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신재생 에너지 테스트베드 만들어야"

[인터뷰]Tim Yeo 전 영국 하원 에너지위원장
北, 내부 불만 잠재우고 南, 효율성 시험 가능
핵무기 집착하는 北 원자력 버리게 하는 좋은 방법
궁극적으로 지원 없애고 경쟁체제로 끌어내야
  • 등록 2018-12-05 오후 5:57:32

    수정 2018-12-05 오후 5:57:32

팀 요 전 영국 하원 에너지위원장이 영국 런던 개인사무실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조진영 기자]
[런던(영국)=이데일리 조진영 기자] “북한을 신재생에너지 테스트 베드(test bed)로 활용하게 된다면 남북 모두 윈-윈(win-win)하는 결과가 나올겁니다”

팀 요(73·사진) 전 영국 하원 에너지위원장은 최근 한국의 신재생에너지 도입과 원자력발전 축소를 둘러싼 갈등 해결 방안을 묻는 질문에 이 같이 답했다. 요 전 의장은 지난 29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개인 사무실에서 이데일리와 만나 “북한이 에너지를 자급할 수 있도록 도와주면서도 원자력 발전을 명분으로 핵을 남겨놓지 않도록 하는 좋은 아이디어”라고 했다.

30여년간 영국 보수당 소속으로 의원을 지내면서 환경·에너지·산업분야 내각장관을 지낸 그는 정치권에서 물러난 이후 뉴 뉴클리어 워치 유럽(New Nuclear Watch Europe)의 의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세계적인 신재생에너지 전환 움직임에도 원자력을 일정부분 남겨둘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는 핵 존치론자다. 그런 그가 북한에 대해서만큼은 신재생에너지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 것이다.

요 전 의장은 일당 독재체제인 북한이 남한보다 오히려 신재생에너지를 도입하기 더 쉽다고 봤다. 그는 “영국은 보수당과 노동당이 오래 논의한 끝에 신재생에너지 도입이 단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반면 중국은 한 정당이 지속가능하고 결정도 강력하게 이뤄지기 때문에 민주주의 국가보다 훨씬 강력한 신재생에너지 정책을 펼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이 전 세계 풍력발전의 30%를 넘어선 이유도 이 때문”이라고 했다. 신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이 빠르게 일어나는 추세 속에서 중국처럼 북한의 변화가 남한보다 더 빨리 진행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코트라 위촉 한국홍보대사이기도 한 요 전 의장은 최근 남북관계 진전과 관련해 한국이 북한의 이러한 특성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이 원자력발전과 신재생에너지의 효율성 문제를 두고 부딪히고 있지만 민주주의 사회인 남한은 실제로 신재생에너지를 도입하는데 걸리는 시간 때문에 효율성 비교를 하기 어렵다”고 짚었다. 이어 “풍력 자원이 상대적으로 풍부하면서도 에너지가 부족한 북한에 풍력발전기를 설치하는 방식으로 접근하면 실제로 생산되는 전기의 양을 비교해볼 수 있지 않겠냐”고 했다.

요 전 의장은 “에너지가 부족한 북한 주민들이 지역 단위로 전기를 만들어 쓸 수 있게 된다면 북한의 지도자도 주민들의 반발을 잠재울 수 있어 좋아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신재생에너지의 기본 개념은 탈중앙화(decentralization)”라며 “자발적으로 전기를 생산하고 소비하다보면 시장경제에 대한 북한 주민의 이해도도 조금씩 더 높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영국은 태양열, 풍력발전에 대해 보조금을 주며 신재생에너지를 키웠지만 이제는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보조금을 줄이고 있다”며 “남한과 주변 국가들이 초반에는 북한에 보조금을 주며 신재생에너지를 키우고 이후 자체 경쟁력을 갖추도록 하는 방법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본 기획물은 한국언론학회-서울대 언론정보연구소(SNU 팩트체크 센터)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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