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러제재'에 발맞춘 애플·TSMC…고민빠진 삼성·SK

인텔·엔비디아 등 글로벌 기업들 대러 제재 입장
삼성 휴대폰·가전, 러 점유율 1위…"아직 검토 중"
  • 등록 2022-03-02 오후 4:53:46

    수정 2022-03-02 오후 9:22:28

[이데일리 최영지 김상윤 기자] 미국 애플·대만 TSMC 등 글로벌 기업들이 러시아로의 제품 판매 중단을 선언하는 등 미국의 대(對)러시아 제재에 발맞추자 우리나라 기업들도 고민에 빠진 모양새다.

2일 업계 및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최근 러시아에서 자사 제품 판매 전면 중단을 선언했다. 인텔과 엔비디아, AMD도 러시아에 반도체 판매를 중단했다. 이들 모두 미국 기업인 만큼 미국의 대러 해외직접제품규제(FDPR) 수출통제 강화 조치 제외 대상이긴 하나, 자국의 대러 제재에 발맞춰 선제 행동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FDPR은 미 기업을 넘어 외국기업이 만든 제품도 미국이 통제 대상으로 정한 소프트웨어, 설계 등 기술이 적용됐을 경우 수출을 금지할 수 있도록 한 제재조항이다. 그러나 미국은 자국은 물론, 유럽연합(EU) 회원국과 일본·영국·캐나다·호주·뉴질랜드 등 미 동맹 32개국에 예외를 적용하기로 했다.

미국산 장비를 사용해 반도체를 제조하는 대만 TSMC도 러시아 수출을 중단하기 시작했다. 업계에서는 “미국 기업들과 TSMC의 판매 중단 배경이 외교적으로 각기 다를 수 있지만 대러 제재에 나서고 있는 브랜드 이미지를 생각해 발 빠르게 판매 중단 카드를 꺼내 든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 휴대폰과 가전의 경우 러시아 내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어 피해가 적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0월 말 기준 러시아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14.7%)보다 2배 이상 높은 34.5%의 점유율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제품 판매 중단이 현실화한다면 애플보다 타격이 상당히 클 것으로 보이며, 샤오미 등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에 점유율 1위를 빼앗길 수 있다. 그만큼 결정을 내리기 쉽지 않다는 얘기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판매 중단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지만 개별 기업이 결정할 사항은 아니다”며 “2020년 화웨이 사태때처럼 공급 중단 가능성도 있지만 아직은 미국의 구체적인 조치를 더 기다려봐야 할 때”라고 했다. 미국의 대 화웨이 제재 당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미국 정부 사전 승인 절차를 거쳐야 화웨이에 반도체를 팔 수 있다’는 가이드라인에 따라 반도체 공급을 사실상 중단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기업의 주요 고객사는 미국과 중국에 주로 있어 실제 러시아 수출이 제한되더라도 우리 쪽 타격이 크진 않을 것”이라며 “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상대적으로 IT가 발달해 있지 않아 클라우드·데이터센터 수요가 적은 편이고, 수요가 있는 가전과 차량용 반도체에도 고성능 반도체는 쓰이지 않는다”고 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도 전날 보고서를 통해 “현재 진행 중인 전쟁이 스마트폰 생산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삼성전자의 러시아 칼루가 TV 공장 전경. (사진=삼성전자)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깜짝 놀란 눈…뭘 봤길래?
  • "내가 몸짱"
  • 내가 구해줄게
  • 한국 3대 도둑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