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을 지켜주세요"...충주맨이 띄운 추모 영상에 '숙연'

  • 등록 2024-03-12 오후 11:39:52

    수정 2024-03-12 오후 11:56:07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구독자 64.4만 명을 보유한 ‘충주맨’ 김선태(37) 주무관이 12일 추모 영상을 띄워 눈길을 끌었다.

이날 오후 6시 김 주무관이 운영하는 충주시 공식 유튜브 ‘충TV’에는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10초가량의 영상에는 검은 화면에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모차르트의 레퀴엠 중 8번째 곡인 ‘라 크리모사’(눈물의 날)가 흘렀다.

레퀴엠(진혼곡)은 죽은 자를 위한 곡이라는 의미가 있지만, 남은 자들을 위한 곡이기도 하다.

김 주무관은 이 영상의 고정 댓글을 통해 “악성 민원으로부터 공무원을 지켜주세요. 부탁드립니다”라고 전했다.

지난 8일 오전 경기 김포시청 앞에서 항의성 민원에 시달리다가 숨진 공무원 A(39)씨를 애도하는 노제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주 화요일 같은 시각, ‘밈(Meme)’를 활용한 충주시 홍보 영상을 주로 올리던 그가 이번 주에는 지난 5일 민원에 시달리다 숨진 김포시 공무원을 추모하는 영상을 게재한 것이다.

이 영상은 올라온 지 5시간 만에 31만 회 이상의 조회 수를 기록했다.

댓글에는 “갑자기 이런 영상이 올라와서 충주맨님한테 무슨 변고가 있는 줄 알고 놀랐는데 악성 민원으로 돌아가신 김포시 공무원을 추모하는 영상이었다”며 애도를 표하는 내용이 이어졌다.

김포시 공무원 사건 이후 최근 온라인에선 악성 민원인을 연기한 김 주무관의 영상이 다시 화제가 되기도 했다.

2020년 9월 1일 충주시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영상에는 ‘2020 민원실 비상상황(폭언, 폭행) 대비 모의 훈련’이 담겼다.

김 주무관은 악성 민원인이 되어 민원봉사과 직원에게 여권 신청서를 던지는가 하면, 반말과 고성을 일삼았다. 특히 여권용으로 알맞지 않은 사진을 가져와 “그냥 (크기를) 키워줘”라고 강요하기도 했다.

모의 훈련 뒤 민원봉사과 직원은 이런 일이 실제로 있었다고 말했다.

김 주무관은 이 영상 마지막에 ‘많은 공무원이 지금 이 순간에도 일선 민원 현장에서 폭언과 폭행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친절히 건네주신 한마디가 누군가를 웃게 만듭니다. 공무원도 우리의 이웃입니다’라는 자막을 띄웠다.

사진=충주시 유튜브 채널
한편, 경기 김포시가 항의성 민원에 시달리던 공무원이 숨진 사건과 관련해 악성 민원인들에 대한 수사를 의뢰할 계획이다.

12일 김포시는 공무집행방해와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인신공격성 게시글을 작성한 누리꾼과 협박성 전화를 건 민원인에 대한 수사를 내일(13일) 경찰에 의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시는 숨진 30대 9급 공무원을 상대로 작성된 신상정보 공개 글이나 인신공격성 게시글을 다수 모았고, 소속 부서로 걸려 온 민원 전화 내용을 확인해 욕설이나 협박성 발언 내용 등 증거자료를 수집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해당 공무원은 지난 5일 오후 3시 40분쯤 인천시 서구의 한 차량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그는 지난달 29일 김포시의 한 도로에서 포트홀(도로 파임) 보수 공사로 차량 정체가 빚어지자 ‘민원 폭탄’을 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일 한 온라인 카페에선 “집에서 쉬고 있을 이 사람 멱살 잡고 싶네요”라며 공사를 승인한 주무관으로 그를 지목, 그의 실명과 소속 부서, 직통 전화번호가 공개됐고 이후 그를 비난하는 글이 잇따랐다.

하지만 이 글은 사실과 달랐다. 그는 새벽 1시까지 현장에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가 숨진 사실이 알려진 뒤 해당 카페 운영자는 사과문을 올리고 ‘주무관님의 명복을 빈다’는 이미지를 첫 화면에 띄웠다. 회원들 사이에서도 문제의 회원에 대한 비판과 함께 자성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김포시청 공무원 노동조합은 성명을 통해 “개인 신상 좌표 찍기 악성 댓글과 화풀이 민원에 생을 마감한 지금의 상황이 참담하다”며 “노조는 유족의 의견을 존중하며 법적 대응 등 유족의 결정에 따라 시와 힘을 합쳐 재발 방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시는 시청 본관 앞에 추모 공간을 마련해 이날까지 운영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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