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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자동차)안데스의 바람 같이..존다
  • (세계의 자동차)안데스의 바람 같이..존다
  • [이데일리 조영행기자] 자동차의 역사를 들여다보면 명차가 탄생하는 데는 기술 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첨단 소재와 기술을 묶고 떠받쳐줄 `열정`과 `영감`이 뒷받침되어야 비로소 세계적인 명차가 탄생되곤 합니다. 사람들이 꿈꾸는 `드림카`는 바로 자동차를 만드는 사람들의 `꿈`에서 시작되니까요. 오늘은 한 소년이 전설적인 카레이서에게 품었던 동경과 존경이 자동차로 진화한 슈퍼카 `존다`를 소개합니다. 이탈리아의 슈퍼카 전문업체인 파가니의 창업자인 호라치오 파가니는 어려서부터 자동차와 카레이싱을 미친듯이 좋아하는 소년이었다. 열 두살에 진흙으로 슈퍼카 모형을 만들어 주변 사람을 놀라게 했던 이 소년의 마음을 사로 잡은 영웅은 월드 챔피언을 5차례나 차지한 카레이서 주안 마뉴엘 판지오였다. 20세에 르노 공식 레이싱 팀의 F3 경주용차를 디자인하며 자동차업계에 첫발을 내딛은 뒤 다양한 디자인 프로젝트를 통해 실력을 길러 가던 파가니는 드디어 자신의 영웅이던 판지오를 만나게 된다. 판지오의 소개로 람보르기니와 인연을 맺은 파가니는 이후 세계 최초로 100% 카본 섀시를 채용한 카운타크 에볼루치오네의 개발에 참여하고 디아블로, 람보르기니 P140 등의 설계를 거들면서 명성을 쌓게 됐다.호라치오 파가니가 나중에 자기 회사를 설립한 뒤 어린 시절의 영웅이었던 판지오를 위해 만들어낸 자동차가 바로 `존다`시리즈다. 존다의 탄생에 대해 파가니는 이렇게 회고하고 있다."`1988년 1월의 어느 날 판지오가 가까운 친구들을 초대해 만찬을 가졌다. 나는 그 자리에 참석한 것이 행복했고, 그가 나를 친구로 여긴다는 사실에 마치 특권을 누리는 것 같았다. 나는 그날 밤 그의 인생에 헌정할 자동차를 상상해봤다. 마침 우리 두 사람 모두의 친구인 잔 마누엘 보르듀가 옆에서 거들었다. `호라치오, 차를 디자인해서 판지오라고 이름을 붙이지 그래.`그렇게 해서 이 자동차의 개발이 시작됐다. 당시 판지오는 이렇게 이야기했다. `내가 자동차 경주에 참여할 수 있게 해주고, 또 승리할 수 있게 해준 모든 것에 감사한다네. 그 중에서도 내가 가장 감사해야 할 대상은 바로 메르세데스 벤츠지. 나는 메르세데스 맨이야. 만일 그 차를 만든다면, 반드시 벤츠 엔진을 얹어야 하네.` 그래서 람보르니기와 계약을 맺고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내가 그해 8월에 판지오에게 보여준 첫 드로잉에는 메르세데스 벤츠의 12실린더 엔진을 장착한 미드십 엔진의 슈퍼카를 그렸다."호라치오 파가니의 회고대로 드라마 같이 시작된 신차 개발 프로젝트는 C8 프로젝트로 불렸다. 그리고 파가니가 판지오에게 보여 준 첫번째 드로잉은 `판지오 F1`이라는 이름을 달고 있었다. 비록 그 이름을 끝내 붙이지는 못했지만.호라치오는 1992년에 자기 이름을 딴 자동차 회사를 설립해 프로토타입을 완성하고 그 다음해에는 첫 모델의 풍동 테스트를 마쳤다. 이 무렵 판지오가 호라치오를 메르세데스 벤츠에 소개했고, 이 프로젝트의 가능성을 예견한 벤츠는 기꺼이 엔진 공급을 맡기로 했다. 이후 4년간의 노력을 거쳐 쿠페 버전의 신차가 형식승인을 통과함으로써 드디어 1999년 제네바 모터쇼에서 최초의 존다 C12가 공개됐다.1999년에 등장한 존다 C12는 5987cc의 메르세데스 벤츠 엔진을 장착해 최대출력이 408마력에 이르는 힘을 발휘했다. 최고시속은 296킬로미터이며 정지상태에서 출발해 시속 100킬로미터에 도달하기 까지는 4.2초가 걸린다. 파가니는 같은 해에 성능을 보다 업그레이드한 C12-S도 선보였다. C12-S는 엔진용량은 같으면서도 최대출력을 543마력으로 높였다. 이에 따라 최고시속은 320킬로미터, 시속 100킬로미터 도달까지는 3.7초에 이르는 성능을 낸다.2003년에 같은 크기의 엔진을 장착하고 600마력의 출력을 발휘하는 존다 GR이 추가되기도 했지만, 2002년부터는 존다에 7291cc 엔진을 기본으로 장착해 성능을 크게 향상시켰다. 2002년 C12-S 7.3과 C12-S 7.3 로드스터가 잇달아 출시됐는데 하드탑과 컨버터블 모델(4번째 사진)이라는 차이점만 있을 뿐 최대 출력 (555마력)과 최고속도(시속 320킬로미터), 정지가속(3.7초)은 모두 동일하다. 2004년에는 역시 7291cc 엔진으로 600마력의 힘을 내는 C12-S 몬자가 발표됐다.파가니는 지난해 존다F(3번째 사진)를 내놓으며 다시 성능향상을 꾀했다. 존다F는  메르세데스 벤츠 AMG의 V12엔진을 장착했으며 출력은 602마력으로 높아졌다.처음의 생각과 달리 호라치오는 자신의 자동차에 판지오라는 이름을 끝내 붙이지 못했다. 그는 지난해 존다F를 공개하면서 판지오에게 바친 헌정사를 통해 그 사연을 소개했다."주안 마누엘 판지오는 위대한 챔피언 이상의 존재였습니다. 그의 정확성과 올바름, 인간적 기술적 감수성은 내게는 삶의 모범이었고, 영감의 근원이었습니다. 이런 인물의 위대함을 과연 그림이나 기술과 같은 물질적인 방법으로 표현하고 전달할 수 있을까 하고 나는 스스로에게 묻곤 했습니다. 그가 `엘 코체`(그 차)라고 부르곤 했던 이 자동차의 이름은 판지오 F1이 되어야 했지만 그렇게 되지 못했습다. 그는 이 자동차 개발 프로젝트에 열정을 보여줬고, 그의 아이디어 덕분에 혁신적이고 안전한 차가 만들어졌습니다. 메르세데스 벤츠의 엔진을 얹어야 했던 것도 판지오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는 먼저 세상을 떠났고, 그에 대한 존경심 때문에 저는 감히 이 자동차를 판지오 F1이라고 부를 수 없었습니다. 그 대신 안데스의 바람인 `존다`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이 차를 주안 마누엘 판지오에게 바칩니다."존다는 첫 출시 이래 디자인에 큰 변화를 주지 않았지만, 존다F에서는 2쌍의 헤드 램프를 3쌍으로 배열하고, 휀더와 리어윙에 부분적으로 손을 댔다.신형 존다F는 포르셰 카레라 GT, 코닉세그 CCR 등 새로이 등장한 슈퍼카에 맞춰 파워를 높이는 데 주안점을 뒀다. AMG의 자연흡기 7291cc 엔진이지만 흡배기와 ECU(전자제어장치)를 새롭게 세팅해 출력을 더 높였다. 기본형은 최대출력이 602마력이지만 클럽스포츠 사양은 출력이 650마력에 달한다. 최고시속은 345킬로미터 정지가속은 3.6초로 `안데스의 바람`다운 가속능력을 자랑한다. 엔초 페라리와 우열을 가리기 힘든 세계 정상급의 슈퍼카다.존다F는 섀시의 기본틀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강성을 더 높이고, 차체를 기존 모델 보다 10밀리미터 낮춤으로써 고속주행에서 안정성을 더욱 향상시켰다. 또 제동장치에 세라믹을 채용하는 등 무게를 최대한 억제해 전체 무게를 1230킬로그램으로 유지했다. 연간 생산량은 50대 안팎에 불과하며 가격은 기본형이 74만 달러이고, 사양에 따라서는 80만 달러에 이른다.
2006.01.04 I 조영행 기자
  • "인생 2막은 내 사업 한다"
  • [조선일보 제공] <!-- 관련 사진 시작 --><!!--bodystart--><!--S_ARTICLE_CONTS-->S기업에 근무하는 L씨(43세)는 최근 세종대학교에 개설된 프랜차이즈 MBA 과정에 원서를 냈다. “함께 입사했던 동기들이 구조조정으로 회사를 떠나는 모습을 보면서 토요일 휴무를 편안히 즐길 마음이 아니었다”는 것이 그가 주말을 ‘2막 인생 준비 시간’으로 보내야겠다고 마음먹은 이유였다. 그는 “면접을 보면서 경쟁률이 생각보다 높아서 놀랐다”고 말했다. &nbsp;이 과정 수료생에게는 전원 한국프랜차이즈협회 명의의 프랜차이즈 컨설턴트 자격증이 주어진다. 이 과정 주임교수인 세종대 전태유 교수(경영대학원)는 “지원자 중에 장차 프랜차이즈 창업을 염두에 둔 직장인이나 제2의 인생설계 차원에서 프랜차이즈 컨설턴트로 전직하려는 대기업 재직자들이 의외로 많았다”고 말했다. &nbsp;투자자문 회사에 근무하던 K씨(43세)는 일반 경영대학원을 포기하고 중앙대에 개설된 창업대학원에 입학했다. “증권사나 투자자문회사는 직업 수명이 짧아 제2의 인생 준비를 미리 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는 “제조업, 벤처 등 다양한 기업의 창업컨설팅 업무가 지금까지 해왔던 업무와 연계성도 높아 ‘제2의 인생 설계’에 큰 도움이 될 걸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K씨는 대학원 재학 중 전문컨설턴트로 전직하는 데 성공, 창업컨설팅 관련 업무를 활발하게 하고 있다. ▲ 중앙대 창업대학원 학생들이 지난 11월의 싱가포르 연수 때 싱가포르국립대학에서 한국-싱가포르 양국의 창업 실태에 대해 강의를 듣고 있다. ‘주5일 근무시대’를 맞아 ‘몸값 높이기’ 차원에서 야간 및 주말 대학원에 진학하는 직장인들이 늘고 있다. 특히 이들 중에는 석사 학위도 따고 2막 인생 준비에도 도움이 되는 과정을 택하는 ‘실속파’들이 많다. &nbsp;2막 인생 준비에 인기 있는 과정은 주로 프랜차이즈나 창업, 재무, 부동산, 유통 및 외식관련 학과들. 직장인 R씨는 음식점 창업에 관심이 많아 서울 소재 모 대학의 호텔외식 관광대학원에 다니고 있다. 회사에서 꽤 높은 직책을 갖고 있어 눈치가 보이지만 매주 2회 수업에 꼬박꼬박 참석하며 외식업 창업의 꿈을 다지고 있다. 창업, 재취업 관련 사회 인프라들도 구축되고 있다. 서울시나 경기도 등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창업 관련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대학교에서도 창업 관련학과나 부동산 관련학과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 서울산업진흥원이 진행하는 ‘서울시 실전창업스쿨’의 경우, 야간반 수강생의 70%가 회사원이다. ‘국민자격증’으로 통하는 부동산중개사 시험은 많은 직장인들이 노후대책용 ‘보험’으로 간주하고 있다. &nbsp;학사 학위를 주는 사이버 대학도 직장인들로 열기를 더하고 있다. S기업에 차장으로 재직하고 있는 T씨(41세)는 명문대 출신임에도 전문대학의 인테리어 관련 야간과정에 등록했다. 주변에 인테리어 관련 인맥이 많아 2막인생 설계를 그 분야로 잡았기 때문. 대기업 연수원에 근무하는 S씨(48세)도 다음 학기에 지방대에서 운영하는 사이버 대학에 원서를 낼 예정이다. 그가 지원할 학과는 인상학 관련분야. 특이한 분야라 자격증을 따두면 제2의 인생 설계에 도움이 될 걸로 판단한 것. S씨는 퇴임 후 교육 경험을 살려 자기계발 및 인생상담 관련 전문강사로 활동한다는 계획이다. &nbsp;K대학의 부동산대학원(야간과정)에 다니고 있는 U씨(금융기관 근무)는 “야간에 대학원 다니려면 직장상사에게 눈치가 많이 보이는 것은 사실이지만, 회사가 나의 미래를 책임져줄 수 없는 만큼 ‘2막인생’ 준비차원에서 큰 결심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퇴직 선배들이 부동산자격증만으로 중개업소를 개설해 어려움을 겪는 것을 보고 더 깊은 전문성이 있어야 경쟁력을 가질 수 있겠다는 판단으로 대학원 진학을 결심했다고 말한다. 대기업 퇴직자들의 가장 큰 애로점은 갑작스런 퇴직으로 서둘러 창업전선에 나서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한국창업전략연구소 이경희 소장은 “대기업 퇴직자들이 생활고 때문에 3~5개월 안에 서둘러 창업을 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며 “대기업 직장인들이 주말이나 야간 시간을 이용해 2막 인생에 도움이 될 공부를 미리 하는 것은 향후 쏟아질 베이비붐 세대의 성공적인 퇴직 설계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 박병엽 팬택 부회장 "창조적 파괴로 혁신 완성하자"
  • [이데일리 백종훈기자] 박병엽 팬택계열 부회장은 "지난해 SKY텔레텍 인수·합병, 글로벌 브랜드 이미지강화, 구조개편 등으로 `혁신 하드웨어`를 마련했다"며 "이제 창조적 파괴라는 `혁신 소프트웨어`를 가동시키자"고 강조했다. 박 부회장은 2일 신년사를 통해 "조직구성원의 마음속에 혁신과 승리를 새기고 열정속에 관행을 타파해 나가자"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휴대폰 내수시장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경쟁과 게임의 룰을 바꾸는 방법 밖에는 없다고 판단했다"며 "그래서 SKY텔레텍을 새 식구를 맞게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팬택이 글로벌 휴대폰 제조사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글로벌 브랜드 이미지강화가 필수이고 지난해 과감한 투자를 한 것은 이러한 과정의 산고였다"고 덧붙였다.박 부회장은 올해를 `새로운 위기`이자 `좋은 기회`라고 정의했다.그는 또 "휴대폰 제조사업은 첨단 기술력과 디자인, 내구성과 품질 등이 융합된 IT기술의 총아"라며 "끊임없이 변화하고 혁신해 살아남자"고 강조했다.박 부회장은 "올해 팬택을 내부 구성원에게는 꿈과 이상을 실현하는 자랑스러운 일터로, 외부 고객에게는 신뢰할 수 있는 첨단 기업으로 만들자"고 당부했다.
2006.01.02 I 백종훈 기자
  • 농촌 살린다던 68조원 어디로 갔나
  • [조선일보 제공] 이진영(44·충남 예산군 신암면)씨가 20년 가까운 쌀농사 끝에 손에 쥔 것은 억대의 빚과 ‘불투명한 미래’뿐이다. 이씨는 1987년 ‘기업농’을 꿈꾸며 귀향, 농사일을 시작했다. 10만평의 논을 소유하는, 규모있는 농사꾼이 되는 게 바람이었다. 1992년 영농 후계자로, 그 다음해 전업농(專業農)으로 선정되면서 이씨의 꿈은 무르익는 듯했다. 정부에서는 당시 영농 후계자가 되는 조건으로 1500만원을 지원해줬고, 1개 면에서 1명 정도의 전업농이 선정됐기 때문에 농지를 늘려나가는 것도 어렵지 않았다. 문제는 1993년 말 우루과이라운드(UR) 타결 이후 정부가 ‘농촌을 살리겠다’며 42조원의 돈을 쏟아부으면서 발생했다. 당시 정부는 ‘농업 경쟁력 강화 10개년 계획’을 발표하면서 벼농사, 축산업 등에서 경쟁력을 갖춘 ‘프로 전업농’ 15만가구를 키우겠다고 했다. “면에서 한 명만 선정하던 전업농을 면마다 10명 가까이 뽑는 식으로 정책이 바뀌었습니다. 당연히 농지값이 오르더군요. 우리같이 진짜 농사를 짓기 원하는 사람은 정책자금으로는 모자라니까 자기 부담으로 농지를 살 수밖에 없게 됐고, 그러다보니 빚만 늘어갔습니다.” 이씨는 당시 농촌에 풀린 42조원이 실제 필요한 곳에, 필요한 사람에게는 가지 않았다고 말한다. “땅 있고 돈 있는 사람들이 정부의 돈을 받아 엉뚱한 짓을 하다가 부도를 냈지요. 농민들도 100만원짜리 기계를 사면 50만원은 정부에서 지원해주니까 멀쩡한 기계를 갈아치우면서 빚만 늘렸습니다. 어수룩한 농민들이 사탕발림에 넘어간 것이죠.” 이씨는 그동안 벼농사 규모를 3만평까지 키웠지만 빚도 덩달아 2억원이 넘게 늘어났고, 땅은 모두 농협에 담보로 잡혀있다고 한다. “이자 갚고 어쩌다 보면 아이들 키우면서 먹고살기도 빠듯합니다. 20년을 계획하고 농업에 뛰어들었는데 아직도 또 다른 20년이 불투명하기만 하니 어찌된 셈인지 모르겠습니다.” 이씨는 그나마 다행일지 모른다. 지난 10여년간 농촌에서는 이씨처럼 기업농의 꿈을 꾸다가 망해버린 사람이 적지 않다. 1990년대 충북 음성에서 축산업을 하던 이형모(48·가명)씨는 “정부가 UR타결 직후 축산 전업농을 육성한다면서 대대적인 융자를 해줘 벼농사를 때려치우고 8000만원 가까운 융자금을 받아 축산업에 뛰어들었다”며 “하지만 1998년 소값이 폭락하면서 4억원이 넘는 빚을 지고 손을 뗐다”고 말했다. 이씨는 “소값이 폭락할 때까지 시설자금만 퍼주며 축산 가구를 마구 늘리던 정부가 한심하다”고 말했다. 한국의 농촌은 지난 10년의 세월을 잃어버렸고 지금은 죽느냐 사느냐 하는 ‘기로(岐路)의 10년’과 맞닥뜨려 있다는 말을 듣고 있다. YS와 DJ 정권을 거치면서 정부는 농산물 시장 개방에 대응하겠다며 돈을 농촌에 쏟아부었지만 지난 10년의 노력이 무색하게 ‘농촌 경쟁력 강화’라는 숙제는 여전히 우리를 압박하고 있다. 정부는 최근 쌀 협상에서 쌀 의무 수입량을 지속적으로 늘려나가는 대신 쌀 관세화(관세를 부과하면서 쌀 시장을 개방하는 것)를 다시 10년간 유예키로 하고 국회 비준까지 받았다. 쌀 시장 개방 압력에 맞서 10년간의 시간을 다시 번 셈이지만, 우리가 이번에도 10년을 허송세월할 경우 한국의 농촌은 이제 더 이상 활로(活路)가 없어질 운명이다. 지난 YS·DJ 정권에서 정부는 ‘42조원 농어촌 구조개선 대책’(1992~1998년)과 ‘45조원 농업·농촌 발전계획’(1999~2003년)을 세워 농촌 살리기에 나섰다. 이 두 차례의 지원계획 중 지방비와 자부담을 제외하면 실제 68조8000여억원의 국고가 농촌에 쏟아부어졌다. 정부는 또 이와는 별도로 1994년부터 2004년까지 15조원 규모의 농특세 사업도 펼쳤다. 농가 평균부채 10년새 3배로 농림부의 ‘농업ㆍ농촌 투자·융자 실적’이라는 자료에 따르면 두 차례에 걸쳐 농촌에 투여된 68조여원은 경지정리, 배수(排水)개선, 경작로 포장 등 ‘생산기반정비’에 가장 많이 쓰였다. 전체의 31.9%인 21조9600여억원이 여기에 들어갔다. 그 다음으로는 축산구조개선(6조8500여억원·10%), ‘생활여건개선 및 복지’(6조1400여억원·8.9%), ‘유통개선 및 수출확대’(4조8800여억원·7.1%) 등에 돈이 풀려나간 것으로 돼 있다.<표 참조> 농림부는 지난 10여년간의 이런 자금 투입이 적지 않은 성과를 냈다고 평가하고 있다. 같은 자료에 따르면 2003년 농가소득은 1998년에 비해 31.2%가 증가했고, 경지정리면적은 1998년 67만8000㏊에서 2003년에는 71만9000㏊로 늘어나는 등 경쟁력 강화를 위한 생산기반 확충이 대폭 진전됐다고 평가했다. 또 경지 3㏊ 이상의 농가가 전체의 4.7%(1998년)에서 6.6%(2003년)로 늘어나는 등 농업전반에 걸쳐 전업화·규모화가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농림부의 한 관계자는 “우리가 잘 인식을 하지 못하지만 지난 10년간 농업 생산시설 기반 확충으로 소비자들이 농산물을 언제 어디서나 사먹을 수 있을 만큼 사회적 편익이 크게 늘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하지만 농림부의 이러한 평가는 그야말로 일면만을 부각시킨 것에 불과하다. 무엇보다 농가들은 소득 증가보다 더 빠르게 빚이 늘어나면서 부채에 허덕이고 있다. 10년 전인 1995년만 하더라도 농가 평균 부채는 916만원에 불과했지만 작년에는 부채 규모가 2689만원으로 급증했다. 같은 기간 농가 소득은 2180만원에서 2900만원으로 33%가 늘었지만 부채는 300%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이에 따라 농가소득에서 부채가 차지하는 비율도 42%에서 92.7%로 치솟았다. 서울대 김완배 교수(농경제학)는 “1995년만 하더라도 농사를 지어 1년반만 돈을 모으면 부채를 갚을 수 있었지만 이제 6년반 동안 돈을 모아야 부채를 갚을 수 있게 됐다”며 “특히 지난 10년간 부채가 많이 늘어난 사람이 쌀 농가가 아닌, 대규모 시설자금을 받아 수지 작목에 뛰어든 농가라는 점에서 정부의 책임이 크다”고 말했다. 실제 영농형태별 부채 규모를 보면, 논벼 재배 농가는 작년 말 기준으로 평균 부채가 1880여만원인 데 반해 화훼 농가는 1억3400여만원, 축산 농가는 5500여만원, 특용작물 농가는 4200여만원, 과수와 채소 농가는 각각 3200여만원 수준이었다. 물론 벼농사를 제외한 이러한 부문에 집중된 부채를 투자의 불가피한 후유증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농촌경제연구원 박성재 박사는 “구조개선과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부채가 생긴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최근 사채와 부채상환용 부채가 주는 등 농가 부채가 개선되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지난 10년간 농가소득이 실질적으로는 감소했다는 보고도 있다. 최근 농협조사연구소의 연구에 따르면 1994~2004년 농가소득을 농가구입가격 지수로 나눠 ‘농가 구매력 수준’을 알아본 결과 1994년의 구매력을 100으로 본다면 2004년은 88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0년 동안 농가당 명목소득이 2031만원에서 2900만원으로 늘었지만 실질소득은 감소했다는 얘기다. 반면 같은 기간 도시가구 소득과 소비자 물가지수를 통해 산출한 도시가구의 구매력 수준은 25% 가량 상승한 것으로 분석됐다. 농업·농촌대책에 향후 119조 투입 정부가 10년 전 내놓은 장밋빛 청사진에 비춰보더라도 지난 10년간의 성과는 초라하다. 1994년 정부는 ‘농업 경쟁력 강화 10개년 계획’을 발표하면서 벼농사, 축산업에서 프로 전업농 15만명을 육성하겠다고 했지만 10만명 육성에도 못미쳤다. 또 10년 전의 계획에 따르면 우리 농민은 2004년이 되면 상업ㆍ제조업ㆍ서비스업 등에서 얻는 농외소득이 전체 소득의 50%를 차지해야 하지만 실제 작년 농외소득은 35%에 그쳤다. 10년 전 정부가 쏟아낸 ‘대규모 전업농 육성, 농가 수입원 다양화, 농촌관광산업 활성화, 농산물 수출산업 육성’ 등의 농촌 살리기 계획은 2003년 정부가 119조원 투자·융자 계획을 발표하면서 내놓은 대책과 상당 부분 겹친다. 정부는 도하개발아젠다(DDA) 협상, 자유무역협정(FTA) 등 본격적인 개방시대를 맞아 다시 향후 10년간 119조원을 들여 농업ㆍ농촌 종합대책을 추진하기로 했는데 10년 전의 숙제가 다시 탁자 위에 올라온 꼴이다. ‘잃어버린 10년’의 핵심은 무엇보다 쌀 문제다. 가장 시급한 숙제였던 국산 쌀 경쟁력의 향상문제를 따지면 지난 10년은 그야말로 허송세월이었다. 당장 내년 3월이면 쌀 의무수입에 따라 외국 쌀이 식탁에 오르게 됐지만 국산 쌀은 아직도 외국 쌀에 비해 가격이 4~5배 가량 비싸 경쟁력을 찾기 힘들다. 1995년부터 농민을 설득해가며 수매가를 인하하거나 동결한 대만·일본 정부와 달리 우리 정부는 “수매가를 동결하겠다”는 당초 약속과 달리 수매가를 지속적으로 올린 결과다. 1995년 13만2680원(80㎏ 정곡 1등품 기준)이었던 수매가는 2003년 16만7720원으로 26.4% 인상됐다. 같은 기간 1인당 쌀 연간 소비량은 106.5㎏에서 80㎏으로 급격히 줄었지만, 농가소득에서 쌀이 차지하는 비중은 38.1%에서 51.5%로 오히려 늘었다. 지난 10년간 국산 쌀 경쟁력 제고에 실패했음은 정부도 인정하고 있다. 농림부의 한 관계자는 “규모화가 진전됐지만 현재 상황에서 쌀 시장을 열었을 때 우리의 쌀 산업이 장기적으로 안정될 수 있는 수준에는 아직 이르지 못했다”며 “지난 10년간 쌀의 국내외 가격차를 줄이고 품질을 고급화했어야 했는데 그 일을 별로 못했다”고 말했다. 사실 농촌 살리기에 쏟아부은 돈이 주먹구구식으로 집행되거나 엉뚱한 곳에 쓰이고 있다는 지적은 진즉부터 있어왔다. 예컨대 1999년 감사원이 10조5083억원 규모의 농어촌 구조개선 사업 22개를 표본 감사한 결과 농업 후계자들이 영농자금을 지원받아 단란주점이나 카페, 주유소를 경영하는 등 사업비를 목적 외로 사용하거나 과다지급받는 사례가 드러나 190억6000만원을 회수조치한 적이 있다. 2000년에도 감사원은 국정감사 자료를 통해 경기도내 일선 시군 농가들에 지급된 ‘농축어업 구조개선사업 지원금’ 중 207억여원이 사업목적과는 달리 수영장, 눈썰매장, 공장 등의 개인사업 용도로 전용됐다고 밝혔다. 2003년에는 산림조합중앙회가 농어촌구조개선금 8814억원을 빼돌려 채권 등에 투자해 155억원의 부당수익을 챙긴 사실이 감사원에 적발되기도 했다. 작년 4월 감사원은 농림어업 구조개선사업에 대한 대규모 특별감사 실시 방침을 밝히면서 “농림어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72조원이 투입됐으나 지원대상별로 보면 농민의 소득이전 효과가 낮은 영농생산기반 조성사업에 35조원이 투입되고 논농사 직접지불제 실시 등으로 생산자나 개인에게 직접 지원된 돈은 전체 집행액의 8.7%인 6조원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농촌에 퍼부어진 ‘눈먼 돈’을 고발하는 목소리는 아직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11월 14일 전국농민회총연맹 소속 창원농민회는 창원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YS 정부 때부터 시작된 농촌 투자·융자 사업의 허상을 고발했다. 농민회 주장에 따르면, 창원의 한 밀가루 공장은 YS 정부 때 5억원의 자금을 지원받아 설립됐지만 지금까지 전혀 가동되고 있지 않다는 것이고, 창원에 있는 한 유리 온실도 정부 자금 7억원이 투입돼 설치됐지만 농산물 재배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농민회는 기자회견문에서 “YS 정부 때부터 시작된 천문학적인 42조원은 날아가버리고, 지금 여전히 낡은 사고의 틀을 전혀 바꾸지 않은 농업 관료와 자치단체의 관료들이 새로 편성되는 119조원을 날려버리려고 한다”고 주장했다. 농민은 지난 10년간 정부가 돈만 풀었지 돈이 어떻게 쓰이는지는 관심이 없었다고 말한다. 쌀 농사를 짓는 유준학(47·김포 양촌면)씨는 “정부가 고기를 잡는 방법을 가르쳐줘야 하는데 직접 고기를 잡아준 꼴”이라며 “거액을 지원받아 유리온실을 지은 농민의 상당수가 정부로부터 돈만 받았지 경영이나 재배기술을 전수받지 못해 실패한 사례가 부지기수”라고 말했다. 서울대 김완배 교수는 “농촌 구조조정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정부의 리드”라며 “대만 정부는 1990년대 초 구제역 파동으로 주력 농업인 양돈업이 어려워지자 농민을 설득해가며 한때 일본 돼지고기 수입의 55%를 차지하던 양돈업을 줄이고 화훼, 과수 재배 쪽으로 농업을 훌륭히 구조조정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우리 농촌이 선택과 집중을 통해 경쟁력을 높이도록 정부의 리드가 제대로 이뤄졌느냐는 점에 비춰보면 지난 10년간 돈은 돈대로 쓰고 성과는 없었다”고 말했다. 지난 10년간의 농정(農政) 실패가 무엇보다 정책의 일관성 결여에서 비롯됐다는 견해도 있다. 삼성경제연구소 민승규 수석연구원은 “YS 정권에서 조일호 농림부 차관이 주도해 만든 당초 구조조정 계획이 그대로 집행됐으면 지금과는 상황이 달라졌을 것”이라며 “조 차관과는 농정 철학이 달랐던 김성훈 교수가 DJ 정부에서 농림부 장관이 되면서 정책 방향이 완전히 달라졌다”고 말했다. 즉 구조조정을 통해 기업농을 육성하겠다는 엘리트 농정 구상이 소농(小農) 보호 정책으로 180도 바뀌었다는 것이다. 정부의 자금이 구조조정보다는 생산기반 쪽으로 흐른 것도 이러한 연유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일관성 없는 농정으로 구조조정 실패 민승규 수석연구원은 “김성훈 장관이 농·축협 통합, 농업기반공사·개량조합 통합 등 농정사에 남을 만한 굵직한 성과를 내고 농림부 공무원도 열심히 일했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열심히 노를 저어 배를 산으로 올린 꼴”이라고 말했다. 민 연구원은 “농촌과 농민을 보호해야 한다는 국민정서법에 밀려 농촌에 퍼주기를 계속해왔지만 이제 경쟁력과 원리원칙이 통하는 시장법을 우리 농촌도 피할 수 없게 됐다”며 “UR 사태 때는 ‘우리 농촌을 살리자’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었지만 지금은 농민과 우리 농산물에 대해 소비자들이 냉담해지고 있다는 데 진짜 위기의 원인이 있다”고 말했다. 정책의 일관성과 관련한 비판에 대해 정부에서도 할 말은 있다. 농림부의 한 관계자는 “핵심인 쌀 정책과 관련해 변명 아닌 변명을 하자면, 수급상황과 IMF 사태 때문에 많이 왜곡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즉 1990년대 중반 가뭄으로 인한 흉작 때문에 쌀 재고량이 적정선인 600만석에서 169만석까지 떨어지자 쌀 증산 정책을 펼 수밖에 없었고, 그러다가 IMF 사태가 터지자 형편이 어려워진 농민을 위해 수매가를 올릴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2000년 들어 쌀 소비가 급격히 줄면서 쌀 공급과잉 상태가 됐고, 이제는 쌀 생산을 줄이는 쪽으로 다시 정책선회를 해야 할 입장이라고 한다. 이 관계자는 “불과 몇 년 전까지 쌀 증산을 주장하던 정부가 불과 몇 년 후 쌀 생산을 줄이자고 하니 농민은 불만이 없을 수 없다”며 “정부는 올해 수매제도를 폐지했고 앞으로 쌀 수급은 시장에 맡기면서 농민의 소득 감소분만 직불제로 보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에게 ‘1990년대 중반 쌀이 부족했을 때 오히려 수매가를 떨어뜨리고 수입 쌀을 푸는 등 과감한 구조조정을 했더라면 지금 어려움이 덜하지 않았겠느냐’고 묻자 “대통령직을 걸고 쌀 개방을 막겠다고까지 하던 정권이 그걸 정치적으로 수용할 수 있었겠느냐”며 “농업 정책은 기본적으로 경쟁력과 투자 효율성을 따지는 산업정책적인 측면뿐 아니라 농민 보호라는 복지측면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고충이 크다”고 말했다.
  • 가난한 이혼녀서 1조원대 갑부로
  • [조선일보 제공] ‘아이 딸린 가난한 이혼녀에서 억만장자 작가로 변신!’ 해리 포터 시리즈의 작가 조앤 K. 롤링의 삶은 그 자체가 현대의 신데렐라 이야기다. 롤링은 1997년 해리 포터 시리즈 제1탄인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을 내놓기 전까지만 해도 가난한 이혼녀였다. 생활비가 모자라 정부보조금으로 딸을 양육했다. 작가지망생이어서 글을 쓰고 싶었으나 집에는 집필공간이 없어서 동네 찻집의 책상에서 손으로 원고를 써내려 가던 처지였다. ▲ 해리 포터의 저자 조앤 K. 롤링 그랬던 롤링이 지금은 세계적인 명사가 됐다. 2001년 의사와 재혼해서 현 남편과의 사이에 낳은 두 아이를 포함, 세 아이들과 함께 19세기에 세워진 스코틀랜드의 유서 깊은 대저택에서 살고 있다. 해리 포터 시리즈가 성경 다음으로 많이 팔린 베스트셀러가 된 덕분에 롤링은 천문학적인 부를 쌓았다. 2005년 12월 현재 그의 재산은 약 1조원에 이른다. 사회적인 명예도 최상급이다. 그는 포브스지(誌)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에도 포함돼 있다. 그것도 순위가 급상승 추세다. 올해는 지난해 85위보다 45계단이나 껑충 뛰어오른 40위를 기록했다. 참고로 올해 엘리자베스 영국 여왕은 75위였다. 조앤 K. 롤링은 1965년 7월 31일 영국 치핑 소드베리라는 작은 마을에서 태어났다. 아버지 피터 롤링은 비행기 공장 지배인, 어머니 앤 롤링은 실험실 연구원이었다. 그의 부모는 영국의 전원과 책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다. 그는 태어난 순간부터 호기심이 많고 활동적인 아이였다. 아이는 종종 자기 방이나 뒤뜰의 키 큰 풀숲 속에서 상상놀이를 즐겨하곤 했다. 그런 아이의 상상력을 한껏 길러주기 위해 부모는 아이가 어릴 때부터 책을 읽어주기 시작했다. “집안이 온통 책으로 뒤덮여 있었고, 부모님은 끊임없이 번갈아가며 내게 책을 읽어주셨지요.” 그는 일찍부터 천부적인 이야기꾼으로서의 재능을 드러낸다. 두 살 터울의 여동생 디가 세 살이 되자 다섯 살짜리 언니는 환상적인 동물들과 이상야릇한 장소들에 대해 앞뒤가 제대로 갖춰진 이야기들을 만들어서 동생에게 들려주기 시작했다. 그는 여섯 살이 되자 첫 번째 이야기를 종이 위에 연필로 써내려가기 시작했다. 그 이야기는 래빗(Rabbit)이란 이름의 토끼에 관한 것이었다. 아이의 머릿속에선 홍역에 걸려 고생하는 토끼와, 토끼를 문병 온 몸집이 큰 꿀벌 미스 비(Miss Bee)를 비롯한 여러 친구들에 관한 깜찍한 이야기가 거침없이 흘러나왔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그후 수년간 오로지 토끼에 관한 이야기만 썼으며 마치 토끼에 중독이라도 된 듯했다”고 말했다. 사춘기에 접어든 그는 친구들에게 자신이 쓴 이야기를 들려주기 시작했다. 다행히 친구들은 그의 글을 흥미로워했다. “점심시간 때 친구들을 모아놓고 기나긴 이야기를 연속해서 들려주곤 했지요. 이야기 속에서 영웅적이고 신나는 모험을 마음껏 즐기곤 했어요.” 엑세터대학 불문학과를 졸업한 뒤 비서직으로 취직했으나 얼마 뒤 해고를 당한다. 그는 최악의 비서였기 때문이다. “무슨 일을 하고 있든 늘 정신나간 사람처럼 무언가를 긁적이고 있었어요. 내 이야기들을 컴퓨터로 깔끔히 타이프할 수 있어서 그나마 즐거울 수 있었어요.” 그후 옛 남자친구와의 재회를 계기로 맨체스터 상공회의소 사무직을 얻었다. 집이 있는 런던과 맨체스터를 기차로 오갔다. 그러던 어느 날, 런던으로 돌아오던 중 갑자기 기차가 덜커덩 멈추는 일이 발생했다. “바로 그때, 해리 포터에 관한 아이디어가 떠올랐어요. 내 마음의 눈에 해리와 그가 다니는 마법학교가 선명하게 보였어요.” 기차가 런던의 나이츠 크로스(Knight’s Cross)역에 정차했을 때 그의 머릿속엔 이미 해리 포터 첫 번째 이야기의 기본 컨셉트가 자리잡고 있었다. 그는 해리의 흥미진진한 모험과 등장인물들의 기기묘묘한 이름을 고안해낼 때마다 자신도 모르게 미소를 지었다. 그러나 달콤했던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 정신적 지주인 어머니가 갑작스레 돌아가신 것이다. 게다가 스물여섯 나이에 또 다시 일자리를 잃었고 남자친구와의 관계는 오리무중이었다. 그러던 중 평소에 품었던 ‘먼 나라에 가서 글을 가르치고 싶다’는 막연한 꿈이 마침내 현실로 다가왔다. 포르투갈 북부의 소도시 오포르토의 한 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는 여기서 해리 포터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구상하기 시작한다. 이 무렵 그는 포르투갈의 TV 방송국 기자와 사랑에 빠져 결혼한다. 그러나 첫 결혼생활은 불행했다. 1992년 첫 아이를 임신했으나 남편과는 결국 이혼하게 된다. 그는 여동생으로부터 ‘가까운 곳에서 같이 살자’는 편지를 받고 영국 에든버러행 열차에 몸을 실었다. 딸 제시카와 옷가방 하나, 그리고 제3장까지 완성한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 원고뭉치가 그가 가진 전부였다. 현실은 비참했다. 그는 훗날 피플지(誌)와의 대담에서 이렇게 밝혔다. “갓난아기는 있죠, 일자리는 없죠, 아무런 대책도 없이 낯선 장소에 내동댕이쳐진 셈이었어요.” 간신히 꾀죄죄한 단칸방을 구해 비바람은 피했지만 그는 심각한 갈등을 겪고 있었다. 모든 힘을 쏟아서 어떻게든 빨리 해리 포터 이야기를 완성하고픈 마음이 굴뚝 같았지만, 글에만 매달리는 게 딸아이에게 너무나도 미안했던 것이다. 그러던 중 어느 비 오는 날 오후, 그는 여동생 디에게 해리 포터에 관한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했다. 이야기를 듣던 동생은 금세 빨려들어갔고 언니에게 그때까지 써놓은 원고를 모두 보여달라고 부탁했다. 여기서 그는 용기를 얻는다. 결국 그는 1년 이내에 책을 완성해서 출판을 하기로 결심한다. 생계는 공공보조금을 신청해서 해결하기로 했다. 그는 열악한 환경에서 글을 써내려갔다. 집에서는 글을 쓸 공간이 없어서 잠든 아이를 유모차에 태운 채 근처 카페로 가서 구석 테이블에 앉아 손으로 원고를 썼다. 그는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 원고가 완성되자 그의 글에 관심을 보인 크리스토퍼 리틀이라는 에이전트를 통해 영국 굴지의 출판사들에 보내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 원고를 받아주겠다는 곳은 한 곳도 없었다. 그러다가 1996년 블룸스베리(Bloomsbury)라는 출판사가 관심을 보였다. 그러나 이 출판사가 제시한 판권 금액은 겨우 2000파운드에 불과했다. 하지만 그는 흔쾌히 수락했다. 블룸스베리에서 판권을 사간 지 몇 달도 안 돼 이 책은 입소문을 타고 전세계 출판업자들로부터 문의가 쇄도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에 대한 관심은 1997년 이탈리아 볼로냐 국제아동전시회에서 최고조에 달했다. 책의 내용에 반한 아더 A. 리바인이라는 출판기획자가 이 작품의 미국 판권을 달러로 여섯자리 숫자의 거금을 내고 산 것이다. 아동도서 출판 사상 미증유의 선불금을 기록한 이 작품에 관한 소문은 곧 세계로 퍼져나갔고 마침내 1997년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이 영국에서 출판됐다. 오랜 세월에 걸쳐 준비된 데뷔작은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고, 이후 지금까지 시리즈 여섯 권이 모두 공전의 히트를 치는 세계 출판사상 대기록을 세웠다. 그는 작가가 되는 길을 묻는 어린이들에게 어떻게 글을 쓰는지 감이 올 때까지 무엇이든 닥치는 대로 우선 읽어보라고 충고한다. “여러분이 알고 있는 것부터 쓰기 시작하세요. 여러분 자신의 경험과 느낌을 적는 겁니다. 나 역시 그렇게 하고 있답니다.”
  • 코미팜 대표이사, 주주들에게 장문의 편지
  • [이데일리 이진우기자] 코미팜(041960) 양용진 사장이&nbsp;주주들에게 장문의 편지 형식을 통해 코미녹스 상품화를 위한 합작법인 설립과 관련한 회사의 입장과 향후 계획을 설명했다. 현재 합작법인 설립과 미국 FDA 승인 신청 등을 위해 미국 출장중인 양 사장은 8일 장마감후 홈페이지에 '주주들에게 보내는 글'을 통해 코미녹스의 개발과정과 합작법인 설립의 의미,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설명했다.양 사장은 기술료 로열티를 받고 기술수출(라이센싱아웃)을 하지 않고 합작법인 설립으로 결정한 것에 대해 "부작용이 없고 복용이 간편하며 다양한 암치료제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는 신약후보물질을 일반적인 방법으로 기술수출만 하기에는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양 사장은 "미국FDA에 가까운 시일 내에 면담신청할 것이며, 미국, 유럽 및 타 국가에서의 확대임상시험에 대한 계획을 설명하고 미국에서의 임상시험 실시에 대한 승인을 신청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그는 합작법인의 향후 계획에 대해 진행과정에 따라 쌍방이 증자를 실시하거나 바이오펀드 등의 투자자를 참여시키는 방법으로 자금을 조달키로 했으며, 각 분야의 전문가들을 영입하여 판매에 대비하고 본격적으로 판매될 경우 나스닥 상장도 고려키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양사장은 다만 "신약개발이 완성되기 위해서는 갈길이 멀다"며 "냉정한 판단을 하고 기다려주는 것이 이 일을 성공리에 마무리짓도록 도와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이하는 양용진 사장이 회사 홈페이지에 올린 글 전문이다.◆코미녹스 개발에 즈음하여 주주님께 드리는 글一. 주주님들의 가장 큰 관심은 코미녹스일 것입니다. 그동안 어떠한 과정을 거쳤으며 현재는 어느 상황에 처해 있는지 그리고 향후 어떠한 계획을 갖고 있는지에 대하여 궁금하실 것입니다.코미녹스에 대하여 일부 의문점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즉, ① 코미팜에는 항암에 대한 신약연구 인력이 없을뿐더러 신약개발을 우연히 개발했다고 하는데 우연히 이루어 질 수 있는 것인가? ② 암세포의 텔로미어(증식유전자)를 짧게 해 항암효과를 내는 신약에 대해서는 들어본 적이 없다. ③ 국내의 천지산은 육산화비소이고 국내유수의 교수나 연구진이 참여하고 있는데, 코미팜은 외국의 조그만 임상대행기관에서 한다니 말이 되는가? ④ 임상시험은 1상에서 3상까지 걸리는 시간이 통상 5년 정도 걸리는데, 임상기간도 짧고 임상환자수도 적어 임상의 의미가 있는 것인지 조차 의심스럽다. ⑤ 학회지에는 왜 발표를 하지 않는가? ⑥ 일부 정보만을 공정공시를 통해 제공, 투자자의 궁금증을 자극하고 있다.이런 등등의 의문점과 그동안의 개발과정에 대하여 가급적 소상히 밝히고 향후 개발방향과 글로벌 전략에 대해서도 설명 드리겠습니다.二. 의문점에 대한 공식해명1. 코미팜에는 항암에 대한 신약연구 인력이 없을뿐더러 신약개발을 우연히 개발했다고 하는데 우연히 이루어 질 수 있는 것인가?① 저는 25년 전부터 오직 이분야의 사업만을 해온 사람입니다. 1980년초 비소라는 물질을 알게 되었고 비소를 동물에 적용시키기 위해서 여러 가지 실험을 하였습니다. 실험중 가장 어려웠던 것이 물에 녹지 않아 애로를 겪었습니다. 물에 녹는다는 것은 약제개발에 있어 중요한 이슈입니다. 물에 녹지 않으면 경구용으로 개발이 어렵습니다. 보통 실험실에서는 용매라는 화학물질을 사용하여 용해시키는데 이는 화학물질끼리 결합하여 제3의 물질이 만들어 지는 경우도 있고 성공해도 주사제로만 개발이 가능한 것입니다.②그러던 중 우연히 비소의 대사산물을 생각하게 되었고, 본인의 생각을 체계화하기 위하여 대사분야의 전공자를 찾게 되었으며, 그 인물이 네덜란드의 라드마커 박사(Dr. Rademaker)였습니다. 이것이 코미녹스 개발의 계기가 된 것입니다. 라드마커 박사는 솔베이 제약회사의 신약개발 연구 책임자로 근무한 적도 있고 경험도 다양한 인물입니다.③코미녹스에 대한 이론적 근거부터 시작하여 많은 실험을 해야 됐고 이 실험결과로 특허출원을 했습니다. 이 모든 분야를 용역을 주어 시행하였습니다. 용역을 주어 시행할 때 가장 중요하게 다루어야 할 것은 정보누출입니다. 누군가 이 정보를 갖고 먼저 특허로 출원하면 만사 허탕입니다. 아무리 법적으로 장치를 하지만 일단 사건이 터지면 곤경에 처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것을 막기 위하여 신약개발연구책임자(CRO)를 네덜란드 라드마커 박사로 지정하여 첫 단계가 성공하면 그 다음단계도 당신한테 일감을 주겠다. 그리고 그 다음 단계도 성공하면 또 그 다음단계도 당신한테 주겠다는 식으로 일이 진행되어 왔습니다.④신약개발의 확률은 일 만분의 일이라고 합니다. 그 만큼 어렵다는 것입니다. 그런 반면에 전혀 예상치 못한 인물이 예상치 못한 방법으로 신약을 개발해 인류에 공헌한 바도 꽤 있습니다. 그 하나가 여러분도 잘 아시는 천연두 백신 개발입니다. ⑤저희 회사에는 항암에 대한 신약연구 인력이 없어 불가능하다는 견해에 대하여 말씀드리면 코미녹스 개발이 여기까지 오는 동안 몇 백 명의 전문가의 손을 거쳐 왔습니다. 독일의 피이비 박사(Dr. Fiebig)가 운영하는 온코테스트(Oncotest)연구소는 세계적으로 명성이 높은 연구소입니다. 이 연구소에서 2년 가까이 코미녹스 연구와 실험이 진행됐습니다. 그리고 네덜란드의 노톡스(Notox)라는 독성물질 연구소가 있습니다. 이 연구소에는 박사급 인력만 백 명이 넘는 연구기관입니다. 이 연구소에서 독성테스트를 했습니다. ⑥저희 회사는 동물백신전문회사이지만 동물백신개발도 필요에 따라서는 외국에서 합니다. 그 한 예를 소개하면 얼마 전 공시한 SG9R(가금티푸스생독)백신개발은 영국의 드레곤연구소(Dragon Research)에서 개발된 것입니다. 이 연구소는 2000년도에 리 바버 박사(Dr. Li Barber)가 세운 연구소로 주로 유전자연구로 많은 시약을 개발한 연구소입니다. 처음 연구소를 설립하여 경제적으로 많은 어려움을 격고 있을 때 저희회사에서 물질적 도움을 주게 되었고, 그 결과로 백신개발을 하여 저희회사에 넘겨주어 3년 전부터 저희회사에서 임상시험 등을 하여 완제품을 출시하게 된 것입니다. SG9R백신은 다국적사인 인터벳(Intervet)이 세계적으로 독점생산판매를 해오고 있었던 것을 저희회사가 개발한 것입니다. 국내에서만 년간 30억원이 판매된 제품입니다. 현재 국내시장에 상당한 물량이 판매되고 있으며, 유럽 아시아 등 여러 나라에서 본 백신에 대하여 관심을 표명하고 있으며 수출협상을 하고 있습니다. 2. ‘암세포의 텔로미어(증식유전자)를 짧게 해 항암효과를 내는 신약에 대해서는 들어본 적이 없다.’라는 의문을 제기하시는데, 이는 저희회사가 이 세상 처음으로 이런 기전을 갖고 있는 코미녹스를 개발했기 때문에 당연히 들어본 적이 없을 것입니다. 이 분야는 지금도 미국의 메릴랜드(University of Maryland) 의과대학 종양연구소에서 안젤리카버거 교수(Prof. Angelika Burger)를 책임자로 연구가 계속 진행되고 있습니다. 3. ‘국내의 천지산은 육산화비소이고 국내유수의 교수나 연구진이 참여하고 있는데, 코미팜은 외국의 조그만 임상대행기관에서 한다니 말이 되는가?’이 역시 무엇인가 크게 오해를 하고 있으신 것 같습니다. 코미녹스는 독일의 BfArM(미국의 FDA에 해당)의 승인을 받고 독일의 전립선암 전문의사인 에카르트 박사(MD. Eckert)가 책임자로 선정되어 임상시험을 시행한 것입니다. 이 세상 어느나라에서든 국가의 승인 없이 임상시험을 할 수 있는 나라는 없습니다. 한편, 코미녹스의 주성분이 삼산화비소나 육산화비소와 비슷하다는 견해도 일부 갖고 계신 분들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쉽게 말씀드리면 배추, 무우, 시금치 등등을 채소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모두가 채소류지만 분명한 것은 같은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또한 토마토도 채소입니다. 이것은 더욱더 배추나 무우하고 다르져, 즉 저희 코미녹스는 토마토로 이해하시면 쉽게 이해가 될 것입니다. 화학구조식을 보면 확실하게 이해가 되실 것입니다. As2O3(삼산화비소 : 트리세녹스의 주성분), As4O6(육산화비소 : 천지산의 주성분), AsO2(코미녹스의 주성분) 이는 분자량에서도 엄청난 차이가 있으며 용해도 면에서도 차이가 많이 있습니다. 한가지 예를 들면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물과 먹어서는 아니되는 소독약 과산화수소가 있습니다. 화학구조식은 H2O(물)와 H2O2(과산화수소)가 있습니다. 이들 물질의 근본적 차이는 엄청난 것입니다.4. ‘임상시험은 1상에서 3상까지 걸리는 시간이 통상 5년 정도 걸리는데, 임상기간도 짧고 임상환자수도 적어 임상의 의미가 있는 것인지 조차 의심스럽다.’라고 주장하시는 분들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1주 또는 2주 간격으로 치료를 받는 항암제의 경우 임상 사이클이 1~2년 정도 기간이 소요되지만, 코미녹스의 경우 임상 사이클이 몇 개월에 불과합니다. 이는 매일 복용하기 때문입니다. 현재까지 진행된 방법은 14일 동안 매일 복용하고 28일 후 피를 뽑아 PSA(항원)를 체크하고 종양크기를 재고, 뼈전이환자의 경우는 종양크기를 잴 수 없기 때문에 사진촬영을 합니다. 다만 프로토콜을 작성하고 환자를 모집하는데 기간이 좀 걸립니다. 5. ‘학회지에는 왜 발표를 하지 않는가?’ 코미녹스는 상업화가 목적입니다. 상업화에 성공하려면 신비함을 마케팅과 연결시켜야 합니다. 그리고 코미녹스의 경우 개발의 모든 단계가 용역을 주어 시행됐습니다. 코미녹스를 학회지에 발표할 경우 소유권자는 저희회사이지만 저작자는 모두 제3의 외국인이 됩니다. 추후에 논문 저작자와 어떤 문제가 발생하겠습니까? 그 동안 텔로미어 기전만으로도 몇 편의 논문이 개제될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지금도 유럽의 연구자들한테서 학회지에 개제할 테니 허락해 달라는 요청을 받고 있습니다. 6. ‘일부 정보만을 공정공시를 통해 제공, 투자자의 궁금증을 자극하고 있다.’고 불평을 하시는 주주님들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물론 주주님들께서는 계속되는 과정에 대한 정보에 궁금해지시겠죠. 심지어 의사와 한 얘기, 환자들이 한 얘기도 듣고 싶으시겠죠. 그러나 신약개발은 모든 과정을 상호간 비밀유지계약서를 작성하여 정보공개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공정공시를 내는 경우에도 상대방의 허락을 받도록 되어 있습니다. 이상의 설명으로 좀 이해가 가셨는지 모르겠습니다. 지금부터는 지난 6월부터 실시된 코미녹스 실사결과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三.코미녹스 실사의 필요성과 결과1. 실사의 필요성주주님들께서 가장 궁금했던 것 중에 하나가 신약개발 대행회사가 경험이나 규모면에서 믿을 만한 곳인가 였을 것입니다. 코미녹스는 모든 단계를 용역을 주어 개발되었기 때문에 네덜란드 레파톡스(Rephartox)사의 라드마커박사에게 CRO 역할을 줄 수밖에 없었습니다. 다만 제가 할 수 있는 방법은 전문가들로 하여금 실사(감사)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지난 3월부터 미국의 멕도멋 법무법인(McDermott, Will & Emery : www.mwe.com)과 접촉을 하여 임상대행전문연구회사인 코반스(Covance : www.covance.com)사를 소개받아 실사준비를 하게 되었습니다. 코반스사는 미국의 뉴저지주에 본사를 두고 여러 나라에 지사를 갖고 있으며 종업원이 8,000명이 넘는 규모나 경험에서 최고의 수준급회사입니다. 그리고 멕도멋 법무법인은 생명공학분야에서 세계최고의 수준을 갖춘 법률회사로 전문박사학위소지 변호사가 300명 이상되며 1,000명이 넘는 변호사들로 구성된 회사입니다. 코미녹스 실사의 총책임자로 코반스사의 존 폴란드(John Poland)가 선정되었고, 전문기술분야의 책임자는 종양학 박사인 알 브런트(Al Blunt), 그리고 미국 FDA 및 유럽 EMEA 등록신청분야는 멕도멋 법무법인의 책임아래 전문자문단이 구성되어 실사작업을 하였습니다. 신약의 성공을 위해서는 필히 미국과 유럽에 진출해야만 합니다. 미국 FDA를 접촉하기 위해서는 신뢰가 가는 기관으로부터 그 동안 코미녹스가 수행해왔던 모든 과정과 결과를 검증받아야만 가능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그리고 저희회사가 단독으로 미국을 비롯한 세계 여러 나라의 판매승인과 마케팅을 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러면 이 일을 성공할 수 있는 전략적 파트너를 찾던지, 아니면 라이센싱 아웃을 하던지 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도 코미녹스 실사는 필수이었습니다2. 실사결과① 코미녹스의 실체는 인정을 받았으며, 그동안의 임상시험의 과정과 결과에 대해서도 진실 되게 수행됐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② 다만 그 동안 수행된 임상시험이 유럽중심의 규정에 따라 시행됐기 때문에 일부 수정 및 보완을 하여 미국 및 유럽 또는 제3국이 공유할 수 있도록 프로토콜을 재작성하고 있으며, 그동안 실사작업이 마무리되었기 때문에 독일에서의 임상시험에도 가속이 붙을 것으로 생각합니다.③ 임상시험외의 수많은 실험(약 동력학, 약물안정성 등등)의 실사를 통해 다양한 시각에서 문제점이 검토되었습니다. 사례를 들면 ⓐ 국제적 기준에 적합한 방법으로 실험이 진행되었는가. ⓑ 국제적 기준에 적합한 방법으로 분석을 하여 결과를 도출해 냈는가.ⓒ 실험자가 자격요건을 갖추었는가. ⓓ 실험장소가 적합한 장소였는가. ⓔ 실험기계가 적합한 기구였는가.ⓔ 반복실험이 충분히 행하여 졌는가.ⓕ 실험을 하는 과정에서 윤리적으로 문제가 없었는가.라는 항목에서 일부 문제가 발견되어 향후 코반스사의 관리 하에 보완실험 및 추가실험이 이루어질 것입니다四. 코미녹스 미국진출과 글로벌 전략(Global Strategy)저희회사는 개발초기부터 취약한 상황에서 개발에 착수하여 현재까지 어려운 길을 걸어 왔습니다. 신약개발품의 생산판매승인을 받기위해서는 누가, 어디에서, 무엇을, 어떤 방법으로 어떤 결과가 도출되었느냐의 과정을 특히 선진국들은 중시합니다. 이러한 점 때문에 처음부터 선진국에서 개발을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최종적으로 저 자신과 저희회사 구성원들이 코미녹스를 세계적 신약으로 각 국가에서 승인받아 판매하기에는 능력이 미치지 못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라이센싱 아웃(기술수출)을 하거나 전략적인 파트너십을 형성하던지 해야겠다고 결정을 하였습니다. 그 동안의 실사작업이 미국 FDA 승인신청 준비의 일환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라이센싱 아웃이나 파트너십을 완성시키는데 있어서 필수적이었습니다. 1. 파트너십을 완성시켜 합작회사를 설립하였습니다. 이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첫째로, 라이센싱 아웃으로 끝내지 복잡하게 합작회사를 왜 설립했는가라는 의문이 제기될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결정을 내리기까지는 많은 전문가들의 조언을 참고하였습니다. 코미녹스를 일반적 방법에 의한 라이센싱 아웃(기술수출)만 하기에는 억울하다는 생각을 해왔습니다. 그 이유로는 ① 현재 사용되고 있는 대부분의 항암제인 경우 부작용레벨이 4까지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코미녹스의 경우 향후 나타날지는 모르겠으나 현재까지는 1~2레벨의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지 않다는 점.②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항암제가 정맥주사용으로 병원에 입원해서 치료를 받아야하지만, 코미녹스는 병원 갈 필요 없이 식사 30분전에 먹으면 되는 약입니다. 즉 치료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다는 매력이 있습니다.③ 호르몬 치료에서 포기한 환자 즉 전립선 말기암환자들에게 치료제로 유일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점.④ 코미녹스는 텔로미어(증식유전자)를 짧게 하는 기전을 갖고 있기 때문에 다양한 암 치료와 암 전이억제제로 확대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는 점 등입니다.둘째로, 파트너십의 구성은 향후 마케팅과 각 국가에서 승인을 받기위해서는 상당한 자금이 필요하고 각 분야에서의 인력도 필요합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파트너십을 구성하게 된 것입니다.2. 합작회사와의 협의사항① 기술이전ⓐ 현재 코미녹스에 대한 특허관계는 1차로 2002년 4월에 한국 및 PCT(세계특허협약)사무국에 신청하여 국내는 작년 11월에 특허가 등록되었고, 그 외의 국가는 PCT사무국에서 예비심사를 거쳐 미국을 비롯한 여러 국가에 출원중입니다. 그리고 금년 5월에 추가로 PCT에 2차 특허등록을 신청한 상태입니다.ⓑ 현재 출원중인 국가들에 대하여 등록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이에 필요한 연구 등을 하기위하여 특허전문변호사, 의사, 약사, 화학전문가 등으로 테스크포스팀을 구성하여 정기적으로 워싱턴 DC에서 회합을 갖고 있습니다. 이러한 일들이 대략 일년 정도 소요될 것으로 예측되어 1년간 소요되는 비용을 저희회사가 부담키로 했습니다.② 합작회사 지분관계 및 제품판매 로열티ⓐ 합작회사 지분관계총 자본금 450만불로 코미팜 40%, 컨소시엄 60%로 합작하기로 합의하였습니다.ⓑ 제품판매 로열티향후 경영에 대해서 저희회사에서는 관여하지 않고 분기별로 제가 직접 경영성과와 향후추진계획에 대한 보고를 받기로 했으며, 회사지분에 따른 배당금 외 별도로 판매에 대한 일정비율로 로열티를 받기로 합의했으며 로열티는 순매출의 10%~15%입니다.③ 일반적으로 로열티 계약에 있어 그동안의 개발에 소요된 비용과 향후 소요될 비용을 보상로열티라는 이름으로 지급하지만, 저희회사의 경우 협의시점을 기준으로 과거의 비용은 저희회사가 부담하고 향후비용은 합작회사가 부담하기로 합의했습니다. 다만 특허부분은 특허등록 중이므로 예외로 한 것입니다.④ 협의시점시 유럽에서의 모든 실험이 완료된 것으로 간주하였기 때문에 미진한 부분과 미완성된 부분실험비용은 저희회사가 부담하기로 합의하였습니다.⑤ 저희회사가 추진하려고 했던 희귀의약품 신속승인 프로그램의 신청에 대한 결정은 유보된체 합작회사가 좀 더 구체적으로 상황을 판단한 후 결정키로 했습니다. 이유는 희귀의약품 신속승인 프로그램의 해당 환자는 뼈전이환자로 국한될 가능성이 높아 판매시장이 협소한데, 다만 막대한 자금문제로 고려했던 사항으로 임상 사이클이 짧은데 굳이 나누어서 할 필요가 있느냐의 견해입니다.⑥ 유렵에서 그동안 시행된 각종의 실험 데이터와 임상 시험결과를 인정받기위해 미국FDA에 면담신청을 가까운 시일 내에 신청할 것이며, 면담이 이루어지면 미국, 유럽 및 타 국가에서의 확대임상시험에 대한 계획을 설명하고 미국에서의 임상시험 실시에 대한 승인을 신청하기로 했습니다.⑦ 향후 CRO역할을 임상시험 및 신약개발 대행사인 코반스(Covance)사에 맡길 것이며, 법률자문사로 멕도멋(McDerMott, Will & Emery)을 지정하여 자문을 계속 받기로 합의했습니다.⑧ 향후 진행과정에 따라 쌍방이 증자를 실시하거나 바이오펀드 등의 투자자를 참여시키는 방법으로 자금을 조달키로 했으며, 각 분야의 전문가(인재)들을 적극 영입하여 판매에 대비하고 본격적으로 판매될 경우 미국나스닥 상장도 고려키로 합의 했습니다.五. 그 동안의 과정을 오면서 이루다 밝힐 수 없는 애로와 고통을 겪었습니다.가장 고통스러웠던 것은 제가 신약개발의 꿈을 갖은 벤처인이 아니라 무슨 일개의 사기꾼으로 보려고 하는 세상의 민심이었습니다. 그러나 어떻든 여기까지 왔습니다. 중요한 것은 신약개발을 완성시키려면 갈 길이 아직 멀다는 것입니다. 주주님들은 당장 무엇이 이루어 졌으면 하고 기대하시겠지만 냉정한 판단을 하시면서 기다려 주시기 바랍니다. 그것이 저로 하여금 본 프로젝트를 성공리에 마무리 짓도록 도와주시는 것입니다. 주주님들의 건승과 행운을 빌면서 뉴욕에서 양용진이 드리는 글입니다.
2005.12.09 I 이진우 기자
(edaily 초대석)이기영 LG화재 사장
  • (edaily 초대석)이기영 LG화재 사장
  • [이데일리 박기수기자] LG화재(002550) 이기영 사장은 흡사 운동선수 출신 같다. 휠친한 키에 손을 보면 어른 얼굴을 가릴 정도다. 배구로 유명한 경북사대부중과 사대부고 시절에 한때 배구를 했다는 그는 LG화재 배구단에 대한 열정이 남다르다. LG화재를 5년내에 부동의 2위로 끌어올리겠다는 경영목표는 LG화재 사원 출신으로 출발해 30년만에 사장까지 오른 그의 경력이 그 가능성을 말해준다. 이 사장은 단기적인 수익성만을 강조하다보면 결국 장기적인 수익을 놓친다면서 무엇보다도 인재경영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보험은 모든 게 사람으로부터 출발하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우리나라 보험업계의 변천사를 쓸 수 있를 정도로 오랜기간 보험업계에 몸담아온 만큼 보험시장 변화에 대해 철저하게 준비하고 있다. 내년에는 LG그룹과의 계열분리로 인해 새로운 상호를 내세우는 동시 강남 신사옥으로 이전해 제2의 창업에 나설 계획이다. 기업의 도리도 잊지 않고 있다. 화려한 곳에 지원하기 보다는 상대적으로 비인기종목인 배구단 이외에도 박영석 등 산악인을 지속적으로 후원하고 있다. 취임 8개월째를 맞는 이기영 사장을 서울 중구 다동에 위치한 LG화재 본사에서 만나 그의 `열정`을 들어봤다. [대담=문주용 경제부장, 정리=박기수 기자] -손보업계 2위 자리에 대한 다툼이 치열한데. ▲지금까지는 LG, 현대, 동부 등 3개 회사가 시장점유율 13%대에서 2위그룹을 형성하고 있었다. 하지만 앞으로 5년내에는 확연하게 차별화될 것이다. LG화재는 `비전 2010`을 통해 수익성과 동시에 성장성을 확보해 확고한 2위로 발돋움할 것이다. 기업경영에 있어서 수익성이 가장 중요하지만 성장이 동반되지 못하면 정체될 수밖에 없다. LG화재는 인재경영에 중심을 둬 장기적인 성장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특히 방카슈랑스, 설계사 등 각 채널별로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고, 6시그마 활동을 통한 경영혁신을 가속화해 부동의 2위로 나서겠다. - 인재육성이 중요하다고 했는데 이를 위한 노력은 ▲보험회사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사람이다. 인재에 대한 교육과 복리후생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당장에 사업비가 더 들어가는 부담이 있지만, 장기적으로 결국 회사의 지속적인 수익성 확보로 직결될 것이다. 이를 위해 신입직원들중 매년 3~4명에게 해외MBA 기회를 제공하고 있고, 중간관리자를 위해서는 고려대-LG화재 `MBA 6개월 집중코스`를 만들어 3년째 과차장 교육에 나서고 있다. 또한 핵심부서장들을 위해 지난해부터 美코넬대학-LG화재 EDP(Excutive Development Plan) 코스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 후원하고 있는 박영석 산악인의 탐험 정신을 컨셉으로 한 교육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으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내년이 회사 안팎이 새롭게 변화를 준비한다던데. ▲아마도 확고한 2위로 부상하는 원년이라고 볼 수도 있다. 먼저 빠르면 내년 3월부터 상호를 바꿀 계획으로, 내부적으로 변경작업을 하고 있다. 메리츠화재가 좋은 선례가 될 것으로 본다. 현재의 `LG'는 이미 계열분리돼 현재 연간 40억원의 사용료를 내고 있다. 상호변경 뿐만 아니라 빠르면 내년 2월에 본사가 현재의 종로에서 강남의 신사옥으로 옮겨질 예정이다. -업계 최초로 자동차보험과 장기보험의 투톱 브랜드 체제를 갖췄는데. ▲현재 손보업게는 각 사별로 자동차보험 상품에 브랜드를 도입해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 LG화재도 업계 최초로 `매직카` 브랜드를 도입해 지난해 올해 각종 브랜드 대상을 받았고, 장기보험에서도 `엘플라워`란 브랜드를 제일 먼저 도입해 `꽃`이라는 이미지를 통해 고객들의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 현대해상을 비롯한 경쟁회사들의 온라인보험시장 진출이 활발한데 이에 대한 입장은. ▲자동차보험시장은 앞으로 온라인시장으로 급속하게 이전될 것이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회사 내부적으로 이원화된 가격정책을 써 온라인과 오프라인 조직을 가져갈 수는 없다. 대리점 조직의 반발도 심할 것이다. LG화재는 이런 것을 감안해 지난해 다음과 손잡고 다음다이렉트자동차보험에 당시 10%의 지분을 출자했으며, 지금은 우선주 인수 등을 36%의 지분을 갖고 있다. 현재 다음자보의 월 매출 규모는 100억원 수준으로 괜찮은 편이지만, 초기 영업이라 아직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 -해외진출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국내에서는 한계가 있는 게 사실이다. 해외진출에 대해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미국에는 지점이 있으며, 베트남과 인도에서는 일본의 미쓰이스미토모와 제휴를 맺었으며, 이곳에는 지역전문가을 투입해 놓았다. 중국의 경우에는 중국 감독당국이 상당히 호의적이다. 자산 50억달러 요건 등 중국 진출을 위한 조건은 갖췄지만, 시장위험성이 많아 아직 지켜보고 있는 상태이며, 현재 시장조사를 철저히 하고 있는 중이다. -비인기 스포츠 종목 등을 꾸준히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중고등학교 시절부터 배구에 관심이 많았다. 현재 LG화재가 배구단을 가지고 있는데 1위로 목표로 뒷바라지를 하고 있다. 임직원과 설계사 조직들이 단합할 수 있는데 배구단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내달 9일 삼성화재의 결전이 있는데 이를 응원하면서 회사의 단합도 도모할 예정이다. 또 박영석과 오은선 등 산악인을 후원해 오고 있다. 외국에서는 탐험활동이 젊은이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위대한 업적으로 평가받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마땅한 후원자가 어려운 게 현실이다. 탐험가 정신이 기업 경영자의 새로운 영역도전에 큰 도움을 준다. 또한 무용계 발전을 위해 8년째 신인 안무가도 지원하고 있다. ◇이기영 사장 약력 ▲경북사대부고ㆍ연세대 경영학과 졸업 ▲1976년 럭키화재 입사 ▲88년 동경사무소장 ▲99년 상무 ▲2000년 LG화재 배구단장 ▲01년 부사장 ▲04년 구단주 대행 ▲05년1월 대표이사 사장
2005.12.07 I 박기수 기자
  • (뉴욕프리뷰)황소, 감기에 걸리다
  • [이데일리 이태호기자] 날씨가 추워지니 한동안 잠잠했던 유가가 다시 고개를 들었다. 매서운 한파라도 찾아온다면 유가는 또 다시 60달러를 훌쩍 넘어설 태세다. 유가가 계속 상승한다면 연말행사처럼 기대해온 랠리의 꿈을 접어야할 지도 모른다. 불안한 투자자들은 벌써부터 난방유 가격을 주시하면서 이익실현 타이밍을 재고 있다.5일 장중 60달러를 넘나들었던 유가는 5주 동안의 랠리를 중단시키면서 주식시장에 대한 낙관론에 또 한번 의문을 표시하게 만들었다. 힌스데일 어소시에이츠의 폴 톨트 이사는 "유가 반등은 지난 5~6주간의 상승세를 멈추게 만든 유일한 이유"라고 말했다. 유가 급등은 인플레이션과 금리인상이란 최악의 시나리오를 재현시킬 수 있다.일각에서는 주가가 오를 만큼 오른 이상 향후 며칠동안은 투자자들의 이익실현이 집중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됐다. 스펜서 클라크의 수석 마켓 스트래티지스트인 마이클 셸던은 "향후 수일 동안 월가는 이익실현 매물에 고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셸던 스트래티지스트는 더 나아가 "지난 몇 주간의 상승은 유가 상승으로 완전히 상쇄될 가능성도 있다"며 "장기채 수익률의 상승은 기업들의 이익이 기대에 못미칠 것이란 점을 반증한다"고 말했다. 그는 "수일 동안 눈에 띄는 매도세와 거래량 증가가 수반되지 않는다면 (연말랠리에 대한) 낙관론도 크게 손상될 것"이라고 덧붙였다.클락 캐피탈 매니지먼트 그룹의 해리 클락 최고경영자(CEO)도 당분간 증시가 쉬어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랠리가 너무 빠르고 맹렬했다(too fast, too furious)"며 "한두주 동안은 휴식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12월말에 가서는 기대했던 랠리가 재개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6일 월가에서는 3분기 비농업부문 생산성과 10월 공장주문이 발표된다. 일단 전망은 밝다. 이코노미스트들은 생산성이 지난 7~9월 동안 연율 4.5% 향상됐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전분기 개선치보다 두배 이상 나아진 것이자 지난달 노동부가 추산한 잠정치 역시 웃도는 수치다. 노동부는 이날 오전 8시30분에 생산성 지표를 발표한다.이날 오전 10시엔 상무부가 공장주문을 발표한다. 지난 9월에 1.7% 하락한 공장주문은 10월에 2.3% 증가했을 전망이다. 이코노미스트들은 보잉사에 대한 상용기 주문 증가가 공장주문 지표를 개선시켰을 것으로 내다봤다.한편 한국시간 오후 4시34분 현재 국제 유가는 전날보다 배럴당 0.18달러(0.30%) 내린 59.73달러에 거래되면서 다소 안정된 분위기를 나타내고 있다. 같은 시각 S&P 500 선물은 0.10포인트 오른 1263.50, 나스닥 100 선물은 0.50포인트 상승한 1700.00을 기록했다.
2005.12.06 I 이태호 기자
  • [신간]일주일만에 끝내는 프로젝트 매니지먼트 등
  • [이데일리 문주용기자] ◇일주일만에 끝내는 프로젝트 매니지먼트(마크 브라운 저·이콘 출판) "예정된 시간 안에, 제한된 예산을 가지고, 우수한 품질로 프로젝트를 완료해야 한다" `일주일 만에 끝내는 프로젝트 매니지먼트`(마크 브라운 저·이콘 출판)은 프로젝트를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통제해 결과를 얻어내고 목표를 달성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프로젝트란 시작과 끝이 명확하고 특정한 목표를 가지고 있으며, 최종 산출물의 형태로 귀결되는 일정의 변화 도구라고 저자는 정의한다. 따라서 프로젝트는 특정한 목표의 달성을 위해 계획을 수립하고 자원을 조직화해야 며 무엇보다도 주어진 비용과 시간 범위 내에서 최고의 품질을 달성해야한다. 이를 총괄하는 프로젝트 매니저는 프로젝트 참여자 개개인의 역량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리는 작업을 해야한다. 마치 오케스트라의 지휘자 같은 역할이다. 이 책은 프로젝트의 의미를 이해하고 계획 수립, 자원 조직화, 프로젝트 매니저의 자질 등을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일주일 만에 끝내는 프로젝트 매니지먼트`는 직장인이든 자영업자든 자신에게 주어진 과업을 수행하는데 도움이 되도록 했다. 저자인 마크 브라운은 세계적인 컨설팅사에 소속된 매니지먼트 컨설턴트로 특히 금융서비스 산업에서 대형 프로젝트의 매니지먼트를 맡았고 이와 관련한 교육 및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했다. 이 책은 영국의 호더 앤드 스터턴 출판사의 일주일 자기계발 시리즈 문고중 하나다. ◇일주일만에 끝내는 사업계획서(이언 메이틀런드 저· 이콘 출판)&nbsp;"사업 계획서는 한 기업의 활동을 소개하고 다양한 목표에 언제 어떻게 도달할 수 있을지를 설명하는 자료이다"`일주일만에 끝내는 사업계획서`(이언 메이틀런드 저· 이콘 출판)는 열정과 능력이 담간 훌륭한 사업계획서를 작성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흔히 사업계획서는 자금 조달이나 투자 유치 등을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사업계획서는 근본적으로 자기 자신이 보기 위한 것이라고 말한다. 따라서 자기 자신을 1차 독자로 상정하고 성공을 위한 길잡이로 삼아야 한다. 좋은 사업계획서는 작성자의 성공을 향한 비전과 능력이 담겨있고, 이를 읽는 사람은 작성자가 얼마나 준비가 되어 있는지, 전문성과 능력을 어떠한지를 알수 있다.이 책은 사업계획서를 이해하고 자료를 준비하는 일에서부터 영업 부문과 재무 부문을 작성하는 방법과 효과적인 사업계획서의 제출 및 소개 방안까지 담고&nbsp;있다. 하루 30분씩 일주일이면 성공적인 사업계획서 작성의 본질을 파악할 수 있게 된다. 저자는 기업가 출신으로 프로퍼티 옥션즈 컨피덴셜과&nbsp;옥션 트레이더의 편집자로 선데이 타임즈와 가디언 기고가다. 44권에 달하는 비즈니스 서적의 저자다.&nbsp;◇천국같은(마르크 레비 장편소설· 북하우스)곧 스티븐 스필버그 제작에 리즈 위더스푼이 주연한 영화 `저스트 라이크 헤븐(Just Like Heaven)`이 개봉된다. 이 책은 영화의 원작인데 우리는 4년전에 먼저 접했다.&nbsp;2001년 `지금까지 내가 하는 말을 당신은 믿을 수 없었지만`이라는 제목으로 한국의 로맨스소설 팬들을 사로잡은 마르크 레비의 첫 작품 그것이다.건축 설계사 아더는 새로 이사한 집 욕실 벽장문을 열었다가 깜짝 놀란다. 옷가지속에서 놀란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여자 로렌. 로렌은 유령이다. "지금부터 내가 하는 말을 당신은 믿을 수 없겠지만, 당신이 진정으로 나를 신뢰하고자 한다면, 마침내 내 얘기를 믿게 될 것이고 그건 내게는 무척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당신은, 신도 모르는 사이에, 내 비밀을 나누어가질 수 있는 하늘 아래 유일한 사람이 되었기 때문이지요"병원에서 함께 로렌의 몸을 보는 아더와 로렌. 불가사의한 현상과 마법같은 사랑. 자신의 죽어가는 모습을 바라보아야하는 로렌은 어머니가 딸의 안락사를 결정하자, 아더와 함께 자신의&nbsp;몸을 훔치기로 한다.◇십오야월(김도연 소설·문학동네)꿈과 현실을 가로지르는 특유의 상상력이 돋보이는 김도연의 두번째 소설집이다. 그의 소설은 어디까지가 꿈이고 어디까지가 소설인지 분간하는 일이 무의미하다. 능란하게 꿈과 현실을 교직하는 특유의 상상력과 소설작법은 첫 소설집 `0시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확인됐다. `십오야월`은 한층 분방하면서도 손쉽게 현실의 장에서 이탈하지 않는 무게감과 함께 자조와 비해의 정서를 감싸는 능청과 익살까지 더했다.그는 강원 첩첩상중 외딴 시골에서 늙은 어머니를 모시고 농사를 지으며 살아간다. 여태 노총각인 그의 집은 외양간도 닭장도 텅 비어 있고, 잡종 사냥개만이 유일한 그의 벗이다. 답답한 현실을 견디다 못해 가출을 감행한 그에게, 노모는 야밤에 불쑥 전화를 걸어 텔레비전 리모컨 사용법을 물어온다. 어쩔 것인가. 어느덧 그는 환몽에 빠져든다. 과거에 사랑했던 여자의 기억이 불쑥 달려들고 고라니와 산양과 멧돼지와 늙은 사냥개가 능청스럽게 그에게 말을 걸어오기도 한다. 그뿐인가 할아버지 할머니 조상님 귀신들까자 나타나 한판 떠들썩한 난장을 벌인다. 현실과 환상이 서로 섞여 들며 서로의 경계를 무화시킨다. 아무려면 어떨까. 그의 누추한 삶이 현실이고 그의 욕망과 열망이 꿈이라고 할수 있을까.
2005.11.26 I 문주용 기자
  • (한근태의 靑春전략)초년고생은 사서도 한다
  • [이데일리 한근태 칼럼니스트] 부자 부모 덕에 대학시절부터 차를 끌고 다니던 사람이 있었다. 지금이야 자가용이 별 것 아니지만 그 시절에 자가용이 있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었다. 집안에 재산 있고 편안하니까 당연히 공부는 게을리했고 학교 졸업 후에는 내키는 대로 여러 일을 했다. 부모 회사에서 일을 하기도 했고, 독립을 한답시고 부모가 차려준 가게를 경영하기도 했다. 하지만 무슨 일을 해도 신이 나지 않았고 잘 되지도 않았다. 일 보다는 인생을 즐기는데 에너지를 썼다. 그러다 결혼을 하고 애를 낳았는데 갑자기 부모 사업이 망하면서 그의 인생도 엉키기 시작했다. 전문성이 있는 것도 아니고, 무언가 준비를 한 것도 아니고, 재산이 있는 것도 아니다. 요즘 엄청 고생을 하고 있는 그는 이렇게 고백한다. “저는 개미와 베짱이에 나오는 베짱이입니다. 남들이 땀 흘려 노력하는 젊은 시절을 아무렇게나 보낸 대가를 지금 받는 것 같습니다.”청년들이 쉽게 실망하고 좌절하는 이유는 현실을 현실로 보지 못하기 때문이다. 과도한 기대 때문에 실망을 하게 되고, 꿈은 다부지지만 아직은 그 꿈을 이룰 그릇이 되지 못하기 때문에 좌절하게 되는 것이다. 만약 세상을 냉철하게 볼 수 있고, 자신이 아직은 그런 그릇이 되지 못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실망 같은 것은 없을 것이다. 청춘은 누구나 과대망상증이 있다.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잘 나고, 자신의 눈 앞에는 탄탄대로가 펼쳐져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바로 그랬다. 사회는 나 같은 유능한 사람이 빨리 나오기를 학수고대할 거로 생각했다. 사람들이 길 옆에 죽 서서 나를 환영하면서 “왜 진작 우리 회사에 오시지, 이렇게 늦게 오신 겁니까?”라고 박수를 칠 줄 알았다. 내가 하는 일마다 사람들이 격려하고 지지할 걸로 생각했다. 아무런 장애물 없이 탄탄대로를 걸으며 살 줄 알았다. 하지만 결코 그게 아니었다. 연구소에 들어간 내가 깨달은 첫 번째 사실은 “아는 것이 너무 없다. 내가 이 회사에 기여를 하려면 적어도 3년은 있어야겠구나, 이런 내가 월급을 받는 것은 너무 미안하다.”는 사실이었다. 지금 생각해도 부끄러운 일이다. 하지만 당시에는 그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온갖 불평을 하며 지냈다. 내가 뭐라도 되는 양 폼을 잡고 나를 알아주지 않는다고 생각했다.필라코리아를 만든 윤윤수 회장은 젊은 시절에는 되는 일이라곤 아무 것도 없었다고 고백한다. 부모를 일찍 잃고, 원하는 대학에 떨어지고, 취직 잘 안 되고, 들어간 회사에서도 별로 인정 받지 못하고…그야말로 자빠져도 코가 깨질 정도로 재수도 없고 하는 일마다 꼬였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과정이 지금의 필라를 만들었다. 지금의 윤윤수를 만들었다.성공을 위해서는 의도된 초년고생을 해야만 한다. 거친 세상에 자신을 던지고, 이 과정을 통해 깨달음을 얻어야 한다. 세상이 얼마나 넓고 거친 곳인지 알아야 한다. 나 같은 사람이 있건 없건 세상은 아무 일 없이 돌아간다는 사실도 알아야 한다. 우리 자신이 얼마나 별 볼일 없다는 사실도 알아야 한다. 인간이 어떤 존재인지, 얼마나 이기적인 존재인지도 알아야 한다. 초년 고생과 말년 고생 중 하나를 택하라면 어느 것을 택하겠는가? 당연히 초년 고생이다. 그래서 어른들은 초년 고생을 사서도 하라고 했다. 편한 것이 능사가 아니다. 불편하고 고생스러워야 무언가 깨달음이 오고, 그런 깨달음이 있어야 사업도 잘 하고 가정도 잘 다스릴 수 있다. 우리가 힘든 이유는 의미를 발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만일 지금 하는 일마다 꼬이고, 힘이 들고, 어려운 것이 다 나중에 약이 되고 효용성이 있다고 생각하고 그렇게 의미부여를 할 수 있다면 하나도 힘들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이렇게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 고생을 한 번 해 보자. 네가 이기나, 내가 이기나 한 번 해 보자. 내가 지금의 고생을 기억했다 나중에 자서전에 기록해주지…”라는 생각이 들면서 고생을 고생으로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해야 할 질문들…1) 성공한 사람 중 아무런 고생 없이 성공한 사람이 과연 있을까? 주변에서 한 번 찾아보자.2) 지금의 고생에 의미를 부여하기 위해 해야 할 일이 있다면?3) 초년고생을 통해 배워야 할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2005.11.23 I 한근태 기자
  • [20대 ''부자되기'' 열풍] 대학생 새 트렌드 "우리 관심은 돈!"
  • [조선일보 제공] 이화여대 경영학과 3학년 최선아(24)씨는 직원 6명을 거느린 ‘사장님’이다. 그가 운영하는 인터넷 쇼핑몰 ‘아이러브핑크(www. ilovepink. co.kr)’는 옷·가방·신발 판매로 지난 10월에만 1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하루 방문자 8000명. 작년 9월 학교앞 자취방의 고물 컴퓨터로 시작한 것이 이젠 알짜배기 사업체로 컸다. “가령 1만원을 벌었다고 칩시다. 그걸 좋아라 하고 그냥 먹어 치웠다면 경영 마인드가 없는 겁니다. 그 돈으로 해외 수입이나 직접 제작을 하며 계속 투자해야 해요.” 얼굴은 분명 앳된 대학생인데 하는 말은 족족 ‘사장급’이다. 평범한 경영학도였던 최씨가 창업한 것은 학비가 필요해서였다. 그는 “악바리처럼 컴퓨터 앞에 앉아 밤을 부지기수로 세웠다”고 했다. 덕분에 1년 사이 체중이 10㎏이나 빠졌다. 이젠 학비를 벌고도 남아 친구들로부터 ‘재벌’ 소리를 듣는다. &nbsp;그래도 여전히 수면시간은 하루 4시간을 넘지 않는다. 아침엔 직원들과 함께 고객 불편 사항에 대해 회의를 거듭하고, 밤엔 발이 부르트도록 동대문시장을 돌며 좋은 물건 사냥에 나선다. 그의 꿈은 졸업 후 자기 브랜드를 갖고 사업을 키워나가는 것이다. ▲ 평범한 대학생에서 직원 6명을 거느린 사장으로 변신한 최선아씨. "성공 비결은 발품과 철저한 시장 조사"라며 웃었다. /이덕훈 기자재테크 열풍은 대학가에도 불어닥쳤다. 이념과 구호가 사라진 캠퍼스에선 창업이며 주택청약저축 가입하기, 펀드투자 등등이 대유행이다. 과거 ‘돈’ 얘기 자체가 금기시되던 대학 분위기는 이제 지극히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공기로 바뀌었다.지난해 대학가에서 처음 등장한 서울여대의 ‘부자학 개론’ 강의는 수강신청 2분 만에 정원 350명이 채워졌다. 인터넷 커뮤니티 ‘20대 부자 만들기’는 개설 1년 만에 회원 수 6만명을 돌파했고,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 ‘재테크 코너’에는 책가방을 멘 앳된 얼굴들이 바글댄다. 연세대 캠퍼스 커플 박현우(23·정외과 3년), 손정현(22·통계학과 3년)씨는 이미 3년 전에 ‘내 집 마련’ 작업에 착수했다. 대학 입학식이 끝나자마자 함께 주택청약부금에 가입한 것이다. 둘이서 용돈과 아르바이트비를 매달 30만원씩 모아 통장에 넣었다. 대신 독하게 안 쓰고 안 먹었다.“집 사기가 하늘의 별따기잖아요. 주택청약권 하나는 있어야 하겠더라고요. (청약부금은) 오래 둘수록 당첨 확률이 높으니깐. 게다가 3년 전엔 청약부금 이자율이 연7%대로 예금 금리보다 훨씬 높았어요.”(박현우씨)3년 만기가 끝난 올 연초, 두 사람은 청약권 유지를 위해 아파트 최소 평수에 해당하는 300만원만 남겨놓고 나머지 금액은 빼서 주식에 투자하고 있다. 대학생들에게 ‘노후’는 먼 장래 문제가 아니다. 적지 않은 대학생들이 준비하는 ‘현재형 화두(話頭)’다. “취직해도 언제 잘릴지 모르는 세상 아닙니까. 그래서 정년이 따로 없는 주식투자를 은퇴 후 직업으로 삼으려고요.” 이렇게 말하는 김정석(25·전주대 3년)씨는 작년 7월 주식 시장에 뛰어들었다. 3년간 아르바이트로 번 400만원을 종잣돈 삼았다. 자신에게 익숙한 식료품과 게임업체 종목에 주로 투자하는데, 연 수익률이 20%가 넘는다. 장래 본격 재테크 전문가가 되기 위한 일종의 연습 게임이라고 했다. 웬만한 대학이면 주식투자 동아리가 3~4개씩에 이르고, 서울 노량진에 밀집한 부동산 공인중개사 학원 수강생의 30% 정도는 대학생이 점령했다. 1990년대말 코스닥 버블 때도 대학생들 사이에 주식투자 붐이 일었다. 그러나 그때의 ‘묻지마 투자’와 지금의 ‘계획된 부자열풍’은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한동철 서울여대 교수(경영학)는 말했다. 90년대말은 대박을 노리는 앞뒤 안 가리는 열정에 비롯됐다면, 지금은 “저금리 상황에 맞서 현실성 있게 재테크하는 개념”이라는 것이다. 20대 재테크 열풍의 원인은? 서윤석 이대 경영대학장은 “직장에 대한 불안감과 함께 ‘노력하면 나도 부자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가 공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평생 직장이 사라진 데 대한 20대의 ‘자위권(自衛權) 발동’인 셈이다.
  • (edaily리포트)어머니의 기도
  • [이데일리 황은재기자] 군대 사고 소식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러니까 군대 안가지`라는 말이 나올 만합니다. 이럴 때마다 군 당국의 병영 문화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말들은 거짓처럼 들립니다. 군대를 다녀온 사람들이라면 아마 알 것입니다. 몸이 아파서 군의관을 찾아도 퉁명스러운 말과 함께 `꾀병 부린다`는 핀잔을 듣기 일쑤였습니다. 최근 사고도 경험을 떠올려보면 가능한 일입니다. 그 안타까움을 증권부 황은재 기자가 전합니다. "남자에게 20대는 8년이다"며칠전 마지막 예비군 훈련 입소 안내문이 집으로 도착했습니다. 마지막 훈련이라는 홀가분함 보다는 또 다시 군복을 입고 전투화를 착용해야한다는 부담감이 앞섰습니다. 비록 하루의 훈련이지만 말입니다. 가끔 꿈을 꾸면 다시 입대하는 모습이 벌어집니다. 화들짝 놀라 깨면 꿈이란 것을 알고 안도할 때가 많습니다. 신체 건강한 남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거쳐야 할 곳이 군대라지만 20대 가장 혈기 왕성한 시간을 군대에서 보낸다는 것은 부담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물론 해외에서 살다가도 대한민국 국민이기 때문에 군대를 가야한다는 사명감 있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 사람들을 보면 제 자신이 부끄러워지기도 합니다만.... 군대 가면 이런말 종종 듣습니다. "국방의 의무는 신성한 것이다"듣다보면 `신성함`보다는 `의무`에 방점이 더 찍힙니다. 신성함을 쫒아 간 것이 아닌 군에 갈 나아기 돼서 간곳이기 때문입니다. `의무`때문에 간 군대에서 요즘들어 일어나지 않아야할 일들이 자꾸 일어납니다. 얼마전에는 `길 이병`이 행군도중 사망했습니다. 조교나 교관들이 조금만 더 세심한 관찰을 했었더라면 한 생명은 살 수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군인정신`만을 강조하며 행군할 것을 요구했으리라 여겨집니다. 이런 말도 덧붙였겠죠 `군인은 아파도 참을 줄 알아야한다`고 말입니다. 전역 보름만에 위암판정을 받고 사망한 고(故) 노충국씨 사연도 아실 것입니다. 노씨를 진찰했던 군의관은 진료기록까지 조작했습니다. 지난 6월에는 총기 난사사건도 있었죠. 군에 자식을 보낸 부모님들 심정은 `우리 아들도 그렇지는 않을까`하고 잠을 못주무셨을 것입니다. 군대를 갔다온 사람들은 그런 일들은 이미 예고된 사고라고 입을 모읍니다. `예고된 사고` 그렇다면 막을수도 있었던 일었다는 점에서 사고에 대한 충격은 더 커집니다. 군 당국은 신세대 장병들의 편의를 위해 내무반 시설을 바꾸는 등 `선진 병영`을 만들겠다고 나섰습니다. 이를 위해 내년도 정부가 편성한 국방예산안은 올해 예산(추경 제외)과 비교할 때 9.8% 증가한 22조8632억원으로 편성됐습니다. 사병봉급은 상병 기준으로 현재 4만5000원보다 훨씬 늘어난 7만5000원으로 인상될 것으로 보입니다.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재발 방지를 약속했고요. 그렇지만 오히려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었습니다.건물이 바뀐다고 될까요? 좋은 모포와 피복류를 지급한다고 될까요? 급여를 올려준다고 해결이 될까요? 아니라고 봅니다. 내세울 것은 있겠죠. 우리도 이정도 노력을 하고 있다고요. 근본적인 원인은 `군대는 군대다`라는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이니다. 군대에서는 `군인은 쌀 보다 못한 보급품`이라는 자조섞인 말들이 흔히 오갑니다. 얼마전에 일어난 `멸치관리 부실 장병 폭행 사건` 기억나시나요? 이 사건을 보면 군대에서 장병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물론 그렇지 않은 분들도 많습니다. 자기 자식처럼 관리해주고 점검하는 군 간부들도 있습니다. 그 분들의 노고가 몇몇 불미스러운 사건에 매장되는 것은 안타까운 일입니다. 군 당국이 가장 신경써야할 부분은 외적인 측면보다는 `인간적인 군대`를 만드는게 가장 필요합니다. 상명하복이라는 명제도 중요하고 전투병 양성도 중요합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인간에 대한 신의하에 이뤄진다는 점을 기억해야할 것입니다. 문득 이런 생각도 듭니다. 믿고 신뢰할 수 있는 군대를 만들기 위해 또 다른 정신적 고통이 가해지지는 않을지 걱정도 됩니다. 이른바 `정신교육`이라는 또 다른 압박아닌 압박을요. 입소할 때 어머니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말이 있습니다.`몸 다치지말고 건강하게 다녀와야 한다. 꼭 명심해라`오늘도 수많은 부모님들이 기도를 하고 계십니다. 우리 아들은 제발 무사히 군복무를 마쳤으면 하고 말입니다. 어머니의 기도가, 아버지의 기도가 헛되지 않았으면 합니다. 군 관련 사고가 터질때마다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야하는 부모님의 심정. 군당국은 다시 한번 헤아려보시길 바랍니다. 군은 그 목적때문에 폐쇄적입니다. 보안을 최선으로 하는 곳이니까요. 아직까지 세상에 잘 드러나지 않는 곳이고 이 시대의 `성역`이라는 비아냥까지 받고 있습니다. 잘못은 드러내야합니다. `군의 사기`를 떨어뜨린다는 이유로 숨길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숨기면 숨길수록 군대에 대한 이미지는 점차 왜곡될 것이고 사기는 더 떨어질 것입니다. `남자의 20대는 8년이다`이라는 푸념이 오늘도 사라지지 않고 있는 것은 2년은 군대에서 잃어버렸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군대에서 사고가 터질 때마다 우리 부모님들, 나아가 우리 국민들은 군대만 바라보면 2년씩 더 늙어갑니다. 이제는 제발 군에서 안좋은 소식이 들리지 않았으면 합니다. 잃어버린 2년이 아닌 꽉꽉 채워오는 2년이 되기까지 군 당국의 노력이 절실한 때입니다. 세계 최강도 그래야 가능할 것입니다. 삼가 고인들의 명복을 빕니다.
2005.11.17 I 황은재 기자
  • (글로벌워치)아드보카트와 왜고너
  • [이데일리 조용만기자] 점심식사 때도 화제는 한국 축구 대표팀이었다. 확 달라졌다는 것이다. 불과 몇 달 전만해도 총체적 위기로 평가받던 대표팀이다. 어제 세르비아 몬테네그로와의 평가전을 지켜본 이들은 한국 축구가 정신력과 체력, 조직력면에서 확실히 업그레이드 됐다고 입을 모은다.표면적으로 달라진 점은 지도자가 바뀌었다는 것 뿐이다. 운동장에서 90분을 뛰어다니는 건각들의 면면은 그대론데 결과와 평가는 달라졌다. 그래서 나오는 얘기가 `아드보카트 효과`다. 그가 천명한 무한경쟁 시스템은 선수들의 정신 재무장을 통해 강력한 동기부여를 했다는 평가도 뒤따른다. 후반전 체력이 걱정될 정도로 공에 집착하는 모습이 이를 반영한다.때마침 히딩크 감독의 호주 대표팀도 숙적 우루과이를 꺾고 32년만에 독일 월드컵 진출의 꿈을 이루면서 지도자의 중요성을 새삼 부각시켰다.지도자의 역할은 비단 스포츠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세계 금융시장에서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 이슈는 제너럴모터스(GM)의 파산 가능성이다. 외신들은 세계 최대 자동차업체의 경영위기가 심화되고 있으며 릭 왜고너 회장이 시장에서 신뢰를 잃고 있다고 일제히 타전했다. 하버드대 행정학 석사 출신인 왜고너는 1977년 GM 뉴욕사무소에 애널리스트로 입사한뒤 경영능력을 인정받아 47세의 젊은 나이에 CEO가 됐고 2003년에는 회장직까지 올랐다.GM은 1928년 포드를 제친후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부동의 1위 자리를 고수해왔지만 올들어 계속된 악재로 파산이 머지 않았다는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 올초 신용평가기관들로부터 쓰레기(정크본드) 취급을 받으면서 미국의 자존심이라는 GM의 명성은 바닥으로 추락했다. 부품공급업체 델파이의 파산보호 신청과 회계오류 등의 악재가 터지면서 주가는 반토막이 났고, 적자는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상황은 계속 진행중이다. 왜고너 회장은 인력감축 등을 통해 구조조정에 나사고 있지만 자리보전은 갈수록 힘들어지는 분위기다.지도자의 역할과 관련해 짚고 넘어가고 싶은 부분은 GM 위기가 과연 누구 책임이냐는 것이다. GM 위기의 원인중 주로 부각되는 부분은 근로자들에 대한 과다한 비용구조다. 고임금은 기본이고 의료비 부담, 연금과 퇴직후 노후보장까지 가세, 고비용 구조가 고착화되면서 경영위기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그래서 경영난 탈출의 해법도 인력감축이나 노조와의 비용절감 협상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근로자들에 대한 고비용 부담이 GM 위기를 가중시키고 있다는 지적에는 이의가 없다. 하지만 회사 재무상황은 아랑곳하지 않고, 제 몫 챙기기에만 급급한 근로자들이 위기의 근본 원인이라는 시각은 동의하기 어렵다. GM의 경영난과 신뢰추락은 판매 부진과 적자확대에서 촉발됐고 변칙회계가 드러나면서 증폭돼 왔다. 판매가 신통치 못했던 것은 시대 흐름과 소비자들의 욕구를 제대로 짚어내지 못한 것이 주원인이다. GM의 캐쉬카우인 스포츠 유티리티 차량(SUV)이 고유가 시대를 맞아 찬밥신세가 된 것과는 달리 일본 도요타의 하이브리드 차량은 날개를 달고 활개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근로자가 아니라 경영진의 제 역할을 못했기 때문이다. 도요타의 도약은 GM의 몰락과 흔히 대조된다. 근로자 처우에 관한 한 도요타도 결코 처지는 기업이 아니다. 도요타 근로자들은 일본에서 가장 높은 임금을 받고 있고, 종신고용을 보장받는다. 도요타의 1인당 인건비는 GM보다 높고, 인위적 구조조정을 위한 대량 해고는 지난 50년간 없었다. 도요타가 잘 나가는 것은 근로자들에게 투입되는 비용을 줄여서가 아니다. 근로자들을 비용요인으로 인식하기 보다 투자개념으로 접근했고, 소비자들의 욕구를 발빠르게 감지, 신모델과 품질개선으로 반영했기 때문이다. 도요타 경영철학의 핵심은 `가이젠`(改善)이다. 도요타가 하이브리드 차량으로 자동차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것도 `가이젠`이 토대가 됐다. 도요타도 1950년대 재정난을 이유로 25%에 달하는 직원을 정리해고하자 근로자들이 반발, 장기간의 파업투쟁을 벌였다. 파업 여파로 도요타가 부도위기에 직면하자 도요타 창업자인 기이치로 사장은 본인과 임원진이 물러나는 대신 노조에 회사 재건을 위해 협력해 달라며 눈물로 호소했다. 이후 한국전쟁 특수와 맞물려 도요타의 경영은 정상화되고 노사상생과 협력의 문화가 자리를 잡아 50년 넘게 무분규 기록을 이어오고 있다.축구로 돌아가보면, 운동장에서 뛰는 선수들은 똑같다. 선수들을 대하는 지도자의 태도와 철학이 분위기를 바꾸고, 다른 결과물을 낳게 한다. 선수들에게 문제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지휘에는 문제가 없는데, 선수들이 이를 받쳐주지 못한다고 항변하는 감독은 좋은 결과를 얻기 힘들다. 지도자에 대한 믿음이 없기 때문이다. 한국 축구 전임 감독이 그랬다. 선수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고, 플레이어들의 생각을 바꿔서 보다 나은 성과를 얻도록 하는 것이 지도자의 역할이다. GM과 왜고너 회장에게 닥친 위기는 현지 언론들이 보도한 제목("GM CEO faces loss of confidence") 그대로 신뢰상실에 있다. 위기가 닥쳤을 때 근로자들에게 책임을 돌리고, 해고와 비용절감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CEO를 근로자들이 신뢰하기는 힘들다. 회사에서 신뢰받지 못하는 CEO를 시장이 믿어줄 리도 만무하다. 왜고너 회장이 스스로 연봉을 40%이상 삭감했지만 근로자들에게 가진 것을 내놓으라고 설득하려면 보다 가혹한 자기희생이 전제돼야 한다.
2005.11.17 I 조용만 기자
(Zoom-In 증권가)최연소 여성지점장, 황선영씨
  • (Zoom-In 증권가)최연소 여성지점장, 황선영씨
  • [이데일리 조진형기자] 증권사 최연소 여성지점장이 탄생했다. 증권가에는 여성 임원은 물론, 여성 지점장도 흔치 않다. 그런 가운데 30대 초반의 여성 지점장이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주인공은 미래에셋증권의 황선영 영통지점장(사진). 72년생으로 올해 33세인 그는 미래에셋증권이 최근 65번째로 개설한 수원 영통점을 책임지게 됐다. 젊지만 경력은 짧지 않다. 올해로 자산관리 영업만 13년째이다. 지난 93년 한국투자증권에 입사해 2000년 6월 미래에셋으로 둥지를 튼 것. 그래도 그의 진급은 매우 빠른 편이다. 그의&nbsp;동기들은 대부분 아직 대리급. 황선영 지점장은 "갑자기 지점장으로 발령이 나 기쁘면서도 막중한 임무를 맡아&nbsp;어깨가 무겁다"면서 "여성으로서 섬세하게 고객관리를 강화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소감을 전했다. 미래에셋이 그를 지점장으로 발탁한 데는 이유가 있다. 그동안 섬세함과 꼼꼼함을 무기로&nbsp;일궈낸 그의 고객자산 관리 성과를 높게 산 것. 미래에셋으로 옮긴 후 5년간 수원점에서 기반을 넓힌 황 지점장은 마당발이다. 보유한 고객은 700명, 자산은 300억원에 달한다. 강남과 같은 부자 동네가 아닌 곳에서 소액투자자들로 이만한 고객 기반을 만들기는 쉽지 않다. 특히 수원은 삼성 공장이 들어서 있어 삼성증권이 두각을 나타내는 지역이기도 하다. 황 지점장은 "영통 지역은 신혼부부가 많고 30~40대 직장이 대부분이어서 자산관리에 대한 관심도 높고 미래에셋의 이미지와도 잘 맞아떨어진다"며 "회사에 보답하는 의미로 능력을 키우고, 고객 기반을 넓혀가겠다"고 말했다.수원 영통점에서 그만한 능력을 발휘할 인재는 없을 것으로 미래에셋은 판단한 것이다. 황 지점장의 영업비법은 무엇일까. 간단하다. 항상 고객 입장이었으면 어땠을까를 먼저 생각하라는 것. 그는 "자산관리가 빡빡한 고객의 경우에는 5만원짜리 적립식부터 시작하라고 권한다"면서 "고객의 돈이 남의 돈 같지 않아 정말로 눈덩이처럼 굴려주고 싶은 마음이 막 든다"고 전했다. 황 지점장은 "특별한 자격증이 있거나 내세울 능력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단지 고객들의 입장에서 진솔하게 대하면서 자산관리를 같이 고민하면서 상담을 해왔다"고 말했다. 한번 거래한 고객이 이탈한 경우는 거의 없다고 한다. 그는 "주식영업은 고객들도 다양하고 거친 면이 있지만 자산관리쪽은 여성들이 근무하기 좋다"면서 "미래에셋은 주식영업은 기본으로 하고, 자산관리를 중점으로 하는데다가, 펀드도 다양하고 수익률도 좋아 고객들에게 어필하기 좋다"고 말했다. 내친 김에 증권사 최초의 여성 임원의 꿈은 없느냐고 물었더니 "출세 욕심은 전혀 없다"며 손사래를 쳤다. 다만 "맡는 지역에서 자산관리를 책임지고 싶은 욕심은 있다"면서 "자산관리에 고민하고 있는 분들에게 상담을 한번 받고 싶은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고객이 스스로 찾아오게 만들겠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황 지점장은 한가지 부탁을 했다. "기사 쓸 때 꼭 영통점 주소와 전화번호도 같이 넣어주세요." 항상 영업 마인드를 잊지 않고 산다. 왜 최연소 여성 지점장으로 발탁됐는지 알만한 대목이다. 영통지점은 14일 개점 예정으로 수원시 영통구 보보스플라자빌딩 206호에 들어선다. 이 빌딩은&nbsp;영통 홈플러스에서 수원 인터체인지 방면 150미터 거리에 위치해 있다. 연락처는 031-205-0900. &nbsp;
2005.11.11 I 조진형 기자
  • “퇴직후에 어떻게 사냐고 물으면 웃지요”
  • [조선일보 제공] 42년간 교편을 잡다 1999년 안양 호성초등학교장을 끝으로 정년 퇴직한 사상진(72)씨. 사씨는 퇴직 당시 ‘연금’ 대신 ‘일시불’을 선택해 목돈 2억원을 손에 쥐었다. “외환위기 직후라 연금이 곧 고갈된다는 소문이 돌았고, 아내가 ‘평생 쥐꼬리만한 월급만 갖다 줬는데, 죽기 전에 큰돈 한 번 만져보자’고 해 일시불을 선택했지요.”&nbsp;정년퇴직으로 정기적인 수입원이 끊긴 사씨는 퇴직금으로 소형 아파트를 사 월세를 놓고, 조금 남은 돈은 은행예금에 넣어 이자로 생활비를 조달했다. 하지만 저금리로 이자수입이 갈수록 떨어지면서 살림살이가 점점 힘들어 졌다. 고민하던 차에 친한 친구 하나가 주택임대 사업을 해보라고 권유했고, 사씨는 ‘바로 이거다’ 싶어 바로 행동에 옮겼다. &nbsp;그는 살고 있던 아파트(서울 대치동 은마아파트)와 소형 임대아파트를 정리해, 서울 잠실본동 석촌호수 부근의, 막 짓고 있던 다가구 주택을 구입했다. 총 투자금 10여 억원 중 50%는 자기자금으로, 나머지 50%는 전세보증금을 받아 해결했다. 그가 구입한 다가구 주택은 19세대 5층짜리 건물. 꼭대기 한 층(44평)만 사씨 부부가 쓰고, 나머지는 모두 세(貰)를 놓고 있다. 가구수가 많아 관리가 어려울 것 같지만, 의외로 신경쓸 일이 거의 없단다. 도둑 걱정은 보안시설 설치로 해결했고, 주차장·계단청소 등은 가구별로 월 1만5000~2만원씩 관리비를 받아 전문업체에 ‘아웃소싱’함으로써 해결하고 있다. 전기·수도·난방 시설은 가구별 독립채산제로 운영되기 때문에 주인이 일일이 챙길 필요가 없다. 유일한 걱정거리인 전세가격 하락은 ‘예비자금’ 비축으로 대비하고 있다.&nbsp;현재 사씨의 월 임대소득은 약 200만원가량. 넉넉하진 않지만, 노부부 둘이 사는 데에는 부족함이 없다. 한 달에 30만원씩 적금도 붓고, 1년에 한 번 이상은 해외여행도 다닌다. 올해도 중국 상하이에 사는 아들(43·자동차부품제조업체 중국현지 공장장)네 집에 들렀다 유명 관광지인 황산에도 다녀 왔다. 사씨는 “연금 대신 일시불로 받은 다른 동료들은 자식들 사업자금 대고 하느라 빈털터리가 된 친구들이 많은데, 나는 그래도 성공한 편”이라며 “나름대로 여러 가지 안전장치를 해둬 죽을 때까지 큰 걱정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경제적 안정 덕분에 사씨는 활기찬 ‘2부(部) 인생’을 살고 있다. 사씨는 매일 아침 6시에 일어나 부인(71)과 함께 석촌호수 주변을 산책한 뒤, 송파노인복지관으로 달려가 컴퓨터를 배우고 있다. 자격증까지 따서, 노인 전문 컴퓨터 강사가 되고 싶은 게 사씨의 꿈이다.&nbsp;▲ 사상진(72)씨는 교직에서 정년퇴직한 뒤 가진 자산을 몽땅 털어 주택임대업에 투자함으로써 노년 생활비 걱정에서 해방됐다. 사씨가 부인 김춘강(71)씨와 함께 빌라형 임대주택 꼭대기층에 마련한 새 보금자리에서 화초를 가꾸며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있다.전기병기자 gibong@chosun.com<!--E_ARTICLE_CONTS--><!!--bodyend-->
  • ''얼짱女격투사'', "제 주먹 맛좀 보실래요!"
  • [노컷뉴스 제공]&nbsp; "하루 10시간씩 '독종훈련'이 우리 체육관 훈련 모토에요."'2005 K-1 코리아 맥스&히어로스 서울대회'를 코 앞에 두고 강렬하고 뜨거운 경기를 선보이겠다며 각오를 내보인 선수들 뒤로 눈길을 끄는 'K-1 히어로스 걸' 이수연(22)씨가 눈에 띈다.지난 3일 서울 논현동 임피리얼 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K-1 서울대회 참가선수 공동기자회견장에 등장한 거구의 선수들 틈에서 이수연씨는 시종일관 즐거운 표정이다. 다른 K-1 걸들이 사진기자들 앞에서 멋진 포즈를 취하는 동안 그녀의 눈은 선수들의 면면을 살펴보기에 바빠보였다. 여성격투기계의 신예, 22살 이수연 선수…K-1걸 깜짝 변신6명의 K-1 걸 중에서 가장 이색적인 경력을 가진 그녀는 프로레슬링 12전 출전, 제1회 코리아 스맥걸 우승, 제1회 KPW 여성 무체급 우승 등 각종 격투기 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국내에서는 불모지나 다름없는 여성 격투기계의 신예다. "어릴때부터 태권도 같은 무술을 배웠는데, 아버지가 직업군인이시다 보니 내면에 여성스러움과 거친면을 동시에 갖게된 것 같아요. 사실 격투기는 개인적으로 저를 괴롭히는 사람이 있었는데, 호신용으로 배울려는 욕심으로 시작하다보니 저도 모르게 어느샌가 격투기 매력에 푹 빠져있더라고요."산소(02)학번인 그녀는 대구카톨릭대 패션산업학과를 2년 다니다 휴학했다. 시합때마다 손수 시합복을 만들정도로 패션감각과 손재주가 뛰어나다. 피아노 경력도 8년이나 돼 웬만한 연주곡은 손에 익을 정도다. 현재 경기도 화성에서 개인 코치겸 트레이너이기도 한 윤강철(나이 비공개)씨와 함께 격투기 체육관 공동관장으로 '자이안트 짐'을 운영하고 있기도 한 그녀가 갑자기 험하디 험한 격투기 세계에 도전장을 내민 이유는 무엇일까."격투기에 입문한지 1년정도 됐는데, '사모예드'라는 시베리아산 애견 동호회에서 윤 관장님하고 처음 만났어요. 처음에는 별로 안친했는데, 원래 운동을 하던 관장님이 체육관 개관식을 한다고 사람들을 초청해 가게됐다가 연무시범으로 현란한 발차기와 야구방망이 3개를 발차기로 부러뜨리는 것을 보고 너무 멋있어서 저도 해보겠다고 시작한거죠." '공동관장'의 하드 트레이닝에 힘들다고 아령 집어던져 관원들 "옴마야~"오랫동안 태권도와 합기도 등 종합무술을 수련한 윤 관장은 이런 수연씨가 기특하기도(?) 하지만 연습을 게을리 한다고 타박한다. 그래도 명색이 체육관을 함께 운영하는 '공동관장'이다 보니 큰소리 치기도 어렵다."운동을 해야하는데 잘 안합니다. 기본체력이 받쳐줘야 하는데 웨이트 트레이닝도 힘들다고 하루 하고 사나흘 쉬었다가 하니까 잘 안늘죠. 이종격투기는 타격이 중요한데 편식을 하면 안돼요. 수연이가 그래플링(유술)에는 정말 뛰어난데 발차기는 잘 안할려고 하니까 걱정입니다."따끔한 트레이너의 지적에 수연씨 본인도 수긍하는 표정이다. 하지만 하고싶은 말이 남은 모양이다."윤 관장님은 훈련을 너무 쎄게 시켜요. 얼마전에는 우리 체육관에서 헬스도 함께 하는데, 너무 힘들다보니 저도 모르게 들고있던 아령을 집어던져버렸어요. 우리 체육관 모토가 '독종훈련'이거든요."그때를 생각하니 민망했는지 수연씨가 배시시 웃는다. 윤 관장은 눈도 안마주치고 암담한듯 고개를 뒤로 젓힌다. '뭔가 있구나' 직감에 속사정을 추궁(?)하자 '아령사건' 이후 100여명 가까이 있던 회원들이 80%이상이 떨어져 나갔더란다. 체육관 월세내기도 급급하다는데 청천벽력같은 소리다.학교만 다니기 갑갑했던 수연씨가 휴학을 하고 사회경험을 쌓자는 생각에 도전한 것은 한전 컴퓨터설계입력원에 속옷가게 점원, 맛사지관리사 보조원까지, 생김새와 취미도, 전공도, 그리고 지금 하고 있는 격투기와 K-1 걸, 거기다 기독교 신자이기까지. 어쩌면 그리 연관성이 없는지 모를 일이다. 힘들고, 경기앞둔 대회 전날엔 손수 시합복 만들어흔히 운동선수들이 시합에 나갈때 생기는 징크스같은 것은 없냐고 묻자 "의상을 준비한다"며 뜬금없는 대답이 나온다. "경기에 출전할때는 의상을 제가 직접준비하는데, 꼭 시합 임박해서 만드는 징크스가 있어요. 시합전날 불안하고 긴장되니까 집중이 안되면 1시간이고 2시간이고 의상을 만들어요."복싱연습과 발차기에 더 주력해 단점보완을 지시하며 다그치는 윤 관장의 마음을 수연씨도 안다. 요리만들기도 좋아하고, K-1 걸을 하며 1년만에 해보는 화장도 너무 좋다는 수연씨. 처음엔 격투기 한다고 격려해주던 부모님도 눈두덩에 든 멍이 안스러웠는지, 차라리 모델같은 것을 해보라며 적극 후원해주는 가족이 가장 고맙단다. 수연씨와 윤 관장은 자금력있는 격투기/프로레슬링 단체를 만들고, 자신들이 지은 타이틀로 대회를 개최하는 것이 꿈이다. 없는 돈 쪼개가며 체육관을 운영하고 있는 것도 그 꿈에 한발짝 더 다가서기 위해서다.경기도 화성에 있는 체육관 '자이안트 짐'에는 '아령사건'이후 남은 30여명의 관원들(대부분 헬스회원이긴 하지만)이 이들과 구슬땀을 흘리며 체육관 바닥을 적시고 있다. 그녀의 멋진 '싯다운 파워밤'을 보고 싶다면 체육관문을 두드려라. 그럼 열릴 것이다!▣ 자이안트 짐&이수연 팬 페이지 (http://cafe.daum.net/nkpw)
세계 인터넷업계 `영역 파괴`로 무한경쟁 돌입
  • 세계 인터넷업계 `영역 파괴`로 무한경쟁 돌입
  • [이데일리 김경인기자] 세계 최대 소프트웨어 제조업체 마이크로소프트(MS)가 인터넷 시장에 진출, 구글과 야후의 아성을 위협한다. 구글은 오픈소스 데이타베이스(DB)를 출시, 최대 온라인 경매업체 이베이의 텃밭을 넘본다. 이베이는 스카이페를 인수, 인터넷전화시장(VoIP)을 공략한다. 세계 주요 기술주들이 주력업종의 경계를 뛰넘어 다양한 인터넷 관련 사업에 진출하고 있다. `제2의 닷컴붐`의 꿈이 영그는 가운데, 급성장하는 인터넷 및 인터넷 광고시장의 주인공이 되겠다는 각오가 대단하다.그간 눈부신 성장으로 부를 축적한 이들 기업은 `따로 또 같이` 전략으로 대규모 자금 및 기술을 양껏 투자하며 앞다퉈 신세계에 발을 들인다. 한 사업분야에서의 아군이 다른 시장에서는 적군으로 둔갑하는, 바야흐로 `만인의 만인에 대한 전쟁`이 전개되고 있다. ◇`온라인 도서관` 선점戰..`저작권`이 관건가장 눈에띄는 움직임은 `온라인 도서관` 전쟁이다. 각기 다른 도서관에 소장된 방대한 서적을 인터넷에 데이타베이스(DB)화 하겠다는 야심찬 도전은 야후-MS 대 구글의 구도로 전개되고 있다. 구글은 작년 12월 미국·영국 주요 연구소 도서관들과 함께 소장도서를 스캔·DB화 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미국의 하버드, 예일, 영국의 옥스퍼드 등 주요 대학 도서관들이 합류 의사를 밝혀, 총 3천만권의 책이 디지털화될 전망이다. 소위 `구글 프린트`인 이번 프로젝트는 저작권 시한이 만료되거나 절판된 책은 물론 현재 시중에 유통중인 책들도 모두 포함한다. 작가 및 출판업계의 반발은 불보듯 뻔한 일. 결국 지난달 미국 작가협회 등이 저작권 침해 소지가 높다며 소송을 걸기도 했다. 뒤따라 나선 야후는 인터넷 아키브, 캘리포니아 대학 등과 손잡고 수십만권의 도서를 디지털화해 그룹 웹사이트(opencontentalliance.org)를 통해 제공키로 했다. 구글의 DB는 자사 검색엔진에서만 검색되나, 야후의 DB는 다른 사이트에서도 검색할 수 있다. 야후는 일단 저작권이 만료된 도서들을 스캔한 뒤, 이후에는 저작권 보유자들의 승인을 얻은 작품만 DB화 하겠다고 밝혔다. 또 휴렛패커드(HP), MS, 어도비 등 다수 IT 기업들과도 제휴해 기술적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중이다. 인터넷 서점으로 유명한 아마존닷컴도 경쟁에 나섰다. 아마존닷컴은 3일(현지시간) 디지털 북과 관련해 두 개의 새로운 프로그램을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고객들은 소액을 지불하고 디지털 북의 일부 혹은 전부를 구매할 수 있게 된다.이와 관련 월스트리트 저널(WSJ)은 아마존닷컴이 작품에 대한 로열티 혹은 저작권료를 지불할 것으로 보여, 성공할 경우 구글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결국 `온라인 도서관` 경쟁의 핵심은 누가 저작권 문제를 보다 현명히 처리하고 보다 많은 자료를 확보하는지에 달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VoIP 진출 랠리..경쟁 격화최근 유망한 수익원으로 떠오른 인터넷전화(VoIP)는 이미 선수등록이 어느정도 마무리됐다. 야후, MS, 구글, 이베이, AOL 등이 이미 관련사 인수 등을 통해 업계 진출을 표명했으며, 매력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포털업체 야후가 지난 6월 다이얼패드 인수를 발표해 첫 테이프를 끊었고, 8월에는 MS가 텔레오 인수를 공식화했다. 뒤이어 이베이가 26억달러라는 거금을 들여 VoIP의 선두주자 스카이페를 인수했다. AOL과 구글은 이미 관련 서비스 `토털토크`와 `구글토크`를 공개했다. 특히 `구글토크`의 경우 인스턴트 메세징 기능 또한 갖추고 있어 MS, 야후, AOL 등의 기존 업체들과 메신저 전쟁도 벌이게 된다. 메신저 시장에서는 현재 AOL이 점유율 56%로 독보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고, MS가 25%, 야후가 19%, 이제 막 시장에 진출한 구글이 1%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MS와 야후가 최근 업계 최초로 메신저 호환을 실시키로 해, 양사에 대한 선호도가 더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인터넷 업체들의 VoIP 경쟁은 통신업계에까지 여파를 미치고 있다. VoIP는 광대역 인터넷망을 통한 통신 서비스로, 기존 유무선 전화와 달리 시내·시외요금간 차이가 없다. 특히 같은 서비스 가입업체일 경우 무료로 사용이 가능하다. 이에 따라 경쟁력을 상실한 기존 통신업체들은 물론 대형 케이블 업체들까지 VoIP 진출을 계획·검토하고 있어, 전쟁의 판은 지금보다 훨씬 더 커질 전망이다. ◇무한도전..`상대의 텃밭을 노려라`경쟁이 새로운 시장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이미 승자가 가려진 시장에서도 서로 도전하기를 주저치 않는다. MS와 구글이 번갈아 상대방의 텃밭을 넘보고 있고, 온라인 경매의 최강자 이베이도 구글에게 뒤통수를 맞았다. MS는 지난 1일 OS 윈도와 오피스 어플리케이션의 온라인 버전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윈도 OS와 인기있는 어플리케이션에 온라인 기능을 추가해, 구글 등 급성장하는 도전퓿5湧?위협을 막겠渼募?계산이다. "구글은 인정하고 있지만 결코 두려워하지는 않는다"고 공언했던 빌 게이츠 MS 회장은 윈도의 온라인 버전인 `윈도 라이브`를 무료로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즉 급성장하는 인터넷 광고시장에서 구글과 맞붙겠다는 각오다. 구글은 이에 앞서 MS의 텃밭인 사무용 프로그램 시장을 공격했다. 썬 마이크로시스템과 공동으로 `오픈오피스` 등 사무용 프로그램을 무료로 제공키로 한 것. OS와 오피스를 묶어 판매하려는 MS의 전략에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구글은 이베이와도 난타전을 벌이고 있다. 10월말 새로운 오픈소스 DB `구글 베이스`의 존재가 알려지자 이베이의 주가가 4% 급락했다. 구글베이스는 인터넷 사용자들이 올린 정보를 구글 DB에 무료로 연결해주는 서비스로, 1대 1 거래등의 서비스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옥션 판매금액의 약 7%를 수수료로 떼고있는 이베이에게는 충격적인 발표가 아닐 수 없다. 이 밖에도 구글은 쇼핑 비교사이트 `프루글`은 물론 자체 전자결재 서비스를 런칭하며 이베이에 도전했다. 이베이는 자체 검색엔진 `마젤란` 개발에 대규모 자금을 투자, 구글의 텃밭인 검색엔진 영역에 발을 들였다.
2005.11.04 I 김경인 기자
(세계의 자동차)`너희가 속도를 아느냐`..부가티 베이론
  • (세계의 자동차)`너희가 속도를 아느냐`..부가티 베이론
  • [이데일리 조영행기자] "당신은 `빠르다`는&nbsp;게 무엇인지를 압니까? 저는 그걸 안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제 생각은 틀렸습니다. 이제껏 저는 빠르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를 모르고 살았습니다."어떤 자동차 평론가가 새 자동차를 시승하고 나서 남긴 말입니다. 흔히 빠르다고 하는 자동차는 많지만, 세상에서 가장 빠른 자동차는 오직 하나 뿐입니다. 부가티의 슈퍼카 `베이론`은 `빠르다`는 의미를 알려주는 바로 그 자동차 입니다.얼마전에&nbsp;소개를 했듯이 공인기록상 세상에서 가장 빠른 자동차는 스웨덴의 코닉세그 CCR이다. 지난 2월 시속 387.87 킬로미터의 속도를 내면서 맥라렌 F1이 1998년부터 갖고 있던 종전의 공식 세계 최고속도인 시속 386.4 킬로미터를 돌파했다. 하지만 이 기록은 조만간 깨질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시속 400 킬로미터의 벽을 허물겠다고 등장한 자동차가 있기 때문이다. 그 차가 바로 부가티의 EB 16-4 베이론이다.`부가티`는 1909년 프랑스에서 창업해 2차 세계대전 직전까지 그랑프리 경주용 자동차와 고급 세단을 생산하다가 창업자의 사망으로 세상에서 사라졌던 브랜드다. 1980년 중반 이탈리아에서 다시 부가티라는 이름을 부활시켰지만 경영난을 겪다가 1999년 폭스바겐에 인수됐다. 사실상 새로 부활한 부가티의 첫 작품인 베이론은 1931년 부가티를 몰고 우승 경력을 쌓던 카레이서 피에르 베이론의 이름을 땄다.폭스바겐이 1999년 도쿄 모터쇼에서 부가티 EB 18-4 베이론이라는 이름의 컨셉카를&nbsp; 발표했고, 이를 양산차로 전환한 것이 바로 EB 16-4 베이론이다. 당시 컨셉카에 얹었던 18기통 엔진을 16기통 쿼드(V16X4) 터보 엔진으로 바꾸면서 모델명에도 변화가 생겼다.베이론의 제원상 최고속도는 407 킬로미터다. 특수차량을 제외한 일반 차량으로써 시속 400킬로미터의 벽을 깬 것은 인류 역사상 베이론이 처음이다. 실제 주행속도로 400킬로미터를 돌파했다는 공식기록은 아직 받지 못했지만, 조만간 세계 최고 속도의 자동차로&nbsp;등극할 것이 확실시된다.베이론의 엔진은 부하가 걸린 상태에서의 실제 출력을 의미하는 제동마력(bhp)을 기준으로 무려 1000마력에 가까운 힘을 발휘한다. 자동차 평가 사이트인 포카 채널포(4Car Channel4)의 사막 주행테스트에서는 987 마력의 힘을 발휘했다. 당시 온도가 섭씨 40도에 달해 터보에 산소공급을 충분히 할 수 없는 상황이라&nbsp;출력이 최대로 발휘되지 못했다는 것이 폭스바겐측의 주장이다. 상온인 섭씨 20도에서는 최대 출력이 1035마력에 이른다는 설명이다.자동차의 실제 속도감을 좌우하는 최대토크는 922 lb ft로 맥라렌 F1의 479 lb ft를 압도한다. 엔진의 힘을 놓고 보면 기존의 자동차와는 아예 차원이 다르다고 할 수 밖에 없다. 이 같은 힘을 바탕으로 정지상태에서 시속 60마일(96킬로미터)에 이르는 정지가속도 약 2.5초에 불과해 3초대의 벽을 허물고 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엔진에 전자 속도제한 장치가 달려 있다는 점이다. 최고시속 407킬로미터는 엔진의 힘을 최대로 발휘한 속도가 아니라 안전 때문에 제한을 둔 속도라는 것이다. 현재 그 이상의 속도를 견뎌낼 수 있는 타이어가 없어서 이런 속도제한 장치를 달 수 밖에 없다. 솔직히 말해서 베이론의 진짜 최고속도는 아무도 모른다.이 `괴물`의 심장은 폭스바겐의 파사트 엔진과 아주 유사하다. 파사트 엔진 2개를 합치고 여기에 미쓰비시 터보 차저 4개를 창작해 출력을 극대화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한다. 엔진과 트랜스 미션을 식히기 위해서 다른 자동차는 1개 밖에 장착하지 않는 라디에이터를&nbsp;무려 10개나 달고 있다.이 같은 `괴물` 엔진을 제어하는 트랜스미션으로는 컴퓨터가 변속과 클러치 동작을 제어해 0.2초 이내에 변속이 이뤄지는 듀얼클러치 시스템을 채용했다. 또 1000마력의 파워 때문에 차체가 돌아버리는 현상을 막기 위해 풀 타임 4륜 구동방식이 적용됐다. 또 카본 세라믹 재료로 제작된 브레이크는 시속 400 킬로미터의 고속에서도 10초 이내에 차량을 정지시킬 수 있다. 타이어는 지금 껏 도로 주행용으로 제작된 제품으로는 가장 두껍다는 미쉐린 PAX 런 플랫 타이어를 달았다.차량의 기본 골격 역시 카본 화이버 모노코크로 제작해 강성을 높였다. 또 문과 윙을 알루미늄으로 제작한 것을 제외하고는 외부 판넬도 모두 카본 화이버로 제작됐다. 부가티의 엔지니어들은 '측면 에어백을 따로 설치할 필요가 없다`고 말할 정도로 차체의 강성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세금을 제외한 차량 가격만 120만 달러에 이르는 고급 스포츠 카답게 인테리어도 최고급이다. 실내에 플라스틱은 아예 찾아볼 수가 없다. 가죽과 알루미늄 뿐이다. 연간 생산계획도 50대에 불과해 아무나 가질 수 없는 `꿈속의 자동차`이기는 하지만 단점도 없지 않다.우선 무겁다. 맥라렌 F1이 1200 킬로그램도 안나가는 반면 베이론은 공차중량이 1888킬로그램이고, 주유를 한 상태에서는 1950 킬로그램이다. 사람이 승차하면 2톤이 넘어간다는 이야기다. 시내 주행시 연비가 리터당 4.3 킬로미터에 불과하다.좁은 도로에서 몰기에는 차량의 폭이 다소 넓게 설계됐고, 차량의 코너와 어깨 너머쪽의 시야가 막혀 있어 혼잡한 시내 주행이나 좁은 구역에 주차를 할 때의 편의성은 크게 떨어진다. 엔진이 뒤에 장착돼 트렁크가 앞면에 설치돼 있지만 작은 가방이 겨우 들어갈 정도로 적재능력이 형편없다. 차에 올라 타기도 쉽지 않은 구조라 등뒤로 몸을 밀어넣은 뒤 떨어져 앉아야 한다. 요즘은 2만 달러 짜리 차에도 다 달려 있는 좌석 및 운전대 자동조절 장치도 없다. 좌석과 운전대 높낮이를 손으로 조절해야 한다는 이야기다.베이론은 최강의 힘과 속도로 보는 이들의 혼을 쏙 빼놓는 자동차임에 틀림없지만, 일상 생활속에서 추구하는 실용성과는 너무나 거리가 있다는 느낌이다. 물론 대부분의 사람들에게야 애초부터 사고 싶어도 살 수 없는 말 그대로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자동차이기는 하지만 말이다.
2005.11.02 I 조영행 기자
김혜경 대표 "전자책 밀리언셀러 꿈"
  • [프랑크푸르트도서전]김혜경 대표 "전자책 밀리언셀러 꿈"
  • [프랑크푸르트=이데일리 전설리기자] "전자책은 쿨미디어(Cool Media)지만 따뜻한 컨텐츠를 담으면 됩니다. 전자책 밀리언셀러가 저희 업계의 꿈입니다. U-북(Ubiquitous-Book) 상용화와 더불어 비로소 전자책 시대가 무르익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 기쁩니다" 20일(현지시간) 프랑크푸르트 도서전 현장에서 만난 김혜경 북토피아 공동대표(52)의 말이다. 올해 주빈국으로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에 참가하고 있는 한국의 승부처 `U-북` 사업을 이끌고 있는 그녀의 어깨는 무겁다. 여기까지 오는데 더디고 힘든 세월을 보냈다. 그러나 쌀쌀한 한기가 스며드는 프랑크푸르트 날씨와 달리 그녀의 꿈은 뜨거웠다. 김 대표는 "PC와 PDA, 휴대폰을 넘나들며 구현되는&nbsp;U-북 서비스로 전자책 시장 규모를 키울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며 "음악 컨텐츠의 디지털화가 MP3플레이어를 통해 구현됐듯이 편리한 디바이스를 개발해 책 컨텐츠의 디지털화를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10분 독서용 전자책 상품 등 다양한 상품을 개발하고 공모전 등을 통해 전자책의 대중화를 이끌겠다는 포부다. 다음은 김 대표와의 일문일답.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은 처음인가. 이번 도서전을 본 소감은.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에는 3년전부터 왔다. 저작권 계약이 많이 이뤄지기 때문에 직접 오지 않더라도 직원들을 보낸다. 한국이 주빈국으로 참여한 이번 도서전은 인상적이다. 준비과정이 매끄럽지는 못했지만 국가 브랜드 이미지의 제고를 위한 많은 노력이 들어갔다. 유럽 사람들에게 한국이 아직 제3세계로 인식되고 있어 안타깝다. 그러나 한국은 대단한 출판 강국이다. 인구 4000만명밖에 안되는 시장임에도 불구하고 세계 출판시장 6~7위를 달리고 있다. 책으로 닦여진 컨텐츠 기반은 드라마나 영화가 돼 아시아 문화권의 한류를 이끌고 있다. 특히 한국은 아시아권을 대상으로 한 문화 마케팅에 있어 유리한 입지를 갖추고 있다. 한국의 경제 발전과 문화적 역동성에 관심이 많다. 한국 출판도 이제 점진적으로 세계시장에 진출해야 한다. 110개 출판업체들이 이번 도서전에 참여한 것도 이같은 맥락이다. 불과 몇 평의 부스 전시를 위해 5000~6000만원의 비용이 들었지만 실제로 저작권을 팔아 그만큼의 수익을 올리기는 어렵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세계시장 진출의 포석을 마련하기 위해 나온 것이다. -전자책 사업에 뛰어들게 된 계기는. ▲10년 넘게 현대건설 홍보실에서 일했다. 대기업 조직원으로 일하기 보다는 나만의 보람있는 일을 찾기 위해 출판업계에 뛰어들었다. 1999년 인터넷 붐이 일면서 출판사들이 홈페이지를 만드는 붐이 일고 있었다. 인터넷 서점들도 대거 생겨났다. 전자책 사업도 이때 시작됐다. 전자책 기술을 가지고 있는 와이즈북과 우리의 컨텐츠를 합치면 시너지가 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창업투자사들도 관심을 갖고 참여하면서 그림이 만들어졌다. 그러나 기획과 기술개발, 출판, 마케팅, 고객관리까지 총체적 라인업을 모두 갖춰 나가는데 어려움이 많았다. 혼자 다 해결해야 하는 어려움이었다. 아무도 도와주지 않았다. 지금의 U-북이 실현되기까지 밑단에서 많은 노력이 있었다. -전자책 산업의 향후 전망은.&nbsp;▲지금은 행복하다. 전자책에 대한 비전과 확신을 가지고 있다.&nbsp;문제는 사업적으로 얼마나 빨리 정착시키느냐다. 이전에는 디지털 환경에서의 무작위 복사&nbsp;등으로 비롯된 저작권 문제 때문에 어려움이 많았다. 그러나 이제 출판협회나 저작권자들의 인식도 많이 달라졌다. 그동안 신뢰를 쌓아왔다. 꾸준한 매출을 통해 시장규모를 키우고 매출 증대에 기여하는 출판사는 매우 우호적이다. 이제 출판업계도 블로그나 인터넷 광고를 통한 홍보 효과를 경험하고 있다. 무엇보다 디지털에 익숙한 젊은이들이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앞으로의 과제는. 또 꿈이 있다면.▲기술적인 부분을 보완해 나가면서 전자책에 적합한 컨텐츠를 발굴해 나갈 것이다. 네이버와 진행하고 있는 도서본문 검색서비스와 같은 창의적인 비지니스 모델 발굴도 중요한 과제다. 다양한&nbsp;컨텐츠 확보도 중요하다. 현재 전자책은 5만종이다. 전자책 읽기에 적합하고 편리한 디바이스 개발도 중요한 과제다. 2~3년 이내에 전자책을 읽기에 편리한 디바이스들이 좋은 가격에 나올 수 있을 것이다. 기다렸던 환경이 속속 조성되고 있다. 전자책 밀리언셀러를 만드는 것이 꿈이다. 주요 포털 인기검색어에 종이책 베스트셀러가 아닌 전자책 베스트셀러가 나오는 것, 그것이 꿈이다. 한번 밀리언셀러가 나오면 대중화의 촉매제 역할을 할 것이다. -향후 U-북서비스를 비롯한 전자책 활성화를 위한 사업 계획은. ▲U-북 서비스가 전자책 활성화를 주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음악 컨텐츠의 디지털화가 MP3플레이어를 통해 구현됐듯이 편리한 디바이스를 만들어 책 컨텐츠의 디지털화를 이끌어 나갈 것이다. 언제쯤 시장이 열릴지 모르지만 단말기와 디스플레이 창이 좋아지고 있어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전자책만의 독특한 상품 가치를 홍보하고 발굴해 나갈 계획이다. 사이버상의 나만의 개인 도서관 `U라이브러리` 등은 충분히 매력적인 상품이다. 현재 재미있고 유쾌한 10분 독서용 작은 상품 등을 기획중이다. 내년쯤 대대적인 전자책 상품 공모전도 계획하고 있다. 중요한 아이디어는 늘 소비자들로부터 나온다. 실용적인 지식도 중요하지만 기쁨과 행복한 마음을 주는 상품을 만들어 나갈&nbsp;것이다. 선물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는. 쿨미디어를 벗어나기 어려운게 전자책이지만 휴식과 위안이 되는 따뜻한 컨텐츠를 담으면 된다.
2005.10.23 I 전설리 기자
(변신! 정유업계)④"해외서 심봤다"..자원개발 승부
  • (변신! 정유업계)④"해외서 심봤다"..자원개발 승부
  • [이데일리 하수정기자] SK(003600)㈜ 석유개발 사업부 김현무 상무의 주된 업무는&nbsp;유전과 가스전을 찾아나서는 일이다. 그러나 최근엔 한가지 일이 더 늘어났다. 자원개발사업을 함께 할 인재를 찾아내는 일이 그것이다.&nbsp;지난해부터 김 상무는 국내외 대학과 대학원을 찾아다니며 자원개발 사업을 함께 할 인재 물색에 나서느라 눈코뜰 새 없이 바쁘다.김 상무가 찾는 인재풀은 다양하다. 서울대 박사과정을 밟고 있던 학생에서부터 미국에서 석사과정을 마치고 에너지 기업에 근무하던 실무자에 이르기까지 자원공학, 지질학에 정통한 인재들이 속속 합류하고 있다. SK㈜는&nbsp;보다 체계적으로 인재들을 확보하기위해&nbsp;내년부터 산학 장학생 제도를 만들기로 했다. 자원공학이나 석유공학, 지구물리, 지질학 분야의 학사 및 석박사 과정 학생들을 1년에 4~5명 선정해 장학금과 생활비를 지원해주기로 한 것. SK㈜가 자원개발 전문 인력 확보에 열을 내고 있는 것은 그만큼 해외 자원개발을 확대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단순히 광구에 지분을 참여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직접 운영권을 갖고 개발하기 위해서는 인재 확보가 절실한 상황. SK㈜, GS(078930)그룹 등 국내 업체들이 공격적으로 해외 자원개발 사업에 뛰어들고 있는 이유는 유전이나 가스전이 상업화에 성공하면 고유가 추세속에서 그야말로 `황금알을 낳은 거위`가 될수 있기 때문이다. 해외 자원개발은 그만큼 실패 위험도 큰 사업이지만 `무자원 산유국`의 꿈을 이뤄주게 했을 뿐 아니라 우리나라의 에너지 안보를 위해서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야할 사업으로 정유업계들의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SK㈜, 국내기업 최초 "4억배럴 확보"국내 민간기업 중 가장 활발하게 자원개발 사업을 벌이고 있는 SK㈜는 1년새 1억배럴의 매장량을 추가로 확보했다. SK㈜는 지난해까지 해외 유전과 가스전을 통해 총 3억 배럴의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었다. 올들어 탐사단계였던 브라질 광구의 상업성이 확인되고 예멘정부로부터 예멘LNG의 개발계획을 승인받으면서 총 4억 배럴을 확보하게 된 것. SK㈜는 내년부터 `보유 매장량 4억배럴`을 공식화할 계획이다. 이 같은 규모는 연간 국내 원유 소비물량(약 7억배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한국석유공사의 현재 보유 매장량 3억1800만배럴을 넘어서면서 국내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4억배럴에 도달하게 됐다. SK㈜의 원유과 가스의 하루 평균 생산량도 지난해 2만4000배럴에서 현재 2만6000~2만7000배럴까지 늘었다. 오는 2007년에는 하루 6만배럴, 2010년에는 10만배럴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다. 무엇보다 SK㈜는 광구개발 전권을 갖고 있는 미국 루이지애나 북이베리아 광구가 지난 12일 탐사정 시추를 시작하면서, 단순 지분 참여 업체에서 벗어나 명실상부하게 전문 기술력을 보유한 석유 개발회사로 인정받게 됐다. SK㈜는 앞으로도 운영권을 확보해 주도적으로 유전개발을 해나가는 전략을 적극 펼쳐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운영권자가 되면 단순히 지분을 참여한 경우보다 리스크를 훨씬 많이 떠앉게 되지만 그만큼 개발 성공에 대한 자신감이 붙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SK㈜는 원유 뿐 아니라 천연가스 개발에도 잇단 성과를 보이고 있다. 지난 지분 30%를 참여한 페루LNG가 오는 2009년부터 연간 420만톤의 LNG를 미국과 멕시코에 공급키로 한 데 이어, 미국과 우리나라에 2008년부터 20년간 천연가스를 공급할 예멘 LNG에 대한 개발작업을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특히 최근 LNG 가치는 급상승하고 있다.&nbsp;카트리나 사태이후 뉴욕 선물거래소에서 천연가스 가격은 원유가격보다 비싼 `역전 현상`이 벌어졌다.&nbsp;미국 천연가스의 주 공급원인 캐나다에서는 새로운 가스전이 발견되지 않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페루LNG와 예멘LNG가 상업생산을 시작하는 2008년, 2009년까지도 LNG 가격은 강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 SK㈜의 탄탄한 수익원으로 자리잡을 전망이다.&nbsp;김현무 석유사업개발 상무는 "SK㈜의 자원개발부문은 최근 2년간 급격히 변신하면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며 "이같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미국 루이지애나 광구와 같이 개발전권을 확보하는 전략을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GS그룹, 석유개발사업 확대 `돌입`GS칼텍스는 상대적으로 뒤늦게 석유개발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허동수 회장의 적극적인 관심하에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다. 또 GS홀딩스도 별도로 해외 광구에 지분 참여를 진행하고 있어 그룹 전반적으로 해외 자원 개발 사업에 대한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GS칼텍스는 약 1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캄보디아 블록 A광구에 대해 지난 2003년부터 탐사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 초에 확인된 시추 결과 가격을 높게 받을 수 있는 양질의 경질 원유로 나타나 상업화에 대한 기대가 크다. 허 회장은 오는 2010년까지 정제능력 기준으로 자주 개발 원유를 10~15%까지 확보한다는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현재 GS칼텍스의 일일 정제능력 65만배럴중 6만5000~10만배럴 규모의 원유를 자체 유전 개발을 통해 공급하겠다는 것이다. 지주회사인 GS홀딩스도 올들어 해외자원개발사업에 뛰어들었다. 지난 3월 인도네시아 `넴 1` 및 `넴2`, `워캄` 광구에 대해 지분을 참여하는데 142억원을 투자했다. 또 예멘에 있는 16광구과 39광구에 대해서도 유전개발권 획득을 위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그동안 경쟁사인 SK㈜에 비해 해외 자원개발에 상대적으로 미진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던 GS그룹은 현재 개발중인 유전 외에도 중동과 러시아, 중앙아시아, 동남아시아 등지의 해외 광구 개발에 투자를 확대하면서 본격적인 해외 유전개발 사업에 뛰어들 방침이다. ◇ 석유개발사업의 명암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지난해 SK㈜ 석유개발사업부의 1인당 영업이익은 90억원에 달했다. 영업이익률은 70%를 넘었다. 우리나라 5대 그룹 상장사의 1인당 영업이익은 2700만원이고 제조업체의 영업이익률이 7%대에 머무르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이 같은 금액은 상상도 못할 일이다. SK㈜ 석유개발사업부는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익이 각각 전년비 167%, 184%씩 증가한 2757억원, 1982억원을 기록한데 이어 올 상반기에는 각각 4585억원, 605억원으로 58%, 39%씩 늘었다. 이같은 급성장을 일궈낸 직원은 고작 28명이다. 고유가 덕에 석유개발 사업이 더욱 높은 수익성을 가져다주자, 정유업체를 비롯해 도시가스업체 등 에너지 관련기업들과 종합상사 등 국내 기업들이 해외 자원개발에 경쟁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그러나 이를 경계하는 시각도 없지 않다.대규모 자금을 투입해 탐사에 나섰지만 가스나 원유가 존재하지 않거나 규모가 작아 상업성이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 가스 존재를 확인해 개발에 성공했다하더라도 수송비 등에서 경제성있는 공급처를 찾지 못하면 뿜어져 나오는 가스를 다시 묻어야 한다.&nbsp;유전을 개발해 놓고도 국가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엇갈려 현금화하지 못하는 사례도 있다. 실제로 한국가스공사(036460)와 SK㈜, GS칼텍스, 대우인터내셔널(047050) 등이 참여한 러시아 서캄차카 광구는 현지 국영석유회사가 까다로운 세부 조건을 내걸고 있어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다. 또 한국석유공사를 주축으로 SK㈜와 LG상사, 삼성물산 등이 투자한 카자흐스탄 잠빌광구도 노무현 대통령의 에너지 외교 성과로 대대적으로 부각됐지만 현재 본계약 체결이 지연되고 있다. 우리나라에 러시아의 천연가스를 도입하기 위해 추진중인 이르쿠츠크 파이프라인 프로젝트의 경우 러시아의 에너지산업 보호정책으로 무산될 위기에 놓여있다. 가스공사와 석유공사, LG상사(001120), 효성(004800) 등 국내 업체들이 타당성 조사에만 총 100억여원을 쏟아부었지만 고스란히 손실로 남게 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전문가들은 국가적인 에너지 안보를 위해서도 해외 자원 개발에 대한 정부 차원의 체계적인 지원이 뒷받침되야한다고 말하고 있다. 점차 확대될 기업들의 석유개발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해외 네트워크를 확대해 협상력을 높이고 전문가 양성과 기술력 확보에 적극 나서야한다는 지적이다.
2005.10.20 I 하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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