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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클릭! 새책)로맹 가리 外
- [이데일리 전설리기자] ◇로맹 가리 가난한 러시아 이민자의 아들로 태어나 전쟁 영웅, 외교관, 세계적인 소설가로 거듭나며 화양연화를 구가하다 불현듯 권총자살로 삶을 마감한 로맹가리. 이 책은 소설보다 더 드라마틱한 그의 삶을 보여주는 전기다. 프랑스 문학기자이자 소설가인 도미니크 보나의 첫 전기작품으로 로맹 가리의 파란만장한 삶 뿐만 아니라 그의 모든 작품과 창작 배경, 내면세계를 세밀하게 추적했다. 러시아 출신 이민자의 아들로 불우하게 생활했던 어린 시절, 소설가로 첫 발을 내딛게 된 파리대학 재학 시절, 군복무 시절, 외교관과 소설가로 자신의 재능과 열정을 유감없이 발휘하던 시절에 이르기까지 로맹 가리 인생을 소설처럼 생동감있게 재구성했다. 24살 연하인 진 시버그와의 운명적 사랑, 프랑스 문학계를 발칵 뒤집었던 `에밀 아자르 사건` 등에 대해서도 자세히 썼다. 이상해 옮김. 문학동네. 1만8000원. ◇무덤의 침묵 북유럽 어느 가정에서 일어난 비극적 살인사건을 다룬 미스터리 스릴러 소설. 아이슬란드 수도 레이캬비크 외곽의 한 건축공사에서 땅에 묻힌 유골이 발견된다. 수사가 시작되고, 수십 년 전에 그곳에서 가장의 병적인 폭력에 떨며 한 가족이 살았음이 밝혀진다. 작가는 사건의 진상이나 범인을 밝히는 데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등장인물의 행동에 숨겨진 동기와 어두운 부분들을 보여주는데 집중한다. 인간의 내면에 잠재한 통제할 수 없는 분노, 유전자처럼 대를 이어 전달되는 폭력에 대한 탐닉, 끊임없이 막다른 골목으로 몰아넣는 벗어날 길 없는 죄의식 등. 뜻하지 않은 계기로 등장인물들은 하나하나 자기 자신과 화해해 나가지만 해피엔딩은 아니다. 단지 고통스러운 현실을 받아들이는 것으로 과거의 사슬에서 벗어날 뿐. 아날두르 인드리다손 지음. 이미정 옮김. 영림카디널. 9500원.
- 선동렬, ''카리스마'' vs 김인식, ''믿음의 야구'' 충돌
- [노컷뉴스 제공] 삼성과 한화가 오는 21일 달구벌 대구에서 올시즌 한국 최고팀을 가리는 한국시리즈 패권을 놓고 한판 대결을 벌인다. 정규리그 3위로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PO) 등 격전을 치른 한화보다는 약 20일 간 휴식과 함께 알뜰하게 대비해온 1위 삼성의 우세가 점쳐지지만 4선승제의 단기전은 변수가 많아 단순 예측이 힘들다. 이번 시리즈는 김인식 한화 감독과 선동렬 삼성 감독의 사령탑 대결 및 삼성 오승환과 한화 구대성의 철벽 마무리 대결 등 관심거리가 한 두 가지가 아니다. ▲'믿음의 야구' 김인식 감독 vs '카리스마' 선동렬 감독 이번 시리즈의 백미는 역시 김인식 한화 감독과 선동렬 삼성 감독의 사제 간 대결이다. 두 감독은 지난 1980년대 후반 해태 시절 코치와 선수로 만난 데 이어 지난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감독과 투수코치로 한국의 4강 신화를 함께 일군 바 있다. '믿음의 야구'로 대표되는 김인식 감독은 KIA와 준PO, 현대와 PO를 거치면서 자신의 야구철학을 여실히 보였다. PO 2차전까지 포스트시즌 16타수 무안타의 빈공에 허덕이던 이도형을 끝까지 기용하면서 PO 3차전 승리를 얻었다. 김감독은 이도형에게 "조급해하지 말라"고 주문했고 이도형은 PO 3차전 4-4로 맞선 6회 결승포를 쳐내며 김감독의 믿음에 부응했다.김감독은 또한 PO 1차전 선발로 나와 부진했던 문동환을 신뢰해 3, 4차전 중간계투로 기용하면서 승리의 원동력으로 만들었다. 선동렬 감독 하면 떠오르는 것이 강력한 '카리스마'다. 심정수 등 수십억 몸값의 스타선수라도 한국 프로야구사 불세출의 영웅 선감독의 거친 쓴소리를 피해갈 수 없었다. 물론 선감독의 강력한 '기'(氣)에 선수들이 눌린다는 지적도 있었으나 어쨌든 선감독은 선수단을 완전히 장악해 2년 연속 정규리그 우승을 이끌며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넘보고 있다. 김인식 감독의 '부드러운' 카리스마와 선감독의 '강력한' 카리스마의 충돌이 어떤 반향을 일으킬지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선취점 전쟁'…삼성의 막강 KO 카드 vs 한화 '대성불패' 이번 시리즈는 선취점의 중요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양팀 불펜진이 견고하기 때문이다. 김인식 감독은 지난 17일 한국시리즈 진출을 결정지은 뒤 "삼성과 경기는 5회 이전에 리드를 뺏기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삼성의 막강 불펜과 마무리 권오준과 오승환을 염두에 둔 말이었다. 두 선수가 일단 출격하면 점수를 뽑기가 어렵기 때문에 리드를 뺏기면 패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 김감독 말대로 삼성의 KO(권오준-오승환) 카드는 무시무시하다. '돌부처' 오승환은 그야말로 '언터처블' 수준. 오승환은 정규리그 경기 절반인 63경기 출전해 4승 3패 47세이브, 방어율 1.59를 기록했다. 팀 승리(73승)의 약 65%를 책임지며 아시아최다 세이브 신기록까지 세웠다. 권오준은 정규리그 절반이 넘는 67경기에 등판해 9승 1패 2세이브, 방어율 1.69를 기록했다. 특히 중간계투의 척도라 할 수 있는 홀드 부분에서는 32개로 이 부분 역대 최다기록을 세웠다. 여기에 왼손 특급불펜 권혁까지 가세해 권오준과 함께 '쌍권총' 불펜까지 만들어진다. 한화도 마무리에서는 삼성에 뒤질 것이 없다. '대성불패' 구대성이 버티고 있기 때문. 구대성은 준PO 1승 1세이브를 책임진 데 이어 PO에서도 2, 3차전 연속 1점차 '살얼음판' 승리를 지켜냈다. PO 4차전에서도 비록 세이브 상황은 아니었으나 4-0 으로 앞선 8회 1사 1루에서 깔끔하게 경기를 마무리했다. 다만 한화는 최영필 외에 믿을만한 중간계투가 없는 것이 불안요소. 그나마 최영필도 PO 2차전에서 2점을 내주며 동점을 허용,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PO 2, 3차전에서 중간에 투입돼 맹활약했던 선발 문동환이 전천후 출격할 수 있다는 점이 반갑다. ▲삼성 타선의 '기동력'과 '짜임새' vs 한화의 '다이너마이트' 타선 삼성은 예전부터 거포군단으로 이름을 날렸왔다. 이만수, 김성래, 이승엽, 양준혁 등 한국프로야구사의 거포 계보를 잇는 홈런타자들이 즐비했다. 그러나 지난해 선동렬 감독이 '지키는 야구'를 표방하면서 홈런수가 줄었다. 반면 도루 등 작전이 늘었다. 올시즌 삼성은 팀 홈런수 73개로 8개 구단 중 5위에 그쳤다. 하지만 팀 도루 2위(121개)에 득점도 2위(538점)를 기록했다. 한방보다는 기동력을 바탕으로 한 짜임새 있는 공격을 했다는 뜻이다. 반면 한화 '다이너마이트' 타선은 올시즌 팀 홈런 1위(110개)다웠다. KIA와 준PO에서도 승리를 거둔 날이면 이범호가 어김없이 대포를 폭발시켰다. 현대와 PO에서도 마찬가지였다. 2차전에서 김태균이 선제 2점포를 쳐냈고 3차전에서는 이도형이 결승포를 쏘아올렸다. 4차전에서는 다시 김태균이 선제 좌월 결승 3점포를 쳐냈다. 한방이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단기전인 만큼 한화의 타선이 무섭다는 말이다. ▲삼성, 체력 우위 vs 한화, 분위기 상승세 삼성은 정규리그 1위의 프리미엄이 있다. 1위는 준PO와 PO를 치르지 않는 이점이 있기 때문에 체력을 충분히 비축할 수 있다. 플레이오프제가 도입된 지난 1989년 이후 15번의 한국시리즈(양대 리그제인 1999, 2000년 제외)에서 정규리그 1위 팀이 우승한 경우가 11번이나 된다. 그만큼 격전을 치르고 올라온 팀들을 앉아서 기다릴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선동렬 삼성 감독도 지난 17일 한화가 한국시리즈에 올라온 데 대해 "단기전이라 쉽게 예측할 없다"면서도 "다만 20여 일 가까이 재충전하면서 팀을 정비해 한화보다 유리한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한화는 분위기가 무섭다. KIA를 준PO에서 2승 1패로 꺾은 데 이어 PO에서도 현대도 3승 1패로 주저앉혔다. 특히 현대에 1차전을 먼저 내줬지만 내리 3판을 따냈다. 송진우는 17일 경기 뒤 "팀이 격전을 치르면서 갈수록 강해지고 있다. 선수들이 똘똘 뭉쳐 해보자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4차전에서 끝내 한국시리즈 1차전까지 3일간의 휴식을 갖는다는 점도 호재다. 김인식 감독은 17일 경기 뒤 "4차전에서 끝냈다. 이렇게 되면 체력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게 된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 "김재규 단독범행으로 결론낸 적 없다"
- [오마이뉴스 제공] 의혹 1 : 김재규가 박정희 명령 없이 김형욱 전 중정 부장을 살해했을까?
의혹 2 : 국정원 과거사건 진상규명을 통한 발전위 민간위원들이 신현진을 직접 조사하지 않은 이유는?
의혹 3 : 신씨의 진술대로 김형욱 전 중정부장의 사체를 낙엽으로 덮을 수 있었나?
국정원 과거사건 진상규명을 통한 발전위원회(위원장 오충일, 이하 진실위)가 26일 밝힌 ‘김형욱 전 중앙정보부장의 실종사건’ 중간조사 결과를 발표한 뒤 제기된 의혹들이다.
이와 관련, 국정원 진실위의 한 관계자는 중간조사 발표 이후 처음으로 ‘김형욱 실종사건’ 조사과정의 어려움을 털어놓았다. 그는 <오마이뉴스>에 이 과정을 털어놓는 이유에 대해 “억측이 떠돌아서 조사과정 일부를 알리지 않을 수 없게 됐다”고 토로했다.
그는 특히 신현진의 신상과 관련해 “현재 60세가 넘은 나이로 베테랑 중앙정보부 요원이다, 아무런 조사경험이 없는 민간위원들이 그들로부터 진술을 받아내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라면서 "김만복 국정원 기획조정실장을 비롯한 국정원 고위층들이 6차례나 이상열 공사, 신현진 등과 만나 술을 마시며 읍소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그는 또 "국정원 진실위는 26일 중간조사발표에서 단 한번도 김재규의 단독범행으로 결론내린 바 없다”며 “김재규 전 중정 부장에게 누가 지시를 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김형욱 회고록’ 저자인 김경재 전 민주당 의원이 27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 출연, “국정원 진실위 민간위원들이 파리 중앙정보부 요원이던 신현진(가명)씨를 직접 조사하지 않고 국정원의 일방적 조사결과를 수용했다”고 주장해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국정원 진실위측은 또 27일 <문화일보>의 ‘과거사위 활동 내분’ 보도와 관련 “사실과 다르다”는 내용의 해명자료를 배포했고, “<문화일보>측에 조속한 시일 내에 정정보도를 요청하고 법적 대응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현재 제기되고 있는 의혹을 중심으로 <오마이뉴스>가 국정원 진실위 관계자와 인터뷰한 내용을 재구성한 것이다.
▲ 민간위원, 왜 신현진을 직접 조사하지 않았나
국정원 진실위의 한 관계자는 “신현진이 김형욱 실종사건에 관여했다는 것은 당시 국정원 직원들 사이에서 상당부분 알려진 얘기”라며 “심지어 당시 해외 파견 연수생들이 모두 신현진을 지목할 정도였다”고 밝혔다.
신현진의 증언을 뒷받침할만한 자료도 상당부분 확보했기 때문에 중간조사발표를 통해 김형욱사건의 상당부분을 공식적으로 표명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정에 익히 알려진 내용이 왜 지금까지 공개되지 않았느냐는 의혹에 대해 이 관계자는 “지난 26년간 김형욱사건에 대해 단 한번도 공식적으로 조사한 일이 없다”며 “공식조사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들이 ‘진실고백’할 필요도 없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국정원 직원들은 한번 취득한 비밀은 무덤까지 갖고 간다는 철칙이 있다”며 “이상열 공사를 비롯한 관계자들이 핵심적인 증언을 고백하지 않아 중간발표에서는 신현진 증언을 중심으로 밝힐 수밖에 없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신현진의 신상과 관련해 “현재 60세가 넘은 나이로 베테랑 중앙정보부 요원”이라고 밝혔다. 1970년대 당시 중앙정보부가 해외로 연수를, 그것도 프랑스 파리로 어학연수를 보낼 정도라면 중정 내부에서도 알아주는 베테랑 요원이라는 것이다.
1979년 10월 7일 ‘김형욱 살해사건’ 당시 중앙정보부의 프랑스 주재 거점 요원과 연수생은 총 8명이었다. 그러나 이중 누구 하나 쉽게 협조한 사람은 없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당시 프랑스 거점요원과 연수생은 ▲이상열 프랑스 공사(중정 책임자) ▲신현진(가명, 당시 프랑스 중정 연수생) ▲이만수(가명, 당시 프랑스 중정 연수생) ▲김철진(가명) 이일만(가명)-당시 중정 프랑스 거점 요원 ▲여타 당시 프랑스 중정 연수생 3명 등이다.
이 관계자는 “국정원 진실위는 신현진에 대해 7차례, 이상열 공사에 대해 3차례, 이만수에 대해 6차례, 김철진 1차례, 이일만 3차례, 여타 연수생 1차례씩 총 23회에 걸친 면담조사를 벌였다”며 “아무런 조사경험이 없는 민간위원들이 그들로부터 진술을 받아내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만복 국정원 기획조정실장을 비롯한 국정원 고위층들이 6차례나 이상열 공사, 신현진 등과 만나 술을 마시며 읍소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수사관들 같으면 취조실에 사람들을 집어넣고 자백을 받을 수 있겠지만 국정원 진실위는 오로지 양심고백을 통한 진실규명밖에 할 수 없는 기구”라며 조사활동의 한계를 피력하기도 했다.
▲김재규가 박정희 명령 없이 김형욱을 살해했을까
김재규 전 중정 부장의 지시로 김형욱 살해사건이 이뤄졌다는 신현진의 진술에 대해 ‘10.26 재평가와 김재규 장군 명예회복 추진위원회’는 27일 기자회견을 열고 국정원 진실위 조사에 대해 정면 반박했다.
이에 대해 이 관계자는 “국정원 진실위는 26일 중간조사발표에서 단 한번도 김재규의 단독범행으로 결론내린 바 없다”며 “현재까지 김형욱 살해사건의 최종 책임자는 밝혀지지 않았다”고 단언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의 필요에 의해 김형욱 살해사건을 지시한 게 아니”라며 “김재규 전 중정 부장에게 누가 지시를 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낙엽으로 사체를 덮었다?
"제3국인 친구 2명은 신현진이 U턴시켜놓고 기다리던 승용차에 탑승해 김형욱이 입고 있던 버버리코트에 여권, 지갑, 시계 등의 소지품을 싸서, 벨트로 묶어 건네주면서, 도로에서 약 50m 떨어진 지점에서 김형욱의 머리에 권총을 쏴 죽였으며, 시체는 땅을 파지 않은 채 두껍게 쌓여있는 낙엽으로 덮어버렸다고 보고했다."
지난 26일 국정원 진실위가 배포한 ‘김형욱사건 조사결과 중간발표’에 들어있는 신현진의 사체유기관련 증언이다.
이에 대해서도 논란이 많다. 어떻게 낙엽으로 사체를 덮을 수 있냐는 지적이다.
이 관계자는 “프랑스와 독일 등 유럽 교외의 평야지대는 군데군데 울창한 숲이 많다”며 “그 숲 가운데는 소공원이 있고, 가운데 작은 소로가 나 있는데, 이 소로를 벗어난 곳에는 아무도 들어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프랑스의 숲은 충분히 사체를 유기할 만큼 낙엽이 많이 쌓인다”며 “프랑스는 비교적 옛 모습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시신을 유기한 현장을 찾을 수 있기를 고대한다”고 밝혔다.
- 김형욱, 파리 외곽서 권총 7발 "총살"
- [오마이뉴스 제공] 김형욱 전 중앙정보부장은 지난 79년 10월 실종 당시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의 지시에 의해 중정 프랑스 주재 거점 이상열 공사와 중정 직원 연수생, 이들이 고용한 제3국인들에 의해 파리 현지에서 살해된 것으로 조사결과 확인됐다.
국정원 과거사건 진실규명을 통한 발전위원회(위원장 오충일, 이하 진실위)는 26일 오전 서울 내곡동 국정원 국가정보관 3층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형욱 전 중앙정보부장의 실종사건에 대한 중간발표를 했다.
박 전 대통령은 김형욱 활동에 분개했지만... 지시는?
진실위는 당시 박정희 전 대통령이 김형욱의 박 정권 비난활동에 대해 분개하고, 김형욱의 미 하원 청문회 출석 및 회고록 출간을 저지하도록 지시한 사실은 분명하나, 직접 김재규 전 중정부장에게 김형욱 살해를 지시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추가 확인작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국정원 진실위가 파악한 바에 따르면, 김형욱 살해사건에 직접 가담했다고 진술한 신현진(가명, 당시 중정 연수생)은 1979년 10월 7일 저녁 동유럽 외국인 2명을 고용해 미화 10만달러를 제공하는 조건으로 사건을 지시했다.
신현진은 국정원 진실위의 7차례 면접조사에서 이상열 프랑스 주재 공사의 지시로 미리 받아 갖고 있던 소음권총 1정과 독침 가운데, 권총만을 동유럽 외국인에게 제공했고, 이들은 파리 시내를 이탈해 인적이 드문 작은 마을의 작은 숲에서 이 소음권총 7발을 쏴 김 전 부장을 숨지게 했다고 밝혔다.
"파리 인근 숲에서 소음 권총 7발 쏴 살해"... 사체유기 장소는?
당시 김형욱 전 중정부장과 신현진, 외국인 2명은 이상열 공사의 관용차(푸조604)에 탑승하고 있었으며, 권총으로 김형욱 전 중정부장을 사살하기 전에 두 외국인은 차안에서 김 전 부장의 머리 뒷부분을 주먹으로 수차례 가격, 실신케 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신현진은 당시 사체를 유기한 장소에 대해서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이유로 진술을 회피하고 있기 때문에 국정원 진실위 측은 이에 대한 추가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특히 국정원 진실위는 이 사건의 완전한 진실규명을 위해서는 살해지시 수령, 가담자 물색 및 모의, 권총 및 독침 등 사전 준비, 사후처리, 사건전후 일시 귀국 김재규 부장 보고 등 사건내용을 소상히 알고 있을 이상열 공사의 진솔한 고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정원 진실위 측은 김형욱 실종사건의 살해기획 및 수립, 살해과정 부분은 전적으로 신현진의 진술에 의존한 것이기 때문에 여타 가담자인 이상열, 이일만, 이만수의 진술을 통해 신씨 진술의 진실성을 검증하고, 신씨가 진술하지 않았거나 미흡한 부분을 보완할 계획이다.
국정원 진실위는 이번 김형욱 사건의 중간조사 발표를 위해 공개자료 59권8700여쪽, 국정원 존안자료 748건 1만905쪽, 국정원외 여타 기관 존안자료 87권9521쪽을 검토했으며, 총 33명에 대한 관련 인물 면담조사도 벌였다.
김형욱 전 중앙정보부장의 실종사건을 먼저 꺼낸 이유
이에 앞서 오충일 위원장은 "우선 조사대상 7개 사건 중에서 조사 진척이 빠른 김형욱 사건의 조사결과 중간발표와 여타 사건에 대한 조사 진행상황과 향후 계획 등에 대해 설명하겠다"며 "특히 김형욱 실종사건처럼 소송서류 등 기록이 부족한 사건에 대해서는 당시 관련자들을 대상으로 면담조사를 중심으로 진실을 밝히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문장식 국정원 진실위 민간위원은 김형욱 실종사건과 관련해 "국정원 존안 및 외부기관 자료를 분석, 사건관계자들과 집중 면담조사를 통해 사건 관계자 및 가담자 경위 등 사건 실체의 핵심에 대해 주로 파악했다"고 밝혔다.
문 위원은 이어 "김형욱 실종사건과 관련한 모든 조사가 종료되는 것은 아니다"며 "완전한 진실규명을 위해서는 조사내용을 보강해나갈 계획"라고 전했다.
국정원 진실위는 이번 중간발표를 위해 그 동안 국정원 보유문서와 관계기관, 외교·법무·국방부, 검찰·경찰, 국가기록원, 서울시교육청 등 각급 기관으로부터 자료를 협조 받아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부일장학회 강제헌납사건 같은 경우는 기부승낙서 등 일부 문건의 진위 여부에 대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문서감정 의뢰를 했고, 공안사건의 경우에는 북한과 연계성 여부 및 조직의 실체가 있었는지 등에 대해 다각적인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국정원 진실위는 향후 국정원 자료를 중심으로 외교·국방부, 검찰·경찰 등 외부 기관자료에 대한 기록검토와 실지조사를 병행해 사건관계자와의 면담을 통한 진실고백 등 다각적인 노력을 경주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2일 공식 출범한 국정원 진실위는 현재까지 25차례의 정기회의를 열고 90여개의 진실규명대상사건에 대한 예비조사와 7건의 우선 조사대상을 선정해 본격적인 조사활동을 진행해왔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국정원 진실위원회 곽한왕, 문장식, 김만복, 손호철, 박용일, 한홍구, 안병욱 민간위원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