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한동훈과 공모` 빠진 공소장…책임론에 수사팀 바뀔 듯

檢, `강요미수 혐의` 이동재 전 기자 구속기소
끝내 한동훈과의 `공모 혐의` 적시엔 실패
"스모킹건 못찾아…이동훈 단독범행으로 봐야"
`책임론`에 이달 인사서 수사팀 교체 가능성 커
  • 등록 2020-08-05 오후 5:14:29

    수정 2020-08-05 오후 5:14:29

[이데일리 최영지·박경훈 기자]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 사건 수사팀이 결국 한동훈 법무연수원 연구위원(검사장)의 공모를 입증하는 데 실패했다.

검찰수사심의위원회 불기소 권고에도 기소 강행 움직임을 보였던 수사팀이 이동재(35) 전 채널A 기자와 한 검사장의 공모 관계를 밝혀내지 못한 채 이 전 기자만 재판에 넘기면서 수사팀 책임론과 함께 검찰 인사 이후 수사팀 교체가 전망된다.

한동훈 검사장. 사진=연합뉴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정진웅)는 5일 이 전 기자를 구속기소, 이 전 기자의 후배인 백모 기자(30)를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이 전 기자는 백 기자와 공모해 중형을 선고 받고 수감 중인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 대표에게 지난 2~3월 쯤 `검찰이 앞으로 피해자 본인과 가족을 상대로 강도 높은 추가 수사를 진행해 중한 처벌을 받게 될 것`이라는 취지의 편지를 수차례 보냈다. 이같이 여권 인사의 비리를 진술하도록 강요했으나 미수에 그쳤다.

검찰은 이 전 기자의 공소장에 한 검사장의 공범 여부는 적시하지 않았다. 검찰은 한 검사장이 이 전 기자와 협박성 취재를 공모했다고 의심하고 수사를 벌여 왔으나 현재까지 명확한 증거를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4일 수사심의위가 한 검사장에 대해 불기소 결정을 내릴 때까지만 해도 수사팀이 이에 강력 반발하면서 한 검사장 기소를 강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같은 달 29일 수사팀장인 정진웅 부장이 한 검사장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하는 과정에서 양측 간 몸싸움이 발생하면서 분위기는 수사팀에 불리하게 바뀌기 시작했다. 이와 관련 서울고검에서 정 부장과 수사팀을 상대로 감찰을 진행 중인 상황에서 한 검사장에 대한 수사는 이후 진척을 보지 못했다.

다급해진 수사팀은 이 전 기자 구속기간 만료일을 하루 앞둔 지난 4일 이 전기자와 한 검사장의 공모 혐의를 밝히기 위해 이 전기자 노트북에 대한 디지털 포렌식 작업을 벌이기도 했다. 하지만 스모킹건(결정적 증거)은 확보하지 못했다. 최진녕 법무법인 씨케이 대표 변호사는 “(이 전 기자) 기소 전날까지 공모 혐의 입증을 위해 포렌식 작업을 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며 “결국 수사팀에 공모 혐의를 입증할 수 있는 스모킹건이 없어 이 전 기자의 단독 범행에 그친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이 전 기자 등에 대한 공소장에 한 검사장을 공범으로 적시하지 않았다”면서도 “한 검사장의 휴대폰에 대해 법원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 받았으나 비밀번호를 함구하는 등 한 검사장의 비협조로 포렌식에 착수하지 못해 현재까지 수사가 장기화되고 있으며 1회 피의자 조사도 종료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번 수사를 지휘하고 있는 이정현 중앙지검 1차장 검사는 “증거 불충분으로 한 검사장 공모 혐의를 적시하지 않은 것은 아니며, 가뜩이나 말이 많은데 당사자 조사 없이 결론 내면 부실 조사 지적이 있을 것이라 기본적인 당사자 조사는 진행하려는 것 뿐”이라고 부연했다.

수사팀은 한 검사장에 대한 수사 계속 방침을 밝혔지만 한 검사장의 비협조로 스모킹건 확보 등 수사는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전 기자 등을 기소한 수사팀이 이후 재판 과정에서 한 검사장의 공모 혐의 입증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되지만 일각에서는 수사팀이 무리하게 검언유착 프레임을 씌우려 한 것 아니냐는 책임론까지 불거지고 있다. 여기에 수사팀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수사팀 내부에서조차 한 검사장에 공모 혐의를 적용하는 것을 두고 이견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달 검찰 정기인사에서 수사팀이 교체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순천지청장 출신인 김종민 변호사는 “이번 검찰 인사에서 수사팀이 교체되면서 후임 수사팀이 추가 수사 방향을 결정할 것”이라며 “기소하려면 (피의자가) 진술거부권을 행사하더라도 증거를 확보해야 하는데 후임 수사팀이 얼마만큼 밝혀낼 지는 모르겠지만 현재 상태로 보면 기소가 어려워 보인다”고 점쳤다.

실제 한 검사장 측 변호인도 이날 기자단에 보낸 입장문에서 “애초 한 검사장은 공모한 사실 자체가 없으므로 중앙지검이 공모라고 적시 못한 것은 당연하다”며 “검언유착이라고 왜곡해 부르는 것을 자제해 주기를 요청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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