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하락 웃을일 아니네…나라 안팎 '低유가 공포' 확산

바닥 모를 국제유가‥배럴당 20달러대 전망도
산유국 경제 휘청…선진국 디플레 위험 우려
국내 수출도 타격‥건설·조선업 직격탄
  • 등록 2015-12-08 오후 4:54:54

    수정 2015-12-08 오후 4:54:54

[이데일리 장순원 기자] ‘저(低)유가 공포’가 확산하고 있다. 7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진 유가는 바닥을 찾지 못하는 분위기다. 원유 의존도가 높은 산유국 경제는 직격탄을 맞았고 디플레이션(물가하락) 위험도 점차 커지고 있다. 한국경제도 예상치 못한 불확실성에 빠져들고 있는 모습이다.

국제유가 더 떨어진다‥배럴당 20달러 전망도

7일(현지시간) 2016년 1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보다 2.32달러(5.8%) 떨어진 배럴당 37.65달러에 마감했다. 지난 2009년 2월 이후 6년 10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문제는 유가가 앞으로 더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공급 측면에서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석유생산량을 유지하고 내년 경제 제재가 풀리는 이란이 국제 원유시장에 복귀하면 공급물량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미국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는 이란의 원유 생산량이 내년 3월까지 하루 40만배럴 가량 더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는 내년까지 현재 공급과잉 구조가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수요 측면에서도 중국을 중심으로 신흥국 경제가 흔들리고 있고 유럽도 체력을 회복하지 못한 상태여서 공급만큼 수요가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미국의 금리 인상과 맞물려 달러 값이 오르면 유가 하락 압력은 훨씬 더 커진다.

단기적으로는 유가가 30달러대 초반까지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게 시장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세계 7대 산유국 베네수엘라의 율로지어 델 피노 석유장관은 지난달 유가가 내년에는 배럴당 20달러 중반대로 폭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산유국 경제 휘청‥선진국도 디플레 우려 확산

국제유가가 떨어지면서 경제를 원유에 의존하는 산유국들은 직격탄을 맞았다.

중동의 맹주 역할을 해온 사우디아라비아는 저유가로 나라 살림이 거덜났다. 올해 사우디 정부의 적자 규모는 1300억 달러(약 154조원)로 국내총생산(GDP)의 19.5%에 달할 전망이다. 유가 급락으로 재정난에 처해 외환 보유고에서 돈을 끌어다 쓰는 실정이다. 이걸로도 모자라 사우디는 올해 8년 만에 처음으로 국채를 발행했다.

베네수엘라는 더욱 심각하다. 경제가 파탄 나면서 16년 만에 정권이 교체됐다.

세계 최대 산유국 러시아의 부도 위험을 나타내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지난 이틀간 9.14bp(1bp=0.01%) 뛰어 294.14bp까지 올랐다. CDS는 부도 위험을 사고파는 금융상품으로 프리미엄이 올랐다는 것은 부도 위험이 더 커졌다는 뜻이다. 러시아 화폐 루블을 비롯해 캐나다 달러, 콜롬비아 페소, 노르웨이 크로네를 포함해 석유 생산국 통화는 급락했다.

선진국들도 안심할 처지가 못된다. 저유가가 디플레 압력을 가중시킬 수 있어서다. 지난주 마이너스 금리를 더욱 낮춘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은 특히 물가에 대한 우려가 크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행보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를 조정하는 데 가장 주목하는 지표가 물가이기 때문이다.

한국 경제도 후폭풍‥조선·건설 ‘휘청’

석유를 전부 사다 쓰는 한국도 저유가의 부정적 영향권에서 자유롭지 않다. 일단 수출이 타격을 입는다. 한국은 원유를 수입한 뒤 가공해 수출한다. 유가가 하락하면 유가와 매출이 연동하는 석유·화학의 수출 단가가 떨어지게 된다.

또한 저유가로 산유국의 조선·건설·철강 수요가 감소하면 관련 업종의 수출도 줄어든다. 실제 지난달 석유제품 수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6% 급감했다.

저유가가 신흥국의 경기 둔화를 심화시키면서 원유 수요 둔화 현상도 이어지고 있다. 신흥국은 지난해 한국 전체 수출의 58.2%를 차지하는 중요한 시장이다. 특히 올 들어 11월까지 중동지역 수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12.2% 줄었다. 러시아를 포함한 독립국가연합(CIS) 수출은 50.9% 급감했다.

국제유가의 하락은 1년 만에 1%대로 복귀한 한국 물가상승률을 다시 떨어뜨려 디플레이션 위험을 키울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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