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성산업가스, PEF 3파전..1兆대 '쩐의 전쟁' 승자는

  • 등록 2017-02-02 오후 5:46:34

    수정 2017-02-02 오후 5:49:13

[이데일리 이연호 기자] 대성산업가스 인수전이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텍사스퍼시픽그룹(TPG), 퍼시픽얼라이언스그룹(PAG), MBK파트너스 3곳의 대결로 압축됐다. 막판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됐던 SK와 효성이 최종 불참키로 하면서다. 매각 측과 원매자 측이 얼마나 가격에 대한 이견을 좁힐 수 있느냐가 매각 성공의 열쇠가 될 전망이다.

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이날 실시된 대성산업가스 매각 본입찰에는 3곳의 업체가 인수제안서를 제출했다. 앞서 매각 측은 지난해 12월 예비입찰을 거쳐 본입찰적격후보(숏리스트) 5곳을 선정했다. 그럼에도 매각 측은 다른 업체들과 달리 예비입찰에 참여한 국내 대기업인 SK와 효성에는 별도로 결과를 통보 하지 않으면서 마지막까지 이 두 기업에 본입찰 참여 기회를 열어 둔 것으로 해석됐다. 하지만 SK와 효성 측 모두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뜻을 밝혔다.

숏리스트에 선정된 5곳 중 중도 포기를 선언한 해외 전략적투자자(SI)인 미국 에어프로덕트와 독일 린데 2곳을 제외한 미국계 PEF 텍사스퍼시픽그룹(TPG)과 홍콩계 PEF 퍼시픽얼라이언스그룹(PAG), 국내 PEF MBK파트너스 3곳이 예비실사 작업을 진행해 왔다.

매각 대상은 골드만삭스 컨소시엄 지분 68%와 대성합동지주 지분 32% 총 100%다. 매각 성사 여부는 매각 측과 원매자 측이 가격에 대한 이견을 얼마나 좁히느냐에 달렸다. 매각 측은 지분 100%에 대한 매각가로 최소 1조5000억원 이상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진 반면 숏리스트에 선정된 업체들이 제시한 가격은 1조원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성산업가스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제조공장의 청정실(클린룸)에서 사용되는 질소, 산소, 아르곤 등 산업용 가스를 주력으로 생산하는 업체다. 대성산업가스는 과점 구조로 운영되고 있는 국내 산업용 특수가스 시장에서 안정적인 위치를 확보한 만큼 현금창출원(캐시카우)으로서 매력적인 매물로 평가받는다.

다만 7000억원 정도에 달하는 채무 규모는 재무적투자자(FI)들이 부담을 가질 수 있는 요소로 매각 측과 가격에서 꽤 큰 이견을 보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올해 대성산업가스의 에비타(EBITDA, 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 전망치는 약 1200억원 정도로 채무가 약 6배에 달한다. 인수하려는 회사가 채무 규모가 큰 회사일 경우 원매자들이 인수금융을 조달하는 데 아무래도 어려움이 있을 수 밖에 없고 결국 자신들의 투자금액이 커져 부담은 가중된다. 원매자로서는 인수가를 최대한 낮춰야 하는 이유다.

하지만 핵심 자회사인 대성산업의 만기 도래 사모 회사채 상환을 위해 골드만삭스를 설득해 대성산업가스 매각을 추진한 것으로 알려진 대성합동지주는 그럴만한 형편이 되지 못한다는 게 문제다. 지난 2014년 대성합동지주 구조조정 과정에서 대성산업가스 지분 68%를 4억달러(현재 환율 기준 약 4583억원)에 인수한 골드만삭스 보다는 지분 32%를 보유한 대성합동지주가 대성산업의 회사채 상환을 위해 대성산업가스 매각이 시급한 상황이다.

대성산업은 다음달 943억원에 이어 오는 4월 1512억원 등 총 2455억원의 채권 만기가 돌아온다. 매각 측이 대성산업가스를 1조5000억원에 매각할 경우 차입금을 제외한 8000억원을 손에 쥐게 된다. 이를 지분 비율대로 나누면 32%의 지분을 가진 대성합동지주는 2560억원의 자금을 받게 된다. 대성산업 채권 상환을 위해 필요한 자금보다 겨우 100억원 정도 많은 수준으로 최대한 많은 돈을 받고 팔아야 하는 입장이다. 결국 대성산업가스 매각엔 이같은 복잡한 매커니즘이 얽혀 있는 만큼 현재로서는 매각 성사 여부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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