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에게 200만원 받는 시댁, 돈 줄어들까 며느리 중절 독촉

남편도 "아이 원하지 않았다"며 양육비 지급 거부
재산분할서 부양요소와 정신적 손배 관건
  • 등록 2022-09-28 오후 9:28:57

    수정 2022-09-28 오후 11:29:12

[이데일리 김화빈 기자] “형편이 어려우신 시부모님이 남편 월급에서 부앙료 200만 원을 가져가는데 금액이 줄어들까 낙태하라네요.”

(사진=이미지투데이)
지난 27일 YTN 라디오 ‘양소영 변호사의 상담소’에는 임신 5개월에 접어든 한 여성의 사연이 소개됐다.

사연에 따르면, 여성은 임신 5주차부터 이혼과 낙태를 강요 받았다. 남편은 한 달에 1000만 원 이상 버는 전문직 종사자였으나 결혼생활 내내 생활비 한 푼 지급하지 않았다.

결혼 후 매주 방문해야 했던 시댁에선 ‘임신하고 살쪘다’라는 외모 비하를 일삼았다. 시댁 방문을 꺼리는 아내에게 남편은 ‘임신해 돈도 벌지 않으면서 돈을 함부로 쓴다’며 폭언을 퍼붓거나, 옷가지들을 트렁크에 넣어 밖에 내놓으며 협박했다고 한다.

남편은 시댁과 마찬가지로 중절을 강요했다. 그러나 사연 속 여성은 아이를 지키는 대신 이혼을 결심했다.

남편은 ‘이혼해도 원하지 않은 아이이니 양육비는 꿈도 꾸지 말라’고 으름장을 놨다. 아내는 아파트는 남편 명의이나 생활비는 친정에서 부담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강효원 변호사는 “일반적으로 한 가정을 이룬 상황에서 특별한 사정없이 낙태를 강요한 것은 명백히 유책사유에 해당한다”면서도 “재산분할은 할 수 있지만, 이혼 시 재산분할 기여도를 많이 주장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강 변호사는 “혼인 기간이 3년 정도로 짧고 거주하는 아파트도 남편이 마련했다. 친정집에서 생활비를 보조해줬지만 재산 형성에 투입된 금액에서 양측의 차이가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대법원에선 재산분할 시 청산적 요소뿐만 아니라 이혼 후 부양적 요소와 정신적 손배의 성질도 고려한다”며 “사연자분께서 투입된 금액은 비록 적지만 자녀에 대한 친권 양육자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고 자녀를 양육해야 하는 부양적 사정을 고려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 부분도 고려해 판단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제 경험상 이런 부양적 요소가 (법원에서) 아직까지 많이 고려되지 않는 것 같다”며 안타까워 했다.

강 변호사는 ‘원하지 않는 아이라 양육비를 줄 수 없다’는 남편에 대해 “무책임한 말이다. 부모는 미성년 자녀를 부양해야 할 1차적 부양의무를 갖고 있다”며 “친자 관계가 있다면 당연히 발생하는 의무다. 양육비는 당연히 주셔야 한다”고 비판했다.

양육비 산정 기준표 상으로 부모 합산 소득이 1000만 원일 경우 0~2세 아이는 200만 원을 지급해야 한다.

강 변호사는 “이혼 과정에서 아이가 태어났다면, 친권·양육권 지정이나 양육비 지급을 결정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다”라며 “아이가 태어나 소송을 진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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