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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권전망)⑥기술적 저가매수 기대-이트레이드증권
- [이데일리 이학선기자] 이트레이드증권은 "박승 총재의 금통위 기자 회견은 적정 금리 수준에서의 경직된 금리 하방성과 적어도 2회 이상의 콜 금리 인상을 암시하고 있어, 채권 신규 투자 욕구는 금주에도 위축될 것으로 우려된다"며 "유가 상승세가 주춤하고 OECD 경기 선행 지수가 개선 기미를 보여, 경제 성장에 대한 자심감이 주식시장에 반영될 소지가 다분해 관망세가 두드러질 것"이라고 전망했다.하지만 "재경부 그린북과 신용 평가 기관 피치사 관계자의 지적처럼 대외적 여건이 매우 긍정적이라고 보기도 힘들어 금리 급등 양상은 제어될 것"이라며 "특히, 적정 금리 수준에 대한 논의 자체가 오버 슈팅에 대한 견제 장치로 작용할 공산이 커 기술적인 저가 매수세 유입도 가능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트레이드증권은 이번주 국고채 3년물 금리를 4.40∼4.68%로 예상했다. ◆이트레이드증권 = 금주 채권 시장은 박승 총재의 콜 금리 인상 시사, 주춤한 유가 상승세와 OECD 경기 선행 지수 호조, 추경 편성으로 부각되고 있는 5년물 입찰 부담과 외국인의 국채선물 순매수 미결제 누적분 추가 청산 가능성 등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금리 상승 위험에 더 노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재경부 그린북과 피치사 관계자 발언 등에서 볼 수 있듯이, 아직은 경기 회복을 단언할 수 없어 과도한 추가적인 금리 상승은 억제될 것으로 판단된다. 구체적으로, 지난 주 금리 급등으로 금리 상승 압력 강도가 둔화될 수는 있으나 아래 요인은 금리 상승력을 연장시킬 것으로 추정된다. 박승 총재의 금통위 기자 회견은 적정 금리 수준에서의 경직된 금리 하방성과 적어도 2회 이상의 콜 금리 인상을 암시하고 있어, 채권 신규 투자 욕구는 금주에도 위축될 것으로 우려된다. 또한, 유가 상승세가 주춤하고 OECD 경기 선행 지수가 개선 기미를 보여, 경제 성장에 대한 자심감이 주식시장에 반영될 소지가 다분해 관망세가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수급 측면에서는 추경 편성 규모 구체화로 현재와 미래의 5년물 입찰 부담이 증폭되고 있고 외국인의 국채선물 순매도 가능성도 높아, 채권 수요가 위축될 공산이 크다. 그럼에도, 재경부 그린북과 신용 평가 기관 피치사 관계자의 지적처럼 대외적 여건이 매우 긍정적이라고 보기도 힘들어 금리 급등 양상은 제어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적정 금리 수준에 대한 논의 자체가 오버 슈팅에 대한 견제 장치로 작용할 공산이 커, 기술적인 저가 매수세 유입도 가능해 보인다. 이상을 종합하면, 지표 금리는 “4.40%∼4.68%”구간, KTB509선물 지수는 “109.00∼109.70”범위, 국고채 5년물 금리는 “4.75%∼5.05%”구간에 위치할 것으로 전망된다.전략으로는 금주 시장 분위기가 안정될지 미지수이므로 단기물 매수 위주의 투자 전략이 가장 타당할 것으로 판단된다. ‘국고채 10년 - 국고채 5년’ 스프레드가 고평가 되어 있어, 국고채 5년물이 상대적으로 매력적인 편이다. 그럼에도, 2·3년 스왑 스프레드와는 달리 1년 스왑 스프레드만 축소되고 있어, 단기물 위주의 보수적 전략이 금주에도 시장에 만연할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 결국, 금주 금리 상승이 대세라고 보면, 아직은 단기물 위주의 매매 패턴이 합리적일 것으로 보인다.시장 불안정을 기대한다면, ‘IRS 5년 리시브 + IRS 10년 페이’ 전략도 유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IRS 10년 - IRS 5년’ 금리 스프레드가 지난 2년 사이의 역사적 저점에 위치해 있고, 금리 상승 압력이 강할 것으로 추정할 때, 동 스프레드 확대 가능성은 어느 때 보다 높아 보인다. 특히, 최근 IRS 장기물 쪽의 리시브 수요가 많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동 스프레드 증대는 기대해볼만 하다. 따라서, 금리 상승 기조 하에서 장기물간 스프레드 확대에 기댄 ‘IRS 5년 리시브 + IRS 10년 페이’ 전략은 타당한 한 전략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 (BOK워치)미꾸라지 물가론
- [이데일리 강종구기자] 현재 물가는 `기가 막힐 정도로` 안정적이다. 지난달 소비자 물가는 전년동월대비 2.0% 올랐다. 근원소비자 물가는 1.9% 올랐다. 아! 경제 전체의 물가를 나타낸다는 GDP디플레이터는 더 기가 막히다. 전년 동기대비 상승률이 1분기에 0.36%, 2분기에는 0.05%다.한국은행의 한 박사는 말하길 "경기가 침체되지 않는 상황에서 나올 수 있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하한은 2.0% 정도"라고 말했다. 결국 경기가 최근 살아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지금 물가는 비정상적인 안정세다. 물론, 지난해 이맘때 물가가 크게 올라 반사효과를 본 측면이 있다. 기후가 좋아 농축수산물 값도 내렸다. 그래도 최근 사상 최고의 유가를 생각하면 물가안정은 그야말로 기적같다. ◇ 박승총재 "위장된 물가안정..수요가 아무리 늘어도 물가 안오른다"한은의 최우선 목표는 물가안정이다. 그런데 물가가 너무나 안정돼 있다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금리를 올린다는 말은 넌센스로 들린다. "물가가 이렇게 안오르는데 콜금리를 올릴 수 있을까?" 당연히 갖게 되는 의문이다. 인플레이션 기대는 금리인상의 최대 명분이다. 박승 한은 총재는 이 어려운 문제를 기가막힌 물가안정보다 더욱 기가막힌 논리로 정면돌파했다. 이른바 `미꾸라지 물가이론` 또는 `위장된 물가안정론` 이다. 이데일리 기자가 물었다. "기조적인 저물가 시대에 도래한 것 같다. 통화당국의 역할을 바꾸거나 근원물가 목표수준을 바꿔야 하는 것 아닌가" 박총재는 대답했다. "위장된 물가안정이다. 경제 내부구조에서 나오는 물가가 아니라 중국의 저임금에 따른 것이다" 박 총재는 추어탕 가격을 예로 들었다. 사람들이 아무리 추어탕을 많이 먹어도 추어탕 재료가 되는 미꾸라지가 중국에서 싼값에 공급되면 물가는 오르지 않는다는 것이다. 바꿔 말하면 수요측 물가상승압력이 있어도 값싼 중국산 때문에 공급물가가 너무 낮아서 물가가 오르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박승총재의 미꾸라지 물가론은 `물가안정속 금리인상`을 가능하게 한다. 즉 물가수준이 낮다고 저금리를 지속했다가는 부동산 등 자산가격이 급등하고 경제의 과열성장을 방관하는 정책실패를 낳을 수 있다는 식으로 발전될 수 있다. ◇ 현행 근원소비자물가로는 금리정책 못 편다(?)박 총재의 발언은 또 (그가 의도했는지 안했는지 알 수 없으나) 현재 물가지표의 무용론을 연상시킨다. 그동안 한은은 계속해서 "수요측 물가상승 압력이 낮다"고 했지만 사실은 수요가 상당정도 있어서 물가를 끌어올리고 있는데 그게 지표로는 나타나지 않는다는 뜻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한은이 주시하는 물가지수는 통계청이 발표하는 소비자물가와 근원물가다. 이중 명시적으로 한은이 정한 물가통제목표는 2004~2006년 중기로 근원물가 상승률 2.5~3.5%다. 근원물가 상승률은 3개월째 목표치 하단을 밑돌고 있다. 물가목표의 상단과 하단을 모두 정했다는 것은 상단을 넘어서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 뿐 아니라 하단을 이탈하는 것도 원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런데도 한은은 그동안 낮은 물가상승률에 대해 일언반구 토를 달지 않았다. 그 이유는 결국 `위장된 물가안정`이기 때문이었다. 그렇다면 앞으로 소비자물가나 근원물가 추정치는 통화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나침반`으로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것 아닌가. ◇ 한은이 내버려둬도 물가안정은 가능했던 것이었나그러나 소비자물가와 근원물가를 대신할 만한 물가지표가 없는 게 당장의 현실이다. 새로운 물가지표를 개발하는 것은 간단한 일이 아니다. 저물가 상황은 한국뿐 아니라 전세계적인 것이지만 대부분 국가들은 여전히 소비자물가와 근원물가 둘중 하나를 쓰고 있다. 그렇다면 달리 생각을 할 수 있다. 위장된 저물가가 아니라 2.0%인 소비자물가 상승률 수준 자체가 우리 경제의 체질에서 낮은 수준이 아닐 수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중국의 저임금 자체가 우리 경제의 내부구조로 들어와 있다고 볼 수는 없을까. 과거 물가추이를 보면 정말이지 현재 물가목표는 너무 넉넉해 보인다. 외환위기 이후 잠재성장률이 추락한 것과 때를 같이해 물가상승률도 급락한다. 근원물가상승률 목표 범위를 2.5~3.5%로 정한 것은 2003년이다. 그러나 그로부터 4년을 거슬러 올라간 1999년 이후 근원물가나 3.5%를 넘은 적은 2001년에 딱 3번 있었다. 연간기준으로도 근원물가가 3.5%를 넘은 적은 외환위기당시인 98년 이후에 단 한차례도 없다. 월간 기준으로도 3.5%를 넘은 적은 거의 없다. 혹시 물가는 한은이 중기통제목표를 2.5~3.5%로 정하기 훨씬 이전부터 3% 내외가 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던 것은 아닐까. 다시 말해 현재의 물가목표 수준은 `한은이 내버려둬도` 달성 가능한 목표일지 모른다는 것이다. ◇ 소비자물가로 바꿀까, 목표수준을 낮출까성장잠재력이 떨어진 저성장 국가가 되면 물가도 안정되게 마련이다.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이 하락했다면 자연스레 물가오름세도 둔화된다. 박승 총재 말처럼 중국의 싼 농산물과 공산물은 국내 물가를 끌어내렸을 것이다. 우리나라의 대중국 수입은 2000년경부터 급증하기 시작했다. 대중수입비중은 7%대에서 16%대로 급상승했다. 중국산 저가격 제품들이 앞으로 더 유입될거라 치면 물가상승률은 더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산과 경쟁해야 하는 기업들이 무슨 수로 제품가격을 올릴 수 있을까. 원가가 올라도 제품가격이 내리는 현상은 비단 수요가 없어서만은 아니다.성장잠재력이 떨어졌는데 만약 정부가 그 이상의 허황된 성장률을 목표로 하고 한은의 물가목표는 너무 느슨하다면 경기변동성이 커질 위험이 높다. 성장률 안오른다고 정부가 재정지출을 마구 해 대고 그런데도 물가가 목표범위를 벗어나지 않았다고 금리를 올리면 올해는 과열, 내년엔 침체 그리고 또 그 다음해엔 과열.. 결국 성장잠재력을 더 깎아 먹는다. 그렇다면 한은이 이제는 뭔가 `수`를 내야 하지 않을까. 물가안정목표제를 시행하고 있는 대다수의 나라처럼 어차피 안정적인 근원물가가 아니라 소비자물가로 목표대상을 바꾼다거나 아니면 근원물가의 목표를 낮추야 하는 건 아닐까. 우리나라 말고 물가안정목표제를 선택하고 있는 나라들을 예로 들면, 뉴질랜드, 스웨덴, 이스라엘은 소비자물가 기준으로 1~3%를 목표로 잡고 있다. 호주는 소비자물가 기준 2~3%, 칠레도 소비자물가 2~4%, 영국은 소비자물가 2.0%다. 우리나라처럼 근원물가를 기준으로 하는 나라로는 태국이 0~3.5%, 남아프리카공화국이 3~6%이고 캐나다는 소비자물가를 표방하면서도 달성여부는 근원물가 기준 1~3%로 평가한다. 한은 관계자는 "초창기에는 호주나 뉴질랜드도 근원물가를 쓰다가 소비자물가로 바꿨다"며 "처음에는 물가타게팅의 달성 여부를 중시했다가 후에는 물가안정에 대한 의지를 강화하는 쪽으로 가치관이 변했다"고 말했다. 우리는 가치관을 바꿀 때가 아직 안됐을까? 한은 다른 관계자는 "3.5%가 상한인 것에 대해 뭐라고 말하기 힘들다"며 운을 뗀 뒤 "내년까지 중기목표로 2.5~3.5%를 정한 것이고 그러면 내년 중순 가서 어차피 다시 목표치를 정해야 하는데 그때가서 고민해 볼 문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근원물가에서 소비자물가로 바꾼 나라들은 물가안정이 국민과의 약속이니까 국민들이 가장 잘 아는 지표로 해야한다고 해서 바꾼 것"이라며 "그것도 내년 가서 열심히 따져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 `고유가가 아시아 위기 부른다 `-FT
- [이데일리 홍정민기자] 카트리나 충격으로 유가 상승이 심화되면서 미국뿐 아니라 전세계 경제가 침체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특히 수출 의존도가 높고 시장 원칙과 가격 논리가 완전히 자리잡지 않은 아시아가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일부에서는 `아시아 위기`가 재현될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미국의 3, 4분기 성장률 전망치는 이미 당초보다 0.5~0.7%포인트나 하향조정된 2~3%대 후반으로 떨어졌다. 고유가로 물가까지 오르면서 경기침체 속에 물가가 상승하는 스테그플레이션 우려도 가중되고 있다. 미국 경기 침체로 소비가 냉각될 경우 파급효과는 전세계로 확산될 수 있다. 더구나 석유 보조금 등으로 유가 상승을 억눌러놓았던 아시아 각국 정부가 더 이상 부담을 감당할 수 없게 되면 소비자들의 부담은 배가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亞 여전히 석유 낭비..보조금·가격규제 시장 왜곡 파이낸셜타임즈(FT)는 5일(현지시간) 고유가 충격이 무엇보다 경제 운영 능력이 취약한 아시아 경제에 가장 심각한 타격을 입힐 수 있다고 주장했다. 우선 아시아 각국이 석유 가격 상승을 인위적으로 낮추면서 연료 효율성에는 둔감했고 석유 소비량도 지나치다는 설명이다. 아시아 국가들은 현재 보조금, 가격 규제, 낮은 연료세 등을 통해 소비자를 보호하고 있고 고유가의 완전한 충격을 피해왔다. 이런 정책을 실시하지 않더라도 중국 주도의 경쟁으로 공산품 가격이 내려가면서 고유가에 따른 인플레이션이 상쇄될 수 있었다. 이에 각 국 중앙은행들도 금리를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고 통화팽창 정책을 사용할 수 있었다는 얘기다. 게다가 풍부한 글로벌 유동성과 투자 열기, 높은 저축률도 석유 수입 가격 상승을 감당할 수 있도록 해 준 요인이다. 인위적으로 눌렀든, 자연스럽게 상쇄됐든 유가 상승의 영향이 피부로 느껴지지 않는 이상 석유를 굳이 아낄 필요도, 연료 효율성을 높일 필요성도 없다. 현재 일본, 홍콩, 싱가포르를 제외한 대부분의 아시아 국가들은 여전히 석유를 많이 사용하고 있다. 특히 인도네시아의 단위 경제생산당 석유 소비량은 선진국 평균의 4배 이상에 달한다. 훨씬 더 선진화된 한국조차 선진국 평균의 2배가 넘는 석유를 소비하고 있다. 이에 반해 서구 선진국 경제는 두차례의 유가 파동 이후 효율성 제고와 연료 절약 정책을 실시해왔고 유가의 충격을 어느 정도 견딜 수 있게 됐다. ◇亞, 연료보조금 속속 폐지.."시스템 취약성 노출" 어느 시점에서든 축제는 끝나게 마련이다. 승승장구하던 아시아 경제에서도 상대적으로 관리 능력이 취약한 국가들은 고유가 부담에 따른 재정 적자를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보조금을 속속 폐지하고 있다. 석유 수입 의존도가 특히 높은 태국의 경우 재정 부담이 점증하고 무역 적자도 늘어나면서 지난해 도입했던 연료 보조금을 폐지해야 했다. 석유 보조금이 예산의 3분의 1에 달하는 인도네시아는 정부가 보조금 폐지를 망설일 경우 인프라투자를 위한 재원 부족에 시달릴 것이다. 중국 역시 엄청난 유류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으며 급격한 석유 부족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정유 수출을 제안하고 있다. 결국 고유가가 호경기에 가려져 있던 정책 문제와 구조적 취약성을 드러내고 있는 셈이다. FT는 석유 수출국인 말레이시아를 제외한 거의 모든 아시아 국가 성장률이 타격을 받을 것이지만 경기관리가 허술한 국가는 훨씬 더 큰 조정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물론 현재 각 국의 재정, 은행시스템, 단기 외채 등이 97년 외환위기 때보다 나아진만큼 충격도 그때만큼 심각하지는 않을 것 같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외환위기 이후 회복이 가속화되면서 아시아 각 국에는 자기만족감이 팽배해졌으며 각 정부는 경제 효율성를 제고하고 수출 주도 성장 의존도를 낮추려는 개혁을 망설이고 있어 우려된다는 설명이다. ◇美, 소비위축 가능성..亞 수출 연쇄타격 불가피 FT는 고유가의 충격이 아시아 경제 개혁의 시발점이 될 수는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다만 각 정부의 개혁정책은 정부가 통제할 수 없는 두가지 요소, 즉 미국의 향후 통화정책과 경제 상태에 의해 결정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카트리나로 많은 이코노미스트들이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조정하고 있다. 또 미국의 주택가격 거품이 붕괴, 소비지출이 급격히 감소할 경우 아시아 경제에 직격탄을 날릴 수 있다. 아시아 경제는 대중국 수출 의존도가 높고,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상당부분 대미 수출에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신문은 아시아 각국 정부와 시장이 리스크를 점점 잊어가고 있지만 사실은 외환위기 이후 어느 때보다도 큰 불확실성에 직면해있다고 진단했다. 또 위험이 이 지역을 다시 엄습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 지는 예단할 수 없지만 분명한 점은 현재 아시아 경제가 지난 97년 이후 어느 때보다도 큰 불확실성에 직면해 있다는 사실이다. 지난 5년간 아시아 각국 정부와 시장이 리스크를 점점 잊어가고 있는 가운데 위험은 이 지역을 다시 엄습하고 있다고 신문은 경고했다.
- (9월의 투자전략)①상승추세 회복할까
- ◇왼쪽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박효진 굿모닝신한證 연구위원, 성진경 대신證 선임연구원, 이영원 대우證 팀장, 서정광 메리츠證 팀장, 강현철 우리투자證 연구위원, 유경오 키움닷컴證 팀장, 오현석 삼성證 연구위원, 임정석 세종證 센터장, 김지환 현대證 팀장, 손정한 부국證 센터장8월 증시는 싱겁게 지나갔다. 역사적 고점 돌파에 대한 기대가 높았지만 매물벽에 막혀 기록을 갈아치우는데에는 실패했고 월말 유가 70달러, 금리인상 우려 등 여러가지 악재까지 겹치면서 조정의 골만 깊어졌다. 9월은 다시 상승흐름으로 복귀하느냐 조정의 장기화냐의 갈림길에 서 있다. 9월 증시에 대한 전망과 투자전략을 2회에 걸쳐 짚어본다. <편집자주>[이데일리 권소현 류의성기자] 9월은 전통적으로 약세장이다. 올해에는 특히 8월 말에 쏟아져 나온 악재 여파로 초반 조정분위기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하락은 단지 조정수준에 그치고 후반들어서는 상승추세로 복귀할 가능성을 점치는 분위기다. 외국인의 매도가 일단락되고 기관과 개인 등 국내 투자자가 매수에 나선다면 다시 역사적 고점 돌파를 시도할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증권사들이 제시한 9월 종합주가지수 예상범위는 60일 이동평균선이 위치한 1050포인트대에서 사상 최고치를 넘어선 1150포인트 사이다. (아래표참조)◇변수 많은 9월..유가가 관건9월은 어느때보다 많은 변수를 안고 있다. 고유가와 금리인상, 부동산 대책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 등 8월이 남긴 과제에 파이낸셜타임즈주식시장(FTSE) 선진국 지수 편입여부, 선물옵션 만기일 등에서 증시는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일단, 유가가 70달러선을 밟으면서 경고를 날린만큼 증시 동향에 있어서 최대 관건이다. 최근 유가 급등은 예상하지 못했던 허리케인 `카트리나` 충격 때문이지만 수급을 고려했을때 앞으로 80달러, 100달러까지 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유경오 키움닷컴증권 팀장은 "현재 유가는 특별한 악재보다는 수요 증가로 인한 수급문제에 투기적인 수요까지 가세했기 때문"이라며 "중동 테러와 같은 악재가 없더라도 국제 유가는 단기간 배럴당 70달러를 넘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가는 증시에 분명 리스크지만 9월에는 휴가철이 마무리되고 휘발유 소비가 안정되면서 8월처럼 대형 악재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란 기대감도 있다. 이영원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유가가 한국 내수경기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기 보다는 미국 소비경기 동향에 따른 간접적인 영향이 보다 클 것"이라며 "9월 주식시장에 반영되는 유가 영향도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회복 기대감 여전7월 증시 랠리를 이끌었던 요인 가운데 하나는 하반기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었다. 고유가로 인한 인플레이션과 이를 잡기 위한 금리인상 가능성이 악재로 남아있기는 하지만 30일 발표된 7월 산업생산지표는 민간소비가 회복되고 있음을 확인해줬다. 한양증권은 "경기부양을 위한 정부의 우호적인 대책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3분기에도 건설과 민간 소비부문이 수출 감속 부분을 메워줄 수 있을 것"이라며 "국내 경기 회복과 관련된 모멘텀은 유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9월부터 기업들의 3분기 실적 모멘텀이 부각되는 만큼 유동성 장세보다는 실적장세가 펼쳐질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서정광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기업들의 실적이 2분기를 바닥으로 3분기부터는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에 지수가 조정세를 보이더라도 큰 폭으로 하락할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했다. ◇외국인 매도 일단락·기관 매수 기대현재로서는 외국인이 언제 매도공세를 멈출 것이냐에 수급 개선 여부가 달려있다. 8월들어 외국인은 1조원 가까이 순매도했다. 지난 6월물 지수선물 만기 이후 선물시장에서도 1만8700계약 이상 누적 순매도를 쌓아놓았다. 9월 선물과 옵션, 개별주식옵션이 동시에 만기일을 맞이하는 트리플 위칭 데이가 예정돼 있는만큼 수급에 의한 변동성이 커질 수 밖에 없다. 아직은 외국인의 매도세가 기조적이라기 보다는 차익실현에 불과하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오현석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외국인 매도가 일부 종목에 국한돼 있고 해외 뮤추얼펀드로 16주 연속 자금이 유입돼 매수여력이 크게 확충된 상황"이라며 "신흥시장이 세계 경제 회복 초기에 좋은 성적을 거뒀다는 점에서 외국인이 시장을 떠날 이유가 많지 않다"고 판단했다. 이와 함께 기관투자자에 대한 기대도 높다. 적립식 펀드 열풍은 여전하고 기관의 매수여력은 커져가고 있기 때문이다. 박효진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는 "머니마켓펀드(MMF)로 84조원이 몰릴 정도로 최근까지는 본격적인 자금 이동이라기 보다는 행동없는 관망에 가까웠다"며 "그러나 9월부터는 기관의 직접 주식 매수와 간접 자금에 의한 매수가 강화되면서 뚜렷한 변화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즉, 9월에는 기관화 장세의 색깔이 강하게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월초 조정..후반 반등 기대 이같은 점을 고려했을때 일단 9월 초반에는 조정과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증권은 8월에 비해 예상범위 하단을 하향조정했다. 오 애널리스트는 "단기 조정요인이 여전히 진행중이기 때문에 지수 예상범위 하단을 8월 1050포인트에서 1030포인트로 낮췄다"며 "유가상승과 외국인 매도, 해외증시 부진에 따른 불확실성이 해소되기 전까지 시장은 제자리 걸음을 할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기 상승추세는 여전하며 9월 후반에는 반등을 기대해볼만 하다고 증권사들은 분석했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소비중심의 펀더멘털 개선과 기업 실적 턴어라운드를 고려한다면 추가 조정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월초반 지지력 확보 과정을 보인 이후 중순부터는 기존 추세로 복귀할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9월 종합주가지수는 1050에서 1130포인트 내에서 움직일 것으로 내다봤다. 임정석 세종증권 애널리스트 역시 "조정 이후 순환적 경기모멘텀을 반영해 중장기 상승추세로 재진입할 것"이라며 "9월은 조정의 변곡점이나 분기점을 형성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증권사별 9월 증시전망
- (뉴욕프리뷰)설상가상
- [이데일리 홍정민기자] 미국 증시는 이번 한 주 역시 불안하게 시작할 전망이다. 가장 큰 변수는 역시 유가다. 지난 주말을 기점으로 주춤하던 유가가 허리케인 카트리나 위력을 등에 업고 다시 증시의 메인 화두로 돌아왔다. 앨런 그린스펀 의장의 부동산 가격 발언도 투자심리에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더구나 이번 주에는 통상 지수가 가장 저조한 흐름을 보이는 9월이 시작된다. 스톡트레이더 연감에 따르면 9월은 다우지수와 S&P의 경우 50년부터, 나스닥의 경우 71년부터 연중 지수가 가장 낮은 달이었다. ◇카트리나發 유가 충격..각국 증시 `초토화` 카트리나가 5등급으로 발전하면서 멕시코만으로 다가가고 있다는 소식에 지난 주말부터 이 지역 석유 시설들이 속속 폐쇄되고 있다. 이에 유가는 다시 들썩이기 시작, 이날 뉴욕상품거래소(NYMEX) 시간외거래에서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 10월 인도분이 사상 처음으로 70달러를 돌파하기도 했다. 카트리나발(發) 충격에 아시아 증시가 초토화됐고 유럽증시도 급락세로 출발했다. 이날 일본 닛케이 지수는 2개월래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고 인도네시아는 금융위기 가능성까지 가세하며 3.6% 급락했다. 한국증시도 2% 이상 하락했다. 웨인허머자산운용의 수석 시장 전략가인 샌디 링컨은 "이번주 초반 증시에서는 분명 허리케인이 가장 큰 화두가 될 것"이라며 "에너지 공급 차질 여부와 보험주 움직임을 주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트리나 피해에 따른 보험금 지급 규모가 사상 최고액인 300억달러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어 보험주가 부담을 받을 전망이다. 이에 반해 피해 복구나 비상 물자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홈디포 등 소매업체들이 `반사이익`을 노릴 것으로 보여 이 부분에도 관심을 가질 것을 권고했다. 유가 상승의 수혜를 받으며 하락장에서 홀로 선전했던 에너지주에 대해서는 현재 논란이 일고 있다. 수요증가에 기인한 유가상승이 계속 이어질 것이며 에너지주 역시 장기적인 랠리를 기록할 것이라는 낙관론이 일고 있는 반면 최근 과열이 지나치다는 우려도 만만치 않다. ◇그린스펀 `부동산 발언`..증시에 `찬물` 지난 26일 `잭슨홀 회의`에서 나온 앨런 그린스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발언도 증시와 현물시장에 찬물을 끼얹을 공산이 크다. 그린스펀 의장은 임기중 마지막으로 참석한 `잭슨홀 회의`에서 주택가격 상승에 대해 우려하면서 집값 안정을 위해 금리 카드를 사용할 수도 있음을 처음으로 인정했다. 그것도 이례적으로 `직설적인 화법`을 사용, "주택시장 활황이 결국 식을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현재 기록적인 수준을 기록하고 있는 주택 거래가 줄어들면서 주택 가격 상승세가 둔화되다 하락세로 돌아설 것"으로 내다봤다. 또 "대규모의 경상수지 적자와 주택 붐과 같은 미국 경제의 불균형은 생산과 소득과 고용을 억지로 늘리기 보다는 금리와 환율 조정을 통해 시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부동산 시장 둔화와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며 분위기를 흉흉하게 만들고 있다. ◇경제지표, 위안될까? 악재 일색이지만 이번 주 발표될 경제 지표에서 위안거리를 찾아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이번주에는 8월 컨퍼런스보드 소비자신뢰지수, 2분기 GDP 예비치, 7월 개인지출, 8월 ISM 제조업 지수, 8월 비농업부문 고용, 8월 실업률 등 굵직굵직한 지표들도 발표를 앞두고 있다. 대형 소매업체들과 자동차 판매 등 소비관련 지표도 나온다. 존 콜드웰 맥도날드파이낸셜그룹의 수석투자전략가는 "고유가로 인한 경기 둔화 가능성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발표되는 경제지표마다 중요한 의미를 지닐 수 있다"고 말했다. 전반적으로 고용지표는 견조할 것으로 보이나 컨퍼런스보드 소비자신뢰지수나 소비관련 지표들은 저조할 가능성이 높다. 이미 지난 주 미시간대 소비자신뢰지수가 3개월 최저치로 추락, 유가 충격이 소비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이 확인됐다. 한편 선행지표인 지수선물은 하락세다. 한국시간 오후 4시30분 기준 시카고상업거래소(CME)의 나스닥100 지수선물은 전날보다 9.50포인트 떨어진 1554.00, S&P500은 6.50포인트 내린 1199.40를 기록중이다.
- (주식Cafe)로빈훗과 공산당
- [이데일리 김대환 칼럼니스트] 최근 국가정보원(옛 안기부)의 불법 도·감청과 두산그룹 형제의 난이 잇따르면서 재벌의 폐해가 다시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그런데 한국인이든 아니든, 한국 경제에 다소간의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재벌에 대한 나름대로의 견해를 갖고 있는 듯싶다. `재벌은 악(惡) 그 자체`에서부터 `재벌은 경제성장의 견인차`에 이르기까지, 재벌에 대한 의견이 분분한 것도 한국인 사이에서나 외국인 사이에서나 마찬가지다. 기업지배구조에 관심을 갖는 외국 학자들 사이에서는 재벌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더 강하다. 실제 소유한 것보다 더 큰 의사결정권을 행사한다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경제성장에 관심을 가진 학자들 사이에서는 재벌에 대한 긍정적 인식이 더 보편적인 듯 하다. 미 경제학회의 회장을 지냈고, 한국도 여러 차례 방문한 적이 있는 데일 조겐슨 하바드대학 교수는 한국의 한 재벌기업을 지칭, “훌륭한 경영진을 갖추고 있어서 앞으로 경영환경이 악화되더라도 지속적 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며 대단히 긍정적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재벌이 잘 하는 일도 있을 테고 잘 못하는 일도 있을 테니 재벌에 대해 어떤 견해를 갖는가는 각자의 가치관에 따라 달라지는지도 모른다. 그건 그렇다 치고, 개인의 의견이 아닌 시장 전체의 의견인 주가는 어떤가? 재벌에 속해 있는 기업의 주가는 프리미엄을 안고 있는 건가 디스카운트를 안고 있는 건가? 재벌에 속해 있다는 이유만으로 주가가 더 높아지기도 하고 낮아지기도 하고 하는 걸까? 재벌에 속해 있는 기업을 재벌에서 완전히 떼어내면 주가가 올라갈까, 아니면 내려갈까?대게 흥미로운 질문일수록 답하기가 쉽지 않다. 재벌에 속해 있다 떨어져 나온 기업의 주가를 보면 쉽게 답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런 기업을 찾기도 쉽지 않을 뿐더러 찾는다고 하더라도 딱 떨어지는 답을 구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주가가 떨어지면 그게 재벌에서 나왔기 때문에 주가가 떨어진 건지 아니면 기업실적이 갑자기 나빠져서 주가가 떨어진 건지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 주가가 올라도 마찬가지다. 재벌에서 나와서 그랬을 수도 있고, 그것과 상관없이 실적이 좋아져서 그럴 수도 있다.조금 다른 방식으로 문제를 접근해 보자. 재벌에 속해 있다는 이유로 기업이 얻는 건 뭐고 잃는 건 무엇일까? 이와 관련해 제레미 스타인이라는 미국의 경제학자가 흥미로운 이론을 제시한 적이 있다. 자본시장이 덜 발달되어 있는 경우 재벌은 자본시장의 역할을 대신 수행, 그룹 전체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하지만 각 기업 경영인들이 전체의 이익은 뒷전에 놓고 자신의 이익만을 지나치게 추구하면 재벌은 자본시장 기능을 제대로 수행할 수 없게 된다.사업 잘 하는 기업에 돈을 더 주고 사업 잘 못하는 기업에 돈을 덜 주는 게 자본시장의 역할이다. 그런데 자본시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경우 재벌이 이 기능을 대신할 수 있다는 것이다. 스타인 교수는 이 같은 긍정적 가능성을 로빈훗에 빗대어 설명한다. 로빈훗이 돈이 남는 부자로부터 돈을 뺏어 돈이 정말 필요한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눠주듯이 재벌은 사업 못하는 기업에서 돈을 뺏어 사업 잘 하는 기업에 몰아줄 수 있다는 거다. 그러면 그룹 전체의 사업실적이 올라가고 모두가 ‘윈-윈’하게 되는 것이다.재벌의 부정적 가능성은 공산당에 비유된다. 공산주의가 실패한 이유 중 하나는 중간간부들이 전체의 이익은 생각하지 않고 개인적 이익만 챙기다 사회전체의 효율성을 떨어뜨린 데 있다. 마찬가지로 각 기업의 경영인들이 자기 월급 올릴 궁리만 하게 되면, 재벌은 일 못하는 기업에서 돈을 빼서 일 잘하는 기업에 돈을 주기보다는 모든 기업(그리고 모든 경영인)들에게 똑같이 돈을 배분하게 된다는 것이다. 대우전자가 잘하고 대우자동차가 잘 못하면 대우전자에서 돈을 빼서 대우자동차에 주는 식이다.그러니까 재벌 프리미엄이 존재하는지, 아니면 재벌 디스카운트가 존재하는지는 재벌 총수나 혹은 구조조정본부가 로빈훗처럼 행동하는지, 아니면 공산주의자처럼 행동하는지에 따라 달라진다는 얘기다. 한국의 재벌은 스타인 교수가 말하는 로빈훗에 가까울까 공산주의자에 가까울까? 스타인 교수가 무슨 뜻으로 말을 했건, 자신을 로빈훗이나 공산주의자로 생각하는 재벌 총수가 많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는 한다. 그런데 둘 중 어느 쪽도 아니라는 말은 재벌의 역할이 별로 없다는 말일 수도 있다. 스타인 교수의 이론은 자본시장이 덜 발달된 경우를 상정하고 있다. 그러니까 자본시장이 발달할수록 재벌의 존재이유는 그만큼 불분명해지는 거다. 적어도 스타인 교수의 이론만 가지고 말하면 그렇다.[김대환 불가리아 아메리칸대학 경제학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