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야에도 밤샘 불사…폭염속 귀성전쟁 개막

맨 앞 줄 전날 오전 10시부터 대기..예매 시작 15분여만에 매진 시작
"매번 무슨 짓인지 모르겠다"..인터넷 예매 실패한 고객들 불만 속출
코레일 "명절 연휴, 평소처럼 운영하면 과부하 걸려" 해명
  • 등록 2016-08-17 오후 4:58:00

    수정 2016-08-17 오후 5:06:32

추석 연휴 기간 열차승차권을 구입하려는 사람들이 17일 오전 8시 30분 서울역 맞이방에서 예매 시작을 기다라고 있다. (사진=고준혁 기자)
[이데일리 고준혁 유태환 기자] “어제 밤 10시부터 와서 기다렸죠. 저번 설에도 전날부터 와 줄 서 있었어요.”

‘경부선 승차권 예매가 진행된다’는 안내방송이 흘러나오자 유모(78·여)씨는 바닥에 깔고 앉아 있던 돗자리를 접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유씨는 “남편 제사나 명절에는 본가가 있는 대구로 내려간다”며 “잠깐 잠이 들기도 했는데 밤을 꼴딱 새웠다”고 말했다.

추석 열차승차권 예매 첫날…열대야 속 밤샘 불사

추석 연휴 기간 열차승차권 예매가 시작된 17일 오전 서울역 매표소 앞은 전날부터 예매를 기다린 400여명이 장사진을 이뤘다. 17·18일 이틀간 오전 6시부터 정오까지 코레일 홈페이를 통해, 역과 판매대리점에선 이날부터 이틀간 오전 9시부터 오전 11시까지 승차권을 예매할 수 있다. 첫날 경부선·경전선·충북선·동해선 등의 승차권이 판매됐고 18일에는 호남선·전라선·장항선·중앙선 승차권을 판매한다.

PC나 역 창구에서만 예매가 가능한 탓에 전날부터 매표소 앞 대합실을 가득 메웠다. 주부 이모(54)씨는 “맨 앞줄에 있는 사람들은 전날 오전 10시쯤부터 와 있었다”며 “직원들 안내를 받아 돗자리를 펴고 자리를 잡으면 중간에 밥도 먹고 왔다갔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예매 시작 5분 만에 14일 오전 9시 출발 동대구행 KTX표 4장을 손에 쥔 유씨는 “부지런을 떤 덕분에 원하는 시각에 남편과 아이들 2명까지 시댁에 가는 표를 모두 샀다”고 활짝 웃었다.

하루 정도 밤을 새는 일쯤이야 이제 익숙하다는 시민들도 있었다.

남대문시장에서 아동복을 파는 이모(43·여)씨는 “장사를 끝내고 새벽 4시부터 기다렸는데 매번 명절마다 반복되는 일이라 사람들이 진을 치고 기다리는 풍경이 더이상 낯설지 않다”며 “전날 너무 무리해서 일찍 나올 필요도 없다는 것도 자연스레 알게 됐다”고 말했다.

예매 시작 10여 분이 지나자 ‘동대구로 가는 14일 오전 표가 매진됐다’는 안내 방송이 나왔다. 그러자 대기줄 끝 부분에 있던 사람들은 다급한 목소리로 “혹시 입석은 살 수 없느냐”고 외치기도 했다. 서버가 다운 되는 바람에 인터넷 예매를 못해 서울역으로 달려왔다는 이모(23·여)씨는 “부랴부랴 씻고 나왔는데 입석표라도 가능하면 살 계획”이라고 말했다. 결국 이씨는 KTX부산행 입석표를 구매했다.

예매 시작 1시간 여 만에 경부선 표는 동이 났다. 장사진을 이룬 사람들은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대합실 뒷편 편의점 옆에는 다음날 판매를 시작하는 호남행 열차승차권을 사려는 사람들이 박스를 깔고 앉아 있었다. 광주가 고향이라는 이모(53)씨는 “전날 오후쯤 나오니 내려가고 싶은 날짜 표를 구할 수 없어 항상 전날 오전부터 기다린다”고 말했다.

인터넷 예매에 실패한 박모(28)씨는 “열차승차권 예매한다고 회사에 양해를 구하고 나왔다”면서도 “명절 때마다 이게 무슨 난리인지 모르겠다”고 투덜댔다.

코레일 관계자는 “사람이 몰리는 명절 같은 경우 평소와 같이 스마트폰 앱이나 자동발매기 등으로 예매할 수 있게 하면 과부하가 걸릴 가능성이 크다”며 “지난해에도 올해처럼 예매 시작 시각을 먼저 공지한 뒤 현장 발권과 홈페이지를 통한 예매 등으로 한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필요하지도 않은 승차권을 구입한 뒤 암표로 불법 유통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추석연휴 예매율 51.4% 경부선 귀성길 최고 89%

코레일은 예매 첫날인 이날 추석 연휴 승차권 예매율은 51.4%로 129만 6486여석 중 66만 6000석이 예매를 완료했다고 전했다. 예매 1일 차인 이날 코레일은 경부·경전·동해선 등을 대상으로 인터넷(오전 6~12시)과 창구(오전 9~11시)에서 각각 예매를 진행했다.

인터넷 예매율이 61.2%로 총 90만 4000석 중 55만 3000석이, 창구 예매는 총 39만 2000석 중 11만 3000석인 28.7%가 예매를 마쳤다. 가장 높은 예매율을 보인 노선은 경부선 귀성길 하행선으로 2일간(13~14일) 예매율이 82~89%에 달했다. 이후 귀경기간인 4일간(15~18일) 경부선 상행선도 예매율 65~77% 수준이었다.

코레일은 예매 2일차인 18일 호남·전라·장항선 등의 열차를 대상으로 오전 6시부터 승차권 예매를 진행해야 한다. 판매하는 승차권은 총 69만 404석이다. 예약을 완료한 승차권은 28일 오후 4시부터 22일 밤 12시까지 결제를 진행한다. 잔여석 재판매는 22일 오전 10시부터다.
추석 연휴 기간 열차승차권 예매가 시작된 17일 오전 귀성표를 사려는 시민들이 역 매표소 앞에서 장사진을 치고 있다. (사진=유태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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