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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여영국 정의당 의원이 당선됐지만 범보수 진영이 범진보 진영보다 높은 득표율을 기록한 경남 창원성산 국회의원 선거를 바탕으로 “보수 빅텐트 필요성이 입증됐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또 진순정 대한애국당 후보가 득표한 838표만 한국당이 가져왔어도 504표 차이 패배 결과를 반전시켰을 것이란 말도 나온다.
그렇다면 정말 강기윤 한국당 후보와 여영국 의원 간 보수·진보 양자구도가 형성됐거나 애국당 후보가 없었으면 창원성산에서 한국당이 승리했을까?
8일 전문가들은 이런 한국당 주장에 대해 “전형적인 아전인수(我田引水)”라고 입을 모았다. 후보들의 득표율을 단순 산술 계산해 결과를 해석하는 것은 선거 구도와 변수를 지나치게 단순화시킨 오류라는 얘기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애국당 간 교집합이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지지층 전체가 표를 그대로 몰아줄 만큼 동일한 보수이념을 가진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선거전에 뛰어든 후보 수와 구도에 따라 각 지지층의 결집과 투표율이 다르게 나타났을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은 “애국당 후보가 안 나왔다고 한국당을 찍었을 거란 얘기는 말이 안 된다”며 “실제 선거에서는 산술적 단순 셈법처럼 A후보 불출마 시 B후보 지지로 연결이 안 된다”고 꼬집었다. 배 소장은 “2012년 대선에서도 문재인·안철수 후보의 단순 지지율 합은 박근혜 후보를 앞섰지만 단일화 결과는 그렇지 못했다”며 “바른미래당 지지층은 자당 후보가 없었으면 아예 투표장에 안 갔을 수도 있다”고 했다.
박상병 인하대 초빙교수도 “선거라는 게 단순한 더하기 빼기 산술이 아니다”며 “때로는 3차, 4차 고차방정식으로 연결된다”고 전했다. 박 교수는 “선거결과는 각 후보의 정치적 강점뿐 아니라 정당구도, 비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만들어진 산물”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