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재벌가 산소 위 관 하나 더”…‘파묘’ 속 첩장, 실제 있었다

100년 된 무덤 속 재벌가 관 위 또 다른 관
‘파묘’ 모티프 된 장의사 “명당 기운 받으려”
  • 등록 2024-03-06 오후 6:51:22

    수정 2024-03-06 오후 6:52:14

[이데일리 강소영 기자] 영화 ‘파묘’에서 배우 유해진이 연기한 장의사 고영근의 모티프가 된 장의사 유재철 씨가 실제 첩장 사례를 목격했다고 밝혔다.
(사진=영화 ‘파묘’ 스틸컷)
유 씨는 지난 5일 스브스뉴스와 인터뷰에서 ‘파묘’와 관련된 인터뷰를 진행하며 영화에 관련된 이야기부터 영화 속에서 화제가 첩장 사례를 목격한 자신의 경험담을 전했다.

유 씨는 영화 속에서 파묘 전 가족들이 ‘파묘요’고 외치며 무덤을 내리치는 이유에 대해 “놀라지 마시라는 뜻”이라고 말했다. 그는 “삽으로 ‘파묘요, 파묘요, 파묘요’ 하면서 3번을 파고, 가족들이 동서남북으로 한 삽씩 떠서 떼어놓는다. 그 다음에 우리가 들어가서 작업을 한다”고 설명했다.

또 파묘 후 동전을 땅에 던지는 것은 “묘지를 여태 잘 썼다는 의미”라며 “일종의 사용료”라고 전했다. 유 씨는 “묘지를 여태 잘 썼다는 의미에서 10원짜리 동전 3개를 던진다”며 “장 감독이 실제 파묘 현장에 왔을 때 제가 10원짜리 동전 3개를 던지는 걸 보셨나 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영화에선 100원짜리를 던지더라. 10원짜리가 흙색이랑 비슷해서 표시가 안 나서 던졌다더라”고 했다.

유 씨는 영화 속 극적인 반전 요소였던 ‘첩장’(한 묫자리에 관이 중첩으로 묻혀 있는 것)의 사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유 씨는 “통상 양반집이나 일이 잘 풀려 큰돈을 번 집 묫자리 옆에 간혹 첩장한다”며 “한 3년 전쯤 10대 재벌집 의뢰를 받고 집안의 할머니 산소를 팠는데, 3~4m 파자 옆 흙이 쓰러지면서 다른 관이 딱 나오더라. 누군가 명당 기운을 받으려고 할머니 관 인근에 묻은 것”이라고 했다.

유 씨는 염을 마친 뒤 영화 속 인물들처럼 ‘묫바람’에 시달리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눈 감고 자려고 하면 누군가 위에서 쳐다보는 것 같았다. 꽤 선명했다”고 떠올렸다. 그는 며칠간 이런 현상이 이어지자 아는 스님을 찾아갔다고.

이에 스님은 유 씨에 “야 인마, 염장이가 뭐 하는 거야. 네가 집착하니까 영이 못 떠나는 것”이라고 꾸짖었다고 한다. 유 씨는 “아저씨 덕분에 전체 과정을 다 배우게 됐다. 좋은 데 가시라”고 생각했으나 자신이 계속 고인을 생각한 탓에 고인이 이승을 떠나지 못했다고 전했다.

그는 “그 다음부터는 염할 때 그 순간만 열심히 살고 염 끝나고 나오면서 잊어버린다”며 “그러니까 몇 천번을 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유 씨는 30년간 장의사를 한 업계 베테랑이다. 그동안 유명 스님 및 재벌가 등 인사들이 그의 손을 거친 가운데 최규하, 노태우, 전두환,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등 전직 대통령들의 장례도 지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처음 장의사 일을 시작할 때 친구에게도 이야기하지 못했지만 점차 고인을 모신 뒤 유족들이 고마워하는 모습을 보며 보람과 자부심을 느꼈다고 한다.

그동안 많은 이들을 보내며 유 씨가 얻은 깨달음은 “누구나 다 죽는다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저도 어느 한순간에는 갈 수 있다는 걸 생각한다. 그러면 그냥 오늘이 제일 소중해지고 주변 사람들에게 예쁘게 말하고 싶고 그렇다”며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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