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美 엠팩 품었다…‘바이오 영토’ 글로벌 확장

원료의약품 제조사 8000억에 인수…업계 사상최대 M&A
美·유럽 의약품 생산 네트워크 확보
FDA 승인 쉬워져 시장 개척에 유리
제약·바이오 新성장동력 점 찍었던
최태원 회장 '20년 투자 뚝심' 통해
  • 등록 2018-07-12 오후 8:09:55

    수정 2018-07-13 오전 9:09:24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SK그룹의 지주사 SK㈜가 미국 원료의약품 생산기업을 인수하면서 글로벌 의약품 핵심 시장인 미국에 본격 진출한다. 최태원 SK 회장이 차세대 먹거리로 일찌감치 점찍고 육성해온 바이오 사업 구상도 한층 탄력을 받게 됐다. 20년간 이어진 최 회장의 뚝심이 결실을 맺고 있다는 평가다.

국내 제약史 새로 쓴 SK

SK그룹의 글로벌 투자전문 지주회사인 SK㈜는 12일 이사회를 열고 미국 바이오·제약 분야 위탁개발생산(CDMO) 업체인 엠팩(AMPAC) 지분 100%를 인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관련 업계에서는 인수가가 7000억~800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국내 바이오·제약업계에서 수천억원 규모의 해외 의약업체에 대한 인수·합병(M&A)을 성사시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SK㈜는 5000억원을 출자해 엠팩 인수를 위한 특수목적회사(SPC)를 설립하고, 이 SPC가 나머지 인수자금을 조달하게 된다.

SK㈜에 따르면 1990년대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설립된 엠팩은 항암제와 중추신경계·심혈관 치료제 등에 쓰이는 원료의약품 제조업체로 최근 연 15% 이상 고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미국에 3곳의 생산시설과 연구시설 1곳을 보유하고 있으며 500명 이상의 숙련 인력이 근무 중이라고 SK㈜ 측은 밝혔다.

SK㈜는 엠팩 인수로 세계 최대 원료의약품 생산업체 등극을 노리고 있다. 최근 고령화 추세로 세계 제약시장이 연 4%씩의 성장세를 보이는 가운데, 특히 글로벌 CDMO 회사들은 연 16%의 고속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해 SK㈜의 자회사 SK바이오텍이 인수한 아일랜드의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사 생산시설과 대전과 세종에 위치한 국내 생산시설에 엠팩 생산까지 더하면 2020년 이후엔 연간 생산량 160만리터 급의 세계 최대 생산 업체가 될 것이란 게 SK㈜의 전망이다.

SK “글로벌 시장 확장 전환점될 것”

업계에선 이번 SK㈜의 엠팩 인수가 국내 바이오·제약 산업 전체로서도 의미가 크다고 평가하고 있다. 최근 트럼프 정부의 ‘미국 우선주의’ 기조에 따라 미국에서 소비되는 의약품은 미국에서 생산해야 한다는 기조의 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만큼, SK㈜가 미국 내 생산기지를 만든 셈이다. 또 미국 내 의약품 생산 기업을 갖게 되면, 해외 업체로선 더욱 까다로운 미 식품의약처(FDA) 승인 등에서 적지 않은 이점을 누릴 수 있다.

여기에 국내 바이오·제약 업체로는 최초로 세계 1, 2위 시장인 미국과 유럽(아일랜드)에 생산 네트워크를 완성한 것도 미래 시장 개척에 유리한 고지를 점한 것으로 평가된다. 장동현 SK㈜ 사장은 “바이오·제약은 미래 성장동력 중 하나로 엠팩 인수는 글로벌 시장 확장의 터닝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SK㈜ 관계자는 “엠팩사의 미국 내 생산시설은 FDA 검사관의 교육 장소로 활용될 만큼 수준을 인정받는다”며 “향후 SK바이오텍의 아시아·유럽 생산시설과 엠팩 간의 연구개발(R&D), 생산, 마케팅·판매 시너지 효과를 통해 2022년엔 기업가치 10조원의 글로벌 CDMO로 도약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최 회장은 SK그룹의 신성장동력으로 반도체와 제약사업을 눈여겨보면서 집중적인 투자를 이어왔다. 제약·바이오 사업의 경우 아직까지 시작 단계인 만큼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공격적인 투자와 M&A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SK의 바이오·제약 사업은 리스크를 두려워하지 않고 새로운 도전을 거듭하고 있는 최 회장의 승부수를 볼 수 있는 대표 사례”라면서 “이번 대형 M&A는 국내 제약사업의 글로벌 확장에 큰 자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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