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폭탄 떨어진 충청…오보·먹통 시스템이 피해 키웠다

17일까지 계속된 집중호우로 충청권 인명·재산피해 속출
충북 청주, 시간당 91㎜ 넘는 물폭탄에 22년만 홍수 발생
세종·충남 천안도 주택·농경지·도로 침수 등 피해 잇따라
사망5명에 이재민만 수백여명…단전·단수로 어려움 가중
기상청 오보에 재난문자도 늦장전송 등 시스템 부재 지적
  • 등록 2017-07-18 오후 4:49:27

    수정 2017-07-18 오후 4:49:27

16일 시간당 90㎜가 넘는 폭우로 청주의 도심 저지대 곳곳이 물에 잠겼다. 청주시 흥덕구 복대동의 한 거리도 물이 가득차 주차된 차량이 반쯤 물에 잠겼고, 인근 상가와 가옥이 침수됐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청주=이데일리 박진환 기자] 충청권을 강타한 집중 호우로 5명이 사망하고, 1명이 실종되는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특히 충북 청주에서는 한때 시간당 91㎜가 넘는 물폭탄이 떨어지면서 1995년 8월 이후 22년 만의 도시 전체가 물에 잠기는 사태가 빚어졌다. 이에 따라 충북 청주와 괴산, 경북 상주에서 모두 5명이 사망하는 등 인명피해와 함께 도로, 주택, 농경지 등 천문학적인 피해가 발생했다. 그러나 기상청의 잘못된 예보와 함께 112나 119 등 긴급신고 전화도 일부 먹통이 되는 등 전반적인 재난관리시스템이 아직도 원활하게 작동하지 않으면서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다.

300㎜ 물폭탄 맞은 청주, 22년만 홍수

중부권에 내린 집중호우는 15일부터 시작해 17일까지 이어졌다. 주요 지역별 강우량을 보면 충북 청주가 302.2㎜로 가장 많았고, 충남 천안 264.9㎜, 충북 증평 239㎜, 괴산 225㎜ 등이 뒤를 이었다. 충청권 주요 하천들이 넘치면서 집과 도로, 농경지 곳곳이 물에 잠기고, 산사태가 속출했다.

18일 국민안전처 집계에 따르면 17일 오후 5시 현재 14~16일 집중호우로 모두 5명이 사망하고, 1명이 실종했다.

충북 청주에서는 산사태로 가옥이 매몰되면서 2명이, 충북 괴산과 경북 상주에서는 불어난 물에 휩쓸리면서 각각 2명과 1명이 숨졌다.

충북 보은에서는 배수로에서 실족으로 추정되는 70대 남성이 실종됐다.

또한 경기와 충북, 충남, 세종, 경북 등 중부권 일대에서 도로와 철도, 교량, 하천, 저수지, 가로수·신호등 등 모두 157건의 공공시설이 유실됐다.

농경지 4375㏊와 비닐하우스 314동이 물에 잠겼고, 주택 700여가구가 침수피해를 입었다. 이번 폭우에 따른 이재민은 충북 청주와 괴산 등 모두 284가구, 517명인 것으로 조사됐다.특히 청주의 경우 시간당 91㎜의 물폭탄이 떨어지면서 1995년 8월 이후 22년 만의 홍수가 발생했다. 청주에 내린 집중호우로 농경지와 시설하우스 침수, 주택·공장 정전 등 모두 1575건의 피해가 접수됐다.

충남 천안도 264.9㎜의 비가 내리는 등 시간당 70㎜ 안팎의 집중호우로 큰 피해가 났다. 천안 성환천이 역류해 마을이 침수됐고, 천안천과 용두천, 녹동천 등이 범람해 주변 농경지가 물에 잠겼다. 세종도 지난 16일 전동면에 최고 198㎜의 폭우가 쏟아지면서 토사유출과 하상도로 침수, 건물 33건 침수, 농경지 75.6㏊ 침수 등의 피해가 잇따랐다.

현재 당국은 군인과 경찰, 자원봉사자 등 가용 가능한 인력을 총동원해 응급복구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기상청 오보에 긴급시스템도 곳곳에서 먹통

충청권에 내린 기록적인 폭우로 천문학적인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여전히 정부·지자체 차원의 재난관리시스템은 곳곳에서 허점을 보였다.

우선 기상청의 오보가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다.

지난 15일 기상청이 내린 예보를 보면 16일 오전 충북 중북부 지역에 30~80㎜ 정도의 비가 내릴 것이라고 예보했다. 호우 예비특보도 충북 제천과 단양, 음성, 충주 등에만 발령하는 등 기상청의 오보는 계속됐다.

기상 관측 이래 최대 시간당 강수량(91.8㎜)를 기록한 충북 청주를 비롯해 충남 천안과 세종은 예비특보 지역에 아예 포함되지도 않았다.

16일 오전 7시부터 세종에 시간당 70㎜가 넘는 폭우가 내렸지만 기상청은 1시간이 지난 오전 8시 10분경 호우주의보를 발령하는 등 늦장대응으로 일관했다.

긴급신고 시스템도 곳곳에서 먹통이었다. 청주에서 비 피해가 잇따르면서 112·119 등 긴급신고 전화도 폭주했다. 폭우가 시작된 초기 신고 전화는 119로 폭주했고, 연결이 지연되면서 다급해진 시민들은 112로 전화를 걸었다.

이에 앞서 경찰과 소방당국은 각종 재난·범죄에 신속한 공동대응을 위해 ‘긴급신고전화 공동대응시스템’을 구축했다.

이 시스템은 112나 119로 전화만 하면 ‘공동대응 요청’으로 신고내용을 서로 공유할 수 있는 것으로 이번과 같이 112나 119 어디에 전화하든 양기관이 모두 공유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이번 집중호우 당시 이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본부 측이 모두 255건을 공동대응 요청으로 접수했다고 밝혔지만 경찰 측은 “16일 오전부터 공동대응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 자체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긴급상황에서 국민들에게 보내는 문자 메시지 역시 제때 발송되지 못했다.

청주시는 집중호우가 시작된 오전 7시 10분을 넘긴 오전 8시경 ‘안전에 유의하라’는 문자 메시지를 발송했다. 문제는 이 문자메시지가 비 피해가 심한 지역이 아닌 엉뚱한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들에게 발송됐다는 점이다. 피해지역에는 이날 오전 10시가 넘는 시점에서야 재난 문자가 전송됐고, 주민들의 불만도 폭주했다.

청주 우암동에 거주하는 심형식(41) 씨는 “재난 문자는 정부와 지자체가 국민들을 위한 최소한의 조치인데도 이번 집중호우 당시에는 이마저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가장 기본적인 조치마저도 소홀히 하면서도 국민들에게 세금을 받을 자격이 있는지 묻고 싶다”고 불만을 터트렸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채수빈 '물 오른 미모'
  • 칸의 여신
  • 사실은 인형?
  • 왕 무시~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