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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성훈, "한국도 일본도 차별… 그냥 편히 살 수 있었으면"
- [조선일보 제공]지난 17일 김포공항에서 만난 종합격투기 선수 추성훈. 지난해 생긴 코의 흉터가 선명하다. 추성훈의 홈페이지(www.judo-saiko.com)에는 'I♡Korea-한국말을 배워보자' 한국어 강좌 코너가 있다. 이 동영상에서 그는 "쥬도는 '유도', 사이코는 '최고'라고 한다. (한국어와 일본어는) 아주 비슷하다"고 했다. 그의 강좌는 2006년12월26일 이후 멈춰 있다. '다음 강좌를 할 계획이 있냐'고 묻자 "하고 싶은 마음은 있는데, 현재는 민감해서…"라고 말끝을 흐렸다. 작년 마지막 날 종합격투기 '야렌노카' 대회가 열린 일본 사이타마 수퍼 아레나. 태극기와 일장기가 붙여진 유도복을 입은 선수가 등장하자 2만5000여 명의 일본 관중들은 일제히 야유를 보냈다. "한국으로 돌아가라"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졌다. 재일교포로 일본에서 태어나 살아왔고 7년 전 일본으로 귀화한 '아키야마 요시히로'였지만 일본인은 그를 '반쪽 일본인' 추성훈으로 몰아쳤다. "한국 사람으로 태어나 일본 국적을 가지게 된 제 운명이라고 생각합니다. 어쩔 수 없죠.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재일교포 4세 종합격투기 선수 아키야마 요시히로, 혹은 추성훈(33). 지난 17일 하루 일정으로 한국에 온 그를 출국 한 시간 전 김포공항에서 만났다. 까만 얼굴에는 지난해 12월 경기 때 생긴 코 흉터 자국보다 피로감이 더 깊이 패인 듯했다. 2006년 일본 선수에게 반칙을 저질렀다는 이유로 1년 넘게 일본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는 그였다. 오히려 이렇게 일본에서 궁지에 몰린 상황이 한·일 관계와 맞물려 한국에서 더 인기를 끄는 요인이 됐다. 한국계 캐나다 격투기 영웅 데니스 강(31)까지 꺾으며 최홍만·윤동식과 함께 스타가 됐지만 한 달이 넘도록 인터뷰 요청을 거절했다. 어렵사리 인터뷰에 응했어도 대화 내내 경계하는 눈빛이 역력했다. 그가 2002년 일본 대표로 부산 아시안게임에 출전해 한국 선수를 꺾고 금메달을 땄을 때 "조국을 메쳤다"고 몰아친 나라도 한국이었기 때문이다. 추성훈이 처음 우리나라에서 화제가 된 때는 1998년이었다. 1974년 재일교포 유도대표로 전국체전에서 우승했던 아버지 추계이(58)씨 영향으로 세 살 때부터 유도를 배운 추성훈은 중·고교 대학시절 일본 전국대회에서 이름을 날렸다. 대학을 졸업한 그에게 일본실업팀의 고액 스카우트 제의가 잇따랐지만 그는 "대한민국 국가대표가 되기 위해" 부산시청 유도팀에 입단했다. "제일교포로 한국 국적이었기 때문에 일본 대표 선발전에는 못 나갔습니다. 국가대표가 돼서 금메달을 따기 위해 한국에 왔던 겁니다." 그런 그에게 심심치 않게 '애국(愛國)'이란 수식어가 따라다녔다. 그러나, 추성훈은 2년7개월 만에 '태극마크' 도전을 거두고 2001년 다시 일본으로 돌아갔다. "'반쪽 한국인'이라고 불이익을 당한다"는 게 이유였다."실력이 아니고 판정 때문에 많이 졌습니다. 국가대표 선발전도 그랬죠. 평소 동료들이나 아는 분들은 저에게 잘 대해줬지만 대회 판정은 달랐습니다. 2001년 아시아선수권에 국가대표 자격으로 나가 우승했지만 2진이 나간 대회였습니다. 그렇게 기분이 좋은 건 아니었습니다. 이후에도 (국내 대회 판정은) 차이가 없었죠."그 후 잠시 잊혀졌던 추성훈은 1년 뒤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에서는 태극기 대신 일장기를 가슴에 달고 나타났다. 유도 인생의 국가대표 꿈을 이루기 위해 일본인으로 귀화했던 것. 그가 81kg급 결승에서 한국 선수를 이기고 금메달을 땄을 때 한국 여론은 그를 '추성훈'이 아닌 '아키야마'로 내몰았다. "그때 가슴이 아팠습니다. 그런 건 아닌데…. '저는 원래 한국 사람이니까 국적에 관계없이 응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했는데…." 함께 인터뷰에 응한 어머니 유은화(54)씨가 말을 이었다. "부산 사람들은 사정을 어느 정도 아니까 응원해주는 사람도 꽤 됐어요. 하지만 한 스포츠신문에서 '조국을 메쳤다'고 나오니까 가슴이 아팠죠. 성훈이는 일본 국적을 가졌지만 한국 사람이니까 응원해줄 걸로 알았는데 (언론이) 그렇게 나왔으니까요."추성훈은 2004년 아테네올림픽 선발전에서 탈락한 뒤 종합격투기 선수로 전향했다. 이유를 묻자 "돈 때문은 아니었다"고 했다. "지도자도 충분히 할 수 있었지만 좋아하는 걸 도전하고 싶었습니다. 나이를 조금 더 먹으면 (선수 생활은) 할 수 없으니까요."유도 선수 출신이지만 타격(打擊) 기술도 강했던 추성훈은 정상급 선수로 급성장했고, 2006년 12월 멜빈 맨호프(32·네덜란드)를 상대로 1회 KO승을 거두고 K1 히어로즈 라이트헤비급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일본으로 귀화는 했지만 한국에서 종합격투기 대회가 열리면 외국팀이 아니라 한국팀으로 출전했다. "저는 이제 한국 사람이 아니에요. 일본으로 바꿨습니다. 하지만 제 몸에 흐르고 있는 것은 한국의 피입니다"라는 말을 하기도 했다. 한국에서는 '추성훈'으로 일본에서는 '아키야마'로 동시에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하지만 한·일 양쪽에서 함께 환영 받는 시간은 짧았다. 2006년 12월 일본 격투기 영웅 사쿠라바 가즈시(40)를 꺾었을 때 몸에 로션을 바르고 출전했다는 이유로 무기한 출장정지를 받았다. 일본 언론은 한국 혈통을 문제 삼아, "앞으로 경기에 출전할 때 계속 추성훈이라는 이름을 쓸 것인가?"라는 노골적인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기자는 "당신에게 '누루누루 야로(미끄러운 놈)' '반칙의 유도왕' '흑마왕' '사탄(satan·악마)'이라는 별명이 붙은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추성훈은 답하지 않고 한동안 기자 눈을 빤히 쳐다봤다. "(기분은) 좋지 않죠. 제 스스로 붙인 별명도 아니고…. 관중 가운데 저를 응원하는 사람이 단 몇 명이라도 있다면, 그들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는 좋은 모습을 보이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작년 마지막 날 일본 복귀 무대에서 추성훈은 미사키 가즈오(32)에게 코뼈가 부러지는 패배를 당했다. 미사키는 피를 흘리며 퇴장하는 그의 뒤통수에 대고 "일본은 강하다"는 노골적인 발언을 하기도 했다. 당시 미사키가 무릎과 양손이 땅에 닿아있는 추성훈의 얼굴을 발로 때려 '사커킥' 반칙 논란이 일었다. 결국 협회에서 반칙으로 인정돼 무효 경기 처리가 됐지만, 추성훈은 경기 후 한동안 항의하지 않았다. "그전 경기 때 반칙 의혹이 나왔잖아요. '너도 반칙했는데 반칙패 당했다고 왜 뭐라 하느냐' 이런 말이 나올 것 같아서…." 꿈에 대해서 묻자, "한 경기 한 경기 격투기 선수로서 최선을 다하는 게 목표입니다. 일단 미사키 선수와 재경기를 가진 후에 새로운 목표를 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보다 장기적인 목표가 뭐냐고 질문하자 한동안 고민하던 그가 입을 열었다. "그냥… 편안하게 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 (전문)이명박 당선자 내외신 기자회견
- [이데일리 이종석기자]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는 20일 프레스센터에서 당선 후 첫 내외신 기자회견을 갖고 앞으로의 정책 포부와 방향을 밝혔다.다음은 이 당선자의 기자회견 전문.<화합 속의 변화를 통해 희망의 시대를 열겠습니다.>국민 여러분!감사합니다.존경합니다.저는 오늘 17대 대통령 당선자로서 국민 여러분과 대한민국의 부름을 받았습니다.무한한 책임감과 한없는 감사함으로 이 부름에 응하고자 합니다.저는 이번 선거를 통해 국민의 위대함을 다시 한 번 깨달았습니다.국민은 이미 미래로 나가 있는데 정치권은 과거에 머물러 있었습니다.미래를 선택하신 국민들에게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아울러 늘 조국을 염려하며 성원해 주신 해외동포 여러분께도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이제 선거는 끝났습니다.선거가 아무리 치열하고 격렬했다 하더라도, 분명한 사실은 우리 모두가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점입니다.우리 모두는 조국의 밝은 미래를 염원한다는 점에서 하나입니다.새해는 건국 60주년이 됩니다.지난 60년 대한민국은 발전의 역사를 써왔습니다.분단과 전쟁의 아픔을 겪으면서도 나라를 세우고 지켰습니다.허리띠를 졸라매며 세계 역사상 가장 빠른 시간에 산업화를 이루었습니다.수많은 희생을 감내하며 민주화를 성공시켰습니다.이제는 건국과 산업화 민주화를 넘어 선진화로 가야 합니다.이것이 바로 이명박 정부에 대한 시대의 요구입니다.위대한 대한민국의 시대를 열어야 합니다.경제의 선진화와 삶의 질의 선진화가 함께 가는 시대를 열어야 합니다.성장의 혜택이 서민과 중산층에게 돌아가는 신발전체제를 열어야 합니다.존경하는 국민 여러분!이명박 정부는 ‘화합 속의 변화’를 추구할 것입니다.분노와 증오와 거짓의 정치로 우리 사회를 선진화할 수 없습니다.긍정의 정치를 통해 선량함과 품격이 돋보이는 사회로 나아가야 합니다.저부터 마음의 응어리가 있다면 풀겠습니다.저부터 겸손해지겠습니다.여야는 서로 적이 아니고 필요한 반대자입니다.확고한 화합이 변화를 가능하게 하는 조건입니다.변화는 우리 시대의 산소입니다.변화 없이는 선진화도 신발전도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국운 상승의 새로운 변화를 일구어내야 합니다.미래를 향한 긍정적 기운이 온 사회에 펼쳐지도록 해야 합니다.국민들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해야 합니다.발전을 향한 국민들의 에너지를 한 곳으로 모아야 합니다.변화는 기본으로 돌아가는 것에서 출발해야 합니다.무엇보다 먼저, 기초질서와 법질서를 바로 세우겠습니다.국민들은 이념이 아니라 실용을 선택하셨습니다.효율과 쇄신으로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높이겠습니다.국정이 안정되도록 현 정부와 의논하여 순조로운 국정이양을 이루겠습니다.공직사회는 흔들림 없이 맡은 바 책무를 다해주시기 바랍니다.존경하는 국민 여러분!이명박 정부는 창의를 바탕으로 새로운 발전 동력을 만들어낼 것입니다. 기업들이 마음 놓고 투자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겠습니다.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어 일자리를 많이 만들겠습니다.지방경제와 중소기업, 자영업자들이 되살아나도록 하겠습니다.이명박 정부는 초기부터 이에 특별한 관심을 가질 것입니다.대한민국에 산다는 것이 행복하도록 만들겠습니다.고령화시대를 맞아 태어나면서부터 노후까지 인생의 매 단계에서 삶의 질을 풍요롭게 해야 합니다.가족, 보육, 교육, 일자리, 문화, 복지가 어우러져 자기 개발과 자아 실현의 기회가 넘쳐나는 나라를 만들어야 합니다.삶의 질의 선진화는 곧 삶이 행복한 나라를 만드는 것입니다.존경하는 국민 여러분!이명박 정부는 대한민국을 ‘글로벌 코리아’로 만들 것입니다.세계를 무대로 뛰고 세계로부터 인정받는 국가가 되어야 합니다. 위대한 세계를 만들어야 위대한 대한민국이 있습니다.문명사적 전환기의 세계질서에서 보편적 가치에 충실해야 합니다. 다원적 국제관계 속에서 활발하고 지혜로운 외교를 통해 우리의 국익과 인류의 이익을 일치시킬 수 있어야 합니다.튼튼한 안보를 통해 전쟁을 막고 평화를 지키겠습니다.‘핵 없는 한반도 평화 시대’를 반드시 열겠습니다.북한이 핵을 포기하는 것이 북한도 발전하는 길입니다.한반도 비핵화를 통해 남북은 새로운 협력의 시대를 열 수 있습니다.‘공존을 통한 평화’의 길로 가는 것이 바로 미래의 평화통일을 보장하는 길입니다.앞으로 아시아 외교를 적극적으로 펼쳐 나가겠습니다.한미동맹도 신뢰를 바탕으로 공동의 가치와 평화를 새롭게 다지겠습니다.존경하는 국민 여러분!복합적 도전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우리는 과거와 잡았던 손을 풀고 미래와 손을 잡아야 합니다.이 징검다리에서 시대는 저에게 창조와 실용의 리더십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열정과 활력이 넘치게 하겠습니다.겸손한 자세로 국민의 말씀을 경청하고 민주적 설득의 미덕을 보이겠습니다.결단력과 추진력이 있는 리더십을 발휘하겠습니다.국민의 눈물을 닦아주고, 희망을 함께 나누는 국민성공시대를 열겠습니다.저는 압도적으로 지지해 주신 국민의 뜻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습니다.국민과의 약속을 반드시 실천하는 대통령이 되겠습니다.국민 여러분을 섬기겠습니다.경제를 꼭 살리겠습니다.국민통합을 이루겠습니다.온 힘을 다해 일하겠습니다.감사합니다.▶ 관련기사 ◀☞부시, 이명박 당선자에 ''관계 정상화'' 강조할 듯☞`불도저 리` 당선 확실시..외신 일제히 타전(상보)☞이명박 당선자의 숨가빴던 4시간
- (펀드투자)동남아 투자로 포트폴리오 분산
- [이데일리 이진철기자] 이머징시장 중에서도 상대적으로 높은 경제 성장이 예상되면서 한국과 중국의 주식시장과 낮은 상관관계를 보이고 있는 동남아시아 주식시장에 투자하는 펀드상품이 나왔다. 푸르덴셜자산운용은 14일 개인 및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동남아시아 주식에 투자하는 `푸르덴셜 동남아시아주식펀드`를 푸르덴셜투자증권을 통해 판매한다고 밝혔다. `푸르덴셜 동남아시아주식펀드`는 동남아시아 주식시장에 상장된 주식 및 동남아시아 국가의 기업이 발행한 주식에 주로 투자한다. 주요 투자국은 싱가폴, 말레이시아, 태국, 인도네시아, 필리핀, 베트남 등이다. 동남아시아의 원자재 및 천연자원은 경제성장의 한 축으로 자리잡고 있으며, 국내외 정치상황도 점차 안정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또한, 동남아시아는 기업재무여건 개선을 통한 민간투자확대 및 활발한 M&A활동, 전체 인구의 30%가 15세 미만으로 거대한 유년 인구층 보유 등으로 향후 높은 성장이 예상된다. 푸르덴셜측은 "한국 및 중국 주식시장과 낮은 상관관계를 갖는 동남아시아 주식시장에 투자해 매력적인 글로벌 분산투자 기회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푸르덴셜 동남아시아주식펀드`는 현지와 접해있으면서 네트워크와 국제적 전문성을 지닌 UOB자산운용이 위탁 운용한다. UOB자산운용은 지난 96년 이후 국내외 시장 및 글로벌 섹터펀드에서 약 185억 달러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다. `푸르덴셜 동남아시아주식펀드`는 모자펀드 구조로 모펀드 기준가격은 미국달러화로 표시된다. 자펀드는 모펀드 표시통화인 미국달러화에 대해 환헤지를 하는 펀드와 하지 않는 펀드 두 종류가 있으며, 두 펀드간 전환이 가능해 환율시장 여건에 따른 선택폭이 다양하다. 다만, 미국달러화에 대해 환헷지를 하는 펀드의 경우에도 동남아 각국의 통화와 미국달러화간에 환헷지는 이뤄지지 않는다. 이창훈 푸르덴셜자산운용 대표는 "동남아 시장은 선진국 대비 2배 이상의 고속 성장과 값싼 노동력으로 아시아의 제조국으로 부상하고 있는 매력적인 시장"이라며며 "그동안 높은 수익성을 보였던 차이나펀드의 대체 수단으로 아시아의 높은 성장 가능성에 투자하는 펀드로 개발됐다"고 밝혔다. 이 상품은 최저 가입금액 제한이 없으며 적립식도 가능하다. A클래스가 선취판매수수료 1.4%에 연간보수 1.5%, C클래스의 연간보수는 2.90%, 온라인전용인 Ce클래스는 2.33%이다.
- [사커in]2007 잉글랜드와 93 한국대표, 그리고 제 3의 힘
- ▲ 잉글랜드 대표팀의 주력 선수 제라드 [로이터/뉴시스][이데일리 SPN 김삼우기자] 유로 2008(2008년 유럽축구선수권대회) 예선을 치르고 있는 2007년의 잉글랜드 대표팀과 94년 미국 월드컵 본선 티켓을 획득한 93년 한국 대표팀의 상황이 흡사하다. 본선 진출이 좌절되기 직전 ‘제 3의 힘’으로 기사회생하는 형국이 그렇다. 잉글랜드와 한국을 수렁에서 끌어올리는 골이 똑같이 경기 종료직전 인저리 타임 때 터졌다는 점도 공교롭다. 지난 18일 잉글랜드의 스티브 맥클라렌 감독은 대표팀 숙소에서 코칭스태프와 함께 러시아와 이스라엘의 유로 2008 E조 예선 경기를 TV 중계로 지켜보고 있었다. 마치 그들의 경기인 것처럼 초조하고 긴장된 분위기였다.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열린 이날 경기 결과에 따라 잉글랜드의 운명이 결정될 수 있기 때문이었다. 러시아가 이기면 잉글랜드의 유로 2008 본선 진출이 사실상 좌절되는 반면 반대의 경우 그들이 본선 티켓을 획득할 확률이 높아진다. 한마음으로 이스라엘을 응원할 수밖에 없었다. 경기 시작 10분 만에 이스라엘이 선제골을 터뜨리자 일제히 환호성을 터뜨렸지만 후반 16분 러시아가 동점골을 뽑자 또 그들은 다같이 긴 한숨을 토해냈다. 명장 거스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러시아가 경기도 지배, 그들의 희망은 날아가는 듯했다. 러시아와 이스라엘이 비겨도 러시아는 6승4무1패(승점 22)를 기록, 잉글랜드(7승2무2패, 승점 23)에 뒤지지만 조 최약체 안도라와의 예선 최종전에서 승점 3점 추가를 자신할 수 있는 반면 조 선두 크로아티아와 최종전을 벌이는 잉글랜드로선 승점 3점을 보태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후반 인저리 타임 2분께 기적이 일어났다. 이스라엘이 교체로 투입한 오메르 골란이 순식간에 골키퍼와 1대1로 맞서는 결정적인 찬스를 만든 뒤 그대로 러시아 골네트를 흔들었다. 러시아로선 더 이상 승부를 뒤집을 시간이 없었다. 결과는 결국 이스라엘의 2-1 승리. 골란의 결승골이 터지는 순간 맥클라렌 감독을 비롯, 잉글랜드 코칭스태프가 뛸 듯이 기뻐한 것은 물론이다. 이제는 러시아가 아닌 그들이 본선 문턱에 더 가까이 다가갔다. 잉글랜드는 크로아티아와 비기기만 해도 자력으로 본선 진출을 이룰 수 있는 입장이 됐다. 러시아가 안도라를 꺾고 잉글랜드가 크로아티아와 비기면 양 팀이 승점에서 동률을 이루지만 러시아와 상대전적 골득실(홈 3-0승, 원정 1-2패)에서 앞서기 때문이다. 경기 후 이스라엘은 물론 잉글랜드 축구계의 영웅으로 떠오른 선수는 결승골이자 그의 A매치 데뷔골을 터뜨린 오메르 골란이었다. 이스라엘 언론이 나서서 ‘잉글랜드의 왕’이라고 표현하며 잉글랜드 축구계가 더 감사해야 할 인물로 지목하고 있다. 이스라엘 현지 언론에 따르면 한 잉글랜드 사업가는 러시아를 꺾는 결승골을 넣은 이스라엘 선수에게 벤츠 승용차를 희사하겠다는 뜻을 밝혔을 정도였다. 하지만 이스라엘 축구협회는 잉글랜드전 골의 대가로 이런 선물을 받는 것은 스포츠맨십의 범주를 벗어나는 것으로 간주, 불허 방침을 밝히고 있어 실제 골란이 벤츠를 받기는 힘들 전망이다. 골란 또한 “나의 조국을 위해 첫 골을 넣었다는 게 가장 의미가 있다”며 “벤츠는 신경 쓰지 않는다”고 웃어 넘기고 있다. 2007년 잉글랜드 대표팀에 이스라엘의 골란이 있다면 93년 한국 대표팀에는 이라크의 자파르가 있었다. 당시 김호 감독(현 대전 감독)이 사령탑을 맡고 있던 한국 대표팀은 93년 10월28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94 미국 월드컵 아시아 최종 예선 북한과의 최종전을 앞두고 지금의 잉글랜드와 비슷한 처지였다. 한국은 6개국 풀 리그에서 1승2무1패(승점 4 골득실 +2)로 일본(2승1무1패, 승점 5, 골득실 +3), 사우디아라비아(1승3무, 승점 5, 골득실+1)에 이어 3위에 머물고 있었다.(당시 승점 계산 방식은 이기면 2점, 비기면 1점) 아시아에 본선 티켓이 2장밖에 배정되지 않던 때였기 때문에 한국은 북한을 2골차 이상 이기고, 일본과 사우디 중 한나라가 비기거나 지기를 기원해야 하는 처지였다. 한국은 후반 고정운 황선홍 하석주의 연속골로 결국 북한을 3-0으로 완파, 필요조건은 채웠지만 경기 종료휘슬이 울리고도 웃을 수 없었다. 충분조건, 즉 다른 팀의 경기 결과를 기다려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라운드를 빠져나오던 순간 선수들은 일제히 환호성을 올릴 수 있었다. 이라크가 막판까지 일본에 1-2로 끌려가다 인저리타임에 자파르가 동점골을 작렬, 극적인 월드컵 본선 진출이 이뤄졌다는 사실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도하의 기적’이라고 요즘도 회자되는 그 순간이었다. 이라크의 자파르는 단박에 한국 축구의 영웅으로 부상했다. 잉글랜드가 이스라엘의 골란에게 보내는 감사 이상의 고마움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자파르는 이날 밤 한국 선수단 숙소를 찾아와 자신이 동점골을 넣은 주인공이라고 자랑하며 유니폼, 축구화 등을 얻어갔다. 대회가 끝난 뒤에는 한국 축구를 살린 구세주로 한국에 초청돼 뜨거운 환대까지 받았다. 여기까지는 2007년의 잉글랜드와 93년의 한국은 비슷하다. 하지만 아직은 다른 점이 있다. 한국은 월드컵 본선 진출이라는 방점을 찍었지만 잉글랜드는 유로 2008 본선 티켓을 완전히 손에 쥐지 못했다. 오는 22일 크로아티아전에서 적어도 비겨야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 마음을 놓을 수도 없다. 스트라이커 웨인 루니, 마이클 오언과 수비수 존 테리가 부상, 수비수 리오 퍼디낸드는 경고 누적으로 크로아티아전에 출전할 수 없는 형편이다. 20일 잉글랜드의 현지 언론은 존 테리가 출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하고 있으나 최고의 전력을 구성해야 하는 맥클라렌 감독으로선 불안한 마음을 떨치기 힘들다. 승부의 세계에서 운이 최후의 순간을 장식해 줄 수도 있지만 기대치 않은 운에 자신의 노력을 더해야 하는 경우가 더 많다. ‘축구 종주국’ 잉글랜드가 지금 그런 상황에 있다. ▶ 관련기사 ◀☞[EPL 리포트] 잉글랜드 차기 사령탑은 앨런 시어러 또는 코펠?☞히딩크- 맥클라렌, 최후의 승자는?☞[사커in]K리그 외국 감독 강세, 국내 지도자들 긴장해야☞[사커in]잉글랜드 대표팀과 한국 대표팀은 세계화의 희생양?☞극명하게 엇갈리는 히딩크, 맥클라렌 감독의 명암
- [新 복고시대]촌스러운 것? NO~! 영화, 레트로의 유혹에 빠지다
- ▲ 영화 '모던보이'[이데일리 SPN 박미애기자] 복고바람은 이제 스타들의 패션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가요계를 강타한 데 이어, 연예계 전반에 걸쳐 '복고'가 핵심 키워드로 각광받고 있다. 영화 역시 예외는 아니다. 복고하면 촌스럽다는 것도 옛말이다. 오히려 복고는 과거의 것, 경험했던 것을 뜻한다는 점에서 익숙하고 친숙한 느낌을 준다. 동시에 과거에 대한 그리움, 향수도 자극한다. ‘레트로’(복고) 열풍이 영화계마저 접수할 수 있었던 건 바로 이 때문이다. 과거에 대한 그리움, 향수에 지금의 충무로는 큰 매력을 느끼고 있다. 영화 ‘모던보이’(감독 정지우)는 1930년대 경성을 배경으로 모던보이와 모던걸의 연애담을 그린 작품. 박해일과 김혜수가 남녀주인공을 맡았으며 내년 상반기 관객과 만난다. 남자주인공이 자신을 배신하고 사라진 여자주인공을 찾아나서는 이야기로 극적인 사건과 모험으로 단순한 연애담과는 차별을 둔다. 영화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감독 김지운, 이하 ‘놈놈놈’)은 1900년대 만주 벌판을 배경으로 한국판 웨스턴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선보인다는 점에서 벌써부터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특히 송강호, 이병헌, 정우성 등 굵직한 톱스타들의 출연으로도 크나큰 화제를 낳고 있다. ‘모던보이’와 마찬가지로 내년 상반기에 개봉할 예정이며 조국을 떠나 이국땅에서 살인청부업자, 열차강도, 현상금 사냥꾼으로 살아가는 남자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 영화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영화 ‘라듸오 데이즈’(감독 하기호)는 1930년대 우리나라 최초의 라디오 방송국이었던 경성 방송국을 소재로 스크린을 노크하고 나선 복고 대열에 가세했다. 류승범, 김사랑, 이종혁, 김뢰하 등이 출연하며 이들이 엉겁결에 모여 방송을 시작하게 되는 이야기가 코믹하게 그려진다. 영화 '라듸오 데이즈'는 12월 개봉을 앞두고 있다. 영화 ‘스카우트’(감독 김현석)는 비교적 가까운 '과거'의 일을 영화의 소재로 삼고 있다. 1980년 광주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이 영화는 광주일고 3학년 시절 괴물 투수로 떠오른 선동열을 영입하려는 스카우트 해프닝을 그린 작품이다. 임창정, 엄지원, 백일섭 등이 출연하며 11월14일 개봉한다. 영화 ‘원스 어폰 어 타임’(감독 정용기)도 실존했던 천억 원의 다이아몬드 ‘동방의 빛’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코믹 활극으로 일제시대 말을 배경으로 한다. 박용우와 이보영이 남녀주인공에 캐스팅됐으며 내년 상반기 관객을 찾아간다. 각각의 영화들이 바탕으로 하고 있는 시대나 공간적인 배경이 현재와 큰 차이를 보이는 만큼 영화 곳곳에 과거의 시대상을 고스란히 반영하는 상징적인 소품이나 패션 등도 큰 볼거리가 될 전망이다. ▲ 영화 '라듸오 데이즈'▶ 관련기사 ◀☞[新 복고시대]반짝이 의상, 뽀글이 퍼머...추억의 사운드와 만나 빛을 내다☞[新 복고시대]'추억'을 파는 연예계...'8090' 핵심코드로 부상 ▶ 주요기사 ◀☞이요원 다시 '권상우의 여인'... '못된 사랑' 출연 구두 합의☞'태사기'-'로비스트', 축구 올림픽 예선에 시청률 답보☞박철 "이혼 사유, 시간 지나면 밝혀질 것"☞'2년만의 컴백' 김현주 "결혼설에 황당...지금의 나에겐 일이 우선"☞밀라 요보비치, 이미연, 박진희...18일 우먼파워 대격돌
- 직영점에서 모든 준비후, 프랜차이즈 사업 펼쳐
- [이데일리 EnterFn 강동완기자] “대부분의 프랜차이즈는 여러 가지 브랜드를 갖고 가맹점을 모집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하나라도 소홀하면 전체가 무너진다는 생각을 가져야합니다.” 일본현지에서 돌솥비빔밥등 7개의 브랜드를 갖고 있는 주식회사 토탈프로시스템(TPS) 대표 나가타 카즈야 대표(42). 나가타 사장은 1996년 2월부터 일본 후쿠오카에서 외식전문컨설턴트로 99년 4월 고기 전문식당에서 단품메뉴로 돌솥비빔밥을 도입을 시작으로 프랜차이즈사업에 진출, 현재 7개브랜드를 유지하고 있는 외식업체이다. 외식사업의 중요성에 대해 나가타 대표는 “무엇보다 안전한 식자재 공급이 중요하다”며 “이외에도 직영점이 많으면 먼저 겪은 시행착오를 수정해서 가맹점에 공급할 수 있기 때문에 점주들의 불만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즉 직영점에서 모든 것을 준비한후 프랜차이즈로 늘려나간다는 나가타 대표는 “직영점과 가맹점을 50대50비율로 유지하고 있다”며 “처음에는 완성시간이 오래 걸렸지만 노하우가 쌓이면서 쉬워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런과정에서 나가타 대표는 “중앙통제시스템도 구축할수 있고, 기본컨셉속에서 응용을 함으로써 물류시스템등의 인프라는 자연스럽게 구축할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음식박람회 참여하게 된 동기로 나가타 대표는 “한국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며 “일본속에 한국인들이 조국에 돌아가서 외식사업을 하고 싶은 경우가 많이 있어 이를 적극활용할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즉, 일본 TPS에서 아르바이트로 일하거나 정식 직원으로 근무하던 사람들이 한국에 돌아가서 TPS를 운영하면 적극 도울 계획이라는 것. TPS는 7개 브랜드로 돌솥비빔밥, 한명동(한국식 냉면), 배고파(한국 가정식백반), 쥬데쯔(짬뽕), 텐꼬우(일식 우동+스시), 가와쇼(메밀국수), 차큐(디저트) 로 구성되어 있으며, 돌솥비빔밥의 ‘안녕’이라는 브랜드(직영 31, 가맹 30)와 ‘배고파’만 가맹점을 받고 있으며 나머지 5개 브랜드는 직영점으로 운영중에 있다. TPS의 정사원은 현재 70여명이 근무하고 있으며 파트타임 사원은 2,000명에 이르며, 고객은 전체의 80%가 여성이며 연령대는 20대 초에서 50대까지 다양하다.
- 동방신기, 브라운아이드걸스...'젊어진 사극, OST도 변한다'
- ▲ SBS '왕과나', MBC '태왕사신기', KBS 1TV '대조영'(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이데일리 SPN 유숙기자] 한층 젊어진 TV 사극이 OST도 새 옷으로 갈아입었다. 주연 배우들을 신세대 배우로 전격 기용하며 젊은 피를 수혈한 역사 드라마 OST를 신세대 가수들이 도맡아 부르고 있다. 곡의 분위기도 기존 사극에서 흔히 쓰이던 민요풍에서 벗어나 새로워졌다. 배용준 주연의 화제작 MBC 드라마 ‘태왕사신기’는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아이들 그룹 동방신기가 주제곡을 불렀다. 동방신기가 부른 ‘천년연가’는 일본의 유명 애니메이션 ‘이웃집 토토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하울의 움직이는 성'의 음악감독으로 유명한 히사이시 조가 작곡한 곡으로 웅장한 느낌을 담고 있다. ‘태왕사신기’는 일본 및 여러 중화권 국가에서 방영될 예정이기 때문에 한류 톱스타인 배용준과 동방신기의 인기로 아시아 시청자들을 사로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SBS 대하사극 ‘왕과 나’는 최근 엔딩곡을 바꿨다. 새 엔딩곡 ‘비소유’는 민요풍이 아닌 발라드 곡으로 드라마에 엔딩곡으로 쓰이자마자 팬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비소유’는 신세대 인기그룹 브라운 아이드 걸스의 제아와 가인, SBS ‘영재프로젝트’ 출신인 신인가수 김메이다니가 불러 10~20대 시청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 9월부터 방영돼 석 달 전 이미 OST가 발매된 KBS 1TV ‘대조영’에도 역시 젊은 층에 인기가 좋은 가수 박효신과 브라운 아이드 걸스의 나르샤가 참여했다. 박효신이 부른 메인곡 ‘애상’은 대조영의 조국에 대한 아픔, 이루지 못한 사랑 등을 표현한 애절한 발라드. 인기 작곡가 박해운과 작사가 강은경의 공동 작품이다. 나르샤가 부른 ‘그대만 모르죠’는 대조영의 연인 초린의 슬픈 사랑을 담은 테마곡으로 기존 사극 OST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를 내고 있다. 이처럼 역사 드라마들이 고루한 느낌의 음악을 뒤로 하고 신세대 취향의 음악을 도입하면서 시청층 역시 넓어지고 있다. ▶ 관련기사 ◀☞동방신기, '태사기' 주제가 부른다▶ 주요기사 ◀☞'공식 연인' 박지윤-최동석 아나, 가을개편 가이드서 첫 동반 출연☞[PIFF 피플] 슈주 김기범 “모든 사람에게 인정받는 배우 되고파”☞블록버스터 격돌...'태사기' 30대 여성, '로비스트' 40대 여성에 인기☞샤크라 출신 이은, 연예인 최초 쇼핑몰 중국 확장☞고래 싸움에 등 터진 '사육신', 2000년 이후 첫 1%대 수목극 '불명예'
- 盧 대통령, 환송식 끝으로 평양 일정 마무리
- (평양=공동취재단) 노무현 대통령은 4일 오후 평양 인민문화궁전 앞길에서 열린 공식 환송식에 참석한 것을 끝으로 2박3일간의 방북일정을 마무리했다. 환송식은 이틀 전 4.25 문화회관에서 열린 환영식에 비해 다소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6분 남짓 진행됐다.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환영식에 이어 이날 환송식에도 참석,노 대통령을 배웅했다. 이날 오후 4시50분쯤 인민문화궁전 앞길에 도착한 노 대통령 내외는 승용차에서 내린 뒤 식수행사를 마치고 함께 도착한 김 상임위원장과 나란히 최태복 최고인민회의 의장,김영일 내각 총리,박순희 여맹 위원장 등 북측의 당.정.군 고위인사 10여명과 권오규 경제부총리,이재정 통일부장관,김만복 국정원장 등 남측 수행원 10여명과 차례로 악수를 나눴다. 이어 노 대통령 내외는 한복을 차려입은 북측 여성 2명에게 꽃다발을 건네받고 환한 얼굴로 함께 기념촬영을 한 뒤 50m 남짓 도로를 걸어가며 미리 기다리고 있던 평양 시민들의 환호와 `우리의 소원은 통일`, `통일아리랑`, `조선은 하나다` 등을 연주하는 여성 취주악대에 손을 흔들며 화답했다. 노 대통령이 다시 승용차에 올라타 개성-평양 고속도로 입구에 있는 조국통일 3대헌장 기념탑 쪽으로 이동하자 시민들은 진달래꽃 형상의 꽃다발을 흔들며 `조국통일` `환송` `만세~`를 외쳤다. 16대의 오토바이로 구성된 북측의 호위단은 V자 형태로 환송식 구간을 운행했고, 3대헌장 기념탑에 도착하자 헤드라이트를 반짝이며 노 대통령 일행의 무사귀환을 기원하며 돌아갔다. 이날 학생과 근로자 등 환송단은 다소 따가운 햇살 속에서 오후 1시30분부터 노 대통령 일행을 기다렸으나 환송 오찬 행사가 길어져 당초 예정보다 늦어진 오후 4시50분께 인민문화궁전 앞에 도착해 3시간20여분을 기다렸다.▶ 관련기사 ◀☞내일 임시국무회의..정상회담 후속대책 논의☞김정일 위원장, `건강 문제 없다` 다시 언급☞(이모저모)정몽구 회장, 北 평화자동차에 큰 관심
- 盧대통령, 20분간 평양 오픈카 퍼레이드
- (평양 = 공동취재단) 노무현 대통령은 2일 오전 11시40분께 평양시내 인민문화궁전 앞에 도착,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의 영접을 받았다. 노 대통령과 김 상임위원장은 미리 대기하고 있던 오픈 카에 나란히 올라 인사를 나눈뒤 11시42분쯤 공식환영식이 열릴 4·25문화회관 쪽으로 평양 시민들의 열렬한 환영을 받으며 카퍼레이드를 벌였다. 노 대통령은 김 상임위원장과 오픈 카에 선채로 서로 얘기를 나누며 환영 인파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카퍼레이드는 평양시 중구역 인민문화궁전 앞에서 평양시 대성구역 4·25 문화회관까지 6㎞에 걸친 왕복 6차선 도로에서 20분 남짓 이뤄졌다. 노 대통령과 김 상임위원장은 카 퍼레이드를 하는 동안 평양 시내의 건물과 지리, 최근 날씨 등을 화제로 담소를 나눴다고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연도에는 평양 시민 수십만명이 진달래 형상의 분홍색과 자주색, 붉은색 꽃다발을 흔들며 반가운 표정으로 "만세", "조국통일", "환영"이라는 함성과 함께 노 대통령 일행을 맞았다. 일부 여성들은 "만세"를 외치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카퍼레이드 도중 대학생 수백명으로 이뤄진 소고(작은북)단을 비롯해 중학생 취주악단, 여성 청년 취주악단, 초등학생 취주악단 등이 곳곳에서 연주를 하며 환영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방송선전용 차량에서는 노 대통령이 인민문화궁전 앞에 도착할 즈음부터 "통일아리랑", "반갑습니다" 등의 노래를 계속 내보내기 시작했다.일부 높은 건물 옥상에는 북측 취재진이 카퍼레이드 장면을 촬영하기도 했다. 카퍼레이드 행렬은 보통문을 지나 오전 11시50분쯤 종로네거리에서 좌회전 한뒤 만수대의사당과 아동백화점, 김일성 주석의 동상이 있는 만수동산, 모란봉 공원, 천리마 동상, 지하철 개선역을 거쳐 11시57분쯤 개선문을 통과했다.이어 한국전 당시 중국군의 참전을 기념하는 우의탑과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는 영원히 우리와 함께 계신다`라고 적힌 영생탑 앞길을 지나 4·25문화회관 앞에 도착했다.북측 관계자는 "시민들이 진심으로 노 대통령 일행을 환영하고 있다"면서 "평양 시내에서 남북이 카퍼레이드를 벌인 건 `역사적 사변`"이라고 말했다.이 관계자는 "정말 좋은 일이며 좋은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또 다른 관계자는 "외국 정상이 평양 시내에서 환영식 행사를 갖고 카퍼레이드를 벌이는 것은 아주 드문 일"이라며 "육로 방북이 이뤄졌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이날 환영식과 카퍼레이드 행사에는 남·북측 기자단이 각각 2대의 오픈 카에 나눠타고 취재를 벌였다.남측 기자단이 탑승한 오픈 카 운전석 옆에는 고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지난 50∼60년대 이용했던 `무개차`라는 표식이 붙어 있었다. 또 러시아·중국·미국 등 평양 주재 외신기자들도 노 대통령 일행의 평양 방문 모습을 카메라에 담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평양 시내는 다소 흐린 날씨에 간간히 햇빛이 내비쳤다.▶ 관련기사 ◀☞盧대통령 평양 도착..김정일 위원장 영접☞김정일 국방위원장, 盧대통령 '깜짝 영접'(상보)☞김정일 위원장, 노대통령 영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