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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블릿PC부터 징역 20년 확정까지…박근혜의 1544일

2016년 10월 태블릿PC 공개로 '비선 실세' 수면 위로
탄핵소추안 가결→박영수 특검 가동→朴 파면→구속
1심 징역 24년→2심 징역 30년→파기환송심 징역 20년
'뇌물 공여자' 이재용 부회장 파기환송심 18일 선고
  • 등록 2021-01-14 오후 7:46:54

    수정 2021-01-14 오후 9:21:51

[이데일리 이성웅 기자] 국정 농단과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상납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징역 20년형이 최종 확정되면서 태블릿PC에서 시작된 국정 농단 사건이 4년 3개월 만에 끝을 맺었다. 굴욕적인 헌정 사상 최초의 기록을 써내려 간 지난 1544일의 기록을 되돌아 봤다.

국정 농단과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상납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징역 20년형이 최종 확정됐다. 사진은 지난 2017년 9월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속행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려 법정으로 향하는 박근혜 전 대통령 모습. 사진=연합뉴스.
최순실과 태블릿PC…수면 위로 떠오른 ‘국정 농단’

2016년 10월, 태블릿PC 1대가 세상에 공개되면서 모든 게 시작됐다. 의혹 수준이었던 ‘비선 실세’의 존재를 증명하는 ‘스모킹 건(결정적 증거)’이었다. 태블릿PC는 박근혜 전 대통령과 그의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 씨를 비롯해 박근혜 정부 여러 실세는 물론 대기업 오너들까지 연루된 이른바 ‘국정 농단 사태’로 번졌다.

태블릿PC 발견 이후부턴 하나부터 열까지 ‘헌정 사상 초유’라는 수식어가 붙은 상황이 연이어 벌어지기 시작했다. 태블릿PC에선 박 전 대통령의 연설문부터 시작해 청와대 인사 개입 정황 등의 문서가 발견됐다. 이 무렵 검찰은 최 씨 의혹을 수사하기 위한 특별수사본부(특수본)를 설치했다.

검찰은 최 씨가 독일에서 입국한 뒤 체포했고 수사는 급물살을 탔다. 같은 해 11월 3일 최 씨는 대기업들을 압박해 미르·K스포츠 재단의 출연금을 받아 낸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구속됐다. 이어 박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었던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과 정호성 전 청와대 제1부속비서관도 구속됐다.

이후 검찰 특수본은 삼성과 현대 등 재단 출연금을 낸 기업들의 총수들을 불러 조사했다. 또 최 씨 주변 인물에 대한 수사도 병행하며 최 씨 딸 정유라 씨의 이화여대 입시 비리에 대해서도 조사를 시작했다.

국정 농단 사건으로 기소된 박근혜 정부 ‘비선 실세’ 최서원 씨는 지난해 6월 11일 대법원에서 열린 재상고심에서 징역 18년·벌금 200억원을 선고 받았다. 사진은 지난 2018년 5월 4일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는 최 씨. 사진=연합뉴스.
박영수 특검 출범…현직 대통령 피의자 입건

같은 해 12월부턴 본격적으로 국정 농단 사건을 조사하기 위한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가동하기 시작했다. 국회에선 박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됐다. 헌정 사상 두 번째 현직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가결이었다.

특검은 검찰 특수본 수사 자료를 검토한 뒤 공식 수사를 시작했다.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 ‘문화계 블랙리스트’ 관련 인사부터 정유라 씨와 이화여대 등 수사 대상을 전방위로 넓혀갔다.

해가 바뀌면서 특검은 점차 수사 범위를 청와대로 좁혀 들어갔다. 그 결과 박 전 대통령을 뇌물 수수 혐의 피의자로 입건하고 총 17명을 기소하면서 공식 수사를 마친다.

헌정 사상 첫 대통령 탄핵…1심 징역 24년, 2심 징역 25년 선고

검찰이 수사를 이어받고 얼마 지나지 않은 지난 2017년 3월 10일, 헌법재판소에선 이정미 당시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는 주문을 낭독했다. 헌정 사상 최초 현직 대통령 탄핵이었다.

검찰은 곧바로 박 전 대통령 직접 조사를 준비했다. 검찰은 박 전 대통령 소환 조사를 거쳐 직권 남용, 뇌물 수수, 강요, 공무상 비밀 누설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법원은 이를 받아들였다. 구속 수사를 통해 검찰은 박 전 대통령에게 뇌물 수수액만 433억2800만 원에 달하는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다.

국정 농단 사건은 연루된 인물과 증거가 방대한 만큼 1심 선고는 박 전 대통령이 구속된 지 371일 만에 나왔다. 재판부는 그에게 징역 24년에 벌금 180억 원의 중형을 선고했다. 다만 총 18개의 혐의 중 16개에 대해서만 유죄를 인정했다.

1심 선고 이후 박 전 대통령은 항소를 포기했지만 특검이 항소를 제기했다. 2심에선 1심에서 인정되지 않은 뇌물 일부가 인정되면서 형량이 징역 25년에 벌금 200억 원으로 늘었다. 국정농단 사건과 함께 국정원 특활비 사건도 재판이 진행됐다. 박 전 대통령은 국정원장들과 공모해 특활비를 교부받은 혐의(특가법상 뇌물, 업무상 횡령)로 추가 기소됐다.

국정원 특활비 사건은 1심에서 징역 6년에 추징금 33억 원이 선고됐다. 2심에선 유죄와 무죄 부분이 각각 일부 파기되면서 형량이 징역 5년에 추징금 27억 원으로 경감됐다.

항소 포기한 朴, 파기환송심서 형량 줄어

첫 상고심에서 대법원은 강요죄와 직권 남용 등 일부 혐의에 대해 다시 판단하라는 취지로 파기환송 결결을 내렸다. 이어진 파기환송심에서는 국정농단 사건과 국정원 특활비 사건을 병합해 재판을 진행했다.

파기환송심에선 국정 농단 사건에 대해 징역 15년에 벌금 180억 원, 국정원 특활비 사건의 경우 징역 5년을 선고했다. 두 사건을 합해 원심인 징역 총 30년에 비해 형량이 10년이나 줄었다. 특검은 재상고했다.

태블릿PC에서 시작된 국정 농단 사태는 대법원이 특검의 재상고를 기각하면서 일단락됐다. 박 전 대통령 형량은 징역 20년에 벌금 180억 원으로 원심대로 확정됐다.

대법원 재상고심의 쟁점은 파기환송심에서 일부 무죄로 뒤집힌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대한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였다. 직권 남용은 직권을 남용해 타인에게 ‘의무 없는 일’을 시킬 경우 성립한다. 대법원은 파기환송심과 마찬가지로 문체부 공무원의 요청으로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직원들이 ‘책임심의위원 후보자 명단을 송부’한 행위를 두고 ‘의무 없는 일’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이제 남은 관심사는 박 전 대통령에게 뇌물을 건넨 혐의를 받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파기환송심 선고다. 오는 18일에 열린다. 앞서 대법원은 이 부회장에게 징역 2년 6개월, 집행유예 4년형을 내린 원심을 깨고 파기환송 결정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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