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국 부채·외화부채 모두 '사상 최대'…디폴트 우려 커져

국제금융센터 "터키 외화부채 비중 GDP 대비 70%"
달러 강세·세계 무역분쟁 장기화되면 채무불이행 우려
  • 등록 2018-07-31 오후 5:09:18

    수정 2018-08-01 오전 8:21:12

[이데일리 김경민 기자] 올해 1분기 신흥국 부채 규모와 외화 부채가 모두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무역분쟁, 달러 강세 등의 여파로 채무불이행(디폴트) 우려가 커지고 있다.

31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올 1분기 신흥국 부채 규모는 가계와 기업부문을 중심으로 68조9000억달러로 집계됐다. 국내총생산(GDP) 규모 대비로는 147%다.

세계 금융위기를 겪었던 지난 2008년 23조2000억달러(GDP 대비 210%)를 기록한 것을 고려하면 세 배 가까이 뛴 것이다. 지난해 1분기 대비로는 9조달러가 증가했다.

이중 외화표시 부채는 1분기 기준 8조5000억달러로 금융위기 이후 2배 이상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GDP 대비 외화부채는 터키가 70%로 가장 높았고, 헝가리(64%), 아르헨티나(54%), 폴란드(51%), 칠레(50%) 등도 GDP 대비 50%를 웃돌았다.

부문별로는 기업 부문의 외화 부채가 51%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금융부문의 외화 부채도 금융위기 이후 2배 가까이 증가한 3조달러로 집계됐다. 중국의 금융부문 외화부채는 2010년 1분기 1100억달러에서 지난 1분기 7850억달러로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정부부문의 외화부채는 아르헨티나가 GDP 대비 44%로 독보적으로 높았다. 아르헨티나가 채무불이행(디폴트)를 극복하기 위해 달러화 표시 국채 발행을 확대한 영향이 컸다.

통화별로는 달러화 표시 부채가 전체의 76%를 차지했으며, 유로화가 15%로 뒤를 이었다.

부채 확대 속에 신흥국들의 채무불이행 우려도 커졌다는 평가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 등의 영향으로 달러화 차입 비용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세계 무역분쟁까지 맞물리며 달러 조달 여건이 악화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박미정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올해 2분기 이후 미 국채금리 상승과 달러화 강세, 중국·미국 갈등 증대 등으로 취약 신흥국을 중심으로 자본 이탈과 환율 불안이 커지고 있다”며 “각국의 외환보유액 대비 앞으로 3년간 달러화 부채 만기 비율을 고려할 때, 남아프리카공화국, 멕시코, 터키 등의 외화 조달 압력이 커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금융위기 이후 신흥국 부채 확대 과정에서 자국통화 비중이 과거보다 커졌으나, 세계 유동성이 축소 국면에 있어 취약 신흥국의 불안감이 확대될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터키, 남아프리카공화국, 아르헨티나 등 환율 불안 국가들의 부채 상환 리스크가 내년까지 확대되면 해당국들의 금융불안이 단기 내 해소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연구원은 “터키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 재집권 이후 통화정책 개입 우려로 자본 이탈이 재차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아르헨티나는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합의에도 환율 불안이 지속되고 있으며,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외화 약세와 함께 경기 부진 우려가 심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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