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외교수장 방한 오찬 자리서 미사일 쏜 北…의도는?

中외교수장 방한 때는 무력도발 안한다는 통념 깨
오전 기자들과 만남서 "다른나라도 군사활동"
오후 장관 오찬자리서 "남북관계에 도움 안돼"
  • 등록 2021-09-15 오후 7:24:52

    수정 2021-09-15 오후 7:24:52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에서 열린 ‘한-중 외교장관회담’에서 발언하고 있다.[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중국 외교수장이 한국을 방문한 날, 북한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인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 우리 정부가 한반도평화프로세스 재가동을 위해 미국·중국 등과 적극적인 외교노력을 펼치고 있지만, 이를 무색하게 하듯 도발의 수위를 높인 것이다.

북한은 15일 낮 12시 34분과 12시 39분께 동해 상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청와대를 방문해 문재인 대통령 예방을 마치고 정의용 외교부 장관 초청으로 외교공관서 오찬을 앞둔 상황이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 소식을 들은 왕 부장은 “이러한 군사적 조치가 남북관계에 지금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이날 오전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한중 외교장관 회담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북한의 순항미사일 발사에 대한 중국 정부의 입장에 대한 질문에 “우리는 모두 대화를 재개하는 방향으로 함께 노력해야 한다”면서도 “북한뿐 아니라 다른 나라도 군사활동을 하고 있다”며 사실상 북한 측을 두둔하는 발언을 한 것보다 훨씬 더 강도 높은 발언이다.

중국 외교 고위관계자가 한국을 방문하기 전에는 북한이 중국의 체면을 위해서 무력도발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 외교가의 통념이었다. 그러나 왕 부장이 한국을 방문해 공식일정을 진행 중인 시점에 이같은 도발을 나선 것에 대해 외교 전문가들조차 고개를 갸웃하는 대목이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왕 부장이 북한이 미사일을 쏠 것을 알았다면 오전 기자들과 만남에서 북한을 두둔하는 발언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속사정이 어떠하듯 중국으로서는 유쾌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이번 미사일을 발사한 것이 미국의 인내심이 어디까지인지 한계를 시험해보기 위한 분석도 나온다. 사흘 전 쏜 순항미사일과 다르게 탄도미사일은 명백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다. 다만 미국은 본토를 위협하지 않는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이 아닌 중단거리 탄도미사일 시험발사에 대해서는 실질적인 제재를 하지 않았다.

지난 3월 25일 북한이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했을 당시, 미국의 요청으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가 소집됐지만 이렇다 할 비난성명조차 없이 흐지부지 산회됐다.

이런 상황에서 3월과 똑같이 실질적인 제재 가능성이 적은 탄도미사일로 도발에 나서되,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이끌기 위한 외교적 노력이 이뤄지는 한복판에서 초를 치는 듯한 행동을 함으로써 ‘충격’을 극대화했다고도 볼 수 있다.

군사 기술적 측면에선 3월 25일 시험발사한 탄도미사일, 곧 북쪽이 “신형전술유도탄”이라 부르는 이른바 ‘북한판 이스칸데르 개량형’의 성능 수정·보완 목적의 시험발사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동엽 북학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무기개발 관련해 통상적인 기간을 따져보면 시험발사를 하고 그 결과 데이터를 바탕으로 수정보완하는 작업이 통상 5~6개월 소요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내륙을 관통하는 2차 시험발사를 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만약 이번 발사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참석했다면 8차 당회에서 제시한 국방과학발전 및 무기체계개발 5개년 계획 성과 차원에서 실시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정 장관과의 오찬에서 왕 부장은 “일방의 군사적 조치가 한반도 상황의 악순환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관련국이 자제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북한의 무력 도발에 대한 고강도 대응을 통해 한반도 긴장감을 높여서는 안 된다는 발언으로 풀이된다.

중국은 북핵 문제 해결 방안으로 쌍중단 (북한 핵·미사일 도발 중단과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과 쌍궤병행(한반도 비핵화와 영구적 평화실현)을 주장하고 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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