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병원에 남은 전공의입니다” “너 공무원이지?”…물러서지 않는 이들

“파업은 최후의 수단” 목소리 낸 흉부외과 전공의에
“이런 거 해도 추가수당은 받냐” 공무원 의심 반응 이어져
  • 등록 2024-02-29 오후 10:50:06

    수정 2024-02-29 오후 10:50:56

[이데일리 이로원 기자] 전공의 집단사직을 둘러싸고 정부와 의사 집단 간 힘겨루기가 계속되는 가운데 전공의 일각에서 집단행동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현 국면을 풀어가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그러자 일각에서는 ‘공무원이 의사를 사칭하는 게 아니냐‘며 비판적인 반응을 쏟아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서울 시내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다른 건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9일 인스타그램 계정 ‘다른 생각을 가진 의대생/전공의’에는 본인을 병원에 남은 대학병원의 흉부외과 전공의라고 소개한 익명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 전공의는 “2월 초 정부의 의대 증원안 발표 후 전공의들이 병원을 떠나고 일주일이 넘은 오늘도 저는 불안해하는 환자들을 다독이는 긴 라운딩으로 하루를 시작한다”며 “환자와 보호자는 의료진 부족으로 최선의 치료를 받지 못하거나, 수술이 뒤로 미뤄질까 봐 같은 질문을 반복하며 불안한 마음을 드러낸다”고 전했다.

그는 세계의사회가 명시한 ‘의사들이 단체 행동을 할 때 지켜야 하는 최소한의 권고 사항’을 언급하며 “의사의 파업은 환자의 치료를 개선하기 위해 시도한 모든 방법이 실패했을 때의 최후 수단이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하지만 그간 고된 업무와 제도적 모순 속에서 불안감만을 가졌던 우리는 파업이라는 극약처방 외의 대안에 대해 충분히 고민하지 못했다. 우리 자신과 환자를 위해 어떤 방법으로, 무엇을 바꾸자고 해야 할지도 논의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자신이 병원에 남은 이유에 대해서는 “이번 사태로 간호사, 임상병리사, 방사선사 등 그동안 주의를 기울이지 못했던 다양한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들었다”며 “이들은 의료공백으로 인한 업무 가중에도 문제를 제기하기 어렵다. 안전한 의료환경을 위해 병원의 모든 노동자들과 함께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응급실에 갈 때마다 저는 늘 환자와 보호자들의 ‘도대체 얼마나 더 기다려야 진료를 받을 수 있냐’는 간절한 질문을 마주한다”며 “시민이 중심에 서고, 의료인 및 정부는 시민들을 도와 앞으로의 대안을 만들어나가는 방식으로 지금의 국면을 풀어나가기를 우리는 간절히 바란다”고 했다.

해당 계정은 지난 24일 처음 개설됐다. 계정의 운영자는 “정부와 의사 간의 강경한 파워게임만 부각돼 정작 더 나은 의료라는 목표는 뒷전으로 밀려났다”며 “그동안 병원과 의대가 가진 폐쇄적 환경 속에서 목소리를 내기 어려웠던 의대생과 전공의들은 저희를 찾아달라”고 개설 취지를 밝혔다.

(사진=인스타그램 계정 ‘다른 생각을 가진 의대생/전공의’ 캡처)
다만 현재 이 계정에는 ‘의사를 사칭하는 게 아니냐’는 취지의 댓글이 다수 달리고 있다. 특히 “공무원님 점심시간 끝나고 일 시작하셨군요. 고생하십니다. 이번 기회에 흉부외과로 전직도 해보고 즐거우시겠어요” “다른 생각이 아니라 정부 홍보 방침 그대로 반복이네” “공무원님들 이런 거 해도 추가수당은 받냐” 등 해당 글의 작성자들을 공무원으로 의심하는 반응이 이어졌다.

또 “하다못해 게시글 ‘좋아요’ 누르거나 댓글 다는 선생님들은 본인 계정 아이디라도 걸고 하는 건데, 선생님은 뭘 거냐” “우린 면허 걸고 실명 밝히고 하는데 너는 뭘 걸고 하길래 더 나은 의료 이 ×× 하는 거냐” 등 익명이라는 점을 비판한 이들도 있었다.

한편 정부가 집단행동 중인 전공의들에게 제시한 복귀 시한인 이날, 일부 전공의들이 진료 현장에 돌아오고 있지만 대대적인 복귀 움직임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전날 오전 11시 기준 전국 주요 수련병원 100곳에서 전공의 294명이 복귀한 것으로 파악했다.

김영태 서울대병원장과 송정한 분당서울대병원장, 이재협 서울시보라매병원장은 “대한민국의 많은 환자가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다. 이제는 돌아와 달라”고 촉구했고, 박승우 삼성서울병원장도 “이제는 현장으로 돌아오셔서 환자분들과 함께 하기를 청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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