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 파업에 화들짝'..이동걸, 쌍용차에 쟁의금지 요구한 이유는?

산은 회장, 쌍용차 노사에 "쟁의중단 각서 써달라"
한국지엠, 흑자전환 눈앞에 두고 파업으로 좌절
"쌍용차에서는 자해행위 없어야" 절박감 토로
쌍용차 노조, 의견수렴 중..전면거부 쉽지 않을 듯
  • 등록 2021-01-14 오후 4:09:50

    수정 2021-01-14 오후 4:09:50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쌍용자동차에 대한 지원 조건으로 노조의 쟁의행위 금지를 요구한 배경에 지난해 말 벌어진 한국지엠의 부분파업 사태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12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산업은행)


이 회장은 지난 12일 ‘2021년 신년 온라인 간담회’에서 쌍용차 노사에 대해 “흑자가 되기 전까지 일체의 쟁의행위를 중단하라. 이걸 각서를 써달라”며 “사업성 평가와 더불어 2가지 조건이 제시되지 않으면 단돈 1원도 주지 않겠다”고 강한 어조로 말했다.

이 발언은 당장에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법으로 보장해 놓은 정당한 파업권을 무력화시킬 수 있다는 이유다. 민주노총 금속노조는 12일 낸 성명에서 “쌍용차가 처한 위기를 노동조합에게 책임 떠넘기기를 하고 있다”며 “(이동걸 회장의) 반헌법의식을 드러냈다”고 반발했다. 업계에서도 이 회장의 이같은 발언이 노동계를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새 지도부 출범 후 투쟁 명분을 찾고 있는 민노총에게 빌미를 제공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말 벌어진 한국지엠의 부분파업이 이 회장으로 하여금 ‘다소 무리한’ 발언을 하도록 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산은은 지난 2018년 경영위기에 처한 한국지엠에 대한 지원을 결정할 때도 이번과 비슷한 요구를 한국지엠 노사에 했다. 이번처럼 명확하게 ‘쟁의행위 금지’란 표현을 쓰진 않았지만 기업이 정상화(흑자전환)될 때까지 쟁의행위 없이 노사가 협력해 달라는 주문을 한 것이다. 이에 대해 한국지엠 노조가 반발하면서 받아들이지 않았고, 산은은 8100억원의 자금 지원만 집행했다.
한국지엠 노조가 임단협 승리를 위한 출퇴근 투쟁을 하고 있다. (사진=한국지엠 노조 홈페이지)


하지만 지난해 한국지엠 노조는 임금인상 등을 요구하면서 15일간 부분파업을 벌였고 이로 인한 생산손실이 8만5000대에 달했다. 흑자전환을 눈앞에 뒀던 한국지엠은 또 다시 적자를 기록하게 됐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상반기까지 코로나19로 어려웠지만 수출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10월까진 흑자 가능성이 높았지만 연말 부분파업으로 인한 타격을 회복하지 못해 적자가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같은 상황을 본 이 회장은 쌍용차에서는 이런 사태가 벌어져선 안 된다는 절박감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 회장은 간담회에서 “구조조정 기업이 정상화 전에 흑자도 내기 전에 매년 노사협상 한다고 파업을 하는 등 자해행위가 많았다”며 “기업이 어려워지니 정부와 산은을 협박해서 유지하자는 얘기도 들었다. 쌍용차에서는 자해행위가 없어야 한다”고 강도높은 발언을 쏟아냈다.

또한 쌍용차에 대한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인력감축이나 복지혜택 축소, 임금 삭감 등의 방안이 시행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노조의 반발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쌍용차 노조는 이 회장의 요구에 대해 조합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산은의 지원 없이 회생이 불가능한만큼 노조가 산은의 요구를 전면 거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경기도 평택시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정문.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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