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웃돈은 없다'…M&A시장 기업가치 '짠물 계산'

M&A 시장 '오버페이 없다'…짠물 계산 흐름
다자구도 형성 어려움에 원매자 우위 형성
인기 매물 M&A에 시장회복 착시현상 분석
경기반등 시그널 없이 현재 분위기 이어질 것
  • 등록 2020-09-22 오전 2:30:00

    수정 2020-09-22 오전 2:30:00

[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인수 의사는 있지만 계산보다 더 주지 않겠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주춤하던 인수합병(M&A) 시장이 하반기 속속 딜을 이끌어내고 있지만 일부 매물을 제하면 짠물 밸류에이션(기업가치)을 적용하는 깐깐한 분위기가 흐르고 있다.

시장 구도가 ‘바이어스 마켓(Buyer’s Market·원매자 우위 시장)으로 기울면서 ‘웃돈은 줄 수 없다’는 원매자 측 의지에 일부 매물은 매각전 흥행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코로나19 상황이 중장기 이슈로 자리한 상황에서 경기 반전 시그널이 나오기 전까지는 이러한 분위기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M&A시장 회복?…더 냉혹해진 하반기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M&A를 노리는 기업들이나 사모펀드(PEF) 입장에서는 경기가 좋을 때보다 나쁠 때가 투자기업 발굴(딜 소싱)에 더 유리한 환경이라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상반기 글로벌 자본 시장을 덮친 코로나 펜더믹(세계적 대유행) 우려에도 일각에서 하반기 반등을 점친 이유도 이 때문이다.

전망은 어느 정도 맞아떨어지는 듯 했다. 이른바 ‘폐기물 M&A 3부작’으로 꼽히던 코엔텍(029960)과 ESG, EMC홀딩스가 새 주인을 찾은 데 이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시장에 나온 두산·대한항공 계열 매물 거래도 속속 이뤄지며 시장이 반등하기 시작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M&A 시장에 나온 매물들에 대한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18일 예비입찰에 나선 프랑스계 손해보험사인 악사손해보험(악사손보)이 대표적이다. 유력 원매자로 꼽히며 매각전 참여가 점쳐지던 신한금융지주와 카카오페이가 예비입찰에 나서지 않은 가운데 교보 생명만이 단독 출사표를 던졌기 때문이다.

원하는 매각가 경쟁을 이끌어낼 다자 구도 형성이 어려워진 가운데 교보생명 단독 입찰로 매각전을 이어갈지, 추가 태핑(수요조사)를 통해 새로운 원매자 찾기에 나설지를 두고 관심이 쏠리는 상황이다.

매각 사실을 부인하다 3개월 만에 회사 스스로 이를 뒤집으며 시장에 나온 CJ푸드빌 계열 뚜레쥬르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예비입찰에 참여했던 원매자 몇 곳이 이탈한 가운데 남은 원매자들과도 매각가를 두고 이견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여기에 지자체인 경기도가 뚜레쥬르의 PEF 매각으로 발생하는 가맹점주의 피해 조사에 나설 것으로 알려지면서 매각가 조율은 물론 인수 후 점주들의 민심 달래기에도 나서야 하는 추가 과제까지 생겨난 상황이다.

이 밖에도 지난 15일 이뤄진 일본계 JT저축은행 본입찰에 유력 원매자로 꼽혀온 JB금융그룹과 한국캐피탈 등 국내 금융사가 참여하지 않으면서 PEF 두 곳만이 매각 전에 참여했으며 언택트(비대면) 관련 업종으로 업계 이목을 끌던 로젠택배도 최근 매각전이 무산되면서 새주인 찾기에 나섰다.

“경쟁구도 소멸…원매자 우위 분위기 이어질 것”

시장에서는 ‘오버페이’ 하지 않겠다는 원매자 측 분위기가 이러한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기업 중장기 비전 마련을 위해 웃돈 얹기를 서슴지 않았던 대기업 계열 전략적투자자(SI)들이 시장에 정통한 PEF와 손잡고 매각전에 나서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지난주 효성그룹 계열 여신전문 금융사인 효성캐피탈 새 주인에 오른 ‘에스티리더스프라이빗에쿼티(PE)-새마을금고’ 컨소시엄도 자금과 매각 전략 등 상호 부족한 부분을 보충한 끝에 매각 측 희망가(5000억원)를 밑도는 가격에 인수에 성공하기도 했다.

시장에서는 원매자들의 짠물 계산이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 PEF업계 관계자는 “앞선 M&A 사례를 보면 잠재력이 보장된 일부 매물이나 기업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내놓은 대기업 계열 매물만 거래가 이뤄졌을 뿐 기존 매물은 예상보다 활발한 흐름을 보이지 않고 있다”며 “다자구도 자체가 어려운 상황에서 전반적인 경기 반등 시그널이 받쳐주지 않는다면 현재의 원매자 우위 시장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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