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업계 및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최근 러시아에서 자사 제품 판매 전면 중단을 선언했다. 인텔과 엔비디아, AMD도 러시아에 반도체 판매를 중단했다. 이들 모두 미국 기업인 만큼 미국의 대러 해외직접제품규제(FDPR) 수출통제 강화 조치 제외 대상이긴 하나, 자국의 대러 제재에 발맞춰 선제 행동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FDPR은 미 기업을 넘어 외국기업이 만든 제품도 미국이 통제 대상으로 정한 소프트웨어, 설계 등 기술이 적용됐을 경우 수출을 금지할 수 있도록 한 제재조항이다. 그러나 미국은 자국은 물론, 유럽연합(EU) 회원국과 일본·영국·캐나다·호주·뉴질랜드 등 미 동맹 32개국에 예외를 적용하기로 했다.
미국산 장비를 사용해 반도체를 제조하는 대만 TSMC도 러시아 수출을 중단하기 시작했다. 업계에서는 “미국 기업들과 TSMC의 판매 중단 배경이 외교적으로 각기 다를 수 있지만 대러 제재에 나서고 있는 브랜드 이미지를 생각해 발 빠르게 판매 중단 카드를 꺼내 든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판매 중단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지만 개별 기업이 결정할 사항은 아니다”며 “2020년 화웨이 사태때처럼 공급 중단 가능성도 있지만 아직은 미국의 구체적인 조치를 더 기다려봐야 할 때”라고 했다. 미국의 대 화웨이 제재 당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미국 정부 사전 승인 절차를 거쳐야 화웨이에 반도체를 팔 수 있다’는 가이드라인에 따라 반도체 공급을 사실상 중단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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