 공급을 맞춰줄 방법이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산업부도 21일을 기점으로 전력예비력이 최저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8년 만에 전력수급 비상단계 수준을 우려한 정부는 결국 신월성 1호기 조기 등판이라는 특단의 결정을 내렸다. 또 전력 피크시간대 석탄 화력발전도 100% 가동하기로 했다. 돌발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마지노선인 `예비력 10GW·예비율 10%`가 위협받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쓸 수 있는 카드 총동원한다”

산업부 관계자는 19일 “지난 18일부터 신월성 1호기를 가동했다”며 “이번 주 폭염이 절정을 이룰 것으로 보이는 21일부터 100% 가동할 수 있으리라 예상한다”고 밝혔다.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지난 16일 정기 검사 중인 신월성 1호기 재가동 허용을 앞당겨 결정한 것도 여름철 전력수급 사정을 고려했기 때문이다. 재가동 결정이 떨어지자마자 한국수력원자력은 18일부터 가동을 시작했고 현재 약 60%의 출력을 유지하고 있다. 20일에는 전체 출력의 80%를, 21일에는 100%를 출력한다는 계획이다.

이 관계자는 “내달 말 쯤 신월성 1호기 재가동 허용 여부가 결정 날 것으로 예상했지만 원안위에서 한 달 가량 앞서 재가동을 허용했다”며 “그 덕에 약 1GW의 예비력을 확보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신월성 1호기 조기 재가동에 이어 석탄 화력발전기의 출력 상한 제한을 풀고 일시적으로 피크 시간대 100% 출력을 허용했다. 전력 예비력 확보를 위해 쓸 수 있는 발전 카드를 총동원 한다는 것. 산업부는 “현재 고장·정지 중인 발전소 정비가 예정대로 완료되면 전력 공급능력은 상승할 것이고 전력예비율 하락에 대비한 추가 예비자원을 확보해 안정적 전력 공급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전력업계는 정부가 가용자원을 총동원할 정도로 상황이 급박한 것으로 보고 있다. 역설적으로 이번 전력 수급난에서 신월성 1호기 조기 재가동에 따른 원전의 중요성을 정부 스스로 인정한 것 아니냐는 해석마저 나온다.

전력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가 신월성 1호기 조기 재가동을 허용한 데 이어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지난 4월부터 발전 5개사에 대해 노후 석탄 발전기는 가동을 중단하고 운영 중인 석탄 발전기도 출력의 80% 까지만 가동하도록 제한을 뒀는데 이를 일시적으로 푼다는 것은 그만큼 현재 전력 수급이 비상단계에 다다랐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가까운 예로 지난 겨울철 전력 수급과 관련해 산업부는 1억152만㎾의 공급능력을 갖추고 예비력 1000만㎾(10GW) 이상, 예비율 11%를 확보하기로 했으나 결국 예비율이 10% 아래로 떨어졌다”며 “이미 올여름 들어 한차례 10% 밑으로 떨어진데다가 기록적인 폭염이 시작되면 전력 예비력은 8년 전 상황을 반복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수요 폭증하는 데 공급 한계…해결 방안 마땅치 않아

현재로선 정비 중인 신고리 4호기를 다음 달 말부터 재가동해 공급을 늘리는 것 외에 추가 발전 카드가 여의치 않다. 정부는 석탄 화력 감축정책에 따라 폐쇄한 삼천포 1, 2호기와 보령 1, 2호기를 올여름 전력수요가 급증하는 시점에 일시적으로 재가동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도 했지만 법상 재가동은 쉽지 않은 상황이라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가장 우려스러운 부분은 현재 가동 중인 발전소가 고장 등으로 발전을 중단했을 때다. 현재 가용 발전소를 풀가동하는 상황인데 고장으로 멈춰 선다면 예비력 확보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하면 8년 전처럼 정부는 일시에 전기가 끊기는 블랙아웃(대정전)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순환정전을 다시금 고려할 가능성도 있다. 2011년 9월 예비율이 5%대로 급락하자 정부는 일부 지역의 전기 공급을 차례로 중단하며 전력 부하를 조절했다. 이 때문에 당시 전국 212만가구의 전기가 끊기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정부는 이러한 상황을 고려해 8.8GW의 추가 예비자원을 확보해 대비하겠다는 방침이다. 앞서 가동을 시작한 신월성 1호기를 포함해 예방정비 중인 부산복합 4호기, 고성하이 2호기의 시운전 일정을 전력피크 주간으로 조정해 공급량을 늘리고 태양광을 통해 전기를 충전한 ESS의 방전시간을 전력피크 발생시간으로 변경하기로 했다.

정부는 기업이 전력사용을 줄이면 인센티브를 주는 전력수요 의무감축(DR), 공공비상발전기 가동, 공공기관 냉방기 사용 줄이기, 태양광연계ESS 충·방전 시간 조정 등 추가 예비자원을 확보하겠다고 했지만 예년처럼 전력수급에 문제없다고 확언하지 못하고 있다.

이창호 가천대 교수는 “기후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수요의 속성상 폭염이 지속하면 전력수요 관리를 낙관하기 어렵다”며 “재생에너지는 발전특성상 용량이 늘어나도 피크시에는 공급 안정에 큰 기여를 못하는 데다 대규모 저장기술의 상용화도 아직은 시간이 필요하다. 원전이나 화력발전에서 예기치 않게 발생할 수 있는 고장정지 등을 고려한다면 당분간은 기존 발전설비를 예비력 자원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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