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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해근의 국제금융단상)시장의 봄을 기다리며
  • [edaily 경제부] 입춘도 지나고 이번 주부터 시작되는 졸업시즌이 한바탕 진행되면 양지녘의 누런 잔디 밑으로, 영산홍 작은 가지 끝으로 봄은 살포시 다가올 것입니다. 가라앉는 경기 속에서 유난히 몸이 움츠러들던 이번 겨울에는 참으로 봄을 기다리는 목마름이 강했던 것 같습니다. 세계 경제의 침체가 이라크와의 전쟁을 질질 끌고 다니는지 아니면 이라크 전쟁설이 세계 경제를 바닥으로 끌고 다니는지 모호한 가운데 어제의 콜린 파월 국무장관의 유엔 연설은 의도와는 달리 전쟁수행을 위한 증거로는 불충분하다는 반응 속에 전쟁불가에의 확률을 높여주었습니다. 덕분에 온스당 380달러까지 육박했던 금값도 조금은 안정된 것 같고(370달러) 연설전까지 가파르게 올라가던 원유값도 눈치를 보고 있습니다.(NYMEX 3월물 33.93달러, Brent 3월물 31.30, 두바이 현물 29.30) 외환시장의 반응은 엇갈린 것 같습니다. 지난 주말 개입이후 진행되던 엔화의 약세 분위기가 한풀 꺾이고(120.00) 대신 유로화의 강세가 눈에 띕니다.(1.0785) 일본 입장에서야 달러든 유로든 상대통화의 강세라면 무조건 반길터라 그런 사정에서 오늘 미조구치 일본 재무관의 유로화 강세에 대한 `노코멘트, 유로 존의 문제일 뿐`으로 일축한 것은 시사점이 큽니다. 미국의 장기 경제전망을 담아 어느 정도 미래의 미국 정책에 관한 지침서랄 수 있는 백악관 재정보고서에는 2003년부터 2008년까지 6년간 연 평균 3.3%의 GDP성장을 할 것으로 나타나 있습니다. 기간별로는 2003년에는 2.9%, 2004~5년 중에는 3.6%, 2006~8년 중에는 3.2%의 성장을 예상하고 있어 인플레 우려없는 견조한 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상당히 낙관적인 장밋빛 숫자들이지요. 지난 4/4분기의 성장률이 0.7%에 이르러 더블딥 논쟁까지 나오고 이번 1/4분기에도 기껏해야 1.8%정도 밖에는 보지 않는 상황에서 올해만도 2.9%를 바라보고 있으니 말입니다. 진짜로 1/4분기에 1.8% 성장에 그친다면 나머지 3개분기 동안에는 무려 4.6%의 성장이 이루어져야 할텐데 그걸 믿을 사람이 그리 많을지 모르겠습니다. 오늘 금통위의 금리불변 결정은 이미 예견된 조치였습니다만 무슨 정책의 결정이니 조치라고 할 것도 없이 ‘외통수’였다는 것이 중론입니다. 그 수 밖에는 없는 외길. 실물경제나 심리지수의 호, 불호를 떠나 다가오는 세계경제의 불황과 이라크전쟁의 엄청난 먹구름을 바라보며 억수같은 비와 태풍을 동반할 것인지 엄포만 떨다가 사라질 것인지 갸늠이 불가능한 시계 제로의 상황에서 맞이하는 새로운 정부의 캄캄한 정책노선을 고려한다면 당연한 외통수란 것입니다. 절체절명의 내우외환과 허접쓰레기 같은 정책수단이랄까요? 그래도 봄은 오겠지요? 고양이 수염같은 나른하고 따사로운 봄날이... 산업은행 금융공학실 정해근 실장
2003.02.06 I 경제부 기자
  • (정해근의 국제금융단상)전쟁과 환율
  • [edaily 경제부] 끊임없이 이라크와 미국의 전쟁설이 악몽처럼 시장을 짓누릅니다. 다가오는 2차 대전의 공포 속에서 신분증없이 파리의 뒷골목에서 얼굴없는 의사노릇을 하며 희망없는 하루하루를 잃어버린 사랑과 원수에 대한 증오와 좌절을 섞어가며 희뿌연 안개에 싸인 개선문을 바라보며 마시던 싸구려 술 칼바도스의 씁쓸한 맛처럼 영 개운치 않은 날씨에 시장의 분위기도 무겁게 내려앉고 있습니다. 베네수엘라의 파업을 명분으로 건 국제 석유가격도 유리를 우울하게 합니다. 이제 33달러선을 넘어선 WTI(텍사스중질유)나 31.50대의 브렌트유 가격이 언제 35달러를 넘어 40달러로 갈지 몰라 경기후퇴에 불황이란 말까지 나오는 뒤숭숭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연말쯤이면 30불 이하로 내려갈 거란 치기어린 예상도 돌아다니지만 당장 오르기만 하는 기름값은 어떻게 해야할 지 답답합니다. OPEC의 증산설도 모락모락 연기는 오르지만 불길이 붙지는 않습니다. 오늘은 미국 자동차협회가 미일간 환율전투의 기선을 잡았습니다. 엔화의 약세로 말마암아 미국 자동차업계가 죽을 맛이란 것이지요. 수출이 안되고 수입차가 온 바닥에 굴러다녀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의 주범이 엔약세란 주장입니다. 미국 정부가 이라크 전쟁설을 최대한 끌고 다니며 달러가치를 하락시키는 것과 뭔가 통하는 것 같아 매우 기분이 찝찝합니다. 전쟁이 빨리 끝나면 달러의 강세가 올지 모르니 최대한 질질 끌고 가자는 것이지요. 와중에 일본으로서는 조바심 나다못해 몸이 벌겋게 달 지경입니다. 미조구치 재무관의 엔강세 불허발언이 반복되어도 시장은 메아리조차 없습니다. 글쎄요 117엔을 밑으로 돌면 현금을 박을까요? 묘하게도 오늘은 쿠웨이트 침공에 의한 미-이라크의 걸프전 발발 12주년일입니다. 그때도 전쟁이 진행되면서 불확실성이 걷히며 달러는 오히려 강세로 움직였었지요. 어쩌면 이라크전쟁이 목적이 아니라 달러 약세가 목적인 결국은 환율전쟁이 아닐까요? 더 노골적으로 말하면 (싼 환율로) 자국 상품을 보다 많이 팔아먹기 위한 시장쟁탈전인 셈입니다. 중간에 끼인 유로화가 엄청 올라갑니다. 최근 3년래 최고 수준(1.064)입니다. 아무래도 달러보다 금리도 높고 이래저래 도망갈 구석이 없는 통화인 셈입니다. 파운드화 금리(4%)가 그중 높고 경기가 나아보이는 통에 유로화가 함께 묻어가는 형국입니다. 안전통화의 역할도 끼어 있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물론 그중에 최고는 당연히 금값이지요. 온스당 357달러에서 조만간 370달러까지 바라본다고 합니다. 역시 금입니다. 노다지(No Touch)!!! 원화나 싱가폴달러나 태국바트 등도 어쩔 수 없이 미국에 등떠밀려 상승행진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적당히 눈치보아 엔화와 달러화의 중간쯤만 가면 좋으련만 요즘의 시장움직임은 너무 고지식하기만 합니다. 눈치빠른 시장에서는 이런 중간치기 전략이 그나마 먹힐 경우 엔원환율이 100엔당 950원 정도까지 가지 않겠나하기도 하는군요. 망명이나 가야할 후세인은 오늘도 난리입니다. TV에 나와 미국과 전쟁을 치르겠다고. 아줌마들까지 소총쥐여주면 싸울만 할지 모르겠지만 최후의 발악이나 아닌지... 그러나 미국의 태도야 최대한 우려먹겠단 것 같기도 하고...어제 화화무기 탄두를 발견하였다는 기사로 한때 시장은 오락가락했었지요. 북한 핵문제까지 붙잡고 있는 미국이 오히려 국제금융시장에서 꽃놀이 패를 즐기는 것은 아닌가하는 느낌이 듭니다. 북한이 어찌보면 미국의 전략에 말린 것 같기도 하구요. 아무려나 쥐가 고양이를 물려고 대드는 격인데 나타난 현상이야 그렇다해도 그럴 수 밖에 없는 속사정을 생각해보면 참 암담해집니다. 마지막이란 극한처방 뒤에 있는 처절함과 좌절과 배고픔과 끓어오르는 분노라고 할까요? 배고파 울고 있는 어린 자식들의 야윈 손을 붙잡고 있으면 아마도 눈에 보이지 않는 그 누군가를 노려보지 않을까요? 조물주와 사회와 국가에 대한 원망과 분노, 그리고 살짝 돌아버리면 그게 공연히 잘사는 이웃나라로 화살이 쏘아지는 것이겠지요. 그래서 잘사는 사람들은 평소에 적선하라는 것 아닌가요? 선을 쌓으세요 제발... (산업은행 금융공학실 정해근 실장)
2003.01.27 I 경제부 기자
  • (외환폴)환율 1160원대 안착여부에 초점
  • [edaily 손동영기자] 이번주 외환전문가들이 예상한 달러/원 환율의 저점은 평균 1165원, 고점은 1179.50원으로 집계됐다. 이번주 예상저점인 1165원은 지난해 7월1164원이후 최저수준. 일단 주중 1170원대가 무너질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그러나 고점전망이 1180원대까지 높아져있어 환율의 변동성이 어느때보다 클 것이란 시장의 기대를 반영하고있다. ◇외환은행 구길모 과장 하락속의 조정인지, 미약하지만 새로운 반등의 시작인지 모를 지루한 탐색전 장세가 지난주 내내 이어졌다. 연일 저점을 경신하는 동안에도 어김없이 1180원대 위를 향한 상승시도도 있었다는 점에서 박스권 장세의 전형을 보여주었다고 하겠다. 여러가지가 걸리기는 하지만 이번 주는 본격적인 저점 테스트를 할 것으로 보여진다. 지난 금요일 뉴욕에서 드디어 엔도 117엔대에서 머무르면서 이라크 전쟁에 대한 우려를 극명하게 보여주었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다. 또한 수급은 결국 초조해지는 쪽이 먼저 나오기 마련이라고 볼 때 1170원이 하향돌파될 가능성이 더 커 보이는 장세에서는 결과적으로 공급물량이 우선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하락장세속에서도 일중에는 간간히 숏커버링을 노리는 매수세가 더 유효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은 조금마한 외부변수에도 크게 반응할 가능성이 큰 레벨이기 때문이다. 어쨋든 이번 주는 1160원대 진입과 안착 여부가 관심이 될 것이다. ◇크레디 리요네 은행 이병협 지배인 금주는 월말 및 설날을 맞아 기업체들의 달러 공급이 증가될 것으로 보인다. 거주자 외화예금이 134억 달러에 이르는 등 잠재적 공급 물량은 지속적 증가 추세이다. 미국 경제의 불안 및 전쟁 위험에 기인한 전세계적 달러 약세까지 감안하면 최근 달러원 환율의 버팀은 매우 불안하다. 달러엔 환율도 마찬가지 상황으로 누군가가 고양이 목에 방울만 달면 최근의 박스권을 이탈하기 쉬울 것 같다. 환율 당국의 개입 가능성만 배제하면 추세를 예측하기 어렵지 않으나, 일본 정부의 강력한 개입 의지로 최근의 지루한 장이 연출되고 있다. 그러나 금주는 굵직한 변수들이 대기중이어서 추세 이탈 여부가 관심이 된다. 우선 금요일 뉴욕 시장 종가 및 117엔 재진입한 달러엔을 고려하면, 달러원은 1170원을 놓고 공방이 이루어질 것이다. 만약 달러엔이 117.50 레벨 이하로 추가 하락하면 달러원도 갭다운 되기 쉬우나, 그렇지 않다면 1170원 이하에서는 저가 매수세의 등장과 중앙은행의 부족 물량 흡수로 급락의 가능성은 줄어들 것이다. ◇동양선물 이병훈 연구원 작년 말부터 이어지는 미국과 이라크의 전쟁가능성 뉴스가 연일 달러화 가치를 하락 시키고 있다. 지난 주 뉴욕금융시장은 기업실적 보다는 전쟁가능성 증가로 주식시장이 무너지고 달러가 여타 주변국에 약세를 보이며 마감하였다. 이번 주 국내 외환시장은 그러한 분위기에 영향을 받으며 그 동안의 조정성격을 띤 반등과 횡보의 장을 마감하고 월말 네고장세와 설을 앞둔 원화자금 수요 속에서 추가하락을 시도 할 것이다. 달러/엔은 지난 번 117엔 중반 대에서의 개입설과 중반 대에서의 반등이 이뤄졌지만, 엔화 보다는 달러화에 문제가 있는 것이기에 추가하락이 예상된다. 다만 일본 외환당국과 국내 당국자의 불편함(?)을 감안한다면 급락하기는 쉬워 보이질 않는다. 그러나 수급상의 요인과 꾸준한 달러약세의 분위기는 환율을 추가하락 시킬 것이고 현수준에서 당국자들의 역할은 다만 그 속도조절에만 관여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단기환율 저점은 시장이 예상하는 수준보다는 더 깊을 수 있다. ◇삼성선물 정미영 연구원 이번주 달러 /원은 글로벌 달러약세 기조가 이어지고 이에 기댄 물량공급 지속으로 지난 주의 약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달러 /엔 118.50 이 하향돌파될 경우 1160원대 진입도 가능해 보인다. 레벨부담 및 당국의 구두개입 속에서도 지속되는 물량공급으로 매수심리가 회복되지 못하며 반등시도가 무산되었던 분위기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최근 물량부담으로 절대레벨에 대한 부담 및 코리아 리스크 등 원화약세 요인을 반영하지 못해왔기 때문에 북한문제 악화 및 이로 인한 외국인주식매도, 달러 /엔 반등이 결합할 경우 급반등 가능성도 열려 있다. 다만 아직 시장 참여자들이 반등기대감을 버리지 않아 달러 매도포지션이 과하게 구축되지 않은 것으로 보여 한차례 손절매물 및 네고물량이 쏟아져야만 단기 바닥 확인 후 반등이 가능해 보인다. 따라서 이번 주는 북한문제가 어떤 식으로 전개되면서 달러 /엔 및 국내증시에 영향을 미치느냐가 중요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달러 /엔 118.50 의 장기추세선이 지켜질 것이냐에 달러 /원의 반등 폭이 결정될 것이다. 기술적으로는 위클리 챠트상 상승추세선에 걸려있어 이 선이 하향 돌파될 경우 달러 /원의 하락추세 더욱 공고해질 것으로 보인다 . ◇edaily 외환폴 1월27일~30일 전망(단위:원) 소속 이 름 저점 고점 -------------------------------------------- 외환은행 구길모 과장 1165 1180 크레디리요네 이병협 지배인 1165 1175 삼성선물 정미영 연구원 1168 1188 동양선물 이병훈 연구원 1162 1175 평 균 1165 1179.50
2003.01.27 I 손동영 기자
  • 기술주 펀드, 내년 고공비행 가능할까
  • [edaily 강종구기자] 미국 증시 주요 기술주들이 올해 4분기에 2000년 이후 오랜 침묵을 깨고 괄목할 만한 주가회복세를 보임에 따라 기술주에 주로 투자하는 뮤추얼펀드들도 추락했던 수익률을 끌어올리며 기지개를 켜고 있다. 90년대 후반 증시 대호황의 주연에서 2000년 이후에는 거품붕괴의 주범으로 전락한 기술주 펀드들이 올해 남은 기간 그리고 내년에도 명예회복 행진을 지속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펀드평가회사 리퍼에 따르면 기술주 펀드들은 지난 19일까지 4분기에만 평균 19%에 달하는 수익률을 내고 있다. 올해들어 9월말까지 51%에 달하는 엄청난 손실을 본 것을 감안하면 아직 만족할 수준은 아니지만 분기수익률이 20%에 육박하는 것은 2000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올해 전체적수익률이 호전되자 투자자들과 펀드매니저들 사이에는 지난해 38% 손실보다는 나은 성적표가 나오지 않겠느냐는 조심스런 기대가 싹트고 있다. 아직까지는 낙관도 비관도 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l9일 현재 기술주 펀드들의 올해 수익률은 마이너스 42%. 지난해보다 4%포인트 더 손해를 보고 있다. 1주일 가량 남은 미 증시의 향방이 희비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많은 포트폴리오매니저들은 올해 4분기의 기술주랠리에 대해 투자지표상 더 나빠질 일은 없다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 펀드매니저들은 내년은 올해보다 나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가파른 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눈치다. 최근의 랠리는 그동안의 폭락에 따른 기술주 반등과 개인용 컴퓨터 및 휴대폰에 대한 계절적 특수, 그리고 주식을 공매했던 세력들의 숏-커버링 매수에 힘입은 것으로 보고 있다. 에버그린 기술주펀드를 운용하는 존 로트리지는 4분기 랠리에 대해 "죽은 고양이의 반등(기술적 반등, 베어마켓랠리를 의미)" 정도로 보고 있다. 에버그린 기술주펀드는 4분기에 지난 19일까지 17%가량의 수익을 냈다. 이 기간 메릴린치의 기술주지수는 28% 상승했고 S&P500지수는 8.4% 올랐다. 에버그린 펀드의 올해 전체 수익률은 마이너스 32%이다. 그는 펀더멘탈이 최악인 산업군의 종목들이 주가상승을 이끌었고 현금흐름과 실적이 호전된 기업들의 주가상승률은 오히려 저조했다는 점을 들어 "이번 랠리를 완전히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 루트리지는 "기술주가 내년에 올해나 지난해보다 나을 것이라고 낙관할 수 있는 근거는 없다"고 단언했다. 반면 올해 기술주 펀드중 최고의 수익률을 올린 기술주 펀드매니저는 보다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마케토크라시 테코놀로지 플러스펀드를 운용하는 폴 맥켄타이어는 4분기에 23%의 수익을 내고 있고 올해 전체로는 마이너스 5.4%로 기술주펀드로는 대단한(?) 성적을 올리고 있다. 맥켄타이어는 고평가됐다고 판단되는 종목들을 공매도함으로써 약세장을 어느정도 버텨냈다. 맥켄타이어는 "올해보다 나은 내년"을 기다리고 있다. 그는 우선 기술주들의 주가수준이 올해 초에 비해 거품이 상당부분 걷혔다는 점을 지적했다. S&P500기업의 시가총액에서 기술주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 2000년 당시 30%에 달했으나 지금은 16% 정도로 낮아졌다는 것이다. 그는 또한 오랜 침체기를 겪으면서 기술기업들이 불황에도 견딜 수 있는 보다 효율적인 사업구조를 갖추게 됐다고 평가했다. 특히 의료기술과 같은 분야는 장기적인 성장을 이끌 수 있는 꾸준한 수요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로웨 프라이스 글로벌 테크놀로지 펀드의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로버트 겐슬러는 기술산업이 펀더멘탈상으로도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4분기의 주가급등은 지나치다는 우려도 함께 하고 있다. 그는 특히 반도체 종목들의 주가수준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으며 상대적으로 정보기술(IT)업체들을 선호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트롱 테크놀로지 100펀드의 공동 펀드매니저인 데브 코치도 비슷한 의견이다. 그녀는 "4분기의 기술주 상승은 업황개선에 따른 것이 아니고 주가가 그동안 너무 내렸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나 그는 내년에는 펀더멘탈의 개선이 주가상승을 견인할 수 있을 것으로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코치는 "내년에는 기업들의 자본투자가 늘어나게 될 것"이라며 "기술이 미래의 성장엔진이라는 믿음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2002.12.23 I 강종구 기자
  • 3세대 서비스 운명, 헬로 키티 손에
  • [edaily 권소현기자] 3세대 이동통신 서비스의 운명은 헬로 키티 손에 있다? 27일 컴스디자인은 일본의 귀여운 고양이 캐릭터 헬로 키티나 노란색의 스마일 캐릭터가 3세대 이동통신의 운명을 쥐고 있다고 전했다. 동영상 등 멀티미디어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3세대 이동통신 서비스가 개시됐지만 문제는 서비스라기 보다는 컨텐츠 자체가 관건이기 때문이다. 3세대 서비스 컨텐츠 개발업체들은 최근 NTT도코모의 무선 멀티미디어 서비스인 i모드에서 헬로 키티의 바탕화면 아이템이 가장 많은 다운로드 건수를 기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일본 뿐만 아니라 대만에서도 마찬가지다. 대만 이동통신업체인 KGT텔레콤의 최고경영진에 따르면 i모드 서비스의 60%가 벨소리와 바탕화면, 실시간 뉴스가 차지하고 있다. 즉, 헬로 키티와 같은 컨텐츠를 개발하는 것이 이동통신 서비스 성공의 열쇠인 것이다. 대만 네트워크 업체인 파이스톤텔레커뮤니케이션스의 허먼 라오 부사장은 "접속을 통해 어떻게 돈을 벌지는 알고 있지만 컨텐츠로는 아직 모르겠다"며 "이동통신 서비스 업체들의 도전은 컨텐츠 사업과 서비스 모델이다"고 말했다. 모토로라의 브라이언 홈즈 이사는 "현재 초당 30프래임의 풀 비디오를 GPRS 네트워크에서 구현하는 것은 현재의 기술수준에서 적합하지는 않다"며 "이동통신 업체들이 일본으로부터 배울게 있다면 헬로 키티 멀티미디어 메시지와 같은 작은 서비스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라고말했다. 라오 부사장은 또 "중요한 것은 대역폭도 비디오 스트리밍도 아니다"며 "위치정보 서비스나 엔터테인먼트 및 뉴스 서비스가 초기 3세대 서비스 성공의 열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헬로 키티나 스마일 마크의 인기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제3세대 서비스도 이같은 컨텐츠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미래가 결정될 것이다.
2002.11.28 I 권소현 기자
  • 하나로통신, 남북합작 애니메이션 일본 수출
  • [edaily 조용만기자] 하나로통신(www.hanaro.com)은 NHK의 자회사이자 엔터테인먼트 사업 전문회사인 마이코(MICO)사와 남북 합작 애니메이션 `게으른 고양이 딩가`의 일본내 공식 에이전트 계약을 맺고 본격적인 일본 캐릭터 시장 공략에 나선다고 27일 밝혔다. 하나로통신과 이번에 제휴를 맺은 마이코사는 일본 내 애니메이션 및 방송 프로그램 배급/수입 전문회사로 일본에서의 `딩가` 마케팅을 담당하게 된다. 일본 애니메이션 전문채널인 ‘키즈스테이션(Kids Station)"과 일본 최대의 완구회사 반다이(Bandai)사 계열의 유통 전문회사인 ‘Happinet Pictures`사도 함께 참여해 딩가의 미디어 사업부문과 유통부문을 담당할 예정이다. 하나로통신(33630)은 이달말부터 일본 동경 시내에서 딩가 애니메이션을 대형 옥외 스크린을 통해 선보이는 한편, 딩가의 별명 공모 등 다채로운 프로모션을 전개, 일본 국민을 대상으로 딩가 캐릭터를 적극 홍보해 나갈 계획이다. 국내 첫 남북합작 애니메이션 `게으른 고양이 딩가`는 총 33편의 3D 애니메이션으로, 현재 하나포스닷컴(www.hanafos.com)과 딩가 공식홈페이지(www.mydinga.com)를 통해 온라인으로 상영되고 있다. 하나로통신은 현재 2차 남북합작 애니 `뽀롱뽀롱 뽀로로`를 북한의 삼천리총회사와 공동 제작중이다.
2002.11.27 I 조용만 기자
  • "4세대 이동통신은 동물까지도"-도코모 CEO
  • [edaily 권소현기자] 전세계가 3세대 이동통신 서비스를 시도하고 있다. 3세대를 넘어선 4세대는 어떤 모습일까. NTT도코모의 다치가와 게이지 사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비행기, 기차, 사람, 고양이와 개까지도 움직이는 모든 것이라면 이동통신 서비스의 혜택을 받게 되는 그런 시대라고 정의했다. 다치가와 사장은 20일 대만에서 열린 IEEE의 통신 컨퍼런스인 글로브컴2002에 참가, "이동통신 서비스가 사람에서 그치지 않고 사물에까지 적용된다면 그 잠재적인 수요는 엄청날 것"이라며 "예를 들면 로봇 강아지인 아이보를 만약에 잃어버렸다면 GPS 기기를 사용해 로봇 안에 내장된 RF칩을 추적,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4세대의 미래를 그렸다. 모바일 서비스가 어느 곳에서나 존재하는 세상을 위해서는 시장의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는게 다치가와 사장의 주장이다. 일본의 경우 인구가 2010년 1억2000만명을 넘을 것이지만 이는 아주 작은 시장에 불과하다. 1억대의 자동차와 6000만대의 오토바이 및 자전거, 2000만마리의 개와 고양이들이 있을 것이고 셋톱박스, DVD플레이어, 휴대용 PC, 자판기 등 수천만개의 제품을 포함해 5억7000만개가 모두 이동통신을 적용할 수 있는 대상이라는 것이다. 다치가와 사장이 설명하는 4세대 시스템은 초당 최고 100Mb의 속도를 보여주며 이동중에도 평균 20Mb의 속도를 낼 수 있다. 네트워크 용량은 3세대에 비해 최소 10배정도가 될 것이며 이에 따라 3세대 서비스로는 200초가 걸리는 10Mb 파일을 단 1초만에 받을 수 있다. 또 휴대폰 단말기로 가상현실을 체험하고 고화질의 비디오 스트림을 즐길 수 있다.
2002.11.21 I 권소현 기자
  • 미 랠리, "죽은 고양이의 뜀뛰기"인가
  • [edaily 전미영기자] 세계 주요국 증시의 랠리가 6주 이상 지속되면서 새로운 강세장의 개막에 대한 기대가 높아졌다. 최근 일시 조정을 거치긴 했으나 미국 다우지수는 12% 올랐고 영국 FTSE100지수와 독일 DAX지수도 각각 10%, 20% 상승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경계의 목소리도 높다. 21일 영국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적지 않은 전문가들이 미국 증시의 랠리를 "죽은 고양이의 뜀뛰기"(Dead Cat Bouncing)로 해석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죽은 고양이가 도약하는 듯 보이는 일종의 착시현상을 지칭하는 것으로 투자자들의 섣부른 기대감이 주가의 단기급등으로 이어지는 장세를 의미한다. 크레디스위스에셋매니지먼트는 최근 "시장이 그간 극단적인 과매도 상태에 있었으므로 기술적 반등을 위한 여건이 성숙됐다"고 밝혀 강세장으로의 추세 전환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미국 경제 전망을 둘러싼 불확실성과 이라크와의 전쟁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는 다수 전문가들도 약세장의 종말을 선언하기엔 시기상조라는 이 같은 견해에 동조했다. 세계 최대 기관투자자그룹인 스테이트스트리트글로벌어드바이저의 최고투자책임자(CIO) 크리스 우즈는 최근 미국 증시의 랠리는 전형적인 "죽은 고양이의 뜀뛰기"라고 평가했다. 그는 "죽은 고양이의 뜀뛰기가 예상보다 길어지고 있으며 앞으로도 수개월간 지속될 수도 있으나 우리는 미국 시장이 여전히 25% 가량 고평가돼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스탠다드앤푸어스(S&P)의 전략가 클라이브 맥도넬은 현재의 기업수익 전망치는 너무 낙관적이라고 의구심을 표했다. 월가에선 4분기 미국 기업들의 수익이 15% 이상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으나 맥도넬은 이 같은 전망치가 대폭 하향될 것으로 내다봤다. 코메르츠방크의 롤프 엘제티 역시 "기관투자자들을 주식시장으로 유인할 만한 요인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주가가 떨어졌다고는 하지만 글로벌 기관투자자들은 채권시장에서 손실을 볼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뛰어 오른 듯 보였던 고양이가 죽은 상태였다는 것이 밝혀진다면 그 다음에 오는 것은 무엇일까. 드레스트너클라인보르트바서슈타인의 투자 전략가 알베르트 에드워즈는 동 트기 직전의 어둠이 가장 짙다는 격언을 내세워 "S&P지수가 내년 750까지 떨어지며 새로운 저점을 찍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2002.11.21 I 전미영 기자
  • 북 시찰단, 오전 대구·경북 방문
  • [공동취재단] 방한 5일째를 맞은 북측 고위급 경제시찰단 18명은 30일 오전 대구광역시 성서공단에 있는 직물염색 가공업체인 (주)범삼공을 방문, 직물염색 가공 현장을 둘러봤다. 북측 단장인 박남기 국가계획위원장은 염색공정을 보며 "염색한 뒤 건조는 어디서 하느냐", "염료의 색깔은 어떤 기계가 읽느냐"며 상당히 전문적인 질문을 던졌다. 특히 박위원장은 이 업체에서 생산하는 종이로 만든 특수 작업복을 유심히 살피는 등 첨단 직물 생산기술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시찰단도 "기계가 달러로 얼마나 하느냐","기계는 한국산이냐","염료는 어디서 수입해 오느냐"며 구체적이고 전문적인 질문을 해댔다. 박 위원장은 이에 앞서 방명록에 "민족공동의 번영을 이룩해 나갑시다"라고 서명했다. 시찰단은 방명록에 "경제 고찰단"이라는 표현을 썼는데 이유를 묻자 "시찰은 그냥 대충 구경하는 것이고, 고찰은 생각을 하면서 진지하게 관찰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찰단은 (주)범상공으로부터 땀 흡수와 방수능력이 뛰어난 특수섬유로 제작된 스포츠웨어를 선물로 받았으며, 답례로 옥돌로 만든 고양이 조각상을 선물했다. 시찰단은 이어 경주 보문관광단지를 방문, 단지 전체를 버스로 둘러봤다. 박위원장은 경북관광개발공사 관계자에게 "골프장 수입이 얼마나 되느냐"며 골프장에도 깊은 관심을 표시했다. 박위원장은 관광공사 관계자가 "골프장에서 연 1백40억원 정도의 순이익이 나며,이 돈으로 단지를 운영한다"고 설명하자 수입이 예상보다 많다고 생각했는지 고개를 끄덕였다. 시찰단은 경주 문화엑스포 사이버 영상관에 들러 석굴암,안압지 등 경주의 문화유적을 입체 컴퓨터 그래픽으로 구성한 영상물을 관람했다. 시찰단은 손에 잡힐 듯 실감나게 만들어진 사이버 영상물이 신기한 듯 "애니메이션인데도 실제 광경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시찰단은 경주에서 포항으로 이동, 포항제철 영빈관에서 환영오찬을 가졌다. 유상부 포스코회장은 환영사에서 "북측 경제시찰단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1970년대 우리나라 철강생산은 50만톤에 불과했지만 포철이 탄생하면서 90배인 4600만톤을 생산하고 있다"고 포철을 간략히 소개했다. 박위원장은 답사를 통해 "우리 시찰단을 성대히 환대한데 사의를 표시한다"며 "북남의 경제인,지식인들이 힘을 합쳐 통일과 민족번영을 이룩하자"고 말했다.
2002.10.30 I 손동영 기자
  • (스케치)북 시찰단, 직물공장·포철 방문
  • [공동취재단] 방한 5일째를 맞은 북측 고위급 경제시찰단 18명은 30일 오전 대구광역시 성서공단에 있는 직물염색 가공업체인 (주)범삼공을 방문, 직물염색 가공 현장을 둘러봤다. 북측 단장인 박남기 국가계획위원장은 염색공정을 보며 "염색한 뒤 건조는 어디서 하느냐.염료의 색깔은 어떤 기계가 읽느냐"며 상당히 전문적인 질문을 던졌다. 특히 박위원장은 이 업체에서 생산하는 종이로 만든 특수 작업복을 유심히 살피는 등 첨단 직물 생산기술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시찰단도 "기계가 달러로 얼마나 하느냐.기계는 한국산이냐.염료는 어디서 수입해 오느냐"며 구체적이고 전문적으로 질문했다. 박 위원장은 이에 앞서 방명록에 "민족공동의 번영을 이룩해 나갑시다"라고 서명했다. 시찰단은 방명록에 "경제 고찰단"이라는 표현을 썼는데 이유를 묻자 "시찰은 그냥 대충 구경하는 것이고, 고찰은 생각을 하면서 진지하게 관찰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찰단은 (주)범상공으로부터 땀 흡수와 방수능력이 뛰어난 특수섬유로 제작된 스포츠웨어를 선물로 받았으며, 답례로 옥돌로 만든 고양이 조각상을 선물했다. 시찰단은 이어 경주 보문관광단지를 방문, 단지 전체를 버스로 둘러봤다. 박위원장은 경북관광개발공사 관계자에게 "골프장 수입이 얼마나 되느냐"며 골프장에도 깊은 관심을 표시했다. 박 위원장은 관광공사 관계자가 "골프장에서 연 1백40억원 정도의 순이익이 나며,이 돈으로 단지를 운영한다"고 설명하자 수입이 예상보다 많다고 생각했는지 고개를 끄덕였다. 시찰단은 경주 문화엑스포 사이버 영상관에 들러 석굴암,안압지 등 경주의 문화유적을 입체 컴퓨터 그래픽으로 구성한 영상물을 관람했다. 시찰단은 손에 잡힐 듯 실감나게 만들어진 사이버 영상물이 신기한 듯 "애니메이션인데도 실제 광경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시찰단은 경주에서 포항으로 이동,포항제철 영빈관에서 환영오찬을 가졌다. 유상부 포스코회장은 환영사에서 "북측 경제시찰단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1970년대 우리나라 철강생산은 50만톤에 불과했지만 포철이 탄생하면서 90배인 4천6백만톤을 생산하고 있다"고 포철을 간략히 소개했다. 박위원장은 답사를 통해 "우리 시찰단을 성대히 환대한데 사의를 표시한다"며 "북남의 경제인,지식인들이 힘을 합쳐 통일과 민족번영을 이룩하자"고 말했다.
2002.10.30 I 경제부 기자
  • (화제)올 연말 미국 최고의 장난감 선물은?
  • [edaily 김윤경기자] 경기침체에 따라 어른들은 걱정이 많지만 아이들은 여전히 연말 어떤 선물을 받을지 고대하고 있다. 그렇다면 올 연말 미국에서 가장 인기를 끌 장난감 선물은 어떤 것일까. CNN머니는 8일(현지시간) 잡지 "토이 위시(Toy Wishes)"가 제시한 올 연말 뉴욕 국제 토이센터에서 가장 인기있을 12개 장난감 목록을 소개했다. "토이 위시"는 새로운 바비 인형, 그리고 해리포터 비밀의 방이 가장 인기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선정에 참여한 "토이 가이(The Toy Guy)"로 불리는 장난감 마케터 크리스포터 번은 "아이들은 장난감을 직접 시험해 보지 못하더라도 한번 자기고 놀았던 아이템이나 전년 것의 새로운 버전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토이 위시"의 공동 편집장인 짐 실버는 "경기침체에 따라 소매업체들은 연말 홀리데이 시즌 매출에 큰 기대를 걸고 있으며 아마 어른들은 아이들이 장난감 가게에 들려보자는 부탁을 거절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아이들이 정말 갖고 싶어하는 장난감들의 목록이다. ▲라푼젤 바비(Barbie as Rapunzel); 마텔사의 베스트&스테디 셀러인 바비를 동화속 주인공인 라푼젤 역할로 만든 것이다. 라푼젤은 머리카락이 매우 길어 발끝을 지날 정도다(19.99달러) ▲바비 와이어리스 비디오 카메라; 실제 아이들이 찍어 TV나 VCR로 볼 수 있는 제품이다. 트라이포드와 리모컨, 핸드헬드 마이크로폰이 함께 들어있다(129.99달러) ▲브라즈 살롱 "N" 스파; MGA엔터테인먼트가 제공하는 헤어살롱 장난감.(49.99달러) ▲치킨 댄스 엘모; 세서미스트리트의 캐릭터 중 하나인 엘모가 닭 복장을 하고 노래하며 춤추는 인형이다.(19.99달러) ▲키드클립 디즈니 튜브(9.99~14.99달러) ▲퍼리얼 프렌즈; 손이 닿으면 실제 고양이 울음소리를 내는 장난감(34.99달러) ▲무시니; 여러 멜로디와 리듬, 박자 등을 조합할 수 있는 장난감(59.99달러) ▲레고 "해리포터 비밀의 방"; 해리포터 이야기의 인물들과 장면들을 만들어 볼 수 있는 레고 블럭(69.99달러) ▲해리포터 플레이 세트(15.99달러) ▲퀀텀 패드 러닝 시스템(49.99달러) ▲토니 호크 프로 스케이터4; 플레이스테이션2, X박스, 게임큐브 등 비디오 게임 가운데 가장 인기있는 버전(39.99~49.99달러) ▲유-기-오! 트레이딩 게임 부스터 팩 컬렉터; 카드 놀이 기구(19.99~24.99달러)
2002.10.09 I 김윤경 기자
  • (특파원리포트) CEO 자본주의의 몰락
  • [뉴욕=edaily 이의철특파원] 미국은 영웅을 잘 만들어내는 사회다. 9.11과 같은 "특수상황"에선 말할 것도 없고 일상생활에서도 곧잘 영웅을 만들어낸다. 사회분위기가 그렇다. 헌혈을 촉구하는 광고판의 문구조차 "당신에게 영웅이 될 기회를 주겠다"는 식이다. 초등학생들도 학교 수업시간에 "나의 영웅을 그림으로 표현하라"와 같은 과제를 받는다. 90년 이후 장기 호황을 구가해 오던 미국 자본주의에서 최대 영웅은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이었다. 적어도 과거 10여년 동안 그랬다. 숱한 CEO들이 영웅으로 추앙받았다. 잭 웰치 전 GE회장은 대표적인 인물이다. 이밖에도 엔론의 전 회장 케네스 레이, 월드컴 전 CEO인 버나드 에버스 등도 한 때 영웅으로 취급받던 CEO들이다. 그러나 이들의 예에서 알수 있듯 이같은 "영웅 신화"는 점차 무너져내리고 있다. 데니스 코졸로스키. 타이코의 전CEO다. 탈세와 공금 횡령혐의로 기소됐다가 최근 보석금을 내고 풀려났다. 이혼한 전부인이 보석금 1000만달러(약 120억원)를 대납해 주겠다고 나선 것이 또 화제가 됐다. 코졸로스키 본인의 재산은 횡령혐의 때문에 현재 모두 동결돼 있다. "이혼한 전 부인의 돈은 그럼 깨끗한가"를 놓고 잠깐 청문회까지 벌어졌지만 법원은 결국 보석금으로 인정했다. 코졸르스키의 자존심은 구겨졌지만 미국 비지니스업계에 새로운 교훈을 주기는 했다. "이혼을 하더라도 전 부인에게 잘해줄 것." 마사 스튜어트. 살림의 여왕으로 칭송받는 여성 CEO다. 자신의 이름을 딴 마사스튜어트옴니미디어리빙의 회장으로 미국 가정주부들로부터 가장 사랑받는 경영자중의 하나였다. 그러나 현재 임클론 주식 4000여주에 대한 내부자거래혐의로 미 법무부의 조사를 받고 있다. TV와 잡지에서 언제나 "가정의 행복이 최고"라고 예쁘게 미소짓던 마사 스튜어트는 그러나 실제로 전남편(이혼했다)과 종업원들에게는 "표독한 아내", "정떨어지는 사장"이었다고 해서 다시 한번 구설에 올랐다. 비즈니스업계의 대표적인 영웅을 꼽는다면 제너럴일렉트릭(GE)의 잭 웰치 전회장을 빼놓을 수 없다. 9년 연속 두자리수 이익성장률을 기록한 GE의 성장 신화 뒤엔 "경영의 신"으로까지 일컬어지던 젝 웰치 전 회장이 있다. 그러나 그런 잭 웰치도 분식회계 의혹이 제기된 데 이어 퇴직후의 각종 특혜가 문제가 돼 마침내 전용비행기 전용사무실 등 연간 수억달러 상당의 퇴직후 특전을 포기한다고 밝혔다. 잭 웰치 전회장 뿐만이 아니다. 내년 3월 퇴직할 예정인 IBM의 루이스 거스너 CEO도 20여년 동안 경영자문료로 매년 200만달러와 사무실 아파트 임대료, 전용기 사용료, 골프장 회원권 등을 받기로 돼 있다. 이외에도 AOL타임워너의 제럴드 레빈, 델타항공의 로널드 엘빈, 버라이즌의 찰스 리 등 전직 CEO들이 회사와의 계약에 따라 연간 수십만달러의 특전을 받고 있다. 미국 자본주의가 잘 나가던 때는 경영자에 대한 과도한 보상 따위는 아예 이슈조차 안됐다. 10이라는 이익을 내던 회사가 어느날 갑자기 100이라는 이익을 냈다면, 그리고 이같은 이익이 CEO의 탁월한 능력에서 나왔다면, 늘어난 이익의 절반을 준들 주주 입장에선 아까울 게 없다. 아니 보다 많이 주는 것이 "적정하고 공정한 보상"이다. 거액의 연봉과 보너스, 연봉의 몇 배에 달하는 스톡옵션, 그외 각종 특전, 현직에 있을 때의 특전도 모자라 퇴직후의 각종 퇴직 특전에 이르기까지. 그러나 이익이 늘어난 결정적인 이유가 딴 데 있다면? 예를 들어 해당 산업의 호황기에 운좋게 CEO를 맡아 그다지 힘 안들이고 이익을 많이 낼 수 있었다면? 아니면 엔론 이후 월가를 뒤흔들었던 회계스캔들 마냥 실제 이익을 낸 것이 아니고 "그저 이익을 많이 내는 것처럼" 보이기만 했다면?(분식회계가 이런 식이다) 미국 자본주의는 이제 영웅몰락의 시기를 맞으면서 이같은 근본적인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최근 컨퍼런스보드가 미국 기업의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내놓은 방안을 보면 이같은 이슈들을 정면으로 다루고 있다. 바로 "경영자의 과도한 보상에 대한 견제장치"다. 컨퍼런스보드는 이사회와 독립적인 "보상위원회"를 두고 CEO를 비롯한 경영진의 연봉과 보너스, 그리고 여타 보상문제들을 다룰 것을 권고한다. 특히 주가와 같은 단기적인 성과 외에 장기적인 성과도 경영자의 자질을 평가하는 주요 잣대로 삼을 것, CEO의 성과를 여타 변수 예를 들어 해당 업종이나 산업의 성과와 구별할 것 등도 권고하고 있다. CEO를 영웅으로 만들었던 미국식 "CEO자본주의"의 최대 피해자는 역시 주주들이다. CEO들은 그간 주주들의 이익을 대변하기 보다는 제 배를 불리기에 급급했다는 것이 주주들의 항변이다. 말하자면 "고양이한테 생선가게를 맡겼다"는 식이다. 그러나 CEO들에게 그런 권한을 이양해준 것은 바로 "주주"들 자신이다. 스스로 발등을 찍은 것이다. 그러니 누구를 탓하랴. 남은 생선이나마 지금부터라도 잘 지키는 게 현명하다.
2002.10.01 I 이의철 기자
  • (edaily리포트)병풍(兵風)과 서울은행 매각
  • [edaily 김병수기자] 서울은행 매각 작업이 한창입니다. 하나은행과 론스타펀드의 경쟁이 뜨겁습니다. IMF 경제위기 후 여러 입찰 과정에서 이번처럼 재미있었던 적은 없었습니다. 입찰 희망자들이 가격을 올려적고 있으니 경쟁열기는 짐작이 가고도 남습니다. 정부 입장에선 "오랜만에 장사 잘한다"는 얘기도 들을만 한 것 같습니다. 그러나 부작용도 많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서울은행 매각의 뒷얘기를 김병수 기자가 전합니다. 요즘 정치권에선 "병풍"이 거셉니다. 한물 간 얘기거리지만 분위기는 심상치 않아 보입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도 사생결단으로 붙고 있습니다. 어차피 병풍은 대선까지 가는 분위기고, 이는 검찰의 수사가 조기에 마무리되든 그렇지 않든 간에 누구도 승복하지 않겠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기도 합니다. 그런데 비슷한 일이 금융권에서도 벌어지고 있으니 우연일까요? 바로 서울은행 매각건 말입니다. 정부는 당초 오늘(16일) 열기로 했던 공적자금관리위원회를 오는 19일로 연기했습니다. 표면적인 이유야 금방 알 수 있는 일이고, 저로선 오늘 마무리할 일이 3일 늦어진 셈입니다. 현재 각 언론에선 우선협상대상자로 하나은행을 꼽는 분위깁니다. 제 생각도 크게 다르진 않습니다. 하지만 새삼 "많이 바뀌었구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언론에서 하나은행을 우선 지목하는 것은 그리 복잡한 이유가 아닙니다. 제일은행을 팔아먹은 뒤 현재의 결과가 그 때처럼 급박하진 않다는 것입니다. 정권말 공무원들의 "무책임" 경향 등을 제외하면 말입니다. 최근 제일은행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한동안 호리에 전 행장을 두고, 우리나라에선 "봐라, 그가 한국 은행계에 미치는 영향을…"이라며 호들갑을 떤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는 은행장을 물러난 뒤 금융당국으로부터 여신문제로 징계를 받았고, 제일은행의 올해 상반기 실적은 형편없이 주저 앉았습니다. 우리 정부가 IMF를 극복했다고 선언한 뒤 서울은행 매각 문제에 대해 금융당국의 의견은 많이 바뀌었습니다. "당장 유동성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닌데…"가 핵심 키워드죠. 그만큼 다급하지는 않다는 겁니다. 이런 분위기가 최근 서울은행 매각에서 입찰 희망자들의 경쟁을 유발시켰는지는 생각해 볼 문제지만 말입니다. 하여튼 최근 구도는 분명히 간단치 않습니다. 예견됐던 일이지만 노조의 응집력은 최상입니다. 하나은행과의 합병 반대 의견이 "99%"라니 더 이상 할 얘기가 없죠. 서울은행 매각건이 정치권의 병풍과 같은 처지인 것은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당사자들이 쉽게 인정하려 하지 않을 것이란 예상 때문입니다. 만약 하나은행이라면 서울은행 노조는 "99%" 카드를 들고 나오겠지요. 론스타라면 하나은행의 시비가 만만치 않아 보입니다. 정부와 공자위원들의 고충도 충분히 예상은 됩니다. 이런 분위기는 사실상 정부가 키워왔습니다. 정부는 "은행 대형화"라는 화두로 입찰 초반 분위기를 하나은행 쪽으로 몬 것을 인정해야 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정확한 건 아직 알 수 없지만 더 많은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추정되는 론스타를 제치고 하나은행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다면 그건 "정책 필요성" 때문이고, 정책 필요성은 "은행 대형화"로 귀결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이것은 공자위원들의 발목도 잡을 것으로 보입니다. 공자위는 공적자금관리법에 따라 공적자금의 회수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금융산업 발전방향을 감안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얼마전 한 보험사에 대한 청산 여부 결정에서도 이 공적자금 회수 목표보다는 정책 효율성을 우선 순위에 둔 적이 있습니다. 이 경우는 보험계약자 문제가 있어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큰 틀에선 비슷한 맥락입니다. 그래서 이런 정권말에 "도대체 누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 것인가"가 현실적인 과제로 떠오르는 셈이지요. 책임을 지지 않겠다는 분위기면 예상과는 달리 서울은행 매각건은 질질 끌릴 수밖에 없는 형국입니다. 서울은행은 그동안의 홍보전이 상당한 성과를 봤다고 자평하는 분위깁니다. 일방적으로 하나은행에 끌려가던 분위기가 많이 누그러졌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긴장의 끈은 더욱 동여매고 있습니다. 언제 있을 지 모르는 일전을 위해서죠. 지금의 서울은행 매각은 제일은행 때와는 달리 어떻게든 팔아야 한다는 것은 분명 아닙니다. 그래서 중요한 건 어떤 결론이 나든 정책적 판단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는 각오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겁니다. 경제 정책 주체들과 IMF 경제위기를 계기로 구성된 민관 합동기구 공자위 위원들이 정치권의 "무소신·무책임주의"에 물들지 않았으면 하는 조그만 소망이 이뤄지길 기대해 봅니다.
2002.08.16 I 김병수 기자
  • (M+스페셜)②통안채 장기화·단기화..`고양이 목에 방울달기`
  • [edaily 정명수기자] 기본적인 질문에서 시작해보자. 통화정책의 목표는 무엇인가. 국민경제의 지속적 상장을 위해 물가안정과 금융안정을 가져오는 것이다. 한국은행이 통안채를 효율적으로 발행하는 것은 통화정책을 원활하게 수행하기 위한 것이다. 통안채를 시장에서 바라보고, 발행과 유통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 결국 정책 효율성과 연결된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있다. 이들은 통안채를 국채처럼 3년물, 5년물 나아가 10년물까지 발행해야한다고 말한다. 통합발행, 선물상품 개발, 바이백(Buy Back)도 할 수 있다고 믿는다. 더구나 시장은 장기채권 부족에 허덕이고 있지 않는가. 반대로 통안채는 본원통화를 조절하는 수단이지 금리를 조절하는 수단이 아니며 통화정책의 기본원칙에 따라야지 채권시장의 일시적인 요구에 부화뇌동해서는 안된다는 주장이 있다. 상반된 두 주장은 기본적으로 통화정책을 어떻게 시장에 전달하고 확산시킬 것인가와 관련이 있다. ◇통화정책 전달 경로 한국은행이 통화정책 수행의 기본 체계를 바꾼 것은 98년 개정된 한은법이 발효된 이후부터다. 그 전까지 한은은 통화량 지표(M2 등)의 증감을 조절, 통화정책을 구현했다. 그러나 통화량은 96년처럼 신탁제도가 개편되거나 금리상품의 유행이 바뀔 때 한은의 정책적 의도와 달리 급변하는 일이 자주 발생했다. 한은법이 개정되고부터는 인플레이션 타게팅(targeting)으로 통화정책이 바뀌었고 정책금리인 콜금리를 조정, 통화 목표를 이루도록 했다. 즉, 통화량 중심의 통화정책이 금리 중심의 통화정책으로 바뀐 것이다. 통화정책을 구현하는 수단은 중앙은행 대출, 지급준비정책, 공개시장조작 등이 있다. 채권시장에서 직접적인 문제가 되고 현재 통안채와 관련, 논점이 되는 것은 공개시장조작이다. 공개시장조작은 중앙은행이 단기금융시장이나 채권시장과 같은 공개시장에서 금융기관을 상대로 국공채 등 증권을 사고 팔아 금융기관의 자금사정을 변화시키고 이를 통해 통화나 금리를 조절하는 것이다. 공개시장조작의 유용한 수단 중 하나가 통안채의 발행이다. 이같은 통화정책이 실물 경제에 파금되는 경로는 금리경로(interest rate channel), 자산가격경로(asset price channel), 환율경로(exchage rate channel)와 금리경로에 대비되는 신용경로(credit channel) 등이 있다. 장단기 채권금리와 연결돼 있는 금리경로만 살펴보면 두 단계로 구분할 수 있다. 첫째는 통화정책이 금융시장내에서 단기금리, 장기금리 및 은행금리로 순차적으로 확산되는 과정이다. 둘째는 전반적인 금리 변화가 소비, 투자 등 실물 부문으로 파급되는 것이다. 그러나 장기금리와 은행금리 등은 반드시 단기금리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 장기채권의 금리는 미래의 금리상승을 예고하는 통화정책, 경기 및 인플레 전망(expectation theory)과 채권을 보유하는데 따르는 유동성 프리미엄(liquidity premium theory) 등과 관련이 있다고 한다. 쉽게 말해서 중앙은행의 단기금리 조정은 장기금리 결정의 한 부분이며 금융시장이 앞으로 경기상황이나 인플레를 어떻게 예측하느냐, 유동성 프리미엄을 어느 정도 요구하느냐에 따라 다르게 움직일 수도 있는 것이다. 문제는 중앙은행의 금리조정이 단기물에서 장기물로 제대로 확산될 수 있도록 시장 구조가 갖춰져 있느냐는 것이다. `금리경로`가 작동해야한다는 것. 아래 표를 보면 콜과 국채의 상관계수가 회사채, CD보다도 낮다. 이는 채권시장의 금리경로가 (상대적으로) 지표채권 부분에서 잘 연결되지 않았다는 뜻이다. ◆주요 시장금리간 상관계수(자료=한은) 89~91년 92~94 95~97 98~2000 콜-CD 0.73 0.86 0.85 0.99 콜-회사채 0.78 0.78 0.81 0.97 콜-국채 - - 0.92 0.88 보다 피부에 와닿는 예로는 지난 5월 콜금리를 인상했지만 그 이후 장기채 수익률은 오히려 떨어진 것을 들 수 있다. 콜금리 인상에서 실기했다는 비판과 콜금리의 정책능력이 약해졌다는 분석이 잇따랐다. ◇통안채 3년물, 5년물, 10년물은 불가능한가 "금리경로에 이상이 있다면 한국은행이 직접 금리경로를 개척할 수도 있는 것 아닌가." 통안채 장기화를 주장하는 측에서는 한은의 정책목표가 통화량에서 금리로 바뀐 이상 적극적으로 금리 조절에 나서야한다고 역설한다. 통화정책의 효율화와 함께 통안채의 `현실적인 힘`을 유지해야한다는 것. 한은이 공개시장조작으로 통안채를 발행하는 행위 자체가 `현실적으로` 장기금리에 영향을 주고 있으므로 일드커브(yield curve)의 짧은 쪽에서 긴 쪽까지 모두 통안채의 영향력을 활용하자는 논리다. 실제로 통안채는 시장 상황에 따라 조금씩 장기화되고 있다. 아래표는 2001년 9월말 현재 통계다. 통안채 2년물 비중이 54.1%로 가장 높고, 1년물이 33.6%로 그 다음이다. 2002년 7월 현재 통안채 비중을 보면 2년물이 66%로 늘어났고 1년물은 18%로 줄어들었다. 최근 1년6개월물(546일물)이 발행되면서 통안채의 대부분(80% 정도)이 1년물 이상이고 그 중에서도 2년물 비중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통안채 발행규모 및 만기별 구성(2001년 9월말 현재) 91일물 182일물 364일물 392일물 546일물 2년물 1.3% 5.7% 33.6% 2.1% 3.2% 54.1% (자료=한은) 통안채 전체 규모가 커지면서 장기물로 발행하는 것이 손쉽고, 시장의 요구도 장기물에 맞춰졌기 때문이다. 한은이 무의식적으로(?) 만기 분산을 위해 시장참가자들의 장기물 통안채 요구에 부응한 측면도 있을 것이다. 80조가 넘는 거대한 통안채의 차환 발행을 원활히 하기 위해서도 장기화가 자연스럽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통안채 3년물 발행은 당장 국고3년물과 충돌을 빚을 것이 뻔하다. 지표채권의 지위를 놓고 통안채와 국고채가 경합을 벌인다면 현재 시장에 존재하는 통안과 국고의 유동성 프리미엄은 어찌할 것인가. 통안3년과 국고3년이 동시에 발행된다고 가정해보자. 이론적으로 같은 신용도의 무위험채권 수익률은 같아야한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상품성 측면에서 통안채를 국고채보다 낮게 취급한다. 예보채를 생각해보면 간단하다. 한국은행이 정책 협상을 잘해서 국고3년을 국고1년처럼 점차 축소한다고 하자. 그래도 문제는 남는다. 국고3년의 지표채권 지위를 통안채가 물려받으면 국채선물, 국채선물옵션 등의 파생상품도 그대로 전수받아야한다. 이 경우 정례발행의 원칙이 지켜져야하고 통화정책과 무관하게 통안3년을 정기적으로 공급해야하는 사태가 벌어지게 된다. 이는 "통안채는 통화안정을 위해 발행한다"는 통안채의 정체성에 정면으로 위배된다. 궁극적으로 통안채 발행을 점차 축소해야한다는 논리에도 맞지 않는다. 통안채 장기화에 제동을 거는 보다 근본적인 논리는 한국은행이 장기금리에 직접 영향을 주는 행위, 시장과 게임을 벌여야하는 행위 자체에 대한 거부반응이다. 중앙은행이 정책금리 조절로 통화정책 목표를 달성할 수는 있지만 채권시장에 직접 뛰어드는 경우는 전세계적으로도 흔치않다. 포르투갈이 통안채 역할을 하는 중앙은행 채권을 장기물로 발행한 예가 있으나 중앙은행의 행동과 역할을 담은 교과서 어디에서도 `장기금리를 놓고 시장과 직접 게임을 할 수 있다`는 설명은 없다. ◇통안채는 단기자금 시장에도 약(?) 지난 5월2일 한국은행이 세계은행과 공동으로 개최한 채권시장 발전방안 세미나에서도 통안채 장기화와 관련된 주장이 나온다. 아벨 마테우스 전 포르투갈 중앙은행 부총재는 "한국의 경우 국채시장의 발전과 함께 효율적인 단기금융시장 육성이 시급하다"며 몇가지 정책 제안을 내놨다. 첫째, 한국은행 주도하에 LIBOR와 같은 KIBOR(Korea Inter-Bank Offered Rate) 시장의 형성을 유인하는 한편, 공개시장 조작횟수를 축소하여 은행간 자생적인 자금거래 유인을 제고한다. 둘째, 한국은행이 현재 2년으로 되어 있는 통안증권의 최장만기를 확대하는 등으로 자본시장에서는 유동성을 흡수하되 단기금융시장을 통해서는 단기유동성을 공급하는 방식으로 통화공급구조를 개선한다. 셋째, 통안증권의 누증이 환율정책에 크게 기인하는 만큼 정부는 1990년대초와 같이 단기국채를 발행하여 한국은행과 통화관리 부담을 분담토록 한다. 넷째, 시장분할현상을 막기 위해서 만기 1년이내의 통안증권을 단기재정증권으로 전환하되 발행정책과 비용은 한국은행이 전담하도록 한다. 또한 정부 일시부족자금의 對한국은행 차입에 대해서는 동 단기재정증권 발행금리를 적용함으로써 시장금리가 반영되도록 한다. 한은 내부의 여러가지 목소리 중에서 통안채의 상품성, 시장성을 강화해야한다는 주장을 대변하는 정책 제안이다. 통안채 장기화와 같은 맥락에서 통안채 단기물을 정기적으로 발행, 단기자금 시장의 중심 채권이 되야한다는 주장도 있다. 시장 내부에서도 단기자금 시장의 발전을 위해서는 현재의 유명무실한 단기 변동금리인 CD대신 통안3개월물 활성화해야한다는 주장이 있다. 금리스왑(IRS) 시장참가자들을 중심으로 CD 대체론이 나오고 있는 것. CD 금리는 변동금리로서 사실상 기능을 상실했다. 아래 그림을 봐도 지표채권인 국고3년의 변동성을 CD금리가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국고3년-CD 금리 추이 CD금리의 기능 상실은 FRN과 신종채권 가격 왜곡의 한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IRS 2년, 3년 레이트가 통안2년이나 국고3년 수익률보다 낮은 상황이 지속되고 IRS 1년 레이트는 3개월 CD금리와 밀착해버렸다. 스왑 스프레드 왜곡이나 장단기 수익률 역전은 기본적으로 수급 불균형에서 오지만 단기자금 시장이 비효율적이어서 자금조달과 운용이 매칭되지 않는데에도 한 원인이 있다. 통안채의 단기화에 반대하는 논리역시 장기화에 반대하는 것과 같다. 통안채가 단기자금 시장을 위해 존재하는 `채권`이 아니라는 것. 통안채 단기물이 늘어나면서 통화관리, 지준관리에 엄청난 부담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지난달 초단기물인 RP 조작이 5조~6조원 규모로 혼란스럽게 이뤄졌던 것을 떠올려보자. 단기 일드커브를 구성할 정도로 통안채 단기물이 유통시장에서 거래되려면 최소한 10조~20조원은 발행 잔액을 유지해야할 것이다. 이런 규모의 통안채 단기물을 만기도래할 때마다 차환발행한다고 생각해보라. 한은 공개시장운영팀 인력이 현재의 4~5배로 늘어나야할 것이다. 한은 조직의 보강뿐 아니라 통화정책, 지준정책 전반을 안정시키기 위해서 상당한 모험을 감수해야한다. 단기자금 시장의 활성화도 좋지만 한은이 나서서 총대를 메기에는 리스크가 너무 크다는 것. 통안채 장기화 및 단기화 주장은 통안채의 현실적인 시장지위를 인정하고 통화정책의 전달 경로를 고도화하려는 뜻이 담겨져 있다. 이는 "금리(시장금리)는 한국은행이 책임진다"는 정책적 함의도 된다. 한국은행이 금리정책의 헤게모니를 완전히 장악할 자신감이 없으면 실천에 옮기기 어렵다. 80조원이 넘는 통안채를 현재 상태로 방치해서는 안된다는 지적이 한국은행 안팎에서 계속되고 있지만 한국은행은 이 문제를 공론화하지 못하고 있다. 한은 내부에서도 본격적인 논의를 꺼리고 있다. 통안채 문제가 공론화되는 것 자체가 엄청난 정책적 충돌, 시장과의 마찰을 각오해야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장기채 부족 현상과 맞물려 통안채 장기화 및 단기화 문제는 정책당국과 시장이 언젠가는 반드시 풀어야할 숙제다.
2002.07.09 I 정명수 기자
  • 월가시각(8일)..후속타는 나올 것인가
  • [뉴욕=edaily 이의철특파원] 두말할 나위없는 "시스코의 날"이었다.나스닥지수는 13개월래 최고 상승폭을 경신하며 1800선에 바짝 다가섰고 다우지수도 305포인트(연중 최고 상승폭) 급등하며 1만100선마저도 가볍게 뛰어넘었다. 시스코라는 일개 기업의 실적에 시장이 이처럼 "열광"했다면 도대체 그간의 부정적인 정서와 침체장은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물론 오늘의 급등세가 시스코만의 힘만은 아니다.그간 뚜렷한 악재없이 흘러내리며 "낙폭과대"란 재료를 축적했던 것이 오늘의 반등 에너지가 됐음도 부인하기 힘들다. 또 예상을 상회한 실적을 발표하고도 전체 시장의 분위기에 눌려 제대로 상승하지 못했던 기업들도 오늘의 급등 장세에선 마음껏 상승했다.그러나 그렇다고 시스코의 역할을 과소평가할 수 있을까."고양이 목에 방울달기"는 결국 시스코의 몫이었다. 윌밍턴 트러스트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로버트 크리스천은 "흔히 랠리에는 시가총액 상위기업들의 실적 개선이 동반된다"며 "시스코는 이런 일을 해낼 수 있는 기업중 하나"라고 밝혔다. 물론 회의론자도 만날 수 있다.윌리엄스 캐피탈그룹의 주식 매매팀장인 스테판 칼은 "오늘의 급등 장세는 비정상적인 것"이라고 말한다.스테판 칼은 "시장은 그간 오랫동안 침체돼왔었고 투자자들은 무언가 상승의 촉매제를 갈구해왔었다"며 "시스코가 그 촉매제 역할을 했을 뿐"이라고 밝혔다. 이제 관심사는 오늘 시장의 촉매역할을 했던 "시스코"의 바톤을 누가 또는 어떤 경제지표가 이어받을까 하는 데 있다. 글로벌 파트너스증권의 수석 스트래티지스트 피터 카르딜로는 "오늘은 시스코가 주도한 시장이지만 단 하루동안의 랠리만으로 월가의 분위기를 바꾸기는 힘들다"고 지적한다. 피터 카르딜로는 "이같은 랠리가 충분한 거래량을 수반하며 몇일간 계속돼야 본격적인 상승장에 들어섰다고 판단할 수 있다"며 "관건은 후속타가 있느냐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후속타란 IT기업의 설비투자를 확인할 수 있는 다른 요소들,예를들어 여타 대형기업의 실적개선이나 경기회복을 확인할 수 있는 지표 등이 추가적으로 나올 수 있느냐 하는 점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그래서 여전히 하락의 리스크가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세이프코 애셋 매니지먼트의 리서치 팀장인 달시 맥클린은 "시스코의 실적은 분명 좋은 뉴스임엔 틀림없지만 시스코는 결코 싼 주식이 아니며 따라서 현재의 주식시장도 싸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달시 맥클린은 "주식시장에서 가장 좋은 것은 적정가치로 평가받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예를들어 S&P500에 속해있는 기업들은 최근 순익전망치의 21배수에 거래되고 있다.연초의 26배수에 비해서 지금은 많이 낮아졌다.현재의 금리수준이라면 적정가치는 19배에서 21배 사이에서 거래되는 것이며 15배에서 16배 정도면 저평가된 것이다.시스코는 50배에 거래되고 있다. 밀러 타박의 스트래티지스트인 토니 크레센치는 "시스코라는 일개기업의 실적에 시장이 이처럼 열광적인 반응을 보인 것은 투자자들이 전체 경기의 회복을 통해 기업들의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보기보다는 기업들의 실적 개선이 경기회복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런 관점에서 시장은 시계추다.시계추가 좌와 우를 끊임없이 왕복하듯 시장도 "과매도"와 "과매수"사이를 움직인다.시계추는 "좌우 왕복 운동"을 통해서 살아있음을 확인하고 시장은 "과매도"와 "과매수"를 반복하며 균형을 잡아간다.
2002.05.09 I 이의철 기자
  • (초점)캐릭터는 10대만?.."No, 키덜트족 뜬다"
  • [edaily 권소현기자] "캐릭터 제품은 어린아이들이나 사는 거라구요? 요즘 성인층이 오히려 캐릭터를 자신의 정체성과 개성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캐릭터 마케팅 전문회사 위즈엔터테인먼트 박소연 사장은 "주요 마케팅 대상은 10대가 아니라 20~30대의 성인"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캐릭터산업이 발달한 일본의 경우 지난해 반다이사 조사에 따르면 50~60대 남성의 캐릭터 소유율이 54.7%에 달했다. 또 국내에서도 지난해 큰 인기를 끌었던 마시마로나 헬로키티의 주요 구매층은 10대가 아니라 20~30대인 걸로 나타났다. 이처럼 캐릭터의 강력한 구매층으로 떠오르는 것이 바로 키덜트(Kidult)족. 키덜트(Kidult)족은 어린이(Kid)와 어른(Adult)의 합성어로 20~30대의 나이에도 여전히 어렸을 적의 분위기와 감성을 간직한 성인을 말한다. 사회적 경향이 진지하고 무거운 주제보다는 가볍고 재미있는 것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바뀌면서 이들 `키덜트족`이 증가, 캐릭터 제품의 주요 소비층도 바뀌었다. 이에 따라 캐릭터 관련 기업도 이들 성인층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으며 일반 업계에서도 이들을 신규 고객층으로 확보하는데 캐릭터를 적극 활용하고 있는 추세. 캐릭터 마케팅 전문업체인 위즈엔터테인먼트는 20~30대 여성층을 타겟으로 2000년 고양이 캐릭터 `얌`을 개발했다. 기존 캐릭터들이 유아적인 귀여움을 강조하는 것과 달리 섹시함과 신세대의 톡톡 튀는 개성을 표현해 `얌`의 캐릭터 제품만을 수집하는 `얌족`이 생겨났으며 지난해 4월에는 팬클럽 사이트를 개설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는게 회사측 설명이다. `얌`은 출시 2년만에 약 30여개 업체와 라이센싱 계약을 체결, 위즈엔터테인먼트 전체 매출의 50%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말에는 산업부문 공로를 인정받아 문화관광부 선정 `대한민국 10대 캐릭터 대상` 특별상을 수상했다. 위즈크리에이티브가 운영하는 국산캐릭터 생활용품 전문매장 `메리앤스윗` 역시 20~30대 미시족을 공략해 성공한 케이스. 기존 캐릭터샵이 팬시 문구류나 인형 위주로 판매하는 것과는 달리 욕실, 주방 등 생활용품 위주 제품라인을 구성했다. 지난해 4월 이대 직영점을 오픈한지 불과 1년만에 전국 30여개의 가맹점을 확보한 프랜차이즈 사업으로 성장했다. 도자기업체인 행남자기는 지난해말 생활자기에 캐릭터를 도입해 월 600세트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는 등 젊은 주부층에게 상당한 반응을 얻었다. 행남자기 마케팅 담당 김태성 소장는 "기존 도자기 제품이 주는 고급스럽고 세련스러움이 오히려 20~30대 젊은 주부층에겐 구입하는데 거부감으로 작용하기도 한다"며 "오히려 캐릭터를 도입하는게 친근하고 부드러운 이미지를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티니위니`라는 곰 캐릭터를 개발, 캐릭터사업에 뛰어든 이랜드 역시 이들 키덜트족을 중점 공략하고 있다. 현재 티니위니 캐릭터샵의 매출은 인형이나 기타 소품류보다는 캐릭터를 새진 의류가 주도하고 있다. 주고객층은 18~23세의 대학생과 30대 초중반의 미시층. `티니위니` 코엑스점의 경우 월 1억원의 매출을 거두고 있으며 강남,신촌,명동 등에 매장을 추가로 오픈하는 등 사세를 확장해가고 있다. 이밖에 화장품 분야에서는 20대 여성층을 겨냥해 에스티로더의 `스틸라`, LG생활건강의 `캐시캣`, 블룸의 `미스블룸` 등이 제품용기에 캐릭터를 활용해 인기를 끌고 있다.
2002.04.09 I 권소현 기자
  • (edaily리포트)금메달까지 빼앗다니
  • [edaily] 오늘 다들 흥분하셨죠? 올림픽 금메달이 박탈되는 장면을 그냥 넘길 수 없었던 것은 혈기 때문만은 아니었습니다. "대국답게 굴어야지. 금메달을 뺏어 가다니..." 부시의 방문과 금메달 강탈. 오늘은 "미국은 어떤 나라일까" 하는 물음을 떠올리게 하는 하루였습니다. 증권산업부 문주용 기자가 "미국"에 대해 한마디 했습니다. 오늘 텔레비전에서 중계한 동계올림픽 경기, 다 보셨습니까. 쇼트트랙에서 우리나라의 김동성 선수가 무난히 1등으로 들어온 후 세레모니를 하다가 갑자기 태극기를 떨어뜨리는 장면에서 저는 당황했습니다. "무슨 일이야?" 심판들이 라식 수술을 했나? 엊그제까지 이런 파울, 저런 파울을 다 못본체 하더니 오늘은 파울축에도 못낄 것을 이유로 탈락을 선언했습니다. 동계올림픽에서 쇼트트랙 금메달에 목을 매고 멀리 솔트레이크 시티까지 갔는데, 도시 이름대로 "인심한번 짜다 짜!" 싶더군요. 중계방송이 나간 후 우리 네티즌들이 거세게 반격했습니다. 미국 방송의 인터넷 사이트에 들어가서 항의의 글을 일제히 올리고, 설문조사에 몰표를 던지면서 판정의 부당성을 알리려고 분주했습니다. 네티즌들은 미 NBC방송의 인터넷사이트 nbcolympics.com이 실시하는 설문조사에 참가, 압도적인 몰표로 우리의 뜻을 전달했습니다. 오후에는 메일에 "반칙송"이라며 글 하나가 들어왔습니다. "내 생애 봄날은"이라는 요즘 가요를 "내 생애 골드(금메달)는"으로 바꿨더군요. 엊그제 우리를 슬프게 했던 중국의 리자준 선수와 오늘 억지로 금메달을 뺏아간 미국의 안톤 오노 선수가 불러야 제 맛이 난답니다. 일부만 소개하죠. "비겁하다 /욕하지마 /더티한 플레이만 /하고는 다녀도 옆에 같이 /엎어진 그대가 /곁에 있어 /행복했다 반칙처럼 /짧은 경기 /내 반칙 아낌없이 /뽐내려 했건만 심판실격 /선고하는 그 순간/ 내 생에 골드는 간다" 하필이면 오늘은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한국을 떠나는 날이었습니다. 2박3일간의 일정을 끝내고 오늘 우리나라를 떠나는 부시 대통령은 우리에게 귀빈이었습니다. 외교가는 물론이고 증권가도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온 신경을 곤두세웠습니다. "악의 축" 발언이후 놀라기도 했지만 이번 방한에서 국민들은 부시 발언덕분에 가슴을 쓸어내리기도 했습니다. 부시 대통령은 이제 중국으로 갔습니다. 그가 떨어뜨린 낙수는 무엇입니까. 언론마다 "부시, 북과 전쟁의사 없다"라며 헤드라인을 뽑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는 대북관을 전혀 바꾸지 않았습니다. "북과 전쟁할 의사가 없다는 것"이 "북은 나쁘지 않다"는 것은 아니지요. 이번 방한에서도 우리쪽 희망만 너무 부각됐다는 느낌입니다. 그전, 미국에 공화당 정권이 들어섰을 때도 우리는 너무 낙관적이었습니다. "외교"라는 고도의 정치행위는 "현실"이라는 토양과 이해관계라는 계산법으로 볼 때 하루아침에 서먹한 관계가 되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우리 외교당국자는 이걸 너무 믿고 햇볕정책이 계속 미국측의 지지를 받을 것으로 생각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햇볕정책에 대한 대통령의 관심이 그렇고, 국민들의 지지가 그랬고, 더욱이 냉전의 종식이라는 역사 발전 측면에서 너무나 정당해 보였기 때문에 기대가 컸던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러나 실제는 어땠습니까. 부시 대통령을 축으로 한 미국 공화당 정부의 입장은 얼마나 단호합니까. 옳고 그름의 논쟁을 떠나서 보시죠. 아버지가 CIA에 오래 있어서 보수적인 집안에서 성장한 부시 입장에선 공산주의자들을 믿는다는 것, 그들과 협상을 한다는 것 자체를 위험천만한 일이라 생각할 만합니다. 평생을 보낸 군대에서, 공산주의자를 "악의 무리"로 교육받았고 국가에 대한 충성을 최고의 덕목으로 삼아온 콜린 파월 국무장관도 마찬가지입니다. 그가 다른 공화당 인사들보다는 온건파라 하더라도 그 역시 대결의 논리, 승패의 논리로 무장돼 있는 마당에 어떻게 해서든지 어둠에 있는 "악"을 양지로 끌어내야 한다고 생각하는 건 당연한 귀결입니다. 장시간의 정상회담으로도 부시가 대북관을 바꾸지 않는 이유는 이런 것입니다. 그는 "논리"를 통해서가 아니라 "도덕"의 관점에서 북한을 "악"으로 지목합니다. 부시도 "악의 축"이라는 표현은 "도덕적 표현"이라고 했습니다. 워싱턴포스트가 "흑백의 논리가 지배하는 부시의 세계에 대 테러전쟁은 도덕의 전쟁이 된다"고 지적한 것도 이런 뜻입니다. 도덕이라는 잣대로 보는 사람에겐 논리적 설득이 가능하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보통 논리가 막히면 생각을 바꾸지만 도덕률은 논리의 변경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단지 판단할 문제로만 볼 뿐입니다. 하지만 언론에 비친 우리 외교 당국자와 통일 당국자는 "결국 부시 정권이 햇볕정책을 지지하게 돼 있다"는 식으로 현실인식의 논리가 바뀌어질 것으로 기대하는 듯합니다. 미국과의 관계가 막히는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이같은 막연한 기대 때문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견제자나 경쟁자가 있는 상황이라면 모를까 유일한 강대국이 자신을 유일 초강대국으로 설정해놓은 현재의 세계구도를 일부러 바꿀 이유는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햇볕정책과 대통령에 대해 "용비어천가"만 불러제낀 당국자들은 결국 우리의 맹방을 오해하는 우를 범한게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굳이 오늘 금메달 강탈 사건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미국은 비판받을 만 합니다. 우선 미국은 스스로 강하다는 사실을 잘 모르고 있다는 인상입니다. 쥐가 막다른 골목에 몰리면 고양이를 문다고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고양이는 쥐를 위협하는 절대 강자입니다. 미국은 북한에 대해 절대적인 강자일뿐 아니라 실제적인 위협의 대상입니다. 미국은 자신들이 갖고 있는 무기(카드)가 얼마나 위협적인지 모르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들은 강하기 때문이 아니라, 그들이 강하다는 것을 끊임없이 인정받고 싶어할 만큼 자신의 힘을 의심하기 때문에 더 위협적입니다. 미국을 비판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는 미국이 바로 지구촌에서 견제받을 정도의 유일한 초강대국이기 때문입니다. 미국이 오판을 할 경우 상황은 특정 국가에 한하는 게 아니라 지구촌 전체의 위협이 됩니다. 때문에 저는 미국이 지구촌 여론으로부터 견제를 받고 있다는 점을 어느 정도는 주지시킬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금메달을 뺏긴 오늘, 미국이 우리에게 어떤 나라인지를 다시 한번 짚어봄으로써 지구촌 시민의 의무를 다하고자 하는 것이 제 마음입니다.
2002.02.21 I 문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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