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 바이러스 면역 회피 ‘유전자 가위’ 기전 규명

박현호 중앙대 약학대 교수팀 연구 성과
“유전자 가위 정교한 조절에 응용 가능”
  • 등록 2024-05-23 오후 5:30:32

    수정 2024-05-23 오후 5:30:32

[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중앙대 박현호 약대 교수팀이 바이러스 면역을 회피하는 ‘유전자 가위’ 기전을 규명했다.

왼쪽부터 박현호 교수, 김기업 박사과정생(사진=중앙대)
중앙대는 박 교수팀이 이러한 연구 성과를 얻었다고 23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정부 중견연구자지원사업 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했다. 연구 결과는 생명과학 분야의 저명 국제학술지(Nucleic Acids Research)에 게재됐다.

박테리아와 바이러스는 오랫동안 생존 경쟁을 벌여 왔다. 박테리아는 자신을 공격한 바이러스의 유전 정보를 기억해 유사한 유전자를 지닌 바이러스가 침투하면 즉각 제거하는 방식으로 스스로를 보호한다. 이런 박테리아의 방어·면역 시스템을 유전자 가위 또는 크리스퍼-카스라고 부른다.

이에 맞서 바이러스는 박테리아의 방어체계인 유전자 가위를 무력화하고 면역을 회피하기 위해 항-크리스퍼 단백질(Acr)을 가질 수 있도록 진화했다. 항-크리스퍼 단백질은 2013년 처음 존재가 알려졌으며, 이후 항-크리스퍼 기능을 지닌 것으로 예측되는 100여 종의 단백질이 발견됐다. 이처럼 박테리아와 바이러스가 생존을 위해 면역 시스템을 갖추고, 이를 무력화하기 위한 회피 전략을 사용하는 것은 흥미로운 연구 주제로 다뤄지고 있다.

박현호 교수팀은 최근에 발견된 항-크리스퍼 단백질 AcrIIA28의 3차 구조와 크리스퍼 시스템 복합체 구조를 분석하는 연구를 수행했다. 그 결과 AcrIIA28이 어떻게 박테리아의 유전자 가위 시스템을 무력화하는지를 분자 레벨에서 규명하는 데 성공했다. AcrIIA28의 면역 회피 전략을 밝힌 것은 박 교수 연구팀이 세계 최초로 거둔 성과다.

박 교수는 “유전자 가위 시스템은 유전자 조작을 통해 인간의 질병을 치료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미래 혁신 치료기술 중 하나”라며 “치료 목적으로 사용 가능한 항-크리스퍼 단백질 AcrIIA28의 기능과 기전을 밝힌 것은 유전자 가위 시스템을 정교하게 조절하고 응용하는 데 있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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