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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지휘·인사·징계권, 모두 행안부에?…경찰 반발 넘을까

행안부 자문위, 경찰 권한 통제 강화 권고안
1991년 이후 ‘경찰국’ 부활에 경찰지휘규칙 신설
“비대해진 경찰, 통제 필요” vs “중립성‘독립성 침해”
  • 등록 2022-06-21 오후 5:45:49

    수정 2022-06-21 오후 5:45:49

[이데일리 정두리 이용성 기자] 행정안전부 경찰 제도개선 자문위원회가 21일 경찰 통제 강화 권고안을 발표하면서 1991년 폐지 이후 31년 만에 ‘경찰국’ 부활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검경수사권 조정, 검수완박 시행 등으로 비대해진 경찰 권력에 대한 민주적 통제의 필요성 때문에 나온 방안이지만 경찰과 일부 시민사회에선 자칫 경찰권의 정치적 중립성·독립성을 침해할 수도 있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어 정부가 권고안을 그대로 수용하기에는 다소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양측의 논리가 모두 일리가 있는 만큼 사회적 공론의 장을 통해 폭넓은 의견수렴을 통해 접점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지난 20일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 앞에 행정안전부의 경찰국 신설 추진을 반대하는 내용을 담은 경찰청 직장협의회 명의의 현수막이 부착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행안부 경찰제도개선 자문위가 21일 내놓은 ‘경찰의 민주적 관리·운영과 효율적 업무수행을 위한 권고안’의 핵심은 비대해진 경찰의 권한을 견제하고 민주적 통제을 실시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행안부 산하에 경찰 지원 조직, 이른바 경찰국 신설과 함께 행안부장관의 경찰지휘규칙 제정, 경찰 고위직 후보 추천위원회 구성을 통한 장관 인사권 실질화, 대통령 소속 경찰제도발전위원회 설치 등을 권고했다.

경찰권력 견제 혹은 통제 강화의 필요성은 그간 각계에서 지적돼왔던 내용이다. 지난해부터 검경수사권 조정으로 경찰에 수사종결권이 생겼고, 문재인정부에서 추진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으로 경찰은 공직자·선거·방산비리·대형참사 등 검찰 몫까지 중대범죄 수사를 해나가야 한다. 국가정보원의 대공사권 폐지로 2024년부터는 간첩 등 국가보안법 위반 범죄 수사도 맡는다. 13만 경찰의 업무·권한이 상당히 비대해졌지만, 견제·감시·통제 기능은 달라진 게 없다.

이에 따라 이번 권고안은 행안부가 경찰지휘·인사·징계·감찰 권한을 갖도록 했다. 한창섭 행안부 차관은 “경찰은 권한과 책임이 커질수록 그만큼 견제와 균형이 필요하고 정부조직법 등 경찰 관련 개별법에 행안부 소관 사무로 굉장히 많은 권한이 있다”고 언급, 권고안엔 법령에 근거한 권한 행사 내용이 담겼다고 강조했다.

평가는 갈린다. 더 강한 통제가 필요하단 의견이 있는 반면, 경찰 중립성·독립성을 해친다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경찰의 검경수사권 조정과 검찰의 수사지휘권 폐지 이후 경찰 권한은 굉장히 커진 반면, 통제는 약화된 상태”라면서 “강화된 경찰권을 통제할 수 있는 별도의 조치가 필요한데 이번 권고안은 법무부의 검찰국 운영 수준에 그친 걸로 오히려 미흡하다”고 평했다. 반면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경찰중립화는 헌법가치이고, 또한 역사적 경험”이라면서 이번 권고안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표했다.

특히 쟁점은 인사·징계·감찰 권한이다. 권고안은 경찰청장·국가수사본부장 그 밖의 경찰 고위직 인사제청에 관해선 행안부에 후보추천위원회 또는 제청자문위원회를 설치토록 했다. 행안부는 경찰청장·국수본부장 외에 770여명의 총경 이상 고위직도 인사 제청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할 방침이다. 이는 그동안 유명무실했던 경찰공무원법상 규정에 근거한 행안부의 권한을 실질적으로 행사토록 한다는 게 자문위 설명이다. 아울러 징계에 관해선 ‘경찰청장을 포함한 일정직급 이상의 고위직 경찰공무원에 대해서는 행안부 장관에게 징계요구권을 부여하고, 감사원 외부 감사 및 감찰을 실질화하란 게 권고안 입장이다.

그러나 이 구상대로면 인사권과 징계·감찰권을 쥔 행안부와 그 윗선인 정치권에 대해 경찰이 눈치보기에 급급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행안부 장관이 추천한 인사가 추후 특정 사건을 수사 지휘하게 되면 ‘하명 수사’와 같은 정치적 논란을 유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시민단체들이 모인 경찰개혁네트워크는 “자문위 권고는 경찰 권한을 축소하거나 분산하는 방안을 장기과제로 미루고 대통령-행안부-경찰청장으로 이어지는 수직적인 지휘라인을 부활시켜 정치권력이 경찰을 직접 통제할 방안을 논의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자문위 설명대로 경찰국 신설과 경찰청지휘규칙 마련은 현행법상 가능하다해도, 경찰 고위직 후보추천위원회 신설을 위해선 법 개정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권고안을 확정하고 입법을 추진하기 전, 더 많은 의견 수렴이 필요하단 지적이 나온다. 경찰청은 이날 오후 김창룡 경찰청장 주재로 시도경찰청 화상 회의를 진행한 입장문을 내고 향후 사회 각계 전문가, 국민, 현장경찰 등이 참여한 범사회적 협의체를 구성, 이를 통해 폭넓은 논의를 이어갈 것을 행안부 측에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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