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규모 건축물 및 구 도심 재건축 규제 대폭 완화
정부가 9일 열린 ‘제8차 무역투자 진흥회의’를 통해 허용키로 한 결합건축은 각 대지별로 적용되는 용적률 기준을 건축주들이 자율적으로 협의해 조정하도록 한 점이 특징이다. 연접한 두 필지를 함께 개발할 경우 한쪽 땅의 용적률 일부를 조건이 유리한 다른 쪽에 더해 재건축 사업성을 높이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최대 용적률이 400%인 서울 준주거지역 내에 A·B필지가 있다면 A필지 용적률 중 절반인 200%를 넘기면 B필지 용적률은 600%가 된다. 다만 용적률이 법정 기준보다 20%이상 조정되면 건축·도시위원회 공동심의를 거쳐야 한다. 국토교통부가 서울 잠실지역에서 시뮬레이션 한 결과에 따르면 용적률 20% 결합 때 사업성이 약 9% 향상됐다.
토지 소유지끼리 협의해 서로의 땅을 통합 개발하는 건축협정제도를 활성화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이 제도는 사업성 부족과 복잡한 절차 탓에 지난해 10월 도입 이후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국토부는 문제점 보완을 위해 20% 이내에서 용적률을 높일 수 있도록 허용하고 협정 합의 요건도 지분 공유자 전원 합의에서 80% 이상 동의로 완화할 계획이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서울의 뉴타운 해제 지역 등 건물 노후화는 심하지만 필지가 좁거나 부정형 땅이어서 개발이 어려웠던 곳은 이번 조치로 숨통이 다소 트일 것 같다”며 “건물주끼리 연합해 필지를 키우면 도심의 토지 효율성도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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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자본을 끌여들여 지은지 30년 이상된 노후 공공건축물을 복합 개발하는 사업도 적극 추진된다. 전국의 노후 공공건축물은 총 8789동 규모로, 부동산 가치로 약 32조 6000억원(대장가액 기준)에 달한다. 국토부는 이들 건축물에 대해 기존 행정시설 역할은 물론 주민 커뮤니티시설과 상업시설 등이 모두 결합된 형태로 개발을 유도할 방침이다. 실제 2006~2008년 복합 개발을 마친 서울 남대문 세무서의 경우 현재 임대료 수입만 한해 54억원을 거두고 있다. 원활한 사업 추진을 위해 국토부는 사회간접자본(SOC)에 대한 민간투자법을 개정해 공공 청사도 투자 대상에 추가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번 건축 투자 활성화 대책을 통해 연간 약 2조 2000억원의 신규 투자 창출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건축행정 서비스의 질을 향상하는 계기도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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