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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3연패 도전 레자자데 헤라클레스도 울고 갈 괴력
  • 올림픽 3연패 도전 레자자데 헤라클레스도 울고 갈 괴력
  • [조선일보 제공] '세계에서 가장 힘이 센 사나이'를 가리는 싸움은 생각만큼 흥미진진하지 않다. 적어도 지난 두 번의 올림픽에서는 그랬다. 이란의 호세인 레자자데(Rezazadeh·30)와 경쟁자들의 실력 차이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레자자데는 2000년 시드니올림픽 남자 역도 최중량급(105㎏ 이상)에서 472㎏의 세계신기록으로 금메달을 땄다. 4년 뒤 아테네올림픽에서 레자자데는 또 472㎏을 들어 우승했고, 은메달리스트와의 기록 차이는 무려 17㎏이었다. 8월 베이징에서 레자자데는 올림픽 3연패(連覇)에 도전한다. 작년 8월 가벼운 교통사고로 발목을 다친 게 변수가 될 수 있지만 개인 기록을 보면 레자자데를 위협할 경쟁자가 없다. 레자자데가 발목 재활에 열중하는 사이 IWF(세계역도연맹) 랭킹 1위를 차지한 빅토스 스케르바티스(라트비아)의 2007년 최고 기록은 447㎏이다. 레자자데의 세계기록에 25㎏이나 뒤진다. '헤라클레스'라는 별명이 딱 어울리는 레자자데는 이란은 물론 아랍권 최고의 인기 스타다. 이란의 국영 상업은행에는 '레자자데 지점'이 있고, 고향인 아르다빌에는 이란에서 가장 현대적인 시설을 갖췄다는 '레자자데 실내체육관'이 있다. 부동산, 은행에서부터 생수 같은 생활필수품까지 레자자데는 이란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광고 모델이기도 하다. 레자자데는 시드니올림픽이 끝나고 터키로부터 거액의 스카우트 제의를 받았다. 터키 정부는 레자자데에게 최고급 빌라와 2만 달러의 월급, 올림픽 금메달을 딸 경우 1000만 달러를 주겠다며 국적을 바꿀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레자자데는 "조국과 이란 국민을 위해 뛰고 싶다"며 거절했고 이란의 '국민적 영웅'이 됐다. 2003년 이란 정부는 레자자데가 수도 테헤란에 집을 살 수 있게 약 6만 달러를 국고로 지원했다. 레자자데가 전 아랍인의 사랑을 받는 또 다른 이유는 그가 이슬람 원칙에 충실하기 때문이다. 그는 "바벨을 들어 올릴 때마다 알라에게 도움을 청한다"고 말한다. 레자자데는 2003년 2월 이슬람 성지인 사우디아라비아의 메카에서 결혼식을 올렸고, 이는 이란 전역에 생중계되기도 했다. 이런 독실함 때문에 레자자데가 아테네올림픽에서 우승하자 아랍 언론들은 "신의 도움을 받는 레자자데가 이겼다", "역기가 아닌 이슬람의 자존심을 들었다"며 열광했다. 15세 때 역도를 시작한 레자자데는 1998년 방콕아시안게임 동메달(415㎏)로 국제 무대에 등장했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 세계신기록으로 우승한 것을 시작으로 올림픽 2연패, 세계선수권 4연패, 아시안게임 2연패 등 출전한 모든 대회에서 '최강'의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다.
 앞을 봐야 희망이 있다...유로 2008의 교훈
  • [유럽축구 확대경] 앞을 봐야 희망이 있다...유로 2008의 교훈
  • [이데일리 SPN 임성일 객원기자] 44년 만에 유럽선수권 정상에 오르며 ‘무관의 제왕’ 꼬리표를 떼어낸 스페인, 유로2004 실패 이후 연속해서 메이저대회 4강 진입에 성공하며 ‘녹슨 전차’ 이미지를 털어낸 독일. 이들이 성공할 수 있었던 공통된 바탕은 무엇일까. 유로2008 본선행 티켓조차 거머쥐지 못했던 축구종가 잉글랜드, 시종일관 무기력한 모습으로 대회 내내 실망감만을 안겼던 독일월드컵 결승전 매치업의 이탈리아와 프랑스. 그렇다면 이들이 실패했던 원인은 무엇일까. 이들의 성패를 함께 묶어낼 수 있는 공통분모로 ‘내일을 위한 쇄신’이란 화두를 제시할 수 있겠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미래를 대비했거나, 정체됐던 오늘을 반성하며 달라질 내일을 준비했던 스페인과 독일은 결국 소기의 성과를 거둔 반면 상대적으로 어긋난 길을 걸었던 잉글랜드 이탈리아 프랑스 등 소위 ‘전통의 강호’들은 철퇴를 피할 수 없었다. 실상 유럽 국가들의 수준이 그리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 판국에 마땅한 노력조차 없었으니 게을렀거나 혹은 자만했던 혹독한 대가를 치러야했다. 스페인과 독일은 나란히 조별예선에서 탈락했던 유로2004 이후 가장 의욕적이고 꾸준하게 탈피를 도모했던 나라들이다. 그리고 그 변화의 중심에 젊고 재능 많은 플레이어들의 과감한 기용이 있었다. 라모스(DF) 사비, 세나, 파브레가스(이상 MF) 토레스, 비야(이상 FW) 등 2006 독일월드컵을 통해 메이저무대에 막 선을 보인 스페인의 젊은 피는 이번 유로2008에서 팀의 기둥으로 자리매김하며 그토록 요원하던 정상의 감격을 선사한 주역으로 활약했다. 독일 역시 다르지 않다. 실상 전차군단의 변화는 보다 빨랐는데, 람, 메르테사커(이상 DF) 슈바인슈타이거(MF) 포돌스키(FW) 등 포르투갈에서 열린 유럽선수권부터 호흡을 맞추기 시작한 ‘뉴 전차군단’이 바로 2006월드컵, 유로2008 연속 4강이라는 쾌거를 조국에 안긴 키플레이어다. 젊고 어린 선수들의 기용이 곧바로 세대교체 혹은 발전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나 기존 인물에 연연치 않고 강수를 두었다는 것, 가까운 결과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소신을 가지고 기다렸던 믿음이 결국 달콤한 열매를 만든 셈이다. 비록 히딩크의 러시아에 의해 생각지도 않았던 일격(8강/0-3)을 당했으나 달라진 오렌지 군단의 ‘실효성 있는 공격력’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할 수 있겠다. 반해 잉글랜드, 이탈리아, 프랑스는 제자리걸음이 결국 화를 부른 모양새다. 실상 유로2004와 독일월드컵 그리고 유로2008 지역예선(혹은 본선)까지 이어지는 일련의 과정 속에서 스쿼드의 변화 폭이 가장 정적이었던 나라들이다. 필드를 떠난 지네딘 지단의 공백을 제한다면 새로운 인물을 찾기 힘든 프랑스와 칸나바로의 부상-네스타 대표팀 은퇴로 본의 아니게 플랫4가 바뀌었다는 것을 빼고 독일 월드컵 우승멤버가 고스란히 유로2008에 나선 이탈리아는 결국 자충수를 둔 셈이다. 믿었던 베테랑들은 시나브로 찾아온 체력저하와 안일함 속에서 스스로 무너졌다. 면면으로 따지자면 화려하기로 소문난 잉글랜드의 본선행 좌절도 조합을 둘러싼 소모적인 고민에 허송세월하다 힘을 받지 못했던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희망을 원한다면 내일을 위해 투자하는 것이 자명한 이치다. 모든 분야든, 적어도 이 시대에 ‘제자리걸음’은 곧 ‘도태’를 의미한다 해도 무리가 아닐 것이다. 축구 역시 마찬가지고 외려 더 심할 수 있겠다. 이런 목소리에 동의한다면, 대한민국 축구도 진지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다. 인물자체의 능력을 폄하하는 것은 아니지만, 여전히 히딩크라는 인물의 방한에 무조건 떠들썩해지는 지금의 상황이 왠지 모르게 씁쓸하다./<베스트일레븐> 기자 ▶ 관련기사 ◀☞[유럽축구 확대경] 스페인의 주연다운 조연, 세나 그리고 실바☞유로 2008에서 가장 탐나는 선수 톱 10은?...'인디펜던트'지 선정☞[유로 2008 리포트] 44년만의 스페인 우승, 지피지기의 산물☞[유로 2008]스페인. '이젠 심약하지 않다'...남은 건 월드컵 정상☞[유로 2008] 스페인 새 역사 썼다...독일 1-0 꺾고 44년만에 우승
2008.07.08 I 임성일 기자
  • 오늘 ''범국민촛불대행진''
  • [오마이뉴스 제공] 5일 촛불집회는 시민·종교계·노동계·정치권 등 각계가 참여하는 '범국민 촛불대행진'으로 꾸려질 예정이다. 지난 30일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의 시국미사를 시작으로 기독교 대책회의가 3일 오후 6시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시국기도회를 열고, 오는 4일에는 실천불교전국승가회가 시국법회로 바통을 이어받는다. 원불교도 이미 오는 8일 시국대법회를 열기로 했다.종교계의 합류로 힘을 얻은 촛불에 노동계와 정치권도 합류하고 있다. 총파업을 선언한 민주노총은 4일, 5일에는 지역 노조 간부들이 1박 2일 동안 상경 투쟁하는 등 최대 10만 명 이상이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통합민주당은 지난 2일 '범국민촛불대행진'에 거당적 참여를 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5일 범국민촛불대행진에 맞춰 여러 가지 행사도 준비 중이다. 3일 시국기도회를 주최하는 기독교 대책회의는 오는 5일 오후 6시 시청 앞 광장에서 기독교인 대합창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헌국 '예수살기' 목사는 이날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이미 각 교회 성가대를 중심으로 연습 중이며 되도록 많은 이들의 참여할 수 있게 안내하고 있다"며 "1000명에 달하는 기독교인들이 합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5일 대합창 때는 다른 시민들도 공유할 수 있도록 '그날이 오면' 등 많은 이들이 알고 있는 곡들을 부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천도교 청년회 생명평화위원회도 5일 오후 3시 종로구 경운동에 위치한 중앙대교당에서 현 시국에 대한 성명서를 작성하고 촛불대행진에 참가할 뜻을 밝혔으며, 교인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시민들도 다양한 제안을 내놓고 있다. 네티즌 '빈데'는 "5일 청와대를 향해 행진하면 충돌이 불가피할 것 같고, 그렇다고 또 남대문-명동-을지로-종각-시청 뭐 레파토리 이전과 똑같이 하기에는 의미가 부족해 보인다"며 "비폭력평화 기조를 유지하면서 물리적 충돌을 피하는 한편, 정부 등에 최후 통첩을 하는 의미로 남산순환로를 행진하는 것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그는 "촛불집회에 참가할 정도의 시민이면 4시간 정도는 능히 걸을 것"이라며 "서울 전역에서 보이는 남산순환로를 한 바퀴 돌 수만 있다면 이는 역사적으로도 전무후무한 매우 의미 있는 사건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네티즌 'coolsexy'는 "미디어 다음의 '촛불자동차연합' 까페 회원들이 5일 차를 운전해 촛불집회 거리행진 때 후미에서 집회 참가자들을 보호하는 한편, 부상자가 생길 경우 부상자 후송에 나설 것"이라며 차량 시위를 제안했다.그는 "우리는 내 조국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위해서 달리고 달리는 동안 같은 목적지(시청)를 향해서 승차하실 분들은 타시라"며 "촛불집회에 오셨다가 늦은 시간 차가 끊겨 못 가시는 분들과 카풀을 해 각 지역으로 돌아올 예정이니 많은 분들 참여 부탁드린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한편, 촛불집회를 반대하고 있는 회원들이 개설한 '과격 불법 촛불시위 반대 시민연대' 카페는 지난 3일 공지를 내고 오는 5일 오후 5시부터 청계광장에서 맞불 집회를 열겠다고 밝혔다. 카페 측은 "5일 집회에는 재미교포 대학생 100여 명, 외국 유학생 500~600명, 외국교수들과 원어민 강사 100여 명, 외국인노동자·탈북자 등 모두 1000명 이상이 참여할 것"이라며 "'차라리 북한인권을 위해 촛불을 들라'라는 주제로 진행되는 이날 집회에서는 다양한 퍼포먼스가 펼쳐지며 참여 외국인들이 미국 쇠고기의 안전함을 강조하고 촛불시위에 반대하는 다양한 구호도 외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책 속의 중국 지금 배우러 갑니다
  • 책 속의 중국 지금 배우러 갑니다
  • [조선일보 제공] ■시안(西安)-실크로드의 고향 고대 중국은 황하가 관통하는 화북평원에서 시작됐다. 시안은 바로 그 화북평원 한 가운데 위치해 있다. 첫 통일왕조였던 진나라, 중국의 원형을 완성한 한나라, 가장 강력했던 당나라가 시안과 그 주변을 수도로 삼았다. 진시황릉과 병마용갱(兵馬俑坑)을 비롯한 중국의 위대했던 고대와 중세가 보전돼 있다. 천하절색 양귀비의 슬픈 사랑과 중국 유일의 여황제 측천무후의 위대함을 엿볼 수 있는 곳도 바로 시안이다. ▲ (우측 하단)진시황릉 안의 진시황 동상/ 송동훈 기자진시황릉과 병마용 박물관|사후의 진시황을 호위하기 위해 만들어진 비밀군대의 주둔지였던 병마용(兵馬俑) 박물관은 시안 동쪽에 위치해 있다. 박물관과 주변 정원의 관리 상태는 중국 최고 수준이다. 열을 맞춰 서 있는 수 천의 테라코타 전사들은 표정 하나하나가 살아있는 듯 생생하다. 이들의 주인은 진시황 영정(&#65533;政·기원전 259~210년). 전쟁이 일상이었던 전국시대 말기에 태어나 강력한 의지로 천하를 통일, 강력한 중앙집권체제를 도입한 반면 지식인을 억압하고 책을 불태웠던 분서갱유(焚書坑儒)로도 유명하다. 주변에 있는 그의 무덤은 높이 80m에 달하는 엄청난 규모를 자랑하지만 아직 내부는 공개되지 않고 있다. 이연걸·장만옥 주연의 영화 '영웅(英雄)'을 보고가면 진시황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화청지|시안 서쪽의 여산 자락에 위치한 아름다운 온천탕이 화청지(華淸池)다. 현종의 아내였던 양귀비의 전용탕으로 백옥을 깔고 둘레에는 용과 기러기를 조각했다. 양귀비는 뛰어난 미모와 춤·노력 실력으로 당나라 황제 현종(玄宗·재위 712~756년)의 사랑을 독차지했던 여인이다. 현종은 중국 역사상 가장 찬란한 궁정 문화를 창조한 명군이었지만, 그가 사랑놀음에 빠진 사이 나라는 양귀비의 친인척 손에서 절단났고, 양귀비의 양아들을 자처했던 안녹산은 반란을 일으켰다. 화청지의 또 다른 볼거리는 온천 뒤편에 위치한 오간청(五間廳)으로 시안사변의 무대다. 시안사변은 중일전쟁이 한창이던 1936년, 이 곳에 머물던 국민당 당수 장제스를 상대로 일어난 쿠데타. 그 결과 국공합작이 성립돼 중국 공산당은 궤멸 직전에서 살아났다. 장제스가 머물던 당시 모습이 복원돼 있다. 건릉(乾陵)|시안 동쪽에 진시황릉이 있다면 서쪽에는 건릉이 있다. 당 고종(高宗·628~683년)과 그의 아내였던 측천무후(則天武后·624? 625?~705년)의 합장릉이다. 합장릉이라지만 사실상의 무덤 주인은 측천무후다. 그녀는 중국 역사상 유일한 여황제였다. 당 태종 이세민의 후궁, 고종의 황후, 섭정을 거쳐 자신의 왕조를 세우기에 이르렀다. 역성혁명을 뛰어넘는 파격이었다. 그것이 가능했던 건 측천무후가 항상 인재를 아껴 등용했기 때문이다. 건릉에서 가장 눈여겨볼 것은 측천무후의 유언에 따라 글자 없이 세워진 무자비(無字碑)다. 높이만 7m가 넘는 10t무게의 석비는 거대하고 당당하다. 글자를 새기지 말라고 한 이유는 미스터리다. 파격을 살아온 만큼 남들의 평가에는 초연하겠다는 자신감의 발로 아닐까. 기타|시안 서쪽의 마외역(馬嵬驛)에는 양귀비의 무덤이 있다. 살아서 그녀가 누렸을 영화와 비교된다. 진리를 찾아 인도에 다녀왔던 현장법사(서유기의 주인공인 삼장법사의 모델)의 모든 것은 자은사(慈恩寺) 대안탑(大雁塔)에 소장돼 있다.&nbsp;▲ ①중국 혁명의 아버지 손문이 잠들어 있는 중산릉. 난징 자금산 남쪽 기슭에 있다. ②만리장성 팔달령. 만리장성에서 가장 관광객이 많이 찾는 곳이다. ③19세기 식민시대 서구 열강이 세운 건물이 늘어선 상하이 와이탄. 건너편은 푸둥. ④전국시대 제작된 황금괴수. 시안 박물관에 전시됐다. ⑤당나라 때 만들어진 미녀상. 시안 박물관에 전시됐다. ⑥청나라 황실 정원이었던 이화원. ■베이징(北京)-황제의 도시 중화제국의 거대함을 느끼기에 베이징보다 적합한 곳은 없다. 모든 것이 압도적으로 크다. 황제의 거처였던 자금성(紫禁城)이, 하늘에 제사 지내던 천단(天壇)이 그렇다. 황실 정원이었던 원명원(圓明園)과 이화원( 和園)과 명나라 황제들의 무덤이었던 명 13릉의 규모도 상상을 초월한다. 만리장성(거용관)|명나라는 영락제 이후 국운이 쇠하자 장성을 쌓아 북방 유목민으로부터 안전을 도모코자 했지만, 결국 북방 유목인이 세운 청나라에 망했다. '나라를 지키는 것은 장성이 아니라 장성을 지키는 자의 용기에 달려있다'는 배움을 얻기에 안성맞춤인 곳. 만리장성은 전국시대부터 존재했지만 지금 남아있는 것은 명대에 새롭게 지어진 것이다. 우리에게 가장 인기 있는 곳은 팔달령(八達嶺) 만리장성이지만 역사적인 의미를 찾는다면 베이징 바로 위에 있는 거용관(居庸關) 만리장성이 더 낫다. 거용관은 북방 유목민으로부터 베이징을 지켜내는 마지막 관문답게 육중한 요새와 장성이 함께 이어져 있다. 아이들과 함께 생각해보자. '너는 장성 뒤에 숨을 것이냐, 장성을 뒤로 하고 앞으로 나아갈 것이냐.' 자금성|자금성은 1406년부터 1421년 사이에 명나라 3대 황제인 영락제에 의해 지어졌다. 그 후 24명의 황제가 이 곳을 거쳐갔지만 대부분 황제에 어울리지 않는 평범한 사람들이었다. 청나라의 강희제(1654~1722년)는 그런 측면에서 특별한 황제였다. 그는 소위 한족이 말하는 오랑캐였지만 그 누구보다 공자가 제시한 이상형에 가까운 군주였다. 백성을 위한 정책을 폈고, 질서를 세웠으며, 인재를 고루 쓰고자 했다. 스스로에게 엄격했음은 물론이다. 강희제에 대해 좀 더 공부하고 가기를 권한다. 이화원과 원명원|베이징에 있는 황실 정원의 쌍두마차. 원명원은 청나라 건륭제가 아꼈던 정원으로 베르사유궁을 본 뜬 서양식 정원까지 갖추고 있었다. 1856년 시작된 2차 아편전쟁 때 영국·프랑스 연합군에 의해 불탔고, 소장품은 약탈당했다. 시대의 흐름을 따르지 못한 나라가 치러야 하는 대가가 얼마나 큰가를 배우기에 이 곳보다 좋은 곳은 없다. 이화원 역시 2차 아편전쟁 때 불탔지만 청조 말기의 권력자였던 서태후는 군비증강에 써야 할 돈까지 빼돌려 이화원 재건에 사용했다. 그 결과 청나라는 청·일전쟁에서 대패했고, 열강의 반식민지 상태로 빠져들었다. 사리사욕에 물든 위정자가 나라에 끼칠 수 있는 폐해가 얼마나 큰지를 가르쳐 준다. 기타|베이징 북쪽에 위치한 명 13릉에는 영락제를 필두로 한 명나라 황제들의 무덤이 모여있다. 해질녘에 묘역으로 들어가는 신도(神道)를 걸으면 경건함이 절로 솟아난다. 베이징 서남쪽 20㎞쯤에 위치한 노구교는 1192년에 완성된 하얀 돌다리다. 마르코 폴로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다리'라고 표현했다. 난간 기둥에 늘어선 각기 다른 모양새의 사자상 485개가 인상적이다. 중일전쟁의 발단이 된 노구교 사건이 일어난 곳도 바로 여기다. ■난징(南京)·상하이(上海)-혁명의 요람 난징과 상하이를 중심으로 한 양자강 이남은 반골의 땅이다. 고대에는 중원의 변방이었고, 중세 이후에는 경제적으로는 부유했지만 힘 센 북부로부터 항상 수탈 당하고 무시당했기 때문이다. 그런 배경이 역사를 바꿔놓기도 했다. 한족은 이 땅에 남송을 세워 금과 원에 대항했다. 주원장은 명나라를 세웠고, 홍수전이 태평천국을 일으켰고, 손문은 중화인민공화국을 수립했다. 치욕적인 아편전쟁의 결과로 개방된 상하이는 이제 세계로 뻗어나가는 중국의 창이 됐다. 유구한 역사와 함께 21세기 차이나 혁명의 실체를 보고 싶다면 난징·상하이 벨트를 방문해보자. 중산릉(난징)|중국 혁명의 아버지인 손문(孫文·1866~1925년)의 능묘로 난징에서 가장 높은 자금산 남쪽 기슭에 위치해있다. 그는 의사였다. 안락한 삶을 버리고 혁명가의 길을 택한 건 사랑하는 조국의 근대화를 위해서였다. 1911년 신해혁명과 함께 왕정이 무너지고 손문은 다음해 난징에서 중화민국 임시 대총통에 취임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의 후계자들은 혁명을 위해 싸우기보다, 손문의 묘를 황제의 규모로 건설하는데 열을 올렸다. 손문의 진짜 뜻을 이해하지 못한 것이다. 난징대학살 기념관(난징)|중일전쟁이 한창이던 1937년 12월부터 약 한 달 동안 일본군은 약 30만 명의 난징 시민과 포로를 학살했다. 참혹했던 현장과 당시의 사진·기록들이 고스란히 전시돼 있다. 전쟁의 비극성과 함께 힘 없는 나라의 백성이 감내해야 하는 고통의 크기를 아이들에게 생생하게 전달해 줄 수 있다. 호구와 검지(쑤저우)|쑤저우(蘇州)의 호구(虎丘)는 춘추오패의 하나였던 오왕 합려의 무덤. 합려는 손자병법의 저자인 손자와 당대 최고의 명장이었던 오자서의 도움을 받아 천하를 평정했다. 무덤에는 그가 수집한 3000자루의 명검이 묻혔다고 한다. 진시황을 비롯한 후대인들은 그 검을 찾고자 호구를 파헤쳤다. 그 결과 연못이 생겼는데 이름하여 검지(劒池)다. 합려의 진짜 힘은 칼이 아니라 인재(손자와 오자서)에 있었음을 배우지 못한 후대의 어리석음이 만들어낸 산물이다. 악묘(항저우·杭州)|남송 때의 국민 장군 악비(岳飛·1103~1142년)를 기리는 사당. 악비는 여진족이 세운 금에 맞서 한족의 자존심을 지키고, 잃어버린 땅을 되찾고자 했다. 그를 눈엣가시로 여겼던 화친론자 진회의 모함으로 억울하게 죽었다. 악묘 안에는 진회 부부의 동상이 있는데, 그의 가묘 앞에 포박된 채 무릎 꿇려 있다. 어떻게 사는 것이 영원토록 사는 것인지를 깨닫게 해준다. 기타|루쉰공원 안에는 그의 묘와 기념관, 옛 집이 몰려 있다. 위대한 사상가이며 실천하는 지식인의 표상인 루쉰(노신)의 모든 것을 볼 수 있다. 난징에서는 주원장의 능묘인 명효릉과 태평천국 역사박물관도 방문할 만하다.
  • 원티드, 총알로 총알을 잡는다! 대범한 러시아식 액션
  • [조선일보 제공] 5월 이후 거의 매주 한 편씩 선을 보이고 있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이번 주 차례는 러시아와 할리우드의 이종교배로 태어난 성인 전용 액션영화 '원티드'다. 피와 액션이라는 주 재료에 중간중간 기이한 유머감각을 양념으로 친 이 여름용 대작영화 주방장은 러시아의 티무르 베크맘베토브. 판타지 '나이트 워치'(2004) 시리즈로 조국에서 역대 최고 관객기록을 세우고 미국으로 진출한 흥행 감독이다.'원티드'의 재미는 뭐니뭐니 해도 현란한 액션 연출. 자본과 컴퓨터그래픽의 도움을 받은 러시아 액션의 상상력은 물리학의 법칙을 가볍게 비웃으며 할리우드조차도 주저했을 만화적 장면들을 고스란히 시각화했다. 가장 대표적인 신은 곡선을 그리며 날아가는 총알. 장애물을 만나면 마치 축구의 바나나킥처럼 휘어지며 표적을 관통한다. 여기에 마주 오는 자동차를 도약대 삼아 공중제비를 도는 스포츠카, 총알로 총알을 맞혀 잡는 무협지적 상상력이 느린 화면으로 거듭된다. 이 황당한 상상력을 자발적으로 믿고 싶게 만드는 힘은 주연 배우의 매력. 로맨틱 가이에서 터프 가이로 변신한 킬러 제임스 맥어보이의 어설픈 순수함도 작지 않은 매력이지만, 강력한 존재감으로 카리스마를 발산하는 비밀결사의 리더 안젤리나 졸리의 액션 연기는 단연 압권이다. 얄미운 동료를 키보드로 후려칠 때 후두둑 떨어지는 F자판(욕의 이니셜)이나 적의 숨을 끊어놓을 총알에 새겨진 채 확대되어 보여주는 'goodbye' 등의 유머 감각도 독특하다. 하지만 관객의 눈을 달콤하게 현혹하던 '원티드'의 장점들은 드라마가 중심을 잃는 3분의 2 지점 이후부터 뒷심을 잃고 방황한다. 미스터리의 핵심 동력이었던 비밀 암살조직의 배신과 응징을 설득력 있게 마무리하는 데 실패하면서, 플롯의 완결보다 액션 그 자체에만 몰입하는 무리수를 둔 것. 초반의 긴장감도 현저하게 약화됐다. 킬링타임용 팝콘무비로는 무난하지만, 1급 시나리오 작가를 지명수배(Wanted)했다면 더 좋았을 듯. 줄거리허구한 날 상사에게 구박 받는 소심한 경리 직원 웨슬리(제임스 맥어보이)에게 어느 날 숨막힐 것 같은 매력의 폭스(안젤리나 졸리)가 나타난다. 그러더니 하는 말. "당신의 아버지는 사실 세계 최고의 킬러였는데 음모에 휘말려 암살당했다"는 것. 폭스는 웨슬리를 비밀 조직으로 안내하고, 킬러 훈련을 시킨다. 그런데 세계를 구하겠다는 이 조직, 뭔가 이상하다. 전문가 별점맥어보이가 복용하는 흥분억제제는 감독이 먹어야 했다. 극장의자엔 안전벨트가 없으니까. ★★★
 터키 돌풍 잠재운 독일의 ‘승리공식’
  • [유로 2008 리포트] 터키 돌풍 잠재운 독일의 ‘승리공식’
  • ▲ 대형유니폼 걸개를 내건 독일 응원단들이 터키를 꺾은 독일 선수단을 향해 환호하고 있다 [사진=송지훈 기자][바젤(스위스)= 이데일리 SPN 송지훈 객원기자] 클럽과 대표팀을 막론하고 ‘단기전의 강자’로 불리는 팀들이 있다. 중장기적인 관점에서의 전력, 운영 방식 등과는 별도로 경기 수가 적은 토너먼트대회에서 준수한 성적을 거두는 팀들을 일컫는 표현이다. 이러한 팀들은 대회 일정과 상대할 팀들의 면면을 철저히 분석해 매 경기 최적의 해답을 구한 후 그것에 ‘올인’한다는 공통점을 지니는데, 어떤 팀에게든 활용 가능한 ‘확실한 무기’를 지닌 경우가 대부분이다. 국가대표팀 중에는 이탈리아와 독일이 ‘토너먼트에 최적화 된 팀’으로 첫 손에 꼽힌다. 전자의 경우 정상급 수비력을 바탕으로, 후자의 경우 높이와 파워를 활용해 월드클래스 반열에 당당히 이름을 올린 나라들이다. 26일(한국시간) 스위스 바젤 상크트 야콥-슈타디온에서 열린 독일과 터키의 유로2008 4강 첫 번째 경기는 독일이 전문가들과 도박사들 사이에서 ‘우승 후보 0순위’로 지목받는 이유를 여실히 보여준 경기였다. 이번 대회서 매 경기 명승부를 연출하며 ‘투르크 돌풍’을 일으킨 터키가 기대 이상의 역량을 선보이며 꾸준히 흐름을 지배했지만 마지막에 환호한 쪽은 전차군단이었다. ‘내용이야 어쨌든 결과만큼은 이긴다’는, 특유의 승리공식이 또 한 번 적용된 셈이다. 독일은 전통적으로 뛰어난 체격조건에 근거한, 파워풀한 축구를 구사한다. 세계 최상위권에 속하는 성인 남성 평균 신장(182.5cm)이 말해주듯, 멤버들 중 대부분이 장신이기에 가능한 결과다. 공격 시에는 측면이 주요 루트로 활용된다. 발이 빠른 선수가 터치라인 부근을 장악한 후 상대의 위험지역으로 공을 올려 보내면 중앙에 포진한 동료들이 마무리 짓는 식이다.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방식임에도 ‘승리 공식’이라는 거창한 수식어로 불리는 건 타고난 체격조건과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적절히 어우러진 결과다. 3골을 터뜨린 터키와의 4강전이 좋은 예다. B.슈바인슈타이거의 선제골, M.클로제의 역전골, P.람의 결승골 등 모든 득점상황에서 측면수비수 람의 오버래핑이 공격의 시발점 역할을 했다. 중원에 ‘전술 핵’ M.발라크가 포진해 풀타임을 소화했지만 전진패스보다는 측면으로 내주는 패스가 많았고, 어시스트보다는 득점가담에 주력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후반 41분 터키 공격수 S.센투르크에게 실점을 허용해 2-2로 추격을 허용하고도 4분 만에 한 골을 보탠 건 특유의 득점 시스템이 위기상황에서도 문제없이 작동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좋은 예다. 경기 후 가진 공식인터뷰에서 뢰브 독일대표팀 감독이 “우리 선수들은 상대가 상승세를 타고 있을 때도 그것을 극복할 수 있을 만큼의 승리 본능을 잃지 않는다”며 칭찬한 것 또한 마찬가지다. 반면 정규시간 종료 직전 실점을 허용하며 분패한 터키의 입장에서는 여러 가지로 여운이 많이 남을 법한 경기였다. 일단 모든 지표에서 독일을 압도하고도 정작 득점에서는 모자랐던 것이 아쉽다. 슈팅 수(20-9) 유효슈팅 수(11-3) 볼 점유율(54%-46%) 실질적 볼 소유 시간(32분59초-27분34초) 등 모든 자료가 ‘터키의 우세승’쪽으로 잔뜩 기울었으니 전차군단 입장에서는 굴욕에 가까운 경기를 치른 셈이다. 터키선수단이 출장 정지와 부상이 겹쳐 14명의 가용인원으로 풀타임을 소화한 것을 감안하면 더욱 안타깝다. 선전의 배경으로는 F.테림 터키 감독의 ‘맞춤형 전술’이 첫 손에 꼽힌다. 이날 투르크 전사들이 경기를 풀어가는 방식은 조별리그, 8강전 당시와는 확연히 달랐다. 후반 중반까지 웅크렸다가 막판에 상대를 몰아치던 기존의 틀을 깨고 일찌감치 적극적인 움직임으로 기선 제압에 나섰다. 초반 기싸움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하면 승리를 기대하기 힘들다는 있다는 테림 감독의 판단에 따른 것으로, 양쪽 날개 자원이 수시로 전차군단의 수비지역 측면을 파고들었고 센투르크가 이끈 공격진은 서로의 빈자리를 메워내며 유기적으로 움직였다. 뿐만 아니라 민첩성과 조직력 등 비교 우위를 지니는 장점들을 철저히 활용해 흐름을 장악하는 데에도 성공했다. 경기를 온통 지배하고도 패했으니 어찌 보면 3개에 불과한 유효슈팅을 모조리 득점으로 연결한, 독일의 얄미우리만큼 날카로운 골 결정력에 무릎을 꿇은 셈이다. 관련해 공식 기자회견에 모습을 드러낸 테림 감독은 “매번 경기 막판 골을 성공시키며 신바람을 냈는데 이번엔 외려 실점을 허용하며 무너져 적잖이 어색했다”며 “주도권을 잡고도 승리하진 못했지만 그것이 바로 축구의 묘미이기도 하다”며 의연한 태도를 보였다. ‘다크호스 듀오’ 중 하나였던 터키가 결승 문턱에서 탈락하면서 이제 홀로 남은 러시아의 거취에 더욱 관심이 모아지게 됐다. 러시아와 스페인의 8강 두 번째 경기를 앞두고 대회가 열리고 있는 스위스와 오스트리아는 거스 히딩크 러시아 감독과 러시아대표팀 주전 공격수 아르샤빈의 이야기로 온통 떠들썩하다. 공개훈련장에 이례적으로 400여 명의 기자들이 찾았을 정도니 그야말로 ‘폭발적인’ 관심이다. 과연 러시아는 히딩크 감독 특유의 ‘마법’을 앞세워 스페인을 꺾고 돌풍을 지속할 수 있을까? 결과는 27일 새벽 확인할 수 있다. ▶ 관련기사 ◀☞[유로 2008] 독일은 결승 티켓, 터키는 자부심 획득☞[유로 2008 4강전] 예정된 수순인가 이변의 완성인가☞[유로 2008 리포트]‘무적함대’ 스페인, 새 역사에 도전하다☞[유로 2008]'히딩크 매직'의 끝은?... 아무도 알 수 없다☞[유로 2008] 히딩크, 조국의 반역자 되다...네덜란드 꺾고 4강 진출
2008.06.26 I 송지훈 기자
샤라포바의 굴욕(?)…올림픽 기수, 미녀새에 밀려
  • 샤라포바의 굴욕(?)…올림픽 기수, 미녀새에 밀려
  • [노컷뉴스 제공] '테니스요정' 마리아 샤라포바(21)가 '미녀새' 옐레나 이신바예바(26 · 이상 러시아)에게 밀리는 굴욕(?)을 당했다. 베이징올림픽 개막식에서 조국 깃발을 들고 입장하는 기수를 놓고서다. 로이터통신은 26일(한국시간) "샤라포바가 개막식에서 러시아 기수를 자청했지만 공식적으로 거절을 당했다"(Officials have rejected Maria Sharapova's request to carry the Russian flag)고 전했다. 샤밀 타르피셰프 러시아 테니스협회장은 "샤라포바가 기수가 되길 원했지만 그러지 말라고 조언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녀가 더운 날씨에 개막식 행진을 위해 3~4시간씩 기다리는 것을 원치 않는다"면서 "그녀가 경기를 위해 피곤함 없이 컨디션을 유지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유야 그럴싸하지만 러시아 기수는 지난해 이미 장대높이뛰기 세계기록 보유자인 이신바예바에게 제안이 갔던 자리다. 기수를 맡는 것이 경기력에 영향을 미친다면 유력한 금메달 후보인 이신바예바에게 요청이 갈 리 만무하다. 결국 경기력 문제보다는 샤라포바가 위상에서 이신바예바에 밀린 것으로 풀이될 수 있다. 더군다나 이신바예바는 지난해 기수 요청에 대해 거절의 뜻을 밝힌 바 있다. 당시 러시아언론에 따르면 이신바예바는 깃발을 드는 것이 너무 무겁다며 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이신바예바는 아직 결정되지 않은 러시아 기수로 지속적인 러브콜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20차례나 세계기록을 깬 기록보유자이자 지난 아테네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이신바예바 외에 러시아를 대표할 만한 선수를 찾기 힘들기 때문이다. 샤라포바가 흔쾌히 올림픽 기수 자리를 허락받기에는 더 많은 경력을 쌓아야 할 것 같다.
  • [유로 2008] 독일은 결승 티켓, 터키는 자부심 획득
  • [이데일리 SPN 김삼우기자] 기적은 다시 일어나지 않았다. ‘전차 군단’ 독일이 터키 ‘돌풍’을 잠재우고 2008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08) 결승에 선착했다. 독일은 26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스위스 바젤의 상크트 야콥 파크에서 벌어진 터키와의 준결승에서 전반 22분 선제골을 내주는 등 고전했으나 경기 종료 직전 터진 필리프 람의 천금같은 결승골로 3-2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독일은 지난 1996년 대회에 이어 12년 만에 결승에 진출, 통산 네 번째 우승을 노리게 됐다. 1972년, 1980년, 1996년 대회 정상에 올랐던 독일은 오는 30일 오스트리아 빈의 에른스트하펠 슈타디온에서 러시아-스페인전(27일)의 승자와 패권을 다툰다. 반면 스위스, 체코와의 조별리그부터 크로아티아와의 8강전까지 강한 정신력으로 극적인 뒤집기승을 거두며 4강에 올랐던 터키는 이번에는 먼저 리드를 잡고도 독일의 저력에 말려 결승 문턱에서 눈물을 흘려야 했다. ▲우여곡절의 결승행 독일은 대회 개막전만 해도 도박사들이 꼽은 우승후보 1순위였다. 하지만 조별리그에서 크로아티아에 발목을 잡혀 조 2위로 8강에 턱걸이하자 1순위 자리는 네덜란드에 내주고 4순위로 내려 앉았다. 도박사들은 독일보다 스페인 포르투갈의 우승 가능성을 더 높게 봤다.&nbsp; 예상을 뒤엎고 포르투갈을 꺾은 독일이지만 ‘다크호스’ 터키를 제치는 것도 쉽지 않았다. 주전 멤버들이 경고 누적과 부상으로 대거 전열에서 빠진 터키의 보랄에게&nbsp;전반 22분&nbsp; 선제골을 내주는 등 오히려 리드를 빼앗겼다.&nbsp; 경기 후 미로슬라프 클로제가 “우리 플레이에 문제가 많았다. 하기로 했던 것을 제대로 못했다”고 토로할 정도로 경기 내용은 좋지 않았다.&nbsp; ▲끈기의 승리 로이터 통신 또한 “독일의 움직임은 예측 가능했고 볼과 공간을 차지하기 위한 집중력도 떨어졌다”고 지적하면서 “다만&nbsp;인내심으로 난관을 돌파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선제골을 내준 독일은&nbsp;4분 뒤인 전반 26분 포르투갈과의 8강전에서 맹활약한 슈바인슈타이거가 포돌스키의 크로스를 절묘하게 방향만 돌려놓는 재치있는 슛으로 동점골을 뽑았고, 후반 33분에는 클로제가 헤딩슛으로 역전골까지 터뜨렸다. 하지만 터키의 뒷심은 여전했다. 후반 41분 세미흐가 사브리의 패스를 동점골로 연결, 재역전의 분위기를 띄웠다. 그러나 45분&nbsp;람이 침착하게 결승골을 작렬, 터키의 파티흐 테림 감독이 “연장까지 갔으면 우리가 이겼을 것”이라는 때늦은 아쉬움을 토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자랑스러운 터키 비록 패하긴 했으나 이날 터키의 이스탄불에는 국기를 흔들며 ‘터키’ ‘터키’를 외치는 팬들로&nbsp;가득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진출에 이어 이번 대회에서 보여준 터키 대표팀의 성취를 자랑스러워하는 것이었다.&nbsp;“독일은 강한 규율, 브라질은 기술로 유명하다면 터키는 이제 강한 투쟁심으로 세계에 널리&nbsp;알려질 것”이라는 대학생 파우르크 부유키오란의 말이&nbsp;터키팬들의 자부심을 대변했다.&nbsp; ▶ 관련기사 ◀☞'히딩크 매직' vs '무적함대' 장단점은?☞[유로 2008] 스페인, '6월 22일 8강전 승부차기 저주' 풀었다☞[유로 2008]'히딩크 매직'의 끝은?... 아무도 알 수 없다☞[유로 2008] 히딩크, 조국의 반역자 되다...네덜란드 꺾고 4강 진출☞[유로 2008] 관중석의 뢰브, 그라운드의 스콜라리 울리다
2008.06.26 I 김삼우 기자
  • 귀네슈 감독, 단단히 뿔났다...'K 리그 진출 후 최악'
  • [이데일리 SPN 김삼우기자] “최악이었다.” 25일 서울 상암 월드컵 경기장 믹스트존에 들어서는 세뇰 귀네슈 FC 감독의 표정은 침울 그 자체였다. 슬픈 기색마저 보였다. 2008 삼성 하우젠컵 대회에서 경남에 1-2로 패한 뒤였다. 이전 경기 퇴장으로 이날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본 귀네슈 감독은 “지금까지 한국에서 와서 치른 경기 가운데 최악이었다”며 말문을 열었다. 귀네슈 감독은 “특히 전반에는 전술적인 움직임, 열심히 뛰려는 모습 등이 전혀 없었다”면서 “팬들에게 민망스러울 정도였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경기 전 선수들은 당당하고 강하게 경기에 임하자는 뜻을 보였다”는 그는 “하지만 경기 시작한지 1분도 되지 않아 이런 모습이 사라졌다. 상대에게 완전히 짓밟힌 경기였다”고 토로했다. 기자들이 그 이유를 묻자 귀네슈 감독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었다. “물론 컵 대회에서 조 5위에 그치고 있어 선수들 마음이 풀어졌기 때문이라고도 할 수 있으나 이는 이유가 안된다. 선수는 그라운드에 나가면 뭔가 보여주기 위해 항상 최선을 다해야 한다. 훈련 때는 이런 적이 없었다”고 했다. 또 “항상 우리 팀과 우리 선수들이 다른 팀보다 더 좋다고 생각했다”는 그는 “하지만 선수들이 자신들을 믿지 못하는 것 같다. 오늘 같은 경기는 선수 개인들에게도 손해가 될 것”이라며 분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 해 K리그에 진출한 귀네슈 감독이 선수들을 내놓고 이렇게 질타하기는 이날이 거의 처음이었다. 단단히 뿔이 난 것이다. ▶ 관련기사 ◀☞[K 리그] '귀네슈호', 끝없이 추락...경남에 져 조 최하위☞이근호의 올림픽 대표 유니폼은 얼마?...'스타 소장품 사랑나누기 캠페인'☞귀네슈 감독 "조국 터키 경기는 생방! 나머지는 재방!"☞귀네슈 감독의 쓴소리 "스타 의식에서 벗어나라!"
2008.06.25 I 김삼우 기자
  • [K 리그] '귀네슈호', 끝없이 추락...경남에 져 조 최하위
  • [이데일리 SPN 김삼우기자]후반 20분께 FC 서울 서포터스석에서 마침내 “정신 차려 서울” 이라는 구호가 터져 나왔다. 그들의 응원을 전혀 살려주지 못하는 FC 서울에 대한 실망감과 답답함의 표현이었다. FC 서울이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FC 서울은 25일 서울 상암월드컵 경기장에서 벌어진 2008 삼성 하우젠컵 대회 A조 6차전에서 무기력한 경기 끝에 경남에 1-2로 패배, 2무4패로 조 최하위에 떨어졌다. 컵대회에서 최근 3연패, 정규리그 포함 최근 4경기 연속 무승(2무2패)의 부진이 이어진 결과였다. 반면 경남은 3승3무(승점 12)를 마크, 이날 제주와 1-1로 비긴 선두 수원 삼성(4승2무, 승점 14)을 승점 2점차로 추격하는 상승세를 보였고 수원은 무패행진 기록을 17경기(14승 3무)로 늘렸다. 세뇰 귀네슈 감독이 컵 대회를 포기하다시피하고 했던 FC 서울이지만 이날 경기력은 실망스러웠다. 정규리그 재개에 대비, 컨디션을 점검하기 위해 이전과는 달리 이을용 정조국 김은중 김진규 등 주전급을 투입하고도 전혀 힘을 쓰지 못했다. 국가대표팀에서 막 합류한 박주영, 이청용을 투입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도 변명이 될 수 없었다. 초반부터 선수들의 이름값에서 현저하게 떨어지는 경남의 스피드와 조직력에 말려 주도권을 빼앗긴 FC 서울은 전반 24분 인디오에게 선제골을 허용한데 이어 43분에는 경남 산토스의 헤딩슛을 아디가 헤딩으로 걷어내려다 골문으로 빨려 들어가는 자책골까지 내줬다. 스코어는 0-2였으나 FC 서울은 더 많은 골을 내주지 않은 것을 다행스러워 해야 했던 전반에 승부는 사실상 갈라졌다. 후반 김은중 대신 데얀, 윤홍창 대신 기성용을 투입하며 반전을 시도하긴 했으나 후반 34분 터진 이승렬의 만회골도 크게 빛이 나지 않았다. FC 서울로선 팀 전체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여실히 드러낸 한판이었다. 한편 B조의 성남 일화는 대구와 접전끝에 4-3으로 신승했고, 울산 현대는 광주를 2-1로 제압했다. 전북과 대전은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A조의 인천은 부산을 1-0으로 눌렀다. ▶ 관련기사 ◀☞귀네슈 감독, 단단히 뿔났다...'K 리그 진출 후 최악'☞귀네슈 감독 "조국 터키 경기는 생방! 나머지는 재방!"☞귀네슈 감독의 쓴소리 "스타 의식에서 벗어나라!"☞이근호의 올림픽 대표 유니폼은 얼마?...'스타 소장품 사랑나누기 캠페인'
2008.06.25 I 김삼우 기자
'히딩크 매직' vs '무적함대' 장단점은?
  • '히딩크 매직' vs '무적함대' 장단점은?
  • ▲ 히딩크 (로이터/뉴시스)[이데일리 SPN 김삼우기자] ‘상승세의 러시아와 비틀거리는 스페인의 격돌’ ‘로이터’ 통신이 27일(이하 한국 시간) 오스트리아 빈 에른스트하펠 슈타디온에서 벌어지는 러시아와 스페인의 2008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08) 4강전을 앞두고 타전한 예고 기사의 제목이다. 8강전을 마친 뒤 한껏 달라진 분위기를 단적으로 읽을 수 있다. 객관적인 전력상 한 수위로 꼽히는 스페인의 낙승보다는 러시아의 선전 가능성을 더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4위 스페인은 조별리그 1차전에서 러시아를 4-1로 대파하는 등 일찌감치 막강 전력을 과시하며 우승후보로 자리매김한 강호. 반면 러시아(FIFA 랭킹 24위)는 이번 대회 출전국 가운데 선수단 평균 연령이 가장 어릴만큼 경험도 부족한데다 선수들의 이름값도 현저하게 떨어지는 다크호스일 뿐이었다. 하지만 '히딩크 매직‘이 가동하기 시작한 조별리그 2차전부터 이야기가 달라졌다. 그리스, 스웨덴을 연파하고 8강에 오른 뒤 ’오렌지 군단‘ 네덜란드를 3-1로 제치고 4강에 오르는 ’무서운 힘‘을 발휘, 이제는 누구도 무시할 수 없는 팀으로 우뚝 섰다. 반면 스페인은 이탈리아와의 8강전에서 보여준 졸전 탓에 평가절하 됐다. 비록 2006년 독일 월드컵 챔피언을 이기기는 했으나 당시 현격하게 무뎌진 공격력을 드러내며 단 한골도 넣지 못하고 0-0으로 비긴 뒤 승부차기로 가까스로 고비를 넘었다. 거스 히딩크 러시아 감독이나 루이스 아라고네스 스페인 감독 모두 4강전의 양상이 조별리그 때와 전혀 딴판이 될 것으로 보는 것은 마찬가지다. 다만 히딩크 감독에게는 당시처럼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아라고네스 감독에게는‘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는 경계심이 바탕에 깔려 있다. 하지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명문 아스널의 중원을 지휘하는 세스크 파브레가스가 교체 멤버로 투입될 만큼 선수층이 두터운 스페인의 힘은 여전히 강하다. 섣부른 예측은 금물인 것이다. ‘로이터’ 통신의 예고기사를 토대로 러시아와 스페인을 전술적으로 분석해 본다. ▲4-4-2 vs 4-1-3-2 히딩크 감독은 4-4-2 전형을 토대로 빠르고 재능있는 플레이메이커 안드레이 아르샤빈을 섀도 스트라이커로 활용한다. 스페인은 미드필더 마르코스 세냐를 수비라인&nbsp;&nbsp;가까이 포진시키는 4-1-3-2 포메이션을 애용한다.&nbsp; ▲강점 러시아: 상승세를 타면서 사기가 충천해 있고 선수들의 능력을 최대한 끌어 올리는 히딩크 감독을 중심으로 선수단이&nbsp;자신감에 넘쳐 있다. 스트라이커 로만 파블류첸코와 에이스 아르샤빈이 경기를 거듭할수록 위력을 더하고 있다. 특히 조별리그에서 뛰지 못한 아르샤빈이 가세가 큰 힘이다. 스페인: 힘들이지 않고 볼을 지배하는 기량과 풍부한 미드필더 자원이 최대 강점이다. 득점선두 다비드 비야와 페르난도 토레스는 다양한 위협을 가할 수 있는 공격 듀오다. ▲약점 러시아: 수비 조직력에 허점을 드러내며 스페인에 완패한 바 있다. 이후 히딩크 감독의 독려로 짜임새를 갖췄으나 수비라인의 핵 데니스 콜로딘이 경고누적으로 4강전에 출전하지 못해 불안감이 싹트고 있다. 또 아르샤빈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큰 것도 문제다. 그가 다치거나 봉쇄될 경우 돌파구를 찾기 힘들다. 스페인: 이탈리아전에서 나타난 것처럼 상대 수비가 완강하게 버티거나 미드필더가 수비에 깊숙이 가담할 경우 공격을 쉽게 풀어가지 못한다. 공중전에 취약한 면이 있고, 세트피스 찬스를 효과적으로 살리지 못한다. ▶ 관련기사 ◀☞[유로 2008] 스페인, '6월 22일 8강전 승부차기 저주' 풀었다☞[유로 2008]'히딩크 매직'의 끝은?... 아무도 알 수 없다☞[유로 2008] 히딩크, 조국의 반역자 되다...네덜란드 꺾고 4강 진출☞[유로 2008] 관중석의 뢰브, 그라운드의 스콜라리 울리다☞히딩크 매직은 쉬지 않는다...스웨덴 꺾고 8강 합류
2008.06.25 I 김삼우 기자
  • [유로 2008 4강전] 예정된 수순인가 이변의 완성인가
  • [이데일리 SPN 임성일 객원기자] 드디어 유로2008 4강 매치업이 완성됐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포르투갈을 가볍게 누르고 대회 4번째 우승을 향해 거침없이 질주하는 독일과 조별예선부터 그야말로 극적인 드라마를 제작, 상영하고 있는 변방의 돌풍 터키, 진부한 멘트가 됐으나 그 위력을 보고 또 다시 언급하지 않을 수 없는 ‘히딩크 매직’의 러시아와 88년 만에 메이저대회에서 이탈리아를 제압하고 44년 만에 메이저대회 정상을 노리고 있는 스페인. 이들 간의 맞대결로 이제 13번째 유럽대륙의 제왕이 가려지게 됐다. 몇몇 국가들의 탈락이 아쉽기는 하지만, 겉모양 상 ‘우승후보vs돌풍의 팀’이라는 흥미로운 조합이 나왔다. 실상 독일과 스페인은 대회를 앞두고 가장 많은 전문가 집단으로부터 우승후보로 꼽힌 국가였다. 4회 우승을 위한 절호의 기회를 맞았다는 전차군단이나 1964유럽선수권 정상 등극 이후 지긋지긋하던 무관의 제왕 꼬리표를 뗄 수 있을 전력이라는 무적함대 모두 이번 대회를 준비하는 각오는 남달랐다. 그리고 뚜껑을 열어본 실제의 모습도 세간의 평가가 무색하지 않을 만큼 알차고 강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8강에서 만만치 않은 상대들을 꺾고 올라왔다는 상승세도 독일과 스페인 입장에서는 반가운 대목이다. 전차군단이 생각보다 손쉽게 제압했던 포르투갈이나 무적함대가 승부차기 끝에 어렵사리 잡았던 이탈리아는 독일과 스페인만큼 우승에 근접했던 국가다. 따라서 각각의 8강이 이번 대회 최대의 분수령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을 험준한 산이었다. 더구나 4강전의 상대가 그래도 수월한 나라라는 것도 달가운 소식이다. 제 아무리 가파른 기세를 타고 있다한들 이름값에서 부담이 덜할 수밖에 없다. 물론 터키와 러시아 입장에서는 이래저래 따질 상황이 아니다. 그리고, 현재의 흐름상 상대가 누구라는 것쯤은 끼어들 문제가 아니다. 하지만 더 이상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평가임을 부인할 수는 없다. 조별예선 2차전부터 스위스, 체코, 크로아티아(8강)를 맞아 공히 종료직전 골을 기록하며 기사회생을 반복하고 있는 터키는 알 수 없는 ‘행운의 호위’에 은근히 기대를 걸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독일은 지금껏 상대들과는 다른 기운을 전달한다. 완패에 가까웠던 포르투갈과의 예선 1차전을 상기할 때, ‘명백한 강호’ 독일과의 맞대결에서도 터키의 승전보가 이어질지는 의문이다. 게다가 허벅지 부상으로 출전이 불투명해진 주포 니하트의 공백도 엎친 데 덮친 격이니 테림 감독의 고민이 이만저만 아닐 터다. 실상 기세만으로는 누구도 두렵지 않을 나라가 러시아다. 스페인과의 조별예선 첫 판을 무기력하게 내줬던(1-4) 모습이 설정이 아니었을까 싶을 만큼 그리스, 스웨덴과의 2, 3차전에서 보여준 러시아는 달랐다. 게다가 화끈한 공격력을 자랑하던 네덜란드와의 8강전은 왜 히딩크라는 감독의 존재를 허투루 여길 수 없는지 여실히 증명했던 무대였다. 그들은 부지런했고, 쉼 없었고 또 자신이 넘쳤다. 게다 이제 그들의 자신감이 한층 높아졌을 것이란 예상은 쉬운 일이다. 물론 연장 혈투를 벌였다는 부담은 있겠으나 이는 4강 상대 스페인도 마찬가지니 조건은 동일하다. 실상 터키가 독일을 잡을 확률보다 러시아가 스페인 함대를 격추시킬 가능성이 더 높아 보인다. 대회 개막전부터 강력한 우승후보였던 독일과 스페인, 그리고 가장 열세로 분류됐던 터키와 러시아. 우리시각으로 26일 새벽부터 재개되는 4강전 결과에 따라 ‘독일vs스페인’이라는 최상의 결승카드가 나올 수도 있고 ‘터키vs러시아’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도 배재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물론 대회를 주최하는 UEFA를 비롯해 대부분의 팬들이 후자를 바라지는 않을 것이다. 특히 그리스의 승승장구로 수많은 관객을 잃고 관심도의 급격한 하락을 경험했던 UEFA 입장에서는 겉으로 드러나지 않게 노심초사 하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어쨌든 축구공은 둥글다는 진부하고 자명한 논리가 또 다시 실현되고 있는 유로2008이다. 과연 예정된 수순으로 끝나는 결말일지 아니면 2회 연속 이변이 완성될지. 막바지로 갈수록 흥미를 더해가는 13번째 유럽선수권이다./<베스트 일레븐> 기자 ▶ 관련기사 ◀☞[유로 2008 리포트]‘무적함대’ 스페인, 새 역사에 도전하다☞[유로 2008] 스페인, '6월 22일 8강전 승부차기 저주' 풀었다☞[유로 2008]'히딩크 매직'의 끝은?... 아무도 알 수 없다☞[유로 2008] 히딩크, 조국의 반역자 되다...네덜란드 꺾고 4강 진출☞[유로 2008] 관중석의 뢰브, 그라운드의 스콜라리 울리다
2008.06.24 I 임성일 기자
‘무적함대’ 스페인, 새 역사에 도전하다
  • [유로 2008 리포트]‘무적함대’ 스페인, 새 역사에 도전하다
  • ▲ 이탈리아의 8강전 경기가 열리기 전, 스페인 서포터스가 승리를 기원하며 경기장 주변을 행진하고 있다. (사진=송지훈 기자)[비엔나(오스트리아)=이데일리 SPN 송지훈 객원기자] 비엔나 에른스트-하펠 슈타디온에서 열린 유로2008 8강 네 번째 경기 스페인-이탈리아전 취재 열기는 그 어느 때보다도 뜨거웠다. 4강의 마지막 한쪽 모서리를 채우는 승부인데다 두 팀 공히 우승권으로 분류되는 강호들인 만큼 진지한 분위기가 넘쳐흘렀다. 어느덧 대회가 종반에 접어들어 결산을 앞둔 까닭인지 각국 언론인들이 삼삼오오 모여 각자의 의견을 주고받는 모습도 자주 볼 수 있었다. 연장전으로 접어들 무렵엔 근처에 있던, 백발이 성성한 영국인 기자 서너 명이 대화를 시작했는데, 범상치 않은 내공이 느껴지는 노(老)기자들의 대화 내용이 궁금했던 터라 승부차기가 진행되는 동안 줄곧 귀를 기울여 이야기를 들어봤다. “양 팀 모두 지쳤지만 그래도 스페인이 유리할 거야. 막판까지 선수들의 열정이 살아 있더군.” “이제껏 중요한 대회에서 스페인이 이탈리아를 꺾는 장면을 본 적이 없어. 오늘 승부차기에서 이기지 못하면 언제 다시 기회가 올지 몰라. 1994미국월드컵 때 절호의 찬스가 있었지만 놓쳤지.” “8강 컴플렉스도 있지. 2002월드컵 당시에도 8강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3-5로 패했지. 상대는 한국이었고 감독은 거스 히딩크였어. 현장에 있었지만 눈으로 보면서도 믿지 못하겠더군.” “카시야스(GK/스페인)가 먼저 하나 막았군! 경험상 승부차기에서 ‘먼저’는 종종 ‘결국’이 되지.” “역시 스페인이 이겼어. 역사를 바꾼 거지. 스페인 팬들에겐 잊을 수 없는 밤이 되겠는걸.” “아라고네스 감독(스페인)이 어제 몇몇 스페인 기자들과 만나서 4강에 오를 경우 히딩크 감독과 맞대결을 벌이게 되는 것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는군. 기자회견장에서 사실인지 확인해봐야겠어.” ▲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미디어센터를 찾은 스페인 기자들. 언론인의 품위를 중시하는 유럽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장면이다.(사진=송지훈 기자)베테랑 외신기자들의 대화 내용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스페인의 승리가 갖는 의미는 여느 1승 그 이상이다. 메이저대회에서 ‘8강’과 ‘이탈리아’라는, 지긋지긋한 두 가지 벽을 허물어낸 까닭이다. ‘무적함대’가 4강에 이름을 올린 건 1984년 유럽선수권(준우승) 이후 24년 만이다. 비중 있는 국제대회서 아주리 군단에 승리를 거둔 기억을 되짚으려면 88년 전인 1920올림픽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각종 대회마다 우승 후보군에 이름을 올리고도 번번이 중도 탈락하는 등 이제껏 쌓아올린 비운의 역사에 ‘아주리의 그림자’도 짙게 배어있었다는 의미다. 오랜 세월 이탈리아 앞에서 ‘약한 자’ 겸 ‘도전자’였던 스페인은, 그러나 이번엔 경기 시작 전부터 승리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팀 컨디션과 전력 공히 상대에 비교 우위를 점했다 평가받은 까닭이다. 우선 분위기에서 앞섰다. 조별리그 3경기서 전승을 기록한 스페인은 천신만고 끝에 8강에 턱걸이한 이탈리아(1승1무1패)에 비해 한결 여유로웠다. 유로2008 본선을 포함해 2006년 10월 이후 치른 A매치 21경기서 무패 행진을 이어온 것 또한 ‘할 수 있다’는 믿음을 확대시키는 계기가 됐다. 오랫동안 이탈리아의 중원을 이끌어 온 두 주역 안드레아 피를로와 젠나로 가투소(이상 MF)가 경고 누적으로 결장한 것 역시 무적함대의 승리 가능성을 높인 원인으로 작용했다. 이렇듯 긍정적인 요소를 두루 등에 업은 스페인은 실전에서도 전반적으로 흐름을 주도하며 경기를 유리하게 이끌었다. 점수는 0-0이었지만 볼 점유율(스페인56%-이탈리아43%), 유효슈팅 수(27개-14개), 총 패스 횟수(803개-587개) 등 다수의 지표에서 이탈리아에 앞섰다. 잦고 빠른 패스워크를 통해 상대의 밀집수비를 뚫어내려 애썼고 D.비야, F.토레스 등 민첩한 공격자원을 활용하기 위해 전진패스도 적극 시도했다. 수비시에는 최전방 스트라이커 루카 토니 등 체격조건이 우수한 이탈리아 선수들을 막기 위해 적극적인 협력플레이를 선보였다. 아주리군단과의 대결 과정에서 나타난 전술적 장점과 문제점들은 러시아와 맞붙을 4강전, 독일과의 조우가 유력한 결승전 등에도 적용 가능하다는 점에서 더 없이 중요한 자산이기도 하다. 1964유럽선수권 이후 단 한 번도 정상을 밟아보지 못했던 스페인은 이번엔 ‘마지막 승자’로 남아 환호할 수 있을까. 유로2008을 통해 아픈 역사와의 단절에 성공한, 하지만 더 크고 중요한 도전을 눈앞에 둔 스페인이 뜻을 이룰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진다./<베스트 일레븐 기자> ▶ 관련기사 ◀☞[유로 2008] 스페인, '6월 22일 8강전 승부차기 저주' 풀었다☞[유로 2008]'히딩크 매직'의 끝은?... 아무도 알 수 없다☞[유로 2008] 히딩크, 조국의 반역자 되다...네덜란드 꺾고 4강 진출☞[유로 2008] 관중석의 뢰브, 그라운드의 스콜라리 울리다
2008.06.23 I 송지훈 기자
  • 귀네슈 감독 "조국 터키 경기는 생방! 나머지는 재방!"
  • [노컷뉴스 제공]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터키는 예상을 뒤엎고 3위라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당시 터키의 사령탑이 현재 FC 서울을 이끌고 있는 세뇰 귀네슈 감독이다. 덕분에 터키의 유로 2008 4강 진출로 귀네슈 감독까지 덩달아 관심의 대상이 됐다.귀네슈 감독은 23일 구리챔피언스파크에서 열린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조국 터키가 유로 2008 4강에 오른 것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한일월드컵 이후 이렇다 할 성적을 거두지 못한 터키는 6년 만에 메이저대회 4강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귀네슈 감독도 조국 터키의 4강행이 기쁜 것은 당연한 일.그러나 귀네슈 감독은 현 터키 대표팀 파티흐 테림 감독으로부터 초청장까지 받았음에도 소속팀 훈련으로 인해 TV로 조국 터키의 경기를 지켜봐야 했다. 그러나 “터키 경기는 생방송으로 보고 나머지 경기는 재방송으로 본다”며 기자들을 웃게 만든 귀네슈 감독은 “터키와 러시아가 4강에 올라온 것은 놀라운 일”이라고 기뻐했다.그렇다면 귀네슈 감독이 보는 터키의 강점은 무엇일까. 다름아닌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정신력이었다. “터키는 수비가 약하고 공격, 미드필더가 강한 팀”이라는 귀네슈 감독은 “끝날 때 까지 포기하지 않아 경기 종료 직전 실점을 해도 곧바도 득점을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모습이 다른 팀에게도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이변의 연속인 유로 2008에 대해서는 귀네슈 감독도 섣부른 예상을 하지 못했다. “덜 유명한 팀이 갑작스럽게 좋은 성적을 얻어 경기가 더 기대된다”는 귀네슈 감독은 “독일, 스페인이 결승에 올라가지 못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한편 귀네슈 감독은 유로 2008을 통해 한국 축구의 나아갈 방향도 제시했다. “유로 2008을 보면서 한국 축구가 느리고 기술적인 부분에서 많이 부족하다고 느꼈다”는 귀네슈 감독은 “유럽 스타일을 한국에 적용하려면 선수들이 많이 뛰고 타이밍을 제대로 맞추는 축구를 해야한다”고 강조했다.조국 터키가 파란을 일으키며 유로 2008 4강에 진출한 귀네슈 감독. 과연 선수들의 부족한 점을 어떻게 채워내며 서울의 순위 상승을 이끌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 [유로 2008] 스페인, '6월 22일 8강전 승부차기 저주' 풀었다
  • [이데일리 SPN 김삼우기자] 22일(현지 시간) 오스트리아 빈의 에른스트하펠 슈타디온. 이탈리아와 연장까지 가는 접전을 벌이고도 득점없이 비겨 승부차기로 돌입하는 순간, ‘무적함대’ 스페인 선수들의 얼굴에 짙은 그림자가 드리웠다. 지난 22년간 그들을 괴롭힌 ‘6월 22일 8강전 승부차기의 저주’가 떠오른 탓이다. 6월 22일 열린 주요 대회 8강전에서 승부차기만 하면 패했던 아픈 기억이다. 저주의 시작은 1986년 멕시코 월드컵 8강전. 벨기에와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무너졌다. 10년 후 유럽선수권. 역시 8강전에서 잉글랜드와 0-0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한 뒤 승부차기에서 패했다. 그리고 한국 팬들도 선명하게 기억하는 2002년 월드컵 8강전. 역시 연장까지 득점없이 비긴 뒤 한국에 무릎을 꿇었다. 세 경기 모두 공교롭게 6월 22일 벌어졌다. 2002년 월드컵 당시 스페인의 GK는 이케르 카시야스. 홍명보에게 쐐기골을 내주고 눈물을 흘렸던 그가 6년 후 벌어진 2008 유럽 축구 선수권대회 8강전 승부차기에서 다시 스페인의 수문장으로 나섰다. 하지만 이번에는 악령을 떨쳐낸 영웅이 됐다. 카시야스는 첫 골은 순순히 내줬으나 이탈리아 두 번째 키커 다니엘레 데 로시가 골문 왼쪽을 향해 찬 공을 몸을 날려 막아냈다. 징크스 탈출의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다. 세 번째 키커 세르히오 가르시아에게 골을 허용한 카시야스는 네 번째 키커 안토니오 디 나탈레의 슛을 다시 쳐냈다. 저주를 푸는 순간이었다. 스페인은 네 번째 키커 구이샤의 슛이 이탈리아 GK 잔루이지 부폰에게 걸려 위기를 맞기도 했으나 다섯 번째 키커 세스크 파브레가스가 침착하게 골문을 갈라 승부를 마무리했다. 2골차로 멀어진 상황에서 이탈리아는 다섯 번째 키커를 내 보낼 수도 없었다. 최종 결과는 4-2. 저주를 푼 대가는 컸다. 1984년 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이후 24년 만에 4강 진출을 이뤘고, 1920년 벨기에 엔트워프 올림픽에서 이탈리아를 2-0으로 꺾은 뒤 88년간 이어온 주요대회 이탈리아전 무승의 사슬도 끊어 버렸다. 또 스페인은 이번 대회 조별리그에서 1위를 차지한 뒤 4강에 오른 유일한 팀이 됐다. 스페인 외에 조별리그에서 수위를 차지했던 네덜란드, 크로아티아, 포르투갈은 이미 탈락했다. 스페인은 조별리그에서 4-1로 완파했던 러시아와 오는 27일 결승 진출을 다툰다. ▶ 관련기사 ◀☞[유로 2008]'히딩크 매직'의 끝은?... 아무도 알 수 없다☞[유로 2008] 히딩크, 조국의 반역자 되다...네덜란드 꺾고 4강 진출☞[유로 2008] 관중석의 뢰브, 그라운드의 스콜라리 울리다☞히딩크 매직은 쉬지 않는다...스웨덴 꺾고 8강 합류☞뒷심의 이탈리아 기사회생...스페인과 4강 다툼
2008.06.23 I 김삼우 기자
  • [유로 2008]'히딩크 매직'의 끝은?... 아무도 알 수 없다
  • [이데일리 SPN 김삼우기자] “히딩크의 마법이 어디까지 이어질까요.” 22일 새벽(이하 한국 시간) 러시아와 네덜란드의 2008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08) 8강전을 생중계한 한 방송사의 캐스터가 던진 마지막 멘트였다. 2006년 독일 월드컵 챔피언 이탈리아(3-0)와 준우승국 프랑스(4-1) 등을 연파한 막강 전력의 네덜란드와 연장까지 가는 접전끝에 3-1로 승리하는 기적을 만들어 낸 거스 히딩크 감독에 대한 찬사였다. 히딩크 감독이 월드컵, 유렵선수권 대회 등 주요 국제대회에서 일궈낸 성취를 떠올린다면, 그리고 이날 유럽축구의 변방 러시아를 이끌고 ‘오렌지 군단’을 압도하는 장면을 지켜봤다면 자연스레 나올법한 화두이기도 했다. 그만큼 히딩크 감독의 지도력은 이제는 ‘마법’이라는 수식이 으레 따라 붙을 정도로 대단했다. ‘히딩크 매직사’의 시발점은 한국이었다. 세계적인 강호 네덜란드 사령탑으로 유로 96 8강과 98년 프랑스 월드컵 4강에 오른 것은 ‘매직의 범주’에 넣기 힘든 까닭이다. 비록 공동개최국이긴 해도 세계 축구의 변방국에 불과했던 한국을 2002년 월드컵 4강으로 이끈 것은 ‘신화’였다. 당시 ‘히딩크 사단’은 포르투갈(조별리그),이탈리아(16강전), 스페인(8강전) 등 내로라하는 강호들을 차례로 꺾는, 이변의 주인공이었다. 네덜란드 PSV 아인트호벤을 거쳐 히딩크 감독이 선택한 다음 행선지는 2006년 독일 월드컵을 준비하는 호주. 히딩크 감독은 남미의 강호 우루과이와의 플레이오프부터 특유의 매직쇼를 펼치기 시작했다. 원정 경기에서 0-1로 패했음에도 불구,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득점왕 출신 디에고 포를란 등이 버틴 우루과이를 제치고 본선에 진출했고 호주 축구 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본선 16강 진출의 위업을 이뤄냈다. 그리고 러시아. 구소련 시절 나름 유럽의 강호로 군림했지만 연방 해체 후에는 쇠락해 가던 왕년의 축구강국이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첼시의 구단주 로만 아브라모비치가 연봉의 대부분을 부담하는 등 ‘러시아 축구 부흥’을 위해 히딩크를 모셔 와 유로 2008을 대비하게 했다. 아브라모비치의 정성은 유로 2008 예선부터 빛을 발했다. 히딩크 감독은 축구 종주국 잉글랜드와 막판까지 쫓고 쫓기는 접전을 펼친 끝에 러시아를 본선에 끌어 올려 아브라모비치를 흡족하게 만들었다. 반면 잉글랜드 축구팬들은 히딩크 때문에 '유럽 축구 잔치'에 들러리를 서는 처지가 됐다. 하지만 '히딩크 매직'은 본선에서 더욱 강해졌다. ‘무적함대’ 스페인과의 조별리그 1차전서 1-4로 참패하는 수모를 당했지만 그리스와 스웨덴을 연파하고 8강에 진출한데 이어 네덜란드까지 잡는 힘을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 러시아의 다음 상대는 23일 벌어지는 스페인-이탈리아의 8강전 승자다. 양 팀의 이름값은 러시아를 압도하지만 승부는 예측 불허다. 더욱이 스페인과 이탈리아 모두 2002년 월드컵에서 히딩크의 마법에 걸려 눈물을 흘렸던 국가들이다. ‘히딩크 매직’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아무도 알 수 없다. ▶ 관련기사 ◀☞[유로 2008] 히딩크, 조국의 반역자 되다...네덜란드 꺾고 4강 진출☞[유로 2008] 관중석의 뢰브, 그라운드의 스콜라리 울리다☞히딩크 매직은 쉬지 않는다...스웨덴 꺾고 8강 합류☞뒷심의 이탈리아 기사회생...스페인과 4강 다툼☞'히딩크 매직', 그리스의 비극 연출
2008.06.22 I 김삼우 기자
  • 미셸 오바마의 ''튀는'' 말과 행동
  • [노컷뉴스 제공] 미국의 첫 흑인 퍼스트레이디가 탄생할 수 있을까(?)퍼스트레이디는 남편인 대통령과 가장 가까운 사람이면서 국정 전반에 보이지 않는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막강한 지위를 갖는다.말그대로 '숨은 권력자'(Hidden Power)인 셈이다.때문에 요즘 미국인들은 민주당의 대선후보가 된 오바마 못지 않게 그의 부인 미셸 오바마의 말 하나 행동 하나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물론 일부 공화당과 보수파들을 중심으로는 미셸의 '튀는 언행'에 대한 인종차별적 비판과 공격도 이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오바마와 매케인 두 대선후보 부인들에 대한 선호도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돼 오바마 진영을 당황스럽게 만들고 있다.온라인 여론조사 전문매체인 라스무센 리포트가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퍼스트레이디 후보 이미지 조사를 실시한 결과 '호감도'에서는 신디(49%)와 미셸(48%)이 비슷했지만 '비호감도'에서는 미셸(42%)이 신디(29%)보다 상당히 높게 나타난 것이다.지난 2월 경선과정에서 '어른이 된 뒤 처음으로 미국을 자랑스럽게 여기게 됐다'는 문제의 발언은 지금까지도 보수파들의 집중적인 비난의 표적이 되고 있다.또 일부 보수성향의 언론들은 미셸을 '오바마의 베이비 마마'라고 비꼬는가 하면 지난 3일 경선승리가 확정된 뒤 미네소타주에서 가진 축하행사에서 그녀가 남편과 주먹을 맞대며 인사한 것을 두고는 '테러리스트의 펀치'라는 공격을 받기도 했다.미셸 라본 로빈슨 오바마(45)...180센티미터의 큰 키에 열정적인 손짓과 몸짓, 그리고 당찬 성격에 힘이 느껴지는 언변까지 갖춘 그녀의 스타일이 오히려 남편의 대선가도에 걸림돌(Barack's Rock)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을 정도다.시카고의 흑인 빈민가에서 노동자의 딸로 태어났지만 프린스턴대와 하버드대 법률대학원을 졸업한 뒤 20만달러 이상의 연봉을 받는 시카고대학 병원 부원장에까지 오른 화려한 경력의 소유자인 그녀다.미셸은 지난해 '대통령이 되려면 담배부터 끊을 것'을 요구해 오바마의 금연을 관철시켰고, 경선을 앞두고 병원 부원장직까지 사퇴하며 남편의 선거운동을 적극적으로 도왔다.하지만 상대적으로 조용한 '그림자' 내조를 하는 공화당 존 매케인 후보의 부인 신디와 비교되면서 사실상 '오바마 쌍두마차'를 이끌며 정치 전면에 나서고 있는 미셸에 대한 유권자들의 반감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이에 따라 오바마 진영은 최근 부드러운 이미지를 보여주기 위한 이른바 '감성터치' 전략을 선보이기 시작했다.미셸이 TV 토크쇼에 출연해 자연스럽게 '수다'를 떠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고 오바마는 '내가 사랑하는 조국'(The Country I Love)이라는 주제로 제작된 60초 광고물에서 열정적인 목소리 대신 부드러운 톤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며 조용한 기타 선율을 배경음악으로 넣었다.노무현 전 대통령과 이명박 대통령의 대선 당시 '눈물' 이미지 광고와 같은 맥락이다.유권자들의 표심은 역시 '차가운 엘리트'보다는 '뜨거운 가슴'에 쉽게 흔들린다.미국 역사상 첫 흑인 대통령과 흑인 퍼스트레이디를 꿈꾸고 있는 오바마 부부가 요즘 '힘빼기'에 주력하는 이유다.
  • [유로 2008] 히딩크, 조국의 반역자 되다...네덜란드 꺾고 4강 진출
  • [이데일리 SPN 김삼우기자] 오렌지색 옷을 맞춰 입은 수 만명의 네덜란드 팬이 운집한 22일 스위스 바젤의 샹크트 야콥 파크. 하지만 경기 후 환한 웃음을 터뜨린 네덜란드인은 단 한명이었다. 스스로 ‘네덜란드의 역적이 되고 싶다’던 거스 히딩크(61) 러시아 감독. 그가 수만명의 네덜란드 팬들을 울리며 러시아를 사상 처음으로 유럽축구선수권대회 4강에 끌어 올렸다.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러시아가 이날 열린 2008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08) 8강전에서 네덜란드와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드미트리 토르빈스키의 결승골과 안드레이 아르샤빈의 쐐기골로 3-1로 승리하는 이변을 연출했다. 이로써 러시아는 구소련 해체이후 처음으로 이 대회 4강에 진출하는 기염을 토했다. 반면 조별리그에서 이탈리아(3-0), 프랑스(4-1) 등 강호들을 연파하며 3전 전승으로 8강에 진출, 도박사들이 우승후보 1순위로 꼽았던 네덜란드는 1988년 대회 이후 20년 만의 정상 탈환의 꿈을 날려 버렸다. 그들을 너무나 잘 아는 ‘히딩크 매직’에 꼼짝없이 걸려든 탓이었다. 마르코 판 바스턴 네덜란드 감독이 “우리 보다 잘했다. 승리할 자격이 있다”고 깨끗이 패배를 시인할 만큼 러시아는 이날 경기를 지배했다. 러시아는 전반 6분 상대 미드필드 오른쪽에서 유리 지르코프가 위력적인 왼발 프리킥으로 골문을 위협한데 이어 2분 뒤에는 골게터 로만 파블류첸코가 골 지역 정면에서 헤딩슛을 날리는 등 초반부터 분위기를 휘어잡았다. 네덜란드는 조별리그를 하루 먼저 끝내 회복 시간도 더 많았으나 러시아의 패기 넘치는 플레이에 말려 조별리그에서와 같은 경기력을 보이지 못했고 결국 후반 11분 선제골까지 내줬다. 세르게이 세마크가 올린 크로스를 파블류첸코가 골지역 정면에서 논스톱슛, 네덜란드 골네트를 갈라버린 것이다. 패색이 짙었던 네덜란드를 한동안 살린 것은 루트 판 니스텔로이. 41분 미드필드 왼쪽에서 올라온 프리킥을 헤딩슛으로 연결, 승부를 연장으로 돌렸다. 하지만 일단 기세가 오른 러시아는 연장전에서도 펄펄 날았다. 히딩크 감독은 교체 멤버도 공격적인 선수들을 투입하는 강수를 두면서 잇따라 네덜란드 수비라인을 흔들었다. 연장 전반 7분에는 파블류첸코의 슛이 크로스바를 때렸고 연장 후반 7분 아스샤빈의 정확한 크로스를 토르빈스키가 재치있게 차넣어 결승골을 뽑은 뒤 11분 아르샤빈이 직접 오른발슛으로 쐐기골을 터뜨려 승부를 마무리했다. 1골 1어시스트를 기록하며 경기 MVP에 선정된 아르샤빈은 히딩크 감독의 작품이었다. 안도라와의 이번 대회 예선 최종전에서 퇴장당하는 바람에 이탈리아 프랑스와 본선 1,2차전에 뛸 수 없었던 그였지만 히딩크 감독은 이후를 노리고 과감하게 그를 엔트리에 포함시켰다. “경기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선수‘라는 믿음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그리고 그는 처음 나선 스웨덴전에 이어 2경기 연속골을 기록하며 히딩크 감독의 기대에 확실하게 부응했다. 아르샤빈은 경기후 “한 명의 네덜란드 감독이 11명의 능력있는 네덜란드 선수들을 이겼다”는 말로 히딩크 감독에 대한 무한 신뢰를 드러냈다. ▶ 관련기사 ◀☞[유로 2008 리포트]다크호스 터키의 ‘끈적끈적한’ 승리☞[유로2008 리포트] 전차군단’ 독일, 희망과 숙제를 던지다☞관중석의 뢰브, 그라운드의 스콜라리 울리다...독일 4강 선착☞뒷심의 이탈리아 기사회생...스페인과 4강 다툼☞'히딩크 매직', 그리스의 비극 연출
2008.06.22 I 김삼우 기자
  • MBC앞 물리적 충돌…보수-진보 갈등 격화
  • [노컷뉴스 제공] "때려봐."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로 촉발된 보수, 진보단체 간의 갈등이 결국 물리적 충돌로 이어졌다.라이트코리아 등 보수단체 회원 500여 명은 20일 오후 여의도 MBC 남문 앞에서 광우병 선동 MBC규탄대회를 열고 편파방송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맞서 안티 이명박카페 회원 100여 명이 보수단체 회원들을 저지했고 이 과정에서 MBC주변 곳곳에서 격렬한 물리적 충돌이 벌어졌다.카페 회원들은, 보수단체 회원들이 동원된 어용단체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어르신들이 자기 아들이나 손자에게 물어봐도 내용을 알텐데, 주로 70대인데 동원돼서 오는 사람도 있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 여론 80% 이상이 민영화를 반대하므로 우리는 그들을 보수가 아닌 어용단체로 본다. 우리가 조국을 지키는 보수단체다. 부당함을 행하는 어르신들에 맞서는 젊은이들이라고 보면 된다." (안티이명박카페 백은종 수석부대표) 보수단체 회원들은 또 현장에서 취재 중이던 중앙대 진중권 겸임교수에게 폭행 위협을 가했으며 MBC촬영기자를 밀쳐 부상을 입히기도 했다.▲ 20일 저녁 7시 '48시간 연속 촛불집회' 한편 촛불집회를 주관해온 광우병대책회의는 저녁 7시부터 서울광장에서 44차 촛불문화제를 겸한 48시간 연속 비상국민행동에 돌입했다. 이날 촛불집회에는 지난 10일 경찰의 도심 컨테이너 설치에 항의하는 의미로 토성을 쌓기 위한 모래주머니 만들기 행사와 영화상영 등이 예정돼 있다.하지만 최근 촛불집회 참가자 수가 현저히 줄어든데다 앞으로의 방향성마저 명확히 설정되지 못한 상태. 따라서 이날 집회 참가자 수가 예상보다 저조할 경우 향후 촛불집회를 이어나갈 원동력이 상실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 히딩크 매직은 쉬지 않는다...스웨덴 꺾고 8강 합류
  • [이데일리 SPN 김삼우기자] ‘히딩크 매직’은 강력했다. 이번에는 러시아를 극적으로 2008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08) 8강에 끌어올리는 힘을 발휘했다. 거스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러시아가 19일(이하 한국시간)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의 티볼리 슈타디온에서 열린 대회 조별리그 D조 최종 3차전에서 전반 24분 로만 파블류첸코의 선제골과 후반 5분 안드레이 아르샤빈의 추가골로 ‘바이킹 군단’ 스웨덴을 2-0으로 완파했다. 이로써 러시아는 2승1패를 기록, 이날 그리스에 2-1로 역전승한 스페인(3승)에 이어 조 2위로 8강에 진출했다. 유럽선수권대회에서 소련이 아닌 러시아로 출전, 본선 8강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러시아는 오는 22일 준준결승에서 히딩크 감독의 조국 네덜란드와 격돌한다. 러시아는 소련으로 참가한 1988년 대회 결승에서 네덜란드와 맞붙어 0-2로 패한 바 있다. 실패를 모르는 히딩크 마법의 위력을 확인한 한판이었다. 반드시 이겨야 8강 티켓을 획득할 수 있었던 러시아는 경기 초반부터 스웨덴을 몰아붙여 전반 24분 파블류첸코가 선제 결승골을 뽑았고, 후반 5분 경고 누적으로 1, 2차전에 결장했던 플레이메이커 아르샤빈이 쐐기골을 터트렸다. 경기 전만 해도 히딩크 감독 스스로 ‘스웨덴에 비하면 러시아는 아웃사이더’라고 말할 만큼 쉽지 않은 승부였지만 결과는 스웨덴이 더 많은 골 차로 패하지 않은 것을 다행스러워해야 할 정도로 러시아의 일방적인 승리였다. 히딩크 감독으로선 그의 성공사에 또 하나의 빛나는 기록을 추가할 수 있게한 성과였다. 1차전에서 스페인에 1-4로 참패, 조별리그 탈락의 위기에 몰렸다가 2연승을 거두며 극적으로 8강 티켓을 획득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히딩크 감독은 네덜란드 대표팀 감독으로 참가한 유로 96 본선에서 8강에 오른 것을 시작으로 1998년 월드컵 4강(네덜란드), 2002월드컵 4강(한국) 2006 월드컵 16강(호주)을 차례로 기록한 바 있다. 어느 팀을 맡던 본선 조별리그 통과는 기본으로 해 낸 셈이다. 한편 이번 대회 8강전은 포르투갈(A조 1위)-독일(B조 2위), 크로아티아(B조 1위)-터키(A조 2위), 네덜란드(C조 1위)-러시아(D조 2위), 스페인(D조 1위)-이탈리아(C조 2위) 대결로 결정됐다. ▶ 관련기사 ◀☞네덜란드 유로 2008 우승후보 1순위로 급부상☞뒷심의 이탈리아 기사회생...스페인과 4강 다툼☞발라크, 호날두와 유로 2008 4강 길목서 맞대결☞'균열의 전조인가 아니면...', 수상한 포르투갈의 완패☞'히딩크 매직', 그리스의 비극 연출
2008.06.19 I 김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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