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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페스·딥페이크' 논란 '젠더 갈등'으로 번져

'알페스' 처벌 촉구 청와대 청원에 '딥페이크' 맞불
알페스·딥페이크 논란 젠더 갈등으로 불똥
전문가 "딥페이크·알페스 처벌 비교 어려워"
  • 등록 2021-01-14 오후 5:25:36

    수정 2021-01-14 오후 9:48:01

[이데일리 이용성 기자] 남성 연예인들을 성적 대상으로 삼은 소설인 이른바 ‘알페스’를 둘러싼 논란이 ‘젠더 갈등’으로 번지고 있다. 몇몇 남성들이 여성을 대상으로한 ‘딥페이크(특정인의 얼굴을 포르노 영상 등에 감쪽같이 합성하는 범죄)’ 영상물과 알페스를 동등 선상에 놓고 비교하고 있기 때문이다. 남성들은 알페스를, 여성들은 딥페이크를 각각 비난하며 일종의 대결 구도가 형성되는 모양새이지만 전문가들은 이 둘을 동일 선상에 놓고 비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입을 모았다.

인터넷 창작 콘텐츠 플랫폼에 남자 연예인을 주인공으로 등장시킨 소설이 게재돼 있다.(사진=포스타입 갈무리)
알페스vs딥페이크 젠더 갈등 가열…청원 게시판에 ‘맞불’

알페스는 ‘Real Person Slash(RPS)’의 준말로, ‘Slash’는 동성애를 가리키는 용어다. ‘알피에스’로 불리다 편의상 ‘알페스’로 축약된 것으로 추정된다. 영화 등 대중문화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의 설정을 빌려 동성애를 그린 것이 알페스의 시초라고 알려졌으며 우리나라에서는 남성 아이돌 등 연예인들이 활발하게 차용되고 있다.

최근 남성 아이돌의 실명을 써서 성적 노예로 설정하거나, 성행위를 구체적으로 묘사하는 소설이 미성년자들에게까지 버젓이 판매돼 왔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파문이 일었다.

일부 남초 커뮤니티에서는 알페스를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올리자며 챌린지를 독려했다. 반응은 뜨거웠다. 지난 1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오른 ‘미성년 남자 아이돌을 성적 노리개로 삼는 알페스 이용자들을 강력히 처벌해 주세요’라는 청원은 14일 오후 기준 19만명이 동의해 청와대 공식 답변 요건(20만명) 충족을 앞두고 있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알페스를 성범죄로 규정하고 제작자와 소비자를 처벌해야 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하 의원은 “딥페이크는 이미 디지털 성범죄 범정부합동추진단에서 단속하고 처벌하고 있지만 알페스는 빠져 있다”며 “정부는 디지털 성범죄물의 범위를 더욱 확장하여 실존 인물을 소재로 한 음란물 제작자와 소비자를 강하게 처벌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여초 커뮤니티에서는 딥페이크 처벌을 강화하자며 세를 모았다. 딥페이크는 인공지능(AI) 기술로 영상을 감쪽같이 합성하는 기술을 일컫지만, 최근에는 이 기술을 악용해 연예인이나 특정인의 얼굴을 원래 있던 포르노 사진과 영상물에 합성해 유통하는 범죄라는 의미로 쓰인다.

13일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여성 연예인들을 고통받게 하는 불법 영상 딥페이크 를 강력히 처벌해주세요’라는 청원이 올라와 이날 기준 33명의 지지를 얻었다. ‘알페스 청원’보다 이틀 뒤 올라왔지만 훨씬 많은 수의 동의를 얻어낸 것이다.

알페스의 피해자가 주로 남성이고 딥페이크의 피해자가 주로 여성이기 때문에, 온라인에선 남성과 여성이 두 범죄를 두고 신경전을 벌이며 젠더 갈등으로 번지고 있는 형국이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갈무리)
법조계 “알페스·딥페이크 단순 비교 어려워”

알페스와 딥페이크 모두 성적 착취물의 일종으로 지탄받아 마땅하지만, 전문가들은 둘을 동일선상에 놓고 법적 처벌을 비교하기엔 무리가 있다고 본다. 실제 얼굴을 사진과 영상에 합성하는 범죄와 실명을 글에 써서 하는 경우는 결이 다소 다르다는 것이다.

법적으로도 딥페이크는 인물 특정이 가능하고 관련 처벌 규정이 있는 반면, 이름만 차용한 알페스 경우에는 고려할 요소가 많아 실제로 처벌까지 이어지기가 어렵다는 게 전문가의 의견이다.

장윤미 변호사는 “딥페이크 범죄는 이를 처벌할 법적 조항이 명시돼 있지만, 알페스는 일종의 창작물로 보는 시각도 있고 처벌 규정도 모호하다”고 설명했다. 서혜진 변호사는 “가상 얘기에 연예인을 대상으로 쓰는 알페스는 모욕·명예훼손·성범죄 부분에서 법적인 쟁점이 많다”며 “실제로 처벌까지 이어지기는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2에 따르면 촬영물·영상물·음성물 등을 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여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형태 편집·합성·가공을 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이 법 조항에 딥페이크는 해당이 되지만, 글과 삽화 형식으로 이뤄진 알페스는 법 적용하기가 매우 까다로운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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