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 미술계도 '러 작품 보이콧'…중국은 또 예외

유럽 미술관들 러 작품 경매·제휴 중단
중국인들은 샤갈·칸딘스키 작품 구매
러, 이탈리아에 조기 반환 요구 등 ''맞대응''
  • 등록 2022-03-14 오후 6:16:20

    수정 2022-03-14 오후 6:16:20

[이데일리 이현정 인턴기자] 러시아에 전례 없는 수준의 경제적 제재가 가해지고 있는 가운데 미술계도 러시아와의 거리 두기에 동참하는 모양새다. 러시아인의 경매 참여와 러시아 예술 작품 판매 모두 급감했으며 러시아 미술관과 외국 미술관의 제휴도 단절되고 있다.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소재한 에르미타주 미술관 (사진=AFP)
1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미술관 디렉터, 큐레이터, 예술가 모두 러시아와 러시아 작품을 외면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움직임은 유럽과 미국 정부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친분이 의심되는 올리가르히(신흥재벌)가 소유한 호화요트, 대저택 등을 압수하기로 한 조치와 궤를 같이하는 것이다.

앤디 홀 미국 미술품 수집가는 최근 소셜미디어를 통해 러시아 머큐리 그룹 산하 필립스사가 진행한 경매를 보이콧하자고 나섰다. 그는 “미술 시장 전체가 위선으로 가득 찼다”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는데 미술 시장은 아무 일도 없는 듯 정상적으로 돌아간다는 게 정말 충격적”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달 첫 주 런던 경매에서는 실제로 판매액이 총 7억달러(약 8700억원)에 달하는 등 미술 시장은 이번 사태와 동떨어진 모습을 보였다.

우크라이나와 지리적으로 가까운 유럽 예술계는 더 민감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네덜란드 에르미타주 암스테르담 미술관은 지난주 ‘러시아 아방가르드: 예술 혁명’이라는 전시를 폐막하고,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에르미타주 미술관과 3년간 지속한 문화적 제휴를 끊었다. 미국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과 영국 왕립예술원에서도 러시아인 이사가 조사를 받고 물러나는 등 러시아에 대한 제재가 이어지고 있다.

러시아 미술의 입지는 이번 전쟁 이전부터 줄곧 축소돼왔다. 2014년 크림반도 병합 이후 세계 미술계로부터 눈총을 받아온 것이다. 최근 진행된 소더비 경매에 46개국이 참여한 가운데 러시아는 포함되지 않았고 판매를 위해 위탁된 러시아 작품도 없었다. 장 폴 엥겔렌 필립스 미국 회장은 러시아의 판매 입찰 비율이 오랫동안 한자릿수에 머무르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러시아와 우호적인 외교 관계를 맺고 있는 중국은 미술계에서도 가까운 사이를 유지하고 있다. 경매회사 크리스티 관계자는 최근 러시아와 상하이 경매에서 러시아인이 사랑하는 예술가인 마르크 샤갈과 바실리 칸딘스키의 작품이 모두 중국 구매자가 사갔다고 전했다.

서방국들은 이같은 중국을 경계하고 있다. 지난주 프랑스 북부 마티스 미술관은 중국이 러시아와 친밀한 관계를 유지한단 이유로 베이징에 있는 현대미술센터에 약 300점의 작품을 대여하려던 계획을 철회했다.

한편 러시아도 반격에 나섰다. 러시아 문화부와 에르미타주 미술관은 10일 이탈리아 밀라노에 대여해준 미술품을 돌연 조기 반환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이탈리아의 미술관은 6월 초 전시회 폐막일까지 대여가 예정돼 있었으나 이르면 이번 달 21일까지 작품을 모두 반납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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