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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가 진료를 위해 다친 부위를 보여주며 이태원 방문 사실을 말하자 의사는 되려 이태원 방문사실을 들추며 비난했다.
부상자인 김 씨와 아내가 상황을 모면하려 애써 웃어넘겼지만, 의사의 폭언은 그치지 않았다.
의사는 “희생자들을 왜 애도해야 하는지 모르겠고 애도할 마음도 없다” “내가 20~30대 때는 공부만 했는데, 요즘엔 다들 놀러 다니기만 바빠서 사고가 난 것”이라고 연달아 말했다.
이에 대해 김 씨는 “그 말을 듣고 나서부터 ‘이태원 참사 부상자라서 내가 이렇게 아파요’ 라고 얘기하기가 눈치 보인다”며 “이태원 갔다는 얘기를 못 하겠다. 병원에서 ‘얘도 우리 세금 떼먹는 사람이네’라고 생각할까 봐 서류를 함부로 못 내밀겠다”고 토로했다.
강지인 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KBS에 “트라우마가 일차적으로 끝난 게 아니고 그 후에도 계속 트라우마를 자극하면서 재경험 같은 과각성 증상들이 더욱더 자극되거나 악화될 수 있는 계기들이 있을 수 있다”며 “작은 말 한마디와 따뜻한 위로는 큰 힘이 되지만 비난이나 섣부른 충고, 지적은 큰 상처를 남길 수 있다”며 우려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