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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럽축구 확대경] 맨체스터시티, 유럽축구 판도 뒤흔드나
- [이데일리 SPN 송지훈 객원기자] 2008-09시즌에 돌입한 유럽축구계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소속 맨체스터시티 열풍으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축구 관련 미디어들이 연일 구단 관련 기사를 쏟아내는가 하면 다양한 향후 전망을 내놓으며 적극적인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아랍에미리트의 대부호 술라이만 알 파힘이 탁신 치나왓 전 태국 총리의 뒤를 이어 맨체스터시티의 신임 구단주로 등장하면서 생긴, ‘주목한 만한’ 변화다. 여름 이적 시장 종료 직전 클럽 경영권을 손에 쥔 알 파힘 구단주는 “(막강한 자금력을 활용해)유럽 무대를 석권하겠다”는 취임일성으로 EPL 빅4(맨체스터Utd., 첼시, 아스날, 리버풀)를 포함한 명문구단들에게 긴장감을 안겨줬다.이렇듯 갑작스럽게 등장한 아랍 출신 구단주의 도전장이 허투루 여겨지지 않는 이유는 어지간한 수식어로는 제대로 표현할 수조차 없을 정도로 막강한 자금력이 뒤를 받치고 있기 때문이다. 알 파힘 구단주가 운영하는 아부다비투자개발그룹(ADUG)은 아부다비 왕가의 지원을 받아 운영되는 국영투자회사로, 원유 수출에 따른 이익금을 활용해 막대한 부를 축적해왔다. 최근 여러 해 동안 원유의 국제 시세가 폭등하면서 자산 규모가 천문학적 수준으로 늘어났는데, 다수의 경제 전문가들은 석유매장량을 포함한 ADUG의 자산 가치를 1,100조원 안팎으로 추산한다.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예산이 156조원 가량임을 감안하면 실로 엄청난 액수다. 구단주 개인이 보유한 재산만도 90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보도되며, 이는 축구계 최고 부호로 손꼽혀 온 로만 아브라모비치 첼시 구단주 자산 총액(3조원)의 30배에 해당하는 규모다. ‘차원이 다른 재벌’답게 프리미어리그에 등장한 방법 또한 파격적이었다. 탁신 전 구단주가 갖고 있던 클럽 지분 90%를 인수하는 조건으로 2억1,000만파운드(4,200억원)를 거침없이 뿌리더니, 계약서에 잉크가 채 마르기도 전 3,250만파운드(650억원)를 추가 투자해 레알 마드리드 공격수 호비뉴를 전격 영입했다. 당초 현지 전문가들은 호비뉴가 2100만파운드(420억원) 안팎의 몸값에 첼시 유니폼을 입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최종 승자는 EPL 역사상 최고 이적료를 베팅하며 뒤늦게 영입 경쟁에 뛰어든 맨체스터시티였다. 2003년 아브라모비치 구단주 등장 이후 매 시즌 화려한 머니페스티벌을 펼쳐 온 ‘원조 재벌’ 첼시 입장에서는 자금력에서 밀려 점찍은 선수를 놓치는, 실로 자존심 상하는 상황을 겪게 된 셈이다. 더욱 흥미로운 건, 빅 스타 영입을 통한 맨체스터시티의 ‘보석 수집’ 의욕이 갈수록 구체화, 본격화 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적 시장 마감 다음 날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맨체스터Utd.) 영입을 위해 1억3,400만파운드(2,700억원)를 투자할 용의가 있다”고 밝혀 전 세계 축구팬들을 경악케 한 알 파힘 구단주는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 세스크 파브레가스(아스날), 페르난도 토레스(리버풀), 카카(AC밀란) 디미타르 베르바토프(맨체스터Utd.) 등의 추가 영입에도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영국 언론들은 “맨체스터시티가 윈터 브레이크 기간 중 5억파운드(1조원) 가까운 돈을 쏟아 부어 팀 업그레이드 작업에 나설 것”이라는 보도를 내놓고 있는데, 대부분이 앞서 언급한 ‘당대 최고 6인방’을 데려오는데 쓰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모두가 유럽 최고의 스타들이자 소속팀의 핵심으로 여겨지는 선수들인 만큼 이적 성사 여부는 불투명하지만 ‘지구촌 최고 부자’의 승부욕이 발동할 경우 어떤 결과가 나타날 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맨체스터시티의 갑작스런 환골탈태는 전 세계 축구팬들에게 다채로운 흥밋거리를 제공하는 사건이기도 하다. 무엇보다도 알 파힘 구단주의 ‘천문학적 돈 잔치’가 과연 상응하는 결실을 맺을 수 있을지의 여부가 관심사다. 공언한 대로 자국리그와 유럽무대를 석권하며 새로운 패권자로 군림한다면 문제없겠지만 어떤 이유로든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에 그칠 경우엔 문제가 심각해진다. ‘차원이 다른 액수’를 투입한 만큼 조속한 시일 내에 들인 돈에 상응하는 결과물을 내놓아야 한다는 의미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입장에서는 오랜 기간 견고하게 자리매김해 온 ‘빅4’ 구도가 붕괴될 지, 그리고 맨체스터시티가 앙숙 맨체스터Utd.를 제치고 연고지역을 대표하는 간판 클럽으로 부상할 수 있을지 여부가 관심사다. 시선을 유럽 무대로 넓히면 챔피언스리그 무대가 맨체스터시티에 의해 평정될 지의 여부, 한창 전성기를 구가 중인 프리미어리그의 시장 지배력이 더욱 강화될 지의 여부 등이 관심을 모은다. 이번 시즌 유럽축구계에 홀연히 등장한 ‘중동발 모래바람’은 향후 어느 정도 규모로 변화하게 될까. 세계클럽축구의 역사를 바꿀 만한 핵폭풍으로 확대될 수도 있겠지만, ‘한 때 주목받은 깜짝 이벤트’ 수준에서 마무리 될 수도 있는 일이니 축구팬들 입장에서는 그저 꾸준히 관심을 갖고 지켜볼 수밖에 없을 듯하다./<베스트 일레븐>기자 ▶ 관련기사 ◀☞[유럽축구 확대경] 박주영, 실패를 두려워할 것 없다☞[유럽축구 확대경]기대와 우려 교차하는 '황제' 세브첸코의 컴백☞[유럽축구 확대경] 정상을 조준하는, 달라진 스콜라리의 첼시☞[유럽축구 확대경]대항마가 된 유벤투스, 위기와 적기 사이에서☞[유럽축구 확대경]‘ 잔류 선언’ 호날두의 미래는?
- 亞·이머징증시 `끝없이 추락`..정정불안 가세
- [이데일리 장순원기자] 선진시장을 대신할 투자처로 여겨지며, 투자자들을 열광시켰던 이머징시장이 급격히 흔들리고 있다. 대외 교역환경이 빠르게 악화되고, 인플레에 따른 긴축 우려까지 더해지면서 이머징시장이 죽을 쑤고 있다. 무엇보다 수급이 꼬이고 있다. 금융경색 여파로 실탄이 절실한 선진국 투자자, 특히 美 금융기관들은 이머징주식을 앞다퉈 팔아치우고 있다. 달러 강세에다 아시아 통화폭락은 이머징증시의 투자자금 이탈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이머징시장, 특히 아시아권에선 정정불안까지 불거지면서 97년 아시아 외환위기의 재발 가능성 마저 거론될 정도로 험악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 상처난데 소금까지..`정치적 리스크` 강타 글로벌 유동성이 이머징 시장에서 빠져나가면서 이 지역 수급여건은 더욱 타이트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새로운 돌발변수가 등장하며 시장을 강타하고 있다. 바로 정치적 불안이다. 지난 2일 방콕 시내에선 총리 퇴진을 둘러싸고 현 정부 지지자들과 반정부 시위대가 충돌, 한명이 사망하고 40여명이 부상당한 사태가 벌어졌다. 사막 총리는 방콕 일원에 비상사태를 선포했지만 태국은 극도의 혼미상태에 빠져들었다. 비상사태가 선포되던 당일 태국 SET지수는 2.3% 급락하며 19개월래 최저치를 나타냈다. 지난 5월25일 시위가 시작된 이래 태국 증시는 지금까지 무려 25% 가까이 폭락했다. 그루지야 문제로 서방과의 관계가 악화된 러시아도 상황이 좋지 않다. 최근 투자자들이 위험을 회피하려는 경향이 커지면서 러시아에서 썰물같이 빠져나가고 있다. 러시아 RTS지수(달러화기준)는 올들어만 33% 급락한 상태다. 루불화 가치의 급격한 하락을 막기위해 러시아 중앙은행이 외환시장에 35억~40억달러를 긴급히 투입하는등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투자자들의 동요는 피할 수 없어 보인다고 애널리스트들은 지적하고 있다. 컨설팅업체 유라시아그룹의 타냐 코스텔로 유럽·유라시아 국장은 "그루지야 분쟁이 당장 러시아 경제에 끼치는 파급력은 미미할 지 모른다"면서도 "러시아 투자 리스크가 커진 것은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 러시아 ·태국 증시추이(녹:러 RTS지수 빨:태국 SET 지수)파키스탄 당국은 증시 지지를 위해 초강수를 취할 정도로 다급한 상황이다. 최근 페르베즈 무샤라프 전 대통령이 물러나고 연정이 붕괴된 후 정정불안이 심화된 탓에 파키스탄 증시는 2년래 최저치로 밀렸다. 이에 카라치 증권거래소(KSE)측은 KSE100 지수를 9000선에서 자동 동결하는 조치를 취했을 정도로 사정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 경기둔화·인플레 우려 여전..`IPO`도 부진 올들어 이머징 시장은 유가 및 원자재 가격 폭등으로 인플레 우려에 시달렸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시장의 경기부진으로 대외수출 여건도 크게 악화됐다. 성장둔화에 따른 기업 수익성 악화, 인플레에 따른 긴축 우려가 맞물리면서 이머징 시장은 급락세로 돌변했다. 중국 증시는 올해 내내 통화 긴축 우려로 내림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올림픽 후 경기둔화 가능성이 시장 하락을 압박하고 있고, 연이어 터진 대형 지진참사도 투자심리를 흉흉하게 만들었다. 상반기 기업들의 이익증가율도 주춤하면서 투자자들의 걱정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올 상반기 글로벌 하락장에서도 꿋꿋이 자리를 지켰던 브라질과 러시아 증시도 하반기 상품가격 하락이 가속화되면서 곤두박질치고 있다. 한 때 `리틀차이나`로 불리며 고공성장을 거듭해오던 베트남 증시는 올들어서만 40% 넘게 빠진 상태다. 이머징 증시의 고전은 기업공개(IPO) 시장에서도 확인된다. 올해 IPO가 예정됐던 기업중 지금까지 60여곳이 기업공개를 포기했다. 금액으론 327억달러 규모다. 지난해 같은 기간 IPO를 포기한 곳은 26곳에 불과했다. 매튜 코더스 UBS 글로벌 캐피털 마켓 공동헤드 "투자자들은 가격이 밑바닥에 다다르는 최선의 매수시점을 노리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IPO 물량은 상당히 줄어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부에서는 과거 이머징 증시가 조정장에서 50% 이상 하락세를 보여왔으나, 올들어 현재까지 평균 22% 하락에 그쳤다며 추가 하락 여지가 있는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위기는 기회? 저가매력 부각..장기전망은 낙관적 그러나 한편으론 이머징 증시가 급락하면서 저가 매력에 주목하는 투자자들도 늘고 있다. 이머징마켓 전문가 마크 모비우스 템플턴 애셋 회장은 최근 급락세를 보이고 있는 태국 주식시장을 거론하며 "올들어 24%나 추락한 지금이 좋은 매수 타이밍"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당장 반등이 어려워도, 장기적으로 봤을 때 이머징 시장의 매력은 여전하다는 의견도 상당하다. 경제 성장 속도가 빠른 편이고, 선진증시에 비해 지금까지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거둬왔기 때문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장기적으로 봤을때 이머징 시장을 훌륭한 투자처라면서, 지난 10년 및 20년 수익률을 근거로 들었다. 모간스탠리 캐피탈 인터내셔널(MSCI) 이머징 마켓 지수에 편입된 주식의 수익률은 10년과 20년 기준으로 각각 16.3%와 14.5%였다. 같은기간 선진증시의 수익률 9.3%와 7.5%과 비교하면 월등히 높은 수치다. 또 이머징 국가들의 경제성장률(GDP)도 선진국들에 비해 매우 높은 수준이다. 다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이머징 지역에 대한 투자는 중단기 리스크를 감안해 장기적인 안목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 국제신평사, 韓신용 `안정적` 한목소리..위기설 무색
- [이데일리 양미영기자] 국제신용평가사 피치에 이어 스탠다드앤푸어스(S&P)와 무디스가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기존 그대로 유지한다고 발표했다. 글로벌 3대 신용평가사가 특정 국가의 신용등급들 한날 동시에 밝힌 것은 다소 이례적이다. 이날 피치는 한국의 장기 외화 표시 채권 등급을 A+로 유지한다고 밝혔으며 등급전망도 `안정적(Stable)`으로 유지했다. S&P 역시 국가신용등급을 `A+`로 유지했고, 무디스도 한국의 미국 달러 표시 채권에 대해 A2 등급을 지속하는 한편, 등급전망도 각각 `안정적`으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특히 이들 신평사들이 최근 부각된 한국의 위기설과 내주 예정된 외국환평형기금채권 발행과 맞물려 한국 경제상황에 대한 신뢰를 유지하는 발언을 신속히 쏟아내면서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 한국 경제 견조.."여전한 신뢰" 신평사들은 모두 한국 경제는 상당히 견조하며 최근 불거졌던 한국의 위기설에 구애받지 않고 여전한 신뢰를 표명했다. 피치는 "한국이 재정 건전성을 유지하고 있고, 국가 부채 감소를 위한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며 "북한과의 갑작스런 통일로 나타날 수 있는 재무 리스크와 관련해서도 외부조달 능력이 상대적으로 견조하다"고 평가했다. S&P도 "이번 등급 유지는 한국의 역동적이고 안정적인 경제 상황과 함께 심각한 위기 리스크에 직면하거나 구조적 개혁 조치 지연 시에도 균형을 유지할 수 있는 견고한 재정 상황을 반영한다"고 밝혔다. 무디스 또한 "다각화되고 경쟁적인 한국의 수출 산업을 포함, 외부 자금지급 능력 면에서 강한 체력과 복원력을 가지고 있다"고 등급유지 이유를 설명했다. ◇ 단기부채 수준 우려 불구, 한국 `강하다` 특히 최근 단기부채 급증과 환율 급등으로 9월 위기설이 불거진 것을 의식한 듯 이들 신평사들은 일부 우려스러운 부분이 있긴 하지만 과거 외환위기를 걱정할 정도는 아니며 위기시 한국이 발휘할 수 있는 복원력도 상당히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S&P는 먼저 "한국이 금융 부문 개혁을 위해 막대한 비용을 쓰면서 정부 부채 수준이 97년 외환위기 당시보다 높아졌고, 98년 당시 GDP 규모의 3분의 1 수준에 달한다"며 "국가신용등급에 지대한 영향을 주는 외부환경이 훼손되고 있음은 물론 8년간 유지해온 순채권 국가 지위도 올해안에 뒤바뀔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과거 외환위기와 달리 외국계은행의 국내지점을 통한 은행간 자금조달 가능 규모가 증가했기 때문에 한국의 단기부채 증가에 따른 리스크는 제한될 것이라며 2000년 이후 평균 GDP 1% 수준의 재정흑자를 유지하고 있는 점이나, 연말기준 정부의 총 부채규모가 2005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피치 역시 "현재의 힘든 신용 상황과 글로벌 수요 약화로 인해 성장 전망이 낮아지고 있지만 이미 다각화된 산업과 수출을 통해 한국 경제가 다시 회복됐음이 입증돼 왔다"고 확신을 지속했다. 무디스도 한국의 단기부채가 늘어나고 있지만 정부의 외환보유고 또한 여전히 풍부하며, 한국은행의 외환보유고 관리도 유동성이나 안정성 면에서 확신을 줘왔다고 평가했다. 한국 경제가 이미 과거 97년 외환위기로부터 탈규제와 자율화, 기업들의 레버리지 감소, 구조개혁을 배우면서 금융 위기로 갈 수 있는 리스크도 줄고 있으며 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식료품과 연료가격 등이 안정되며 내년에는 물가가 한국은행의 목표치 범위 내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 해빙무드 조성할 듯..외평채 발행에도 `긍정적` 이처럼 신평사들이 신속하게, 한국에 대한 한결 같은 신뢰를 지속하면서 그동안 증폭됐던 신용위기 재발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 해소에도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최근 1050원대까지 폭등했던 환율은 이날 20원이나 급락하며 급속도로 진정되는 모습을 보였다. 내주 예정된 외평채 발행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전망이다. 한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통상 외평채 발행 이전에 신평사들이 등급을 발표해왔고, 이를 정부가 요청하기도 한다"며 "그러나 최근 위기설이 증폭됐던 상황이었던 만큼 이를 고려한 발표였을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도 이날 열린 제7차 위기관리대책회의 모두발언에서 "국채 만기가 대부분 몰려 있는 오는 11일이 지나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9월 위기설`이 과장됐음을 알 수 있을 것"이라며 "S&P와 무디스가 우리나라의 신용등급이 변경될 요인이 없다고 밝혔다"는 부분을 언급하기도 했다.
- (9월 위기설 진단)⑦"예전과는 다른 모습일 수도"
- [이데일리 김보리기자] 9월 위기설을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위기설은 투자자의 과민반응에서 나온 허상일 뿐이라는 게 정부의 입장이지만 일부에서는 이미 정부가 시장을 통제할 수 없을 정도로 위기가 깊숙이 찾아왔다는 의견도 내놓는다. 또 위기설 자체가 투자 심리를 둔화시켜 실제 위기를 만들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경제분야의 전문가들은 9월 위기설에 대해 어떻게 보고 있는지 의견을 물었다. ◇ 위기설이 위기를 만든다? 전문가들은 위기설의 실체에 대해 다소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외국인의 자금이탈이라는 경로를 통해서는 한국 경제가 위기를 맞을 가능성이 높지 않지만 위기가 올 수 있다는 불안감으로 인해 시장이 요동을 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교수는 "위기설의 현실화는 외국인이 한꺼번에 한국에서 돈을 회수하는 `군집행동`이 일어날 수 있는지 여부에 달렸다"고 전제하고 "현재 상황을 살펴봤을 때 일부 외국인의 자금 회수는 일어날 수 있지만, 일시에 한국에서 돈을 회수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고 진단했다. 신용상 금융연구원 거시경제팀장은 "위기설은 단지 설일 뿐일지라도, 실제 대외투자자의 시각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경제는 심리에 기반하기 때문에, 금융시장이 나빠진다는 인식이 위기를 만든다"고 설명했다. 오규택 한국채권연구원장(중앙대 교수)은 "9월 위기설은 '시장에서 위기가 있을 것'이란 착시효과에서 기인한 측면이 있다"며 "이는 기관투자자들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하는 문화가 정착이 안 된 한국의 투자 상황과도 연관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 원장은 "금융시장 불안은 작년 8월 서브프라임 이후 지속됐다"면서 "오히려 외국인투자의 이탈은 작년 연말이 더 심했고 지금은 오히려 그 때에 비하면 상황이 나은 편"이라고 말했다. 박현수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위기설의 출발점은 9월에 외국인 채권만기가 많다는 것인데 한국 외환보유고의 규모 측면에서 비춰볼 때 9월 외국인 채권 만기액의 규모는 그리 크지 않다"며 "우리 경제의 펀더멘탈 또한 그렇게 허약하지 않다"고 위기설이 현실화될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다.◇ "이미 위기..97년 IMF와는 다른 위기일 뿐" 위기가 '설(說)'의 수준을 넘어 이미 한국 경제에 자리잡고 있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전성인 홍익대 교수는 "이번 9월 위기는 97년 외환위기와 같은 모습으로 오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한국은행이 외환보유고를 2400억 달러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물가가 치솟고, 환율이 통제가 안되는 상황에서 외환보유고가 남았으니 `위기가 아니다`라고 예측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지적했다. 97년 IMF(국제통화기금) 구제금융 당시와 10년이 지난 지금, 위기는 다른 모습이 될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에서 97년, 지불불능 상태와 같은 극한 상황 만을 찍어서 위기라고 말한다면 위기가 아닐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일정기간 동안 일정 퍼센트 이상으로 변동이 있을 때를 학계에선 위기라고 정의하기도 하는데, 한 달동안 환율이 10%이상 폭등하는 것을 위기라고 한다면 이미 우리에겐 심각한 위기가 찾아왔다"고 진단했다. 신 교수는 현재 상황에 대해 "암으로 치면 3기에서 4기로 접어들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우리 정부가 외환보유고 세계 5,6위라는 자화자찬에 빠져 외환관리에 실패한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외환보유고가 9월 위기설을 부인하는 절대적 기준이 될 수 없다는 주장도 나왔다. 신 교수는 "대외채무를 계산할 때 외국인들의 보유주식은 카운트가 안되는데, 외국인이 우리 주식시장에서 주식을 팔고 나가려면 달러로 바꿔서 나간다"면서 "이를 환산하면 순부채는 3000억 달러정도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 정부정책 실패가 시장 불신 초래 현재를 위기라고 진단한 전문가들은 정부의 정책 실패에 비판의 칼날을 세웠다. 전성인 교수는 2일 `환율급등에 적극 대처하겠다`는 재정부 당국자의 구두개입 자체가 더 이상 시장에서 효력을 발휘하지 않는 상황을 예로 지목했다. 전 교수는 "위기설이 팽배한 상황에서 환율개입에 대한 시그널을 시장에 줬다면 외환보유고의 많은 부분을 투입해서라도 환율이 통제되는 상황을 보여줬어야 한다"면서 "그래야 그나마 정부가 위기관리능력이 있음을 입증할 수 있는데 그 기회마저 놓쳤다"고 비판했다. 박현수 연구원 또한 "기본적으로 정부의 신뢰가 악화된 상황에서, 정부로서는 시장 안정의 의지가 있어도 시장을 설득하기 역부족"이라면서 "이는 정부의 정책방향, 특히 환율정책 등에서 일관성 없는 모습을 보이면서 초래된 측면도 크다"고 말했다. 강만수 재정부 장관의 경질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전성인 교수는 강 장관 카드를 정부의 신뢰 회복 카드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 교수는 "정부는 신뢰성 회복의 메시지를 시장에 던져야 한다. 먼저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을 경질하고, 시장을 잘 이해하고 새로운 금융을 이해하는 사람을 다시 임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창현 교수는 "강만수 장관 경질에 대해선 이견이 있다"면서 "현 상황에선 어떤 장관이 와도, 지금 상황에서 획기적으로 나아질 순 없다"고 말했다. 그는 "전장에서 장수를 갈면, 전쟁에서 이길 것이라는 발상은 경제적 사안을 정치논리로 접근하는 방식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신뢰 잃은 정부, 역할도 제한적..장기적 신뢰회복 필요 위기를 바라보는 시각은 각각 달랐지만 정부가 시장의 신뢰를 잃은 상황에서는 어떤 정부 정책도 시장을 통제하기 어렵다는 시각에는 모두 동의했다. 윤창현 교수는 "위기설이 더 증폭되기 전에 경제수석이나, 기획재정부 장관 등이 국민에게 현 상황을 객관적으로 설명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하지만 정부당국자의 근거가 국민에게 보다 큰 신뢰를 주기 위해서는 신뢰회복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신용상 팀장 역시 "정부의 정책수단이나 대응은 굉장히 여지가 좁다. 외환보유고를 다량으로 시장에 푸는 상황 자체가 '최후의 보루'이기 때문에, 실제 외환보유고를 자주 푼다면 이것이 시장을 더 불안하게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환율에 대해서도 정부가 상시적으로 개입을 하는 것보다 시장에 오를 만큼 올랐다는 인식이 확산된 시점을 잡아, 적시에 개입하면 시장에 정부 정책이 유효하다는 신뢰를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박현수 연구원은 "중단기적인 해법을 나눠 접근해야 하며 단기적으론 심리적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할 수도 있다"면서 "하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시장의 자율성을 존중하는 것이며 시장을 존중한다는 모토로 당선된 정부인 만큼 환율, 금리 등을 시장에 맡기면서 시장의 신뢰를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