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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 유망바이오 섹터 톱10] 바이오 꽃, 신약 플랫폼 ④
- [이데일리 김새미 기자] 유전자나 이중항체, 항체약물접합(ADC) 등 차세대 생명공학 기술이 신약개발에 속속 접목되면서 바이오 산업의 중흥기를 이끌어내고 있다. 차세대 생명공학 기술을 가진 이들 바이오텍이 글로벌 업계의 성장세를 리딩하는 형국이다. 2023년 바이오 생태계를 이끄는 최첨단 유망 바이오 섹터로 어느 분야가 떠오르게 될 것인가. 이데일리의 제약·바이오 프리미엄 뉴스 서비스 ‘팜이데일리’는 10대 유망 바이오 섹터를 선정, 세계 시장 동향과 국내외 주요 기업의 개발 현황을 집중 조명한다. 이번에는 신약 플랫폼 분야다[편집자 주]플랫폼기술은 기존 의약품이나 신규 타깃을 적용해 다수의 신약 후보물질을 도출할 수 있는 기반 기술이다. 확장성이 크기 때문에 개별 파이프라인보다는 플랫폼기술을 확보하려는 국내 바이오벤처들이 늘고 있다. 실제로 다수의 기술수출에 성공한 국내 바이오기업들은 대부분 차별화된 플랫폼기술을 보유하고 있다.플랫폼기술은 임상 진행, 상업화 등을 통해 신약가치를 입증하면 적용 가능한 질환이 늘어나 파이프라인을 확장하기 쉽고, 추가 기술이전이 이뤄질 가능성이 더욱 높아진다는 강점이 있다. 검증된 플랫폼기술을 보유한 모더나, 앨나일람 등 글로벌 기업들이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는 이유다.글로벌 투자자들의 플랫폼기술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미국 경영컨설팅 기업 맥킨지앤컴퍼니(McKinsey&Company)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1년까지 3년간 글로벌 벤처캐피탈(VC)이 바이오텍에 투자한 520억달러 중 346억달러는 플랫폼기술 보유 업체에 쓰였다.플랫폼기술 중에서도 투자자들의 관심이 가장 높은 분야는 세포·유전자치료제다. 플랫폼기술 업체에 투자된 금액 중 44%가 해당 분야에 투입됐다. 약물 투여가 불가능한 타깃에 대한 플랫폼기술이나 새로운 약물 전달 방식에 대한 플랫폼기술에 대한 수요도 높은 편이다.◇BBB 투과 플랫폼기술 각광…에이비엘바이오 ‘주목’약물 투여가 불가능한 타깃에 대한 플랫폼기술로는 뇌혈관장벽(BBB) 투과율을 향상시키는 기술이 손꼽힌다. 뇌는 인체에서 BBB로 보호 받고 있어 포도당, 아미노산 등 저분자 화합물이나 인슐린 등 호르몬은 통과 가능하지만 분자가 큰 항체는 통과하기 어렵다는 특징이 있다. 이 때문에 뇌질환 치료제는 BBB 투과율을 높여 기존에 뇌 내로 전달되지 않던 약물을 전달할 수 있는 기술이 필수적이다.국내에서는 에이비엘바이오(298380)의 ‘그랩바디-B’이 BBB 투과율을 높이는 플랫폼기술에 해당한다. 에이비엘바이오는 2022년 1월 해당 플랫폼기술을 적용한 퇴행성 뇌질환 치료제 ‘ABL301’을 글로벌 제약사 사노피에 10억6000만달러(약 1조3000억원)에 기술수출했다. 반환 의무 없는 계약금(upfront)도 7500만달러(약 900억원)에 달해 사노피로부터 기술력을 인정받았다는 평가다.에이비엘바이오의 플랫폼기술 ‘그랩바디-B’가 적용된 퇴행성 뇌질환 치료제 ‘ABL301’ (사진=에이비엘바이오)고령화로 인해 알츠하이머, 파킨슨병 등 중추신경계(CNS) 치료제 시장이 성장하고 있는 만큼, 투자자들의 관심도 뜨겁다. 글로벌 빅파마들도 CNS 질환 치료제로 항체 약물을 개발하고 있어 BBB 통과 기술의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강하나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전 세계적인 고령화와 치매 환자 증가 등으로 뇌질환 치료제 시장이 커지기 때문에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는 더욱 확대될 것”이라며 “특히 BBB를 뚫는 기술에 대한 글로벌 딜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롤론티스’ 美 FDA 시판허가로 ‘랩스커버리’ 가치 ↑새로운 약물 전달 방식의 플랫폼기술로는 한미약품(128940)의 ‘랩스커버리’도 있다. 랩스커버리는 체내 바이오의약품의 약효 지속시간을 늘려주는 플랫폼기술이다. 한미약품은 랩스커버리 기술이 적용된 신약들의 기술이전 계약이 해지되는 수모를 겪었지만, 지난해 말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롤론티스’가 미국 식품의약국(FDA) 시판허가를 획득하면서 설욕했다.랩스커버리 기술 관련 이미지 (사진=한미약품)랩스커버리 기술이 적용된 당뇨 신약 ‘랩스 인슐린 아날로그’와 ‘에페글레나타이드(랩스 Exd4 아날로그)’는 2015년 11월 사노피에 기술이전됐다가 권리 반환됐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 치료제 ‘에피노페그듀타이드(듀얼 아고니스트)’도 2015년 11월 9억1500만달러(약 1조533억원) 규모로 기술수출됐으나 2019년 7월 계약이 해지됐다.이외에도 랩스커버리 기술이 적용된 한미약품의 신약후보물질로는 단장증후군 치료제 ‘랩스 GLP-2 아날로그(HM15912)’, 선천성고인슐린증 치료제 ‘랩스 글루카곤 아날로그’, 성장호르몬결핍증 치료제 ‘랩스hGH’ 등이 있다. 시장에서는 롤론티스의 시판 허가로 랩스커버리 기술이 적용된 다른 신약들의 가치도 동반 상승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한미약품은 랩스커버리 기술 외에도 ‘오라스커버리’, ‘펜탐바디’ 등 다양한 플랫폼기술을 갖고 있다. 오라스커버리는 주사용 항암제를 경구용으로 바꾸는 기술이며, 펜탐바디는 하나의 항체에 2개의 표적을 동시에 결합시키는 이중항체 기술이다.◇ADC 분야 플랫폼기술 글로벌 수요 ↑레고켐바이오(141080)는 글로벌 수요가 높은 항체-약물결합체(ADC) 분야의 플랫폼기술을 보유함으로써 다수의 기술수출에 성공한 업체다. ADC는 항체와 약물을 결합시켜 약물이 항원을 발현하는 세포에 선택적으로 작용하게 한다.레고켐바이오는 ADC 후보물질(5건)과 ADC 원천기술(4건) 등 ADC 플랫폼기술 기반으로만 총 9건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특히 영국 익수다 테라퓨틱스 2조4000억원(2020년 4월~2021년 12월 등 3건), 소티오 바이오텍 1조2126억원(2021년 11월), 암젠 1조6050억원(2022년 12월) 등 해외 바이오기업을 대상으로 조 단위 기술수출에 여러 차례 성공했다.국가신약개발재단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ADC 시장은 8조원 규모로 전망되며, 2026년까지 16조40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라이릴리, 얀센, GSK 등 빅파마들도 ADC 플랫폼 확보에 열 올리고 있는 실정이다.국내에서는 레고켐바이오 외에 피노바이오, 알테오젠(196170), 앱티스 등이 ADC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셀트리온(068270)도 ADC 플랫폼 발굴에 힘쓰고 있다. 셀트리온은 2021년 익수다 인수에 이어 지난해 10월 피노바이오와 ADC 플랫폼기술에 대한 권리(옵션) 도입 계약을 체결했다.투자업계 관계자는 “이제 단순히 플랫폼기술만 보유하고 있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며 “세계적으로 미충족 수요가 높은 유망한 기술에 대한 플랫폼기술을 갖춰야 경쟁력 있는 곳이라고 할 수 있다”고 평했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시장 수요에 맞게 예측해서 플랫폼기술을 개발해야 한다”며 “개발해서 괜찮지 않을 기술은 없겠지만 시장성이 문제”라고 말했다.
- 크리스탈지노믹스, 연내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전임상 진입
- [이데일리 이광수 기자] 크리스탈지노믹스(083790)가 골관절염 치료제 ‘아셀렉스’를 활용해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후보 물질 발굴에 나섰다. 아셀렉스는 크리스탈지노믹스가 자체 개발한 국산 신약 22호 신약이다. COX-2 저해제인 아셀렉스가 뇌 염증을 낮춰줄 수 있는데, 의료용 대마인 ‘헴프(Hemp)’ 유래 특정 물질과 함께 사용되면 알츠하이머병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아밀로이드 베타(Aβ)를 저해하는 효과가 있다는 설명이다.11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크리스탈지노믹스는 지난달부터 골관절염 치료제 ‘아셀렉스’를 헴프 유래 물질인 테트라히드로칸나비놀(THC)나 칸나비디올(CBD) 등과 복합해 새로운 신약 후보 물질을 발굴하고 있다. 크리스탈지노믹스 관계자는 “올해 안에 후보물질을 도출해 전임상에 진입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아셀렉스, THC와 병용하면 아밀로이드 베타 줄어들 것”골관절염 치료제로 시판되고 있는 아셀렉스가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개발에 등장한 이유는 지난 2013년 국제 학술지 셀(Cell)에 게재된 연구 결과에 있다. ‘9-THC에 의한 시냅스와 기억력은 COX-2 신호전달을 통해 영향을 받는다(9-THC-Caused Synaptic and Memory Impairments Are Mediated through COX-2 Signaling)’ 라는 제목의 논문은 의료용 대마 유래 물질인 THC가 아밀로이드 베타와 신경퇴화를 감소시키는지, 이러한 효과가 COX-2 저해제(세레브렉스)와 병용 사용 시 유지가 잘 되는지를 다뤘다. COX-2는 우리 몸에서 염증을 일으키는 효소 중 하나다.COX-2와 THC를 병용해 투약한 결과 아밀로이드 베타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Cell)아밀로이드 베타는 알츠하이머병의 발병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단백질 뭉치인 아밀로이드 베타가 쌓여서 뇌 신경을 파괴하기 때문이다.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조건부 승인을 받은 바이오젠과 에자이의 ‘레카네맙’도 아밀로이드 베타를 줄이는 기전으로 설계가 됐다. 레카네맙은 임상에서 위약군 대비 아밀로이드 베타를 27%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크리스탈지노믹스의 치료제 개발 근거가 된 논문을 보면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쥐에 THC와 화이자의 세레브렉스를 병용해 투약한 결과 피질(뇌의 가장 바깥쪽 표면 부위)과 해마(뇌에서 기억의 저장과 상기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부위)에서 아밀로이드 베타가 50%씩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레브렉스는 크리스탈지노믹스와 동일한 기전의 COX-2 저해제다. 크리스탈지노믹스 관계자는 “세포-세포 연결점인 ‘시냅스’가 파괴돼 기억력과 사고력이 급감하는 것을 THC가 예방해주고, COX-2 억제제가 인지적 결함을 예방할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며 “또 아밀로이드 베타를 억제하면서 생기는 부작용 중 하나가 염증이 증가하는 것인데, 아셀렉스와 같은 COX-2가 이를 낮춰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알츠하이머 환자는 전 세계 5000만명으로 추산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오는 2050년이면 알츠하이머를 앓는 환자가 1억1400만 명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시장 조사기관 IMARC에 따르면 치료제 시장 규모는 2020년 64억4000만달러(약 8조원)로 집계됐다. 오는 2026년까지 연평균 6.5%씩 성장할 것으로 봤다.◇AI 신약개발 바이오테크와 손잡아크리스탈지노믹스는 연내 후보물질 도출은 물론 전임상 진입까지 완료하겠다고 밝혔는데, 이는 인공지능(AI) 신약 개발사인 파미노젠과 협업을 하기로 한 덕분으로 분석된다.파미노젠은 AI 양자역학 기반 소프트웨어와 바이오 빅데이터로 구축된 신약개발 플랫폼을 가지고 있다. COX-2 저해제와 병용시 가장 최적의 효과를 낼 수 있는 헴프 유래 물질을 발굴한다. 크리스탈지노믹스는 C0X-2 원료와 데이터, 약물평가, 제제연구 등 임상시험 개발을 맡았다.AI로 개발하면 후보물질을 빠르게 추릴 수 있어 시간과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글로벌 빅파마들도 AI 신약 개발 스타트업을 꾸준히 사들이거나 업무 협약을 맺고 있다. 지난해 암젠은 AI 활용 단백질 기반 치료 개발사 ‘제너레이트 바이오메디슨’과 업무 협약을 맺었다. 암젠과 제너레이트는 5개의 임상 표적에 대한 단백질 치료제를 함께 개발할 계획이다.사노피는 AI 신약 개발사 ‘엑스사이언티아’와 신약 후보 물질 도출에 나섰고, 머크(MSD)도 AI 신약 개발사 ‘앱사이’와 공동 연구를 추진했다. 이 밖에도 로슈와 얀센, 화이자, 바이엘 등도 마찬가지다. 이미 임상 단계에 돌입한 곳들도 다수다.
- 빅파마도 투자자도 보수적 투자...기술수출 환경 왜 바뀌었나
- [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앞으로 웬만해서는 반응이 없을 것이다. 기관 투자자들과 소위 말하는 고액 자산 투자자들은 이제 기술수출 정도로는 만족을 안한다.”바이오헬스케어 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구영권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바이오/헬스케어 부문 대표는 기술수출의 파급력이 크게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30일 스위스 산도즈 AG와 1839억원 규모 인간 히알루로니다제(ALT-B4) 원천기술 이전 계약을 체결한 알테오젠은 1월 2일 증시 첫 거래일 3만9600원으로 1350원이 올랐지만, 그 이후 3일부터 5일까지 4400원(11.11%)이 떨어졌다.반면 지난해 12월 23일 레고켐바이오(141080)는 암젠과 ADC(항체-약물 복합체) 원천기술(5개 타겟)을 약 1조 6050억원에 기술이전 하는 계약을 체결한 당일 3550원 오른 4만1000원을 시작으로 12월 28일까지 상승세를 보이며 4만4350원까지 올랐다. 대규모 계약조건에 시장이 반응하는 모습이었지만, 29일부터 접어든 하락세가 해를 넘겨 1월 6일까지 이어지면서 3만8050원까지 떨어졌다. 결국 기술수출 호재로 올랐던 상승분을 다시 반납한 꼴이 됐다.구 대표는 이런 상황이 기술수출 조건 문제 때문이 아니라고 분석했다. 제약·바이오 투자자들의 학습 능력에 따른 영향과 기술수출을 둘러싼 환경 변화가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요즘 투자자들은 스스로 공부하고 분석하는 경향이 높다. 자비로 전문학회와 유료서비스 등에 등록해 임상 진행 정도와 경과, 가능성까지 다 파악하고 있다”며 “일부 큰 손들은 데이터 등을 분석하거나 해석하는 전문 인력까지 고용해 고급 정보들을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이어 “최근 기술수출은 조건이 아무리 좋아도 해당 치료제 시장 경쟁 상황이라던가 임상 결과에 따라서 얼마든지 계약이 파기되고 해지될 수 있는 경향이 높다”며 “너무 좋은 조건의 계약도 어느 순간에 경쟁 약물이 임상을 치고 나갈 경우, 글로벌 제약사는 1년 단위로 리뷰해 가차없이 파기하거나 해지한다. 투자자들이 이런 부분에 대한 학습이 너무 잘 돼 있다. 오히려 임상 2상 단계의 결과를 가장 흥미롭게 판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자료=한국제약바이오협회, 이데일리 재구성)◇사라진 빅딜...보수적인 분위기 이어질 것더욱 큰 문제는 세계적으로 기술수출에 대한 보수적인 분위기가 확산하면서 한국 바이오산업과 기업들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신약 상용화보다는 기술수출 전략을 구사하는 만큼 K-바이오의 생명줄과도 같은 기술수출을 통한 자금 유입도 어려워질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다만 이는 한국만이 아닌 세계적인 현상으로 자리잡을 것이라는 분석이다.제약, 바이오텍, VC(벤처캐피탈), 기관 관계자 113명이 조사에 참여한 키움증권의 2023년 제약바이오 전망 리포트에서도 올해 전반적으로 어려울 것으로 예상됐다. 자금 조달의 어려움이 주요인으로 꼽혔고, 기술수출 난항이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됐다. 실제 지난해 제약바이오 분야 기술수출은 총 16건, 약 6조2559억원 규모로 집계됐는데, 이는 2021년 총 34건, 약 13조3723억원 대비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수준이다.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진단, 백신, 치료제 등으로 빅파마 실적이 개선돼 유보 자금이 여느 때 보다 넘쳐났다. 하지만 지난해 불안정한 대외 환경 및 가파른 금리 인상 등으로 빅파마들이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지 않아 기술 도입 및 M&A(인수합병)에 소극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지난 9일부터 12일까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 최대 바이오 세일즈 행사인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도 예년 같은 빅딜이 나오지 않고 있다는 게 업계 전언이다. 심수민 파트너스인베스트먼트 상무는 “콘퍼런스가 시작되니 인수 및 라이선스 딜 소식들이 평소보다 많이 나오고 있다”면서 “최근 발표된 2건의 인수 계약도 규모가 엄청나게 크지 않다. 2023년에는 20억 달러(약 2조 5000억원) 이하의 중소형 거래가 많이 있을 거라고 예상됐는데, 실제로도 그럴듯하다”고 분석했다.◇신약 상업화 경험 축적으로 신뢰도 높여야구 대표는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대부분 미국에서 대형 임상(3상) 등을 진행할 만한 체력을 아직 갖추지 못했다. 이런 입장에서는 적은 계약금이라도 유입되는 것이 임상 개발을 유지하고 지속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매우 큰 의미가 있다”라면서도 “최근 발표되는 라이선스 딜을 살펴보면 후보물질 개발에 든 비용의 일정 비율을 계약금 형태로 보장해주던 일종의 공식이 사라졌다. 글로벌 제약사는 돈을 쌓아놓고 있으면서도 어려운 벤처 상황을 이용하고 있다. 제값 받기가 어려워졌다”고 귀띔했다.그는 유한양행(000100)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 사례가 반복될수록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과 산업 경쟁력이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유한양행은 오스코텍으로부터 후보물질 레이저티닙을 도입했고, 이를 다시 얀센에 기술수출해 글로벌 상업화를 목전에 두고 있다. 얀센은 11일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2025년까지 매출 50억 달러 이상을 기대하고 있는 제품으로 레이저티닙을 꼽았다. 구 대표는 “제약바이오 산업에서 사실 기술수출은 완벽한 방법이 될 수 없다. 유한양행이 같은 사례가 반복돼야 한다”며 “결국 기술수출을 통해 신약이 상용화되는 사례가 쌓인다면 국내외 투자자들이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기술수출에 대해 좀 더 높은 가능성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전문가 4인이 'PICK'한 K-바이오 알짜 기술수출 조건
- [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최근 들어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최대 호재라 할 수 있는 기술수출 계약 소식이 발표돼도 주가는 요지부동인 사례가 늘고 있다. 업계 및 전문가들은 기술수출도 따져봐야 하는 시대가 도래했다고 분석한다. 같은 기술수출이라는 포장지 속 내용물은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지난해 9월 30일 올리패스(244460)는 미국 반다제약에 올리패스 PNA 플랫폼 기술을 300만 달러(약 43억원) 규모로 기술수출 했다. 나스닥 상장사인 반다제약과 올리패스 신약개발플랫폼 기술을 활용한 희귀질환 치료제 및 면역항암제 공동개발에 나서는 만큼 호재로 여겨졌지만, 주가는 큰 변동이 없었다. 9월 29일 5300원이던 주가는 기술수출 발표 당일인 30일 160원 하락한 5140원으로 마감했다. 그 다음 거래일인 10월 4일에는 180원 오른 5320원으로 마감됐다. 결국 기술수출 앞뒤 3거래일 동안 움직인 주가 폭은 20원(0.38%↑)에 불과했다.제넥신(095700)은 지난해 3월 24일 관계사인 인도네시아 KG바이오와 계약금 800만 달러(약 98억원) 포함 총 1300만 달러(약 160억원) 규모 지속형 빈혈치료제 ‘GX-E4’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제넥신 주가는 23일 4만 6200원에서 24일 종가는 450원 오른 4만 6650원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그다음 날인 25일 250원 하락한 4만 6400원에 그쳤다. 제넥신 역시 기술수출 관련 3거래일 동안 주가 변동 폭은 200원(0.43%↑)에 불과했다.반면 지난해 1월 11일 사노피와 퇴행성 뇌질환 이중항체 치료제 ‘ABL301’에 대해 계약금 7500만 달러(약 900억원) 등 총 10억 6000만 달러(약 1조 2720억원)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던 에이비엘바이오(298380)는 주가가 큰 폭의 오름세를 보였다. 1월 10일 2만 50원이던 주가는 11일 100원 오른 2만 150원으로 집계됐고, 12일 종가는 6000원 증가한 2만 6150원이었다. 3거래일 동안 주가 변동 폭은 6150원(30%↑)에 달했다.◇기술수출도 급이 다르다...전문가 4인이 지목한 알짜 구별 조건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 조원희 법무법인 디라이트 바이오헬스케어 전문 대표 변호사, 이승호 데일리파트너스 대표, 정윤택 제약산업전략연구원 원장은 기술수출에 대한 시장 반응이 천차만별인 이유는 퀄리티가 다르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공개된 계약 조건 중 △계약금 규모 및 비중 △총 기술수출 규모 △계약 상대 제약사 △마일스톤 조건을 꼭 살펴봐야 알짜 계약과 그렇지 않은 계약을 구분할 수 있다고 공통적으로 강조했다. 반면 총액 규모가 작거나 계약금 비중이 낮은 경우, 계약 상대 기업이 관계사 등일때는 큰 의미를 두기 힘들다고 설명했다.이승규 부회장은 “국내 기업들이 다양한 기술수출 성과를 내고 있지만 주가 등 시장 반응이 각각 다른 이유는 기술수출 내용이 다르기 때문이다. 과거처럼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고 해서 무조건 주가가 오르고 기업 가치가 상승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소위 알짜 기술수출 계약이라고 하면 총액 규모와 계약 상대 제약사가 글로벌 제약사인지 확인해야 한다. 특히 그중에서도 계약금 규모가 크고 총액 대비 비율이 5% 이상일 경우 가장 베스트 계약이라고 봐야 한다 ”고 말했다. 이어 그는 “마일스톤 계약도 어떻게 짜여져 있는 지 확인하면 어떤 계약이 구체적이고 치밀하게 성사시킨 계약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며 “보통은 임상 단계별로 마일스톤을 받는 조건이 많지만, 일부의 경우 임상 진입, 환자 모집, 데이터 완성 등 세부적인 단계에서도 마일스톤을 지급받는 조건을 첨부하는 계약들이 있다. 이런 것들을 보면 해당 계약의 의미와 전략 등을 추정해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조원희 대표 변호사는 “계약 당시 기업이 받을 수 있는 현금 액수가 크면 뭔가 내용이 있는 계약이라고 판단할 수 있고, 현금이 적고 로열티가 많으면 사업의 성공 가능성에 대해 의구심을 가져볼 수 있다. 자회사나 관계사에 기술이전을 한 경우도 큰 의미가 있다고 보기 힘들다”고 했다.이승호 대표 역시 “계약금 규모와 비중, 신뢰도 측면에서 계약 상대 기업이 어디인지가 중요하다”며 “계약금 규모와 비중은 딱히 수치화할 수 없는 부분이 있지만 규모가 크고 비중이 높으면 높을수록 인정받았다고 볼 수 있다. 계약 상대방의 경우도 글로벌 제약사 또는 나스닥 상장사 정도면 베스트”라고 덧붙였다. 정윤택 원장은 “계약금 규모와 총계약 규모 등이 중요한 것은 맞다. 다만 전임상, 임상 1상, 임상 2상 등 개발 단계가 올라갈수록 가치가 높아져 계약금, 총액 규모 등이 높아진다”며 “초기 개발 단계라면 계약금 규모와 비중, 총계약 규모 등이 필연적으로 낮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에이비엘바이오-한미약품-유한양행 알짜 계약 주인공전문가들이 언급한 기술수출 조건들을 적용한 결과 에이비엘바이오(2022년 1월), 유한양행(000100)(2018년 11월), 한미약품(128940)(2016년 9월)의 기술수출 계약이 대표적인 알짜 케이스로 손꼽혔다.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첫 손에 알짜 사례로 꼽은 것이 바로 에이비엘바이오와 사노피간의 기술수출 계약이다. 이승호 대표는 “에이비엘바이오의 기술수출 계약은 K-바이오 역사상 역대급 계약금을 받았다. 또한 파트너사가 글로벌 제약사인 사노피였고, 규모도 1조원 이상으로 컸다”며 “해당 계약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기술력과 특허권에 대한 입증을 한 사례”라고 치켜세웠다. 초기 개발 단계에서 이뤄진 해당 계약은 총 1 조2720억원 규모로 계약금(약 900억원) 비중이 약 7.07%에 달했다.지난 2018년 11월 얀센에 12억 5500만 달러(약 1조 4000억원) 규모로 계약한 유한양행 렉라자(비소세포폐암 치료제) 기술수출도 전문가들로부터 좋은 계약으로 평가받았다. 해당 계약의 경우 계약금이 5000만 달러(약 560억원)로 총규모 대비 비중이 약 4%였지만, 개발 초기 단계임에도 일정 수준 이상의 계약금 규모라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또한 한미약품이 2016년 9월 제넨텍과 계약한 벨바라페닙(항암신약) 기술수출 계약도 알짜 계약으로 주목받았다. 당시 계약금 8000만 달러(약 938억원) 포함 총 규모가 9억 1000만 달러(약 1조 10억원)에 달하는 메가톤급 계약이었다. 총액 대비 계약금 비중은 약 8.8%로 반환된 계약 외 K-바이오 역사상 가장 높은 계약금을 받은 사례로 평가받는다.
- 오스코텍, 세비도플레닙 2상 탑라인 2월 중 발표
- [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오스코텍이 개발 중인 면역혈소판감소증(ITP) 신규 치료제 세비도플레닙(SYL 저해제)의 임상 2상 탑라인 결과가 오는 2월 중 발표될 예정이다.11일 오스코텍(039200)에 따르면 지난 10일 세비도플레닙 임상 2상 등록 마지막 환자의 기관 방문(LPLV)이 마무리 됐다. 팬데믹으로 인한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한국, 미국, 유럽 5개국 32개 기관에서 총 61명의 환자를 모집해 목표했던 시험항목들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2월 중순 공개될 탑라인 결과에 따라 미국 식품의약국(FDA) 희귀의약품지정 신청 및 상반기중 임상시험결과 보고서 수령 등의 절차가 예정돼 있다.면역혈소판감소증은 혈액응고에 중요한 혈소판 수가 감소해 점막, 피부, 조직 내 비정상출혈로 잦은 코피나 잇몸출혈, 월경과다 증상을 나타내고 경미한 손상으로도 검푸른 타박상을 초래하는 자가면역질환이다. 전세계적으로는 10만명당 9.5명, 한국 성인의 경우 매년 10만명 당 최대 12명 정도 발명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만성피로와 드물게는 뇌출혈과 위장관 출혈 같은 심각한 증상으로 이어질 수 있어 세심한 장기 관리가 요구된다. 현재 스테로이드, 면역글로블린, 트롬보포이에틴수용체 작용제를 이용한 약물 치료가 처방되고 있으나, 반응성 및 지속성에 대한 한계로 신규 치료제 개발에 대한 의학적 미충적 요구(medical unmet needs)가 높은 질환이다. 세비도플레닙은 세포 및 동물 질환 모델에서 타겟인 SYK에 대해 높은 선택성으로 효능과 부작용 측면에서 경쟁약물 대비 우수함을 확인했다. 임상 1상에서 우수한 안전성으로 만성질환에 대한 장기치료에 장점을 확보했다. 윤태영 오스코텍 대표는 지난 9월 한달 이상 투약한 51명의 환자의 혈소판 수치 맹검 데이터에 대한 중간 분석 결과 발표 당시 “투약군 전체에서 40% 이상의 반응률을 예상하고 있다”며 “만약 고용량군(400mg)에서 50% 이상의 반응률을 확보한다면, 이는 경쟁 물질인 리젤(Rigel) 파마슈티컬스의 타발리스(Tavalisse)는 물론 3상 중인 사노피의 경구용 BTK억제제 릴자브루티닙(rilzabrutinib) 보다 경쟁우위를 갖는 데이터가 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회사는 탑라인 결과를 확인하는 대로 현재 파트너링 소통 중인 글로벌 제약사 및 바이오기업들과 기술이전 등의 사업화 목표로 더욱 긴밀하게 협의할 계획이다. 바이오 콘퍼런스와 질환관련 학회 발표 등을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한편 오스코텍은 유한양행을 거쳐 미국 얀센에 기술이전 된 레이저티닙의 원개발사로 국내 렉라자 매출에 대한 로열티 수익금 외 이후 얀센을 통한 글로벌 승인에 따른 기술료 수익금이 기대된다. 레이저티닙은 현재 폐암표적치료제인 아미반타맙과의 병용 요법으로 빠르면 2023년 혁신 의약품 지정을 통해 FDA의 허가를 예상하고 있다. 얀센은 지난해 10월 컨퍼런스콜에서 2025년 이내 연간 매출 50억 달러(7조 1300억 원)를 넘길 수 있는 파이프라인 5개 중 하나로 아미반타맙와 렉라자 병용치료제를 언급한 바 있다.
- [2023 유망바이오 섹터 톱10]'일타쌍피' 이중항체, 빅파마들 '눈독'①
- [이데일리 석지헌 기자] 유전자나 이중항체, 항체약물접합(ADC) 등 차세대 생명공학 기술들이 신약개발에 속속 접목되면서 바이오 산업의 중흥기를 이끌어내고 있다. 차세대 생명공학 기술을 가진 이들 바이오텍이 글로벌 바이오 업계의 성장세를 리딩하는 형국이다. 2023년 바이오 생태계를 이끄는 최첨단 유망 바이오 섹터로 어느 분야가 떠오르게 될 것인가. 이데일리의 제약·바이오 프리미엄 뉴스 서비스 ‘팜이데일리’는 10대 유망 바이오 섹터를 선정, 세계 시장 동향과 국내외 주요 기업의 개발 현황을 집중 조명한다. 이번에는 생명공학 분야에서 가장 흥미로운 접근 방식 중 하나로 꼽히며, 바이오 업계 핵심 기술로 떠오른 ‘이중항체’ 섹터다. [편집자 주]단일항체 도식도(왼쪽)와 이중항체 도식도.(자료= 교보증권)이중항체는 두 개의 각각 다른 항원에 결합하는 항체들을 하나로 합친 항체다. 하나의 항원에만 작용하는 단일항체보다 약 효능이 높다는 이점이 있다. 이중항체 개념이 처음 나온 건 50년 전이지만, 제조상 문제와 임상 실패 등으로 그 동안 빛을 보지 못했다. 그러다 2015년 이중항체 치료제가 최초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으면서 본격적으로 시장이 개화했다. ◇‘일타쌍피’ 효능으로 본격 성장세시장조사 업체 글로벌데이터에 따르면 이중항체 시장은 2021년 40억달러(약 5조원)에서 2027년 190억달러(약 24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015년 이중항체가 처음 출시되고 지난 2020년까지 연평균 성장률은 121%에 달한다. 글로벌 빅파마는 물론 국내 바이오기업들도 뛰어들면서 세계적으로 600개가 넘는 파이프라인이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도 연 평균 32%씩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란 관측이다. 이중항체가 차세대 먹거리로 각광받는 건 높은 약물 효율성에 있다. 단일항체에 비해 특이 항원 결합 부위를 추가로 갖고 있는 만큼 임상적 이점이 상당하다는 평가다. 이중항체는 기존 항체보다 조직 침투율이 높고 종양 세포 살상 효율이 높다. 표적 외 독성이 감소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약물 내성도 예방할 수 있다. 환자 입장에서는 치료 비용이 효과적으로 절감될 수 있다. 한국바이오협회가 발간한 ‘이중특이항체 개발 동향’ 보고서를 보면 전 세계 승인 받은 이중항체 약물은 6개다. 블린사이토, 헴리브라, 리브레반트, 바비스모 등 4개는 FDA 허가를, 룬수미오와 테크베일리는 유럽의약품청(EMA) 허가를 받았다. 2015년 FDA가 최초 승인한 암젠의 이중항체 백혈병 치료제인 ‘블린사이토’는 인간 T 세포를 통해 백혈병 세포를 치료하는 약물이다. 임상2상에서 189명 환자 중 63명(33%)이 완전관해를 달성해 고무적 성과를 냈다. 이 치료제는 매 분기 매출 1300억원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2017년에는 로슈의 혈우병 치료제 ‘헴리브라’가 승인 받아 현재 매년 조 단위 매출을 경신하고 있다. 이밖에도 2021년에는 얀센의 ‘리브레반트’(성분명 아미반타맙), 2022년엔 제넨텍 ‘바비스모’등이 잇달아 승인받는 등 본격적으로 이중항체 개발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다.◇2023년에도 임상 봇물올해도 새 임상시험 진입과 허가 승인을 기대하는 이중항체 신약 후보물질들이 줄대기 중이다. 글로벌 제약사 중에서는 애브비와 화이자, 아케소가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애브비는 T세포의 CD3와 B세포 CD20에 동시 결합하는 이중항체 ‘엡코리타맙’ 임상3상에 돌입했다. 조만간 EMA에 판매허가 신청서를 제출한다는 목표다. 화이자는 다발성 골수종 치료를 위한 이중특이항체 ‘엘라나타맙’ 임상3상을 진행 중이다. 임상2상에서 94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안전성과 효능을 분석한 결과 객관적 반응률(ORR)이 60.6%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 아케소가 개발 중인 ‘카도닐리맙’은 ‘PD-1’과 ‘CTLA-4’ 면역관문억제제를 하나로 묶은 이중항체 약물로 중국에서 지난해 6월 시판허가를 받았다. 아케소는 지난해 12월 이 물질을 미국 서밋테라퓨틱스에 50억 달러(약 6조6000억원)에 기술수출하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종근당(185750), 앱클론(174900), 파멥신(208340), 에이비엘바이오(298380)와 비상장사 와이바이오로직스가 연구개발 중이다. 이 중 에이비엘바이오와 종근당이 임상에 진입했다. 종근당은 연말 항암 이중항체 바이오 신약 ‘CKD-702’의 임상 1b상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파킨슨병 치료제 ‘ABL301’로 1상을 진행 중이다. 최근 FDA로부터 추가 용량 시험에 대해 부분 보류 의견을 받고 당초 계획한 임상 일부를 변경했다. 벤처 기업으로부터 기술을 이전받아 개발에 나선 대형 바이오 기업도 포착된다. 셀트리온(068270)은 미국 ‘에이프로 코퍼레이션’과 이중항체 치료제 ‘ABP-102’를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ABP-102는 난치성 HER2 양성 유방암과 위암을 적응증으로 한다. 셀트리온은 전임상과 임상 단계 진전에 따라 에이프로에 개발 마일스톤을 지급하는 계약을 맺었다. 동아에스티(170900)도 ‘카나프 테라퓨틱스’로부터 이중항체 면역항암제 후보 물질 기술 도입 계약을 체결했다. 개발 단계를 완료하면 최대 180억원 마일스톤을, 매출에 따라 단계별로 1800억원 마일스톤을 지급한다.
- AIDS 신약 ‘선렌카’ EU-美승인...길리어드, 주사제 시장도 평정할까
- [이데일리 김진호 기자]미국 길리어드사이언스(길리어드)는 올해 후천성면역결핍증(AIDS) 치료제 라인업을 한층 강화하는 데 성공했다. 최근 미국과 유럽 등 의약 당국이 회사의 장기지속형 주사제 ‘선렌카’(성분명 레나카파비르)를 승인하면서다. 일찍이 경구제 시장을 평정한 길리어드가 AIDS 주사제 시장에서도 승기를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후천성면역결핍증(AIDS) 대상 미국 길리어드사이언스의 연 2회 장기지속형 주사제 ‘선렌카’(성분명 레나카파비르).(제공=길리어드사이언스)◇블록버스터만 3종...길리어드, AIDS 경구제 시장 평정AIDS는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에 의한 감염질환으로, 이를 억제하기 위해 경구 및 주사 등 여러 제형의 항레트로바이러스제가 개발됐다.시장조사업체 글로벌인포메이션이 지난 7월에 발표한 ‘HIV 치료제 시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해당 시장은 292억 달러(당시 한화 약 33조4000억원)이다. 현재 해당 시장의 95% 이상이 경구제로 이뤄져 있으며, 향후 장기지속형 주사제 시장이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 보고서는 전체 AIDS 시장이 연평균 3.7%씩 성장해 2027년경 389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측한 바 있다. 26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길리어드가 1일 1회 복용하는 AIDS 경구제 시장을 평정하고 있다.길리어드는 미국 승인 기준 2004년 ‘트루바다’(성분명 엠트리시타빈, 테노포비르)를 시작으로 2012년과 2017년에 각각 ‘젠보야’와 ‘빅타비’ 등의 경구용 AIDS 치료제를 두루 확보했다. 젠보야는 트루바다의 성분에 엘비테그라비르와 코비시스타트를 더 넣은 4제 복합제다. 빅타비 역시 트루바다에 빅테그라비르를 추가한 3제 복합제로 알려졌다.길리어드에 따르면 지난해 트루바다의 매출은 전년 대비 74% 감소한 9억6300만 달러(당시 한화 약 1조1100억원)를 기록했다. 같은 해 젠보야는 28억7900만 달러(한화 약 3조2935억원), 빅타비는 86억2400만 달러(9조8658억원)의 매출을 올린 바 있다. 특히 빅타비는 2021년 매출이 전년 (79억5900만 달러) 대비 19% 가량 상승하며, AIDS 치료제 중 가장 널리 팔린 약물이다. 이 약물은 국내에서 2019년에 허가된 뒤, 지난해 약 600억의 매출을 올리기도 했다..이처럼 3종의 블록버스터 약물을 통해 지난해 세계적으로 124만6600만 달러를 벌어들인 길리어드는 전체 AIDS 치료제 시장에서 약 42%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사실상 해당 시장 내 최강자에 올라 선 것이다.비브헬스케어가 후천성면역결핍증후군(AIDS) 장기지속형 주사제 ‘보카브리아’ 를 먼저 선보였다. 최근 길리어드 역시 동종 계열의 ‘선렌카’를 출시하며 시장에 진출하는데 성공했다.(제공=각 사)◇후기 치료용 선렌카, “시장 확대 수준...장악은 어려워”하지만 AIDS 주사제 시장을 선점한 것은 영국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과 미국 화이자, 일본 시오노기 제약 등이 합작해 세운 ‘비브 헬스케어’(비브)였다.지난 2020년 유럽의약품청(EMA)은 비브가 개발한 AIDS 환자 대상 월 1회 주사제 ‘보카브리아’(성분명 카보테그라비르)와 미국 얀센의 레캄비스(성분명 릴피비린) 병용요법을 허가했다. 이듬해 FDA와 식품의약품안전처도 EMA와 같은 적응증으로 보카브리아를 승인했다. 지난달 비브는 보카브리아 투약 간격을 2달로 늘리기 위한 단독 임상 3상 결과도 발표했다. 경구제인 트루바다를 1일 1회씩 2달간 먹은 것과 비교할 때 해당 기간 보카브리아를 1번 주사하는 것이 효과적이란 내용이었다. 보카브리아로 경구제 시장까지 확대하기 위한 전략으로 평가됐다.이에 맞서기 위해 길리어드가 선보인 것이 선렌카다. 지난 22일(현지시간)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6개월의 1번씩 주사하는 장기지속형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 치료제 선렌카와 다른 항레트로바이러스제의 병용요법을 다제 내성이 생긴 AIDS 환자에게 처방할 수 있도록 품목 허가했다. 지난 8월 유럽에 이어 미국도 선렌카를 허용한 것이다. 선렌카의 투약 간격이 현재 승인된 보카브리아 적응증 기준 6배 길다. 하지만 적응증 면에서 보카브리아의 시장성이 선렌카 대비 더 크다는 의견이 나온다. 국내 AIDS 치료제 개발 업계 관계자는 “보카브리아는 트루바다처럼 경구제와 단독요법 비교하며 적응증을 더 늘리려 시도하고 있다. 경구제와 직접 경쟁을 펼치려 하는 것”이라며 “반면 선렌카는 이미 여러 경구제에 내성이 생긴 환자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타깃하는 시장이 다르다”고 설명했다.그는 이어 “두 약물로 인해 장기지속형 주사제 시장이 전체적으로 확대될 것은 분명하다”며 “길리어드로서는 자사 경구제 매출에 영향을 최소화하고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적응증을 가진 선렌카를 개발한 것이지, 시장 전체를 뒤엎을 수 있는 약물을 개발한 것은 아닌 셈이다”라고 덧붙였다. 경구용 AIDS 치료제를 대체할 시장 확장성 면에서 보카브리아가 시장 장악력이 더 크다는 설명이다. 한편 빅타비나 보카브리아 같은 약물이 국내외 AIDS 시장을 주름잡고 있지만, 내성을 획득하는 바이러스의 특성상 여전히 많은 HIV 백신과 치료제 개발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지난 40여 년간 많은 노력에도 HIV 백신은 개발되지 못했다. 미국국립보건원(NIH)은 국가적인 차원에서 HIV를 중화하는 항체 전구체 유도 백신 ‘eOD-GT8 60me’의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또 국내 에스티팜(237690)은 지난 8월 자사의 경구용 AIDS 치료제 후보 ’STP4004’에 대한 임상 2a상을 식약처에 신청했으며, 해당 물질을 장기 지속형 주사제로 개발하기 위한 전임상 연구도 병행하고 있다.
- 레고켐바이오, ADC 추가 기술이전 기대감 유효-하나
- [이데일리 김응태 기자] 하나증권은 28일 레고켐바이오(141080)에 대해 암젠향 항체-약물 복합체(ADC) 기술이전 레퍼런스를 바탕으로 추가 기술이전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는 따로 제시하지 않았다. 전날 종가는 4만3350원이다. 박재경 하나증권 연구원은 “레고켐바이오는 지난 23일 글로벌 바이오 업체 암젠향으로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며 “후보물질 발굴 단계의 초기 딜로 계약금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나 추후 개발이 진행됨에 따라 1~2년 후부터 마일스톤 수령이 시작될 것”이라고 진단했다.레고켐바이오가 체결한 이번 계약의 총 규모는 1조6059억원이다. 계야금은 따로 공개되지 않았다. 자사의 ADC 플랫폼 ‘콘주올(ConjuAll)을 활용해 5개 후보물질을 발굴하는 게 골자다. 레고켐바이오는 보유한 자체 링커(linker), 페이로드(payload), 컨주게이션(conjugation) 기술을 활용해 암젠이 지정하는 타깃 항체에 ADC 후보물질을 도출한다. ADC 기술에 대한 니즈가 높아 추가 기술이전이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엔허투(Enhetu)가 다수의 암종에서 긍정적인 임상 결과를 발표하고 있는 가운데, 이에 맞춰 올해 전반적으로 라이선스 딜이 줄어든 상황에도 ADC 관련 딜은 꾸준했다는 판단에서다. 이달에만 암젠-레고켐, 머크(MSD)-캘런(Kelun) 등의 빅딜이 체결됐으며, 일라이릴리, 얀센 등 빅파마들의 ADC 플랫폼 확보가 이어지고 있다. 레고켐바이오는 중국 업체와 해외 ‘개발 중심 신약개발(NRDO)’ 위주로 진행된 점이 한계로 지적됐지만 이번 기술 이전을 바탕으로 레퍼런스를 확보한 데다 앞선 파이프라인에서 긍정적 임상 결과가 확인되고 있어 추가 기술 이전에 대한 기대는 유효하다고 짚었다. 향후 주력 파이프라인은 Trop2-MMAE ADC인 ’LCB84‘를 꼽았다. LCB84는 기존 경쟁 Trop2 ADC인 DS-1062, 트로델비(Trodelvy)와 차별화한 항체 에피토프(Epitope)와 톡신(Toxin)을 사용한 파이프라인으로 DS-1062, Trodelvy 불응 동물 모델에서 효능을 확인했다. 내년 상반기 임상시험계획(IND) 신청예정이며, 글로벌 업체와의 공동 임상 개발 형태로 사업개발을 계획 중이다.
- [2022 신약 결산②유럽&한국편]EU 올해 신약 13종뿐!...국산 신약 2종도 탄생
- [이데일리 김진호 기자] 2022년 유럽의약품청(EMA)이 승인한 신약을 13종에 그쳤다. 프랑스 사노피가 4종의 약물을 직접 또는 공동 개발해, 최다 약물 개발사로 이름을 올렸다. 또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올해 2종의 국산 신약을 승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공=EMA, 식품의약품안전처)22일 이데일리가 EMA의 신약 채널을 종합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이날까지 유럽에서 13종의 신약이 품목 허가됐다. 이중 5종이 세포·유전자치료제나 유전자치료제로 유럽에서는 첨단 생명공학기술이 접목된 신약의 등장이 두드러졌다는 평가다. 세포유전자치료제는 일반 세포치료제와 유전자 변형을 완료한 세포치료제 등을 포함하는 개념이다. 최근 화제를 모으고 있는 ‘키메릭항원수용체’(CAR)-T 치료제도 여기에 포함된다. 또 유전자 치료제는 질병 치료 등을 목적으로 인체에 투입하는 유전물질 또는 이런 물질을 포함하고 있는 의약품을 말한다. EMA는 지난 3월 미국 얀센과 중국 레전드 바이오텍이 공동개발한 다발성 골수종 치료제 ‘카빅티’(성분명 실타캅타진 오토류셀)를 시작으로, 미국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의 B세포 림프종 치료제 ‘브레얀지’(성분명 리소캅타진 마라류셀, 4월)와 미국 아타라 바이오테라퓨틱스의 동종 유래 T세포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엡발로’(성분명 타벨레클레우셀, 12월) 등을 잇따라 승인했다. 이중 카빅티와 브레얀지는 CAR-T치료제이며, 엡발로는 T세포 치료제다. 카빅티는 B세포성숙항원(BCMA)을 타깃하는 두 번째 CAR-T치료제다. 엡발로는 올해의 끝자락인 지난 19일(현지시간) 승인됐다. 고형 장기 이식 또는 조혈모 세포이식 수술 후 나타나는 T세포성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로 알려졌다.올해 유럽에서 승인된 유전자 치료제로는 △미국 PTC 테라퓨틱스의 ‘방향족 L-아미노산탈산산효소 결핍증(AADC)’ 치료제 ‘업스타자’(7월) △미국 바이오마린 파마슈티컬스의 A형 혈우병 치료제 ‘록타비안’(성분명 발록토코진 록사파보벡, 8월) 등이 있다. 업스타자와 록타비안은 모두 해당 희귀 유전질환 대상 최초의 치료제로 기록됐다.이에 더해 EMA가 내년 중 가장 빠르게 신약으로 승인할 약물 역시 유전자 치료제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16일(현지시간) EMA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는 호주 CSL베링의 B형 혈우병 치료제 ‘헴제닉스’(성분명 에트라나코진 데자파보벡)를 조건부 승인 권고했다고 발표했다. 헴제닉스는 지난 11월 미국에서 승인됐다. 투여 비용이 350만 달러(약 47억원)로 책정돼 현존하는 약물 중 가장 비싸다.국내 유전자 치료제 개발업계 관계자는 “희귀 질환 환자를 위한 신약의 필요성이라는 측면도 중요하지만, 유럽 연합(EU)과 미국에서 유전자 치료제 승인에 대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는 상황이다”며 “출시 자체가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최초’라는 타이틀을 앞다퉈 가져가려는 것이다. 향후 몇 년간 관련 신약의 등장이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2022년 12월 22일 기준 유럽의약품청(EMA)의 신약 승인 현황(자료=EMA, 그래픽=김진호 기자)올해 유럽 내 가장 많은 신약을 배출한 제약사는 사노피다. 회사는 단독 개발(1종) 및 공동개발(3종) 등을 통해 총 4종의 신약을 배출했다. 앞서 언급한 카빅티와 외에 사노피는 코로나19 부스터샷 백신인 ‘비드프레브틴 베타’와 RSV 감염 예방 백신 ‘베이포투스’를 각각 영국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및 아스트라제네카(AZ)와 함께 개발해 유럽에서 승인받는 데 성공했다. 또 회사는 지난 7월 EMA로부터 ‘스핑고 미엘린 분해효소 결핍증’(ASMD) 대상 최초의 치료제인 ‘젠포짐’(성분명 올리푸다이즈 알파)의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ASMD는 일명 니만-피크병으로 불리며, 콜레스테롤 대사에 관여하는 NPC1 유전자의 돌연변이로 지질이 축적돼 문제를 일으키는 희귀 퇴행성 뇌질환으로 알려졌다. 가장 최근인 지난 21일(현지시간) EMA는 스웨덴 오르판 비오비트룸과 스위스 ADC 체라퓨틱스가 개발한 항체약물접합(ADC) 신약 ‘진론타’(성분명 론카스툭시맙 테시린)를 조건부 허가했다. 진론타는 2회 이상 전신요법제를 사용한 성인 재발성 또는 불응성 미만성 거대 B세포종 환자 대상 3차 치료제이며, 지난해 4월 미국에서 가속승인돼기도 했다.이밖에도 EMA는 올 한해 동안 △각종 코로나19백신 및 원숭이두창 백신(이부실드)에 대해 적응증 확대(8건) △대표 코로나 19백신(누박소비드, 스파이크백스)을 조건부에서 일반 허가로 조건 변경(1건), 난소암 대상 3차치료제 ‘루브라카’ 허가취하 결정(1건) 등 인체 적용 의약품에 대한 10건의 주요 심의 결과를 공표하기도 했다. 한편 국내 식약처는 지난 6월 제35호 국산 신약으로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 코로나19 백신 ‘스카이코비원’을 승인했다. 지난달에는 대웅제약의 2형 당뇨병 치료제 ‘엔블로’(성분명 이나보글리플로진)가 제36호 신약으로 품목허가됐다. 엔블로는 국내사가 자체 개발한 최초의 SGLT-2 계열의 당뇨병 치료제로 이름을 올렸다.올해 국내사가 개발한 신약은 단 2종에 그친 셈이다. 하지만 지난 19일 기준 제네릭(복제약)이나 해외 기승인 약물 도입 등을 포함하면 국내에서 누적 승인된 의약품은 총 641종에 이른 것으로 집계됐다.
- 존슨앤존슨, 시총 세계 1위 제약사…신약 매출 기대
- [이데일리 김소연 기자] 시가총액 기준 세계 1위 제약사인 존슨앤존슨이 신약의 긍정적인 임상결과가 발표되는 시점에 주가 상승 모멘텀이 발생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17일 이호철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존슨앤존슨은 올해 6월 1일 독일 번스타인에서 진행된 ‘38회 연간 전략 결정 컨퍼런스’에서 주요 신약 파이프라인 5개(항암 3개·면역질환 1개)의 기대 연매출을 50억 달러 이상으로 제시했다”며 “해당 신약들의 긍정적인 임상결과가 발표되는 시점에서 주가 상승 모멘텀 발생이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존슨앤존슨은 대표적인 컨슈머헬스 브랜드다. 미국 남북전쟁 당시 외과용 거즈, 깁스 등을 첫 제품으로 판매했고, 이후 적극적인 인수합병 전략을 통해 사업영역을 다각화하면서 시총 기준 세계 1위 제약사로 자리잡았다.이 연구원은 “존슨앤존슨 사업은 컨슈머헬스, 제약, 의료기기 3가지로 나뉜다”며 “그 중 컨슈머헬스 부문에서 유명 제품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타이레놀·지르텍 등 일반 의약품과 클린앤클리어·뉴트로지나 등 화장품 브랜드가 컨슈머헬스 부문에 속해있다”고 설명했다. 존슨앤존슨의 인지도는 컨슈머헬스 브랜드가 높지만 매출은 제약(전문의약품) 부문이 3배 이상 크다고 이 연구원은 분석했다. 그는 “2021년도 매출 비중은 제약 55%(521억 달러), 의료기기 29%(271억 달러), 컨슈머헬스 16%(146억 달러) 순”이라며 “제약사업은 자회사 얀센이 담당하고 있다. 얀센은 국내에도 잘 알려진 코로나백신을 자체적으로 개발했으며 해당 백신은 2021년도 연 매출이 24억달러를 넘어섰다”고 말했다.얀센은 항암 및 면역질환 분야에서 강점을 보유하고 있다. 자가면역(스텔라라), 다발성골수종(혈액암, 다잘렉스), 백혈병(임부르비카), 자가면역(레미케이드), 전립선암(자이티가) 등의 매출 비중이 크다.존슨앤존슨은 제약 사업 주요 파이프라인에서만 52억1000만 달러 매출을 달성했다. 2025년까지 60억 달러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 렉라자 3상 고무적 평가, 오스코텍 ‘돈 버는’ 바이오텍 확실
- [이데일리 김유림 기자] 유한양행(000100)이 해외 학회에서 항암신약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의 성공적인 3상 데이터를 발표하면서, 오스코텍(039200)이 덩달아 주목받고 있다. 오스코텍은 렉라자의 원개발사로서 유한양행으로부터 런닝 로열티를 받게 될 전망이다. 지난 1일 유한양행 렉라자 임상 3상 탑라인 데이터 정정공시. (자료=금감원)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유한양행은 지난 1일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렉라자 1차치료제 임상 3상 탑라인 결과를 정정공시했다. 이번 임상 결과는 기존 시판 중인 1차치료제 이레사(성분명 게피티니브)와 일대일 비교 데이터다. 1차지표인 mPFS(무진행 생존기간)에서 렉라자는 20.6개월, 이레사 9.7개월로 약 11개월 증가한 효과를 나타냈다. 서브그룹(하위그룹)을 살펴보면 레이저티닙은 아시아인 대상 임상 결과도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인종에 따른 mPFS 하위그룹 분석 결과, 아시아인에서 렉라자 투여군은 20.6개월, 이레사 9.7개월이다. 비아시아인에서는 렉라자 투여군은 중앙값에 도달하지 않았으며, 이레사 투여군은 9.7개월로 나타났다. 렉라자 투여군이 아직 중앙값에 도달하지 않았다는 것은 mPFS 측정을 위한 임상이 계속 진행되고 있다는 의미다. 바이오 연구원은 “지금 관찰하고 있는 기간이라는 거다. 아시아인의 mPFS 20.6개월보다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것으로 해석하면 된다”며 “타그리소 데이터에서도 아시아인보다 비아시아인이 mPFS가 더 길게 나왔다. 아마 타그리소와 같은 3세대 EGFR TKI인 렉라자 역시 비아시아인 데이터가 아시아인 20.6개월보다 더 좋게 나올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특히 업계는 시장 점유율 70%에 달하는 경쟁약물 타그리소(성분명 오시머티닙) 결과와의 간접 비교를 핵심으로 꼽았다. 타그리소는 글로벌 임상에서 279명 환자에서 mPFS가 18.9개월이었다. 이 중 아시아인 중국인 71명은 mPFS 17.8개월이다. 렉라자는 20.6개월로 타그리소 대비 3개월가량 우수한 데이터를 확보한 셈이다. 렉라자는 국내에서 31번째로 개발된 신약으로 현재 비소세포폐암 2차치료제로만 처방 중이다. 국내 비소세포폐암 1차치료제 시장 규모는 3000억원, 2차치료제는 10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1차치료제 타그리소의 지난해 국내 매출액은 1065억원이다. 렉라자는 상반기 69억원 매출을 올렸으며, 올해 단일 품목으로 매출 100억원 돌파가 관측된다. 유한양행과 오스코텍의 매출액 대비 로열티 비율은 비공개인 상태다. 업계에서는 10~20% 정도일 것으로 추정한다. 얀센이 글로벌 시장에서의 렉라자 판매에 따라 유한양행에 제공하는 로열티율이 13%이기 때문이다. 다만 아직 유한양행이 오스코텍에 지불한 로열티가 없었을 것으로 예상한다. 렉라자는 조건부허가 의약품이며, 위험분담금제를 적용했다. 위험분담금제는 신약의 효과나 보험재정영향 등에 대한 불확실성을 제약회사가 일부 분담하는 제도다. 렉라자는 환급형과 총액제한형, 두 가지 유형이 중복 적용됐다. 환급형은 약제의 전체 청구액 중 일정 비율에 해당되는 금액을 신청인(유한양행)이 국민건강보험공단에 환급하는 방식이다. 총액제한형은 약제의 연간 청구액이 미리 정해 놓은 연간지출액을 초과할 경우 초과분의 일정 비율을 신청인이 건보공단에 환급한다. 유한양행은 내년 1분기 내 국내 적응증 확대를 위해 1차치료제로 허가 변경을 신청할 계획이다. 조건부승인이 아닌 정식 허가가 나올 경우 위험분담금이 사라지거나 대폭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유한양행은 내년 중 렉라자가 1차치료제로 처방이 시작될 경우 단일 품목 연매출 1000억원 이상을 예상한다. 글로벌을 제외한 국내에서만 매년 렉라자 매출 1000억원을 가정하면 오스코텍은 최소 매년 100억원 이상의 로열티를 받게 된다. 사실상 국내에서는 보기 드물게 본업에서 꾸준히 매출을 달성하는 바이오회사로 거듭나게 될 것이란 기대감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