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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같은 호실적에도 보험사들의 배당은 전년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 금융당국의 권고 때문이다. 이달 초 금융당국은 보험사 임원들을 소집해 배당성향을 최근 3년 평균 수준으로 유지하도록 권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에 따른 위험 충당금 비축 차원과 신 회계국제회계 기준 (IFRS17) 및 신지급여력제도(K-ICS) 도입에 대비하라는 것이 이유다.
생명보험사들은 배당금을 모두 줄였다. 먼저 삼성생명의 경우 2020 회계연도 결산배당으로 1주당 2500원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전년 주당 2650원보다 5% 정도 줄어든 수치다. 배당성향 역시 35.5%로 전년도 45.25%(삼성전자 지분 매각 이익 제외시 37%)보다 9.75%포인트 줄었다. 삼성생명은 상속세 이슈와 더불어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1조3705억원으로 전년보다 30.3% 증가한 호실적을 냈음에도 배당을 대폭 깎았다. 암보험 미지급 건 등 제재를 앞두고 있어 금융당국의 권고를 적극적으로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화생명은 아직 결산 배당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전년에 비해 배당금과 배당성향이 다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생명 2019 회계연도 결산배당으로 30원의 배당을 실시한 바 있다. 배당성향은 22.4%다. 한화생명은 오는 19일 배당규모를 발표할 예정이다.
손해보험사도 대부분 3개년 평균에 맞추려는 모습을 보였다. 삼성화재의 경우 2020 회계연도 결산배당을 보통주 1주당 8800원, 우선주 1주당 8805원으로 결정했다. 이는 전년보다 300원(3.5%)씩 늘어났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7573억원으로 전년대비 17.33% 증가한 데 비하면 턱없이 낮은 수준의 배당이다. 배당성향은 49.5%로 전년의 56.2%에 비해 줄었다. 최근 3년 평균치인 47.5%에 최대한 맞춘 것으로 보인다.
DB손해보험은 주당 배당금을 2200원으로 전년보다 700원, 현대해상은 1000원으로 120원 늘렸다. 하지만 이들 모두 배당성향은 최근 3년 평균 수준인 약 26%를 유지했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보험사 대부분 금융당국의 권고를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특히 지난해 호실적이 난 요인이 코로나라는 특수ㆍ일회성 요인이 크기 때문에, 코로나 이후의 경영 상황을 고려해야 하고 2년 앞으로 다가온 IFRS17을 대비하기 위해 자금 비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