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을지로 상가철거 전면 재검토"…을지면옥 살아남나(종합)

공구상가·을지면옥 등 철거위기…"곧 새 대안 발표"
"도심산업·역사·전통 보존하는 방향으로 재설계할 것”
상인들 여전히 회의적…17일 반대 회견후 시가행진
  • 등록 2019-01-16 오후 4:51:10

    수정 2019-01-16 오후 6:13:02

신년기자간담회에서 대화를 나누는 박원순 서울시장(사진=서울시)


[이데일리 김보경 신중섭 기자] 청계천·을지로 일대 재개발 사업으로 을지면옥, 양미옥 등 역사 깊은 노포(老鋪)들이 철거 위기에 놓이고 공구상 거리 상인들이 삶의 터전을 잃었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박원순 서울시장이 이 지역 재개발 사업을 전면 재검토하기로 했다.

박 시장은 16일 기자간담회에서 박 시장은 “(공구상가와 노포를 보존해야 한다는) 상인들의 주장에 동의한다”며 “전면적으로 재검토해서 새로운 대안을 발표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서울에는 동대문 의류상가, 종로 쥬얼리, 중구 인쇄업, 공구상가, 조명상가 등 집중도심산업 근거지들이 있는데 이걸 없애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어떤 방식으로든 도심산업을 지속할 수 있도록 조만간 구체적인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이어 “과거의 문화, 예술, 전통, 역사 등을 도외시했던 개발에 대한 성찰과 반성이 있어야 한다”며 “역사적인 부분, 전통적으로 살려야 할 부분은 잘 고려해서 개발계획 안에 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2006년부터 추진된 세운재정비촉진사업에 따라 청계천 을지로 일대 재개발이 올 초부터 본격화하면이 지역 공구상가들은 철거를 시작했다. 을지면옥과 양미옥 등이 속한 지역도 사업시행 인가를 받거나 신청한 상태여서 공구상가들과 마찬가지로 철거될 운명에 처해 있다. 철거 이후에는 주상복합건물이 들어선다. 박 시장 취임후 서울시는 무분별한 도시 개발을 지양하고 도시 재생을 추진해왔다. 2015년 세운상가 재생사업인 `다시 세운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인근 청계천 을지로 일대의 상가가 재개발 명분으로 철거 위기에 처하자 “재생이 아닌 재개발로 시민들을 기만한다”며 비판을 받고 있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실제 청계천과 을지로 일대의 상인, 예술가들은 서울시의 재개발 정책에 반대하며 청계천을지로보존연대를 조직했다. 연대는 지난 8일 서울 청계천 관수교 사거리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는 세운상가 재생 사업을 추진하는 한편 세운상가를 제외한 청계천-을지로 주변에 전면 재개발 사업인 세운재정비촉진지구를 인허가해 현재 일부가 전면 철거됐고 또 한 곳에서는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라며 “5만명 이상의 일자리가 있는 곳이고 서울에서 가장 역사가 깊은 시장과 제조업체들이 있는 거리에 주상복합 아파트 건물을 허가하는 것은 반(反)역사적이자 비경제적, 반문화적인 행태”라고 비판했다.

연대는 또 “서울시는 도시재생이라는 이름으로 자행하는 재개발을 당장 중단하고 제대로 된 도시재생을 위해 이 일대를 제조산업문화특구로 지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연대 외에도 을지로 상인과 지주들은 지역 내에서 크고 작은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을지면옥 등 세운재정비촉진지구 3-2구역 땅 주인 14명은 2017년 7월 중구를 상대로 서울행정법원에 사업시행인가 무효 확인소송도 제기한 상황이다.

박 시장의 이날 발언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이 지역이 전반적으로 낙후돼 개발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역사와 전통을 위해 남겨야 할 곳이 있다면 옥석 가리기를 해 시간이 걸리더라도 설계를 변경해 보존토록 하겠다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박 시장의 전면 재검토 지시 소식을 들은 상인들은 회의적인 반응이다. 25년째 이곳에서 장사를 하고 있는 두루통상 강문원(60)대표는 “문서화 하기 전까지 서울시 계획을 믿을 수 없다”며 “다시세운이라고 해서 도시재생한다고 해놓고 주변은 철거하고 아파트를 짓겠다며 날개를 꺾어버렸다”고 토로했다. 그는 “박 시장이 진정성 있는 정책을 발표하고, 청계천 상인들이 안심하고 장사할 수 있게만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청계천을지로보존연대는 오는 17일 중구청 앞에서 다시 서울시 정책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상인들과 청계천에서 만나 시청까지 행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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