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이 6년간 6백억 빼돌렸는데…회사는 왜 몰랐나

2012년부터 6년간 3차례 빼돌려
금감원 “검사 통해 경위 파악”
우리은행 내부통제 시스템 도마위에
  • 등록 2022-04-28 오후 8:00:00

    수정 2022-04-28 오후 10:32:16

[이데일리 황병서 기자] 제2금융권도 아닌 제1금융권인 시중은행인 우리은행에서 600억원대 자금 횡령 사건이 발생하며 금융권 전체에 충격을 주고 있다. 해당 직원이 6년 간에 걸쳐 600억원의 횡령을 일삼는 동안 은행 내부통제 시스템이 이러한 문제점을 걸러내지 못한 것에 주목하고 있다.

(사진=우리은행)
2012년부터 6년간 3차례 빼돌려

28일 금융권과 경찰 등에 따르면 우리은행 기업개선부에서 일하며 지난 2012년부터 2018년까지 6년에 걸쳐 600억원에 가까운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로 직원 A씨가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 앞서 A씨는 전날 오후 10시 30분께 남대문 경찰서를 찾아 자수했고, 경찰은 곧바로 수사에 착수했다.

A씨가 빼돌린 자금은 옛 대우일렉트로닉스 매각 과정에서 우리은행이 이란 기업으로부터 몰취했던 계약금의 일부인 것으로 전해진다. 매각이 파기되면서 우리은행은 계약금을 돌려줘야 했지만, 미국의 이란 금융제재로 송금 채널이 막혀 해당 계약금을 별도 계좌로 옮겨 관리해왔다. A씨의 범행은 올 초 정부가 미국으로부터 이란 송금을 위한 ‘특별 허가서’를 받으면서 드러났다. 계약금을 송금할 방법이 생기면서 우리은행 측이 계좌를 열어봤는데 이 과정에서 돈이 비어있는 것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시중은행에서 이러한 대형 횡령사건이 발생한 것이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더욱이 자금 관련 통제가 더욱 엄격해야할 제1금융권인 시중은행에서 발생해 충격에 휩싸인 모습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 지점도 아니고 본점 내부에서 600억원 규모의 횡령 사고가 났다는 얘기는 처음 들은 것 같다”고 말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은행권에서 이 정도 규모의 횡령은 아주 오래전 말고는 없었다”며 “2000년대 초반 시중은행 횡령 사건이 발생한 적은 있었지만, 그 이후로는 적은 규모의 사건들만 있어왔다”고 말했다.

허술한 내부통제 시스템

업계 관계자들은 직원 한 명이 수백억원에 이르는 자금을 횡령한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일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러한 사안은 통상 내부통제 시스템에 의해 걸러질 수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횡령 정황을 포착하지 못한 우리은행의 내부 통제 시스템이 도마위에 오른 상황이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매일 통장을 대조해보면서 확인해보지 않는 이상, 분기에 한 번 식으로 검사를 진행하면 이러한 문제점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은행권 관계자는 “A씨가 맡았던 업무가 개인 고객 등을 대상으로 하는 게 아니라, 기업 매각이라는 특수한 과정이다보니 내부 감사에서 피해갈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이날 우리은행에 대한 수시 검사에 돌입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횡령 금액이) 적지 않은 금액이며 은행에서 이런 일이 생겼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대규모 횡령 사건이 발생하면서 지난 3월 취임한 이원덕 우리은행장이 첫 난관에 부딪혔다는 분석도 나온다. 금감원은 2005년 조흥은행에서 발생한 400억원대 횡령 사고와 관련해 대대적인 검사를 벌인 뒤 행장 등 임직원 20명에 대해 무더기 징계를 내렸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심각한 내부통제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면서 “경영진 등은 이러한 문제에서 자유롭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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