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지는 소확행 공약..청년들이 원하는 건 '소신·확실·행동'

이재명 소확행 공약에 윤석열 ‘심쿵약속’ 맞불
청년들이 원하는 소확행은.. ‘소신과 확신 있는 행보’
  • 등록 2022-02-07 오후 10:33:39

    수정 2022-02-08 오전 7:32:48

[이데일리 이연서 스냅타임 인턴기자]유력 대선 주자들의 ‘소확행’(작지만 확실한 행복)공약 경쟁이 치열하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탈모 치료제 건강보험 적용 등 소확행 공약에 청년층이 폭발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재미를 보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도 윤석열 표 소확행 공약 발굴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공약 전달방식도 달라졌다. 탈모 치료제 건보 적용 공약 당시 이 후보측이 “이재명은 뽑는 게 아니라 심는 겁니다”라는 유튜브 ‘쇼츠’(shorts) 영상으로 청년층을 공략하는 등 각종 멀티미디어 플랫폼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쇼츠는 1분 안팎의 짧은 유튜브 영상을 말한다.

윤 후보도 최근 들어 공약 전달 방식을 2030세대에 맞춰 짧고, 위트 있게 바꾸고 전달 수단도 다양화하고 있다. 청년층에서는 ‘전보다 낫다’는 반응이 나온다. 다만 이 같은 방식은 후보자들의 국정철학과 주요 정책을 파악하기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59초 공약 영상’에서 “좋아 빠르게 가”라고 외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이재명 소확행 공약에 윤석열 ‘심쿵약속’ 맞불

윤 후보는 지난달 2일부터 ‘윤석열의 심쿵약속’ 시리즈를 시작했다. 윤석열의 심쿵약속은 윤 후보가 매일 한 건 씩 생활 밀착형 공약을 발표하는 공약 시리즈다. 윤 후보는 공공부지에 반려견 놀이터를 만들고 택시 기사 보호 칸막이를 설치하는 등 유권자들의 일상과 가까운 공약들을 차례로 선보였다.

윤 후보의 이러한 행보는 이 후보의 소확행 공약에 대한 맞불 성격이다. 앞서 이재명 후보는 지난해 11월부터 65개 (2월 7일 기준)의 소확행 공약을 내놨다. 그중 ‘탈모 치료제 건강보험 적용’ 공약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폭발적인 호응을 얻으며 유권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누리꾼들은 “청와대에 이재명을 심자”와 같은 지지 문구를 올리며 열광했고 ‘탈모 관련주’가 일제히 급등하기도 했다.

윤 후보는 ‘59초 공약짤’을 통해 짧고 코믹한 공약 쇼츠 영상을 차례로 공개했다. 59초 공약짤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아이디어다.

대중이 공약 내용을 단번에 간파할 수 있도록 1분 미만 시간 동안 공약을 알기 쉽게 풀어주는 콘텐츠다. 영상은 이준석 국민의당 대표와 원희룡 정책본부장이 현재 정책의 불편함을 지적하면 윤 후보는 해결책과 함께 등장하는 순서로 마무리된다. 윤 후보는 배를 쓸어내리는 동작으로 소화제 광고 패러디를 선보여 눈길을 모으기도 했다.

2030세대는 이 같은 노력에 곧바로 반응했다. 59초 공약짤 시리즈 중 ‘체육시설 소득공제’ 공약 영상은 7일 기준 41만 건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선발주자인 이 후보의 탈모치료제 공약 관련 조회수가 11만건인 데 비해 월등히 많다.

직장인 김예지(26)씨는 “유튜브 쇼츠라는 형식을 활용한 데다 대화 형식으로 공약을 풀어나가니 몰입이 잘 됐다. 선거 공보물 보는 것보다 훨씬 눈에 잘 들어온다” 라고 말했다.

대학생 김학성(26)씨 역시 “이전까지는 윤 후보가 뭘 하고 싶은지 제대로 알 수가 없어서 아쉬웠다. 이제라도 청년들 대상으로 구체적인 공약을 보여주는 것 같아 다행”이라며 “2030에게 친숙하게 다가가려는 시도가 반가웠다. 영상에 나온 연기가 좀 어색했지만 오히려 보는 재미가 더 있다”고 말했다.

앞서 윤 후보가 ‘윤석열 공약위키’로 비대면 선거 유세를 시작했을 때와는 사뭇 다른 반응이다. ‘윤석열 공약위키’는 공약과는 관련 없는 비판 댓글이 이어지는가 하면 “후보가 만들어야 할 공약을 국민에게 떠 넘기냐”는 비난도 받았다. 윤석열 공약위키는 시민이 원하는 공약을 직접 댓글로 제안하는 윤 후보의 온라인 공약 플랫폼이다.

이같은 방향 전환은 2030세대 지지율에도 영향을 미쳤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3~4일 전국 성인 1011명에게 차기 대선후보 지지를 물은 결과(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p) 윤석열 후보의 20대 지지율은 48.5%를 기록했다. 심쿵공약을 내기 직전인 지난 해 12월 2~7일 조사 당시 18.9%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해 2배 넘게 오른 수치다. 윤 후보가 20·30대 남성을 겨냥해 발표했던 공약이 표심에 영향을 준 것으로 해석된다.



[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3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행정학회·한국정책학회 주최 대통령선거 후보자초청 대토론회에서 참석자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청년들이 원하는 소확행은... ‘소신과 확신 있는 행보’

청년들은 대통령 후보들이 공약에 ‘소’신을 담아 ‘확’실한 ‘행’동으로 보여줘야 2030 표심을 얻을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말 그대로 소확행이다. 당장 눈 앞의 표에만 매달려 잦은 말 바꾸기로 신뢰를 잃으면 2030세대의 표심을 얻기는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윤 후보의 경우 20대 여성 표심을 얻겠다며 영입한 인사들이 불과 한 달도 안돼 사퇴하고, 여성가족부를 양성평등가족부로 개편하겠다던 공약을 채 두 달도 안돼 여가부 폐지로 급선회한 게 대표적인 ‘무소신’ 사례로 꼽힌다.

직장인 김지서(27·가명) 씨는 “지금까지 내놓은 공약들을 보면 후보들이 자기 철학을 바탕으로 내놓는 게 아니라 먹힐만한 공약들을 일단 던지고 보는 느낌”이라며 “특히 윤 후보의 ‘병사 월급 200만 원’이나 ‘전국민 부모 급여’ 같은 공약은 지금까지 강조해온 기조와 반대되는 공약”이라고 꼬집었다.

직장인 김영기(30) 씨 역시 “반려견 쉼터 같은 미시적인 공약들보다 근본적으로 나라가 잘 살 수 있는 공약을 내 놓았으면 좋겠다” 라고 말했다.

취업 준비생 공예은(25) 씨는 “(윤 후보가) 소신 없이 화제성에만 휘둘리는 모습에 호감이 가지 않았다. 지금껏 신지예 영입, 여가부 존폐 등 2030 남녀에게 예민한 사안을 두고 갈팡질팡하지 않았냐”라며 “자기 입장과 공약에 대한 확신 있는 행보를 보여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후보에 대해서도 잦은 말 바꾸기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적지 않다. 이 후보 또한 대통령 후보로서 소신과 확신을 토대로 한 공약 이행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유진(25)씨는 “이재명 후보가 기본소득 공약을 민주당 경선 때부터 내 걸었던 대표 공약으로 아는데 그 이후에 수시로 말을 바꾸고 있다. 오락가락하는 모습으로 혼란을 주지 말고 신뢰감을 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집중'
  • 사실은 인형?
  • 왕 무시~
  • 박결, 손 무슨 일?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