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청조 “너 코치랑 했냐?”…실신한 여고생, 극단선택한 가해자

남현희, 펜싱 학원 ‘미성년 성폭력’ 방관 의혹
해당 코치 극단 선택…‘공소권 없음’으로 마무리
  • 등록 2023-11-02 오후 7:18:54

    수정 2023-11-02 오후 7:18:54

[이데일리 이로원 기자] 전 펜싱 국가대표 남현희(42)가 자신이 운영한 펜싱학원에서 벌어진 미성년 성폭력 사건을 다 알면서도 방관해왔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특히 남현희의 재혼 상대였던 전청조(27)씨는 피해 학생에게 성희롱성 발언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펜싱스타 남현희(왼쪽)와 그의 재혼 상대로 알려졌던 전청조씨. (사진=남현희 펜싱 아카데미 인스타그램 캡처)
2일 디스패치는 남현희의 펜싱학원에서 벌어진 성폭력 사건의 전말을 보도했다. 매체는 피해자의 부모가 남현희와 나눈 전화 통화, 문자 내역 등을 토대로 이 사건을 조명했다.

남현희 펜싱 아카데미 소속인 J코치는 체력훈련을 빌미로 지난해 9월부터 고등학생 A양을 자신의 오피스텔에 불러 성희롱과 성추행을 했다. A양은 아카데미의 유망주로, 남현희는 A양을 ‘대한민국국가대표선수협회’에 장학생으로 추천했다. J코치는 국가대표선수협회에 제출할 서류 발급에 필요하다며 A양의 SNS(소셜미디어)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알아냈다.

이후 J코치는 A양의 SNS를 수시로 드나들면서 가스라이팅(심리적 지배)을 시작했다. “지금 어디야?” “거짓말하냐” “그런 정신으로 운동하냐?” “정신병원 가야 한다” 등의 폭언을 일삼았고, 폭행도 이어졌다.

A양은 어머니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 하지만 성희롱과 성추행에 대해서는 어머니가 걱정할까 봐 차마 말을 하지 못했다. A양의 어머니는 그해 12월 남현희에게 J 코치의 폭행, 폭언에 대해 알리고 딸과의 분리조치를 요청했다.

A양은 차마 어머니에게 알리지 못했던 성추행 사실을 당시 남현희에게는 털어놨다. 남현희가 해결해 줄 거라고 믿었다. 그러나 A양은 J 코치와 분리되지 않았다.

남현희의 해결책은 떡볶이와 피자, 쇼핑 쿠폰이었다. 올해 들어 남현희는 전청조와 만나면서 아카데미 학생들의 일에 더욱 소홀해졌다. A양은 지난 2월에 펜싱 아카데미를 그만뒀다. 그러자 J코치는 다른 수강생인 중학생 B양으로 타깃을 바꾸고 성폭행을 저질렀다.

이후 J 코치는 지난 4월에 열린 펜싱대회에서 화장실에 가는 A양을 발견했고 몰래 따라가 뒤에서 껴안았다. A양은 대회장에서 불안감에 떨었고, 결국 어머니에게도 모든 사실을 털어놨다.

A양의 어머니는 6월 남현희에게 연락했지만, 남현희는 이미 성추행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처음 듣는 얘기인 것처럼 행동했다. 남현희는 ‘A양에게 새로운 코치를 소개해 주고, 대학 입학에 도움을 주겠다’ 등 본질에서 벗어난 해결책을 제시했다. 새로운 코치가 소속된 곳은 전청조가 차린 ‘매널’ 펜싱학원이었다.

이후 지난 7월2일 전국남녀종별펜싱선수권대회에서 A양이 쓰러졌다. 전청조는 A양을 만나서 너 J코치랑 했냐?“ 등의 성희롱 발언을 했다. 아울러 ”내가 경호원을 데리고 다니는 이유가 있어. 내가 해킹을 해서라도 너 선수 생활 못 하게 할 수 있어“라고 협박했다.

결국 A양은 펜싱부 단톡방에 ”살려주세요“라는 말을 남기고 실신했다. 다음날 A양의 실신 소식을 전해 들은 중학생 B양은 ”나도 J 코치에게 당했다“고 폭로했다.

지난 7월 8일 J 코치는 극단적 선택을 했고, 전청조는 혹시 모를 소송에 대비해 인스타그램에 김앤장 로펌 사진을 올리고 ‘변호사들과 준비 완료. 공격을 하실 건가요? 제가 할까요?’라고 적었다. 남현희는 이 사진을 자신의 SNS에도 올렸다.

이후 남현희는 SNS에 수없는 명품 쇼핑 자랑 사진을 올리며 행복한 일상을 보냈다. 남현희는 J 코치 사건이 극단적 선택으로 인해 ‘공소권 없음’으로 마무리되자 더 이상 피해자들에게 연락하지 않았다.

한편 경찰은 이날 전청조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로 체포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전청조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은 오는 3일 오후 2시 30분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열릴 예정이다.

전청조는 강연 등을 하면서 알게 된 이들로부터 투자금 명목으로 돈을 건네받아 가로채거나 이를 위해 대출을 받도록 유도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이 지금까지 파악한 사기 범행 피해자 수는 15명, 피해 규모는 19억원을 넘는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피해 규모는 계속 늘어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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