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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이아·롤렉스·버킨백…버려지는 분실물 싸게 사는 법
-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고물가 속에 잃어버린 수하물을 되파는 중고 물품 상점이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21일(현지시간) CNBC는 미국 앨라배마에 잃어버린 수하물을 모아 되파는 언클레임드 배기지(Unclaimed Baggage)를 소개했다. 이 중고 물품점은 1970년도에 문을 열어 반세기 넘게 대대로 사업을 이어오고 있다.분실 수하물 속 발견한 가장 값비싼 물건 상위 10위(자료=언클레임드 배기지)언클레임드 배기지가 지난 1일 발간한 ‘미수령 수하물 발견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에 분실 수하물로 발견된 가장 비싼 제품은 14캐럿 다이아몬드 반지였다. 감정가는 약 3만7050달러에 달했다.이어 에르메스 버킨백 25 로즈 아잘리 스위프트 토트(감정가 2만3500달러), 까르띠에 팬더 시계(감정가 2만64500달러), 루이비통 나이키 에어포스원 운동화(감정가 1만2000달러), 지방시 실크 가운(감정가 9990달러) 등이 상위권에 올랐다.작년에 분실 수하물 중 가장 흥미로운 물건 목록에는 살아 있는 뱀 2마리와 13피트 높이의 높이뛰기 장대, 롤렉스 시계, 중세 전투 갑옷 조끼, 장례식 관 열쇠, 사슴 두개골, 상어 이빨로 가득찬 항아리, 1980년대 리처드 닉슨 대통령이 서명한 할로윈 카드 등이 꼽혔다.언클레임드 배기지는 분실 및 미수령 가방을 선별하는 작업을 ‘고고학 발굴’에 비유했다. 보고서에서 “기원전 1500년 이집트 유물을 발굴하거나 40.95캐럿의 원석 에메랄드를 발견하는 일 등이 모두 실제로 일어난 일”이라며 “여행 가방과 그 안에 담긴 물건은 전 세계 각지의 실제 인물과 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람들이 넣는 물건을 통해 현재 우리 사회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며 “소니 워크맨은 애플 에어팟 맥스로 콘에어 핫롤러는 다이슨 에어랩 등 패션 트렌드와 대중문화는 확실히 진화해 왔다”고 강조했다.항공 정보 기술 회사 시타(SITA)의 2023 수하물 IT 인사이트 조사에 따르면 승객 1000명당 7.6개의 수하물이 분실 등 잘못 취급된다. 이 가운데 80%는 주인에게 반환되지만, 나머지 13%는 손상 및 도난, 7%는 분실 및 도난 등이다.언클레임드 배기지 홈페이지에 올라온 관련 피드 목록이처럼 결국 주인 품을 떠난 유실 수하물은 일정 기간이 지나면 폐기처분 되는데 언클레임드 배기지 도일 오웬스 초대 회장은 이를 되파는 사업을 고안했다. 현재는 미국 대부분 주요 항공사를 비롯해 호텔, 기차, 렌터카 회사와 계약을 맺고 매주 수만개의 유실물을 들여온다. 이 가운데 3분의 1만 판매하고, 나머지는 기부 및 재활용한다.브라이언 오웬스 최고경영자(CEO)는 CNBC에 “마치 사냥처럼 무엇이 발견될지 모른다는 무한한 가능성에 사람들이 모여들고 있다”며 “매일 매일이 크리스마스 같다”고 전했다.할인율은 품목에 따라 최소 20%에서 최대 80%까지 다양하다. 의류의 할인율은 높은 편이며, 롤렉스 시계와 같은 명품의 할인율은 적은 편이라고 오웬스 CEO는 전했다.혹시 매장에 진열된 상품이 자신의 분실물이라고 주장하는 여행객들이 있지는 않을까. 오웬스 CEO는 “우리가 물건을 확보할 때까지는 꽤 광범위한 수색 과정을 거쳤고, 모든 클레임이 해결된 상태”라며 “보통 90일 정도 걸리는데 혹시 모를 위험 요소는 전부 제거된 상태”라고 강조했다.
- 가면에 숨겨진 부캐를 찾아서…민속박물관, 수험생 대상 교육
-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국립민속박물관은 2024학년도 수학능력시험을 마친 학생들을 위해 수험생 교육을 진행한다. 이번 교육은 한국, 일본, 중국 세 나라의 가면과 가면극을 소개하는 ‘MASK-가면의 일상, 가면극의 이상’과 연계해 12월까지 총 5회 진행될 예정이다.‘Mask-가면의 일상, 가면극의 이상’ 전시(사진=국립민속박물관).이모티콘, 복면가왕의 가면, 할로윈 가면 등 정체를 숨길 수 있는 가면을 쓰면 깊숙이 숨겨둔 속마음을 표현할 수 있다. ‘가면, 나의 부캐를 찾아라!’ 라는 주제로 진행되는 이번 교육은 내가 가지고 있는 다양한 부캐를 찾아보는 시간이다. 가면극의 등장인물이 원하는 것, 하고 싶은 것을 실컷 표현하는 모습에서 차용한 밸런스 게임, 한풀이 상자, 거울 가면 만들기 등의 활동을 진행한다. 중·고등학교 3학년 전환기에 해당하는 수험생 단체가 대상이다. 전화로 신청이 가능하며 자세한 사항은 국립민속박물관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국립민속박물관의 교육 진행 모습(사진=국립민속박물관).
- "캠핑 장비부터 가전, 푸드까지 여기 다 있네"… '고카프' 내달 7일 킨텍스서 개막
- 갬핑·아웃도어·레포츠 전문 박람회 ‘고카프’ 지난 행사 모습. 180여개 국내외 캠핑 브랜드가 참여하는 행사는 다음달 7~9일 경기 고양 킨텍스 2전시장 7홀과 8홀에서 열릴 예정이다. (사진=메쎄이상)[이데일리 이선우 기자] 캠핑·아웃도어·레포츠 전문 박람회인 ‘고카프’(Go CAF)가 다음달 7일부터 9일까지 경기 고양 킨텍스 2전시장 7홀과 8홀에서 열린다. 180여개 국내외 캠핑 용품 제조·유통 기업이 참여하는 국내 최대 규모 캠핑 박람회다. 텐트와 침낭, 렌턴 등 기본 장비뿐 아니라 펫 캠핑, 가전, 푸드 등 다양한 목적과 취향에 맞춘 캠핑 제품을 만나 볼 수 있다. 본격적인 캠핑 시즌을 앞두고 열리는 이번 행사에는 카즈미와 캠빌, 파세코, 캠빌리지, 한스캠핑, 패슬로우, 러그박스, 꾸버스 등 주요 브랜드에서 텐트와 침낭, 렌턴 등 최신 제품을 대거 선보인다. 마이비어, 쏭쭈집, 그리드코리아, 정육기획, 댄싱사이더 등은 ‘잇츠&드링크 페스타’를 통해 캠핑의 맛을 높여줄 다양한 종류의 푸드와 주류, 디저트 등 메뉴를 선보일 예정이다. 고카프의 최고 인기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은 ‘캠핑가전 특별전’은 이번 행사에서도 가장 주목해야 할 코너다. 이동식 TV부터 빔프로젝터, 겨울 캠핑의 필수품 전기 히터, 차량용 캠핑 냉장고 등 멋스럽고 편안한 캠핑을 완성시켜 줄 다양한 용도의 캠핑 가전 제품이 총출동한다.이동식TV, 빔프로젝터, 전기히터, 캠핑 냉장고 등 캠핑용 가전제품을 선보이는 ‘캠핑가전 특별전’ (사진=메쎄이상)LG전자는 이번 행사에 화면과 스탠드, 스피커 등 구성품을 가방 형태의 일체형으로 디자인한 ‘LG 스탠바이어 GO’와 ‘룸앤티비’로 전용 부스를 조성하고 현장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행사 현장에선 5050워크숍, 센트팜, 울프라운치 등 펫 캠핑 용품 기업들이 참여하는 ‘펫캠핑 특별전’, 할로윈 콘셉트의 장식과 파티용품 등을 특별가에 선보이는 ‘할로윈 특별전’도 운영한다.전국 캠핑장 정보도 얻을 수 있다. 행사장 내 캠핑장 홍보관에선 고카프와 제휴를 맺은 전국 캠핑장 정보는 물론 이벤트를 통해 무료 이용의 행운도 얻을 수 있다. 타프, 윈드스크린, 구이바다 등 50여 종의 고가 캠핑 장비를 경품으로 주는 당첨 확률 100% 현장 경품 이벤트도 예정돼 있다. 김묘정 메쎄이상 매니저는 “이번 행사에는 LG전자와 카즈미, 제드코리아, 쿠디, 도그독, 알마센, 어반러쉬, 헬로스, 라이트형제, 캠핑카카스터, 캠핑퍼스트 등 참여 브랜드만 놓고 보면 역대 최대 라인업”이라며 “본격적인 동계 캠핑 시즌을 앞두고 최신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장만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강조했다.고카프 관람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입장료는 성인 1인 기준 1만2000원이다. 행사 개막 하루 전인 다음달 6일까지 홈페이지에서 온라인 사전등록을 하면 30% 할인된 8000원에 입장할 수 있다.
- 日 흥행 수익 100억엔 돌파…'명탐정 코난: 흑철의 어영' 7월 개봉
-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전 세계가 사랑하는 동명의 추리 만화를 영화화한 극장판 명탐정 코난의 2023년 최신작이 개봉한다. 극장판 26기 ‘명탐정 코난: 흑철의 어영’이 7월 국내 개봉을 확정 짓고 론칭 포스터와 론칭 예고편을 전격 공개했다.누적 발행 부수 2.7억 권 돌파, 전 세계가 사랑하는 베스트셀러 원작의 최고 추리 애니메이션 ‘명탐정 코난’의 26번째 극장판인 ‘명탐정 코난: 흑철의 어영’이 오는 7월, 국내 개봉을 확정했다. 오는 6월 23일 개봉하는 스페셜 에피소드 ‘명탐정 코난: 하이바라 아이 이야기~흑철의 미스터리 트레인’에 이어 연이어 개봉 소식에 화제다.‘명탐정 코난: 흑철의 어영’은 인터폴의 최첨단 해양시설 ‘퍼시픽 부이’에서 개발 중인 ‘전연령 인식’ AI 기술을 차지해 코드명 ‘셰리’를 추적하려는 검은 조직과 이에 대항하는 코난, FBI, 공안 경찰의 절체절명 오션 배틀 로열 미스터리를 그린 애니메이션. 부동의 No.1 애니메이션 ‘명탐정 코난’의 26기 극장판인 ‘명탐정 코난: 흑철의 어영’은 지난 4월 14일 일본 개봉 이후, ‘극장판 명탐정 코난’ 시리즈 최초로 일본 흥행 수입 100억 엔을 돌파, 현재 관객 동원 904만 명, 흥행 수입 128억 엔(6월 13일 기준)이라는 놀라운 기록과 함께 시리즈 최고 흥행작으로 등극하는 기염을 토했다. 특히, 평단과 관객들에게 ‘시리즈 중 최고 걸작’, ‘코난 영화 중 베스트’, ‘최고의 코난’ 등 만장일치 호평 세례를 받아 국내 영화 팬들과 원작, 애니메이션 팬들의 뜨거운 기대를 받고 있는 중이다. 국내 개봉을 확정 짓고 공개한 론칭 포스터는 원작자인 아오야마 고쇼가 직접 그린 압도적인 비주얼의 원화 이미지로 시선을 강탈한다. 의식을 잃은 듯 바다로 가라앉고 있는 하이바라 아이와 그를 구하려는 코난, ‘죽지 마, 하이바라’라는 강렬한 카피 문구는 영화에 대한 호기심을 자아낸다. 또한, ‘명탐정 코난: 흑철의 어영’은 ‘명탐정 코난: 순흑의 악몽’ 이후 7년 만에 검은 조직이 등장하는 것으로 론칭 포스터에도 검은 조직이 대거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론칭 예고편 역시 하이바라 아이를 추적하는 검은 조직 베르무트, 진, 워커, 언더커버로 활동하는 아카이 슈이치, 아무로 토오루 등 인기 캐릭터들의 대거 등장 및 베일에 싸여있던 검은 조직의 2인자 럼이 최초로 모습을 드러내 이목을 집중시킨다.지난 2022년 개봉한 25번째 극장판인 ‘명탐정 코난: 할로윈의 신부’에서 차기작 내용이 티징으로 공개되는 쿠키 영상만으로도 영화 팬들을 열광케 했던 ‘명탐정 코난: 흑철의 어영’은 7월 개봉한다.
- 다중밀집 시 인명피해와 군중눌림 피해 예방하려면?
-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2022년 10월 29일 서울 이태원에서 할로윈 행사로 모인 군중들에게 군중눌림에 의한 인명피해가 발생해 온 국민이 슬픔에 잠겨 있다. 많은 군중들이 몰려 생기는 압사 혹은 군중눌림 인명피해는 그간 국내외에서 벌어져 왔음에도 국내에서는 주목을 받지 못한 재난의 형태로서 관련 종사자들도 그 예방과 대응에 익숙하지 못한 것이 현실이라 이에 그 사고 사례와 원리들을 살펴보고 향후 이러한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국민 모두가 어느 정도의 지식과 마음가짐을 갖추고 있으면 한다.사람이 일정공간에 정도 이상으로 많이 있게 되면 주위의 다른 사람에 의한 압력을 받게 되며 이는 벽돌이 위아래로 쌓여져 있을 때 벽돌 하나가 다른 벽돌의 무게에 의해 압력을 받는 것과 비교되며 이 상황을 Crowd Packing이라 한다. 이 상황에서 쌓인 벽돌을 하나씩 내려놓는 것은 몰린 사람들이 조금씩 흩어지고 군중밀도가 감소하는 것으로 비교할 수 있고 이 단계에서 모여드는 군중이 통제되고 확보된 출구로 군중들이 천천히 질서있게 빠져나갈 수 있다면 군중눌림 피해는 이론적으로 예방이 가능하다. 그러나 실제 사례들은 통제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군중들이 밀도가 높은 인파 쪽으로 몰려들기도 하고(Crowd Surge), 경사가 지거나 위아래로 군중들이 포개져서 밀집된 대열이 무너지며 깔리기도 한다(Crowd Collapse). 밀집된 군중들을 어느 정도 높이가 있는 곳에서 내려다보면 파도나 조류와 같은 흐름이 있음을 알게 되는데 이러한 흐름도 막혀서 회오리치거나 불규칙해지면 군중들이 불규칙하게 밀리게 되며 위험해질 수 있고(Crowd Turbulance), 이는 장애물이나 다른 군중 흐름과의 충돌로 야기될 수 있어 관리자는 전반적인 흐름을 파악할 수 있도록 넓은 시야를 확보하고 현장과 그 정보를 공유해야 한다.이러한 군중눌림 피해 예방을 위해서는 높은 군중 밀집도를 예측·감지·방지하는 군중 관리 지침과 과정이 필수적이다. 보통은 행사가 예고, 신청되면 그를 분석하여 적절한 대응관리가 이루어지게 되지만 어떤 경우 자발적인 군중모임이 생기는 경우도 많다.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경기장 내외에서의 밀집된 군중에 대비를 반복해서 하였으나, 우리나라의 성적이 4강까지 가는 와중에 예상하지 못한 전국 각지의 거리응원이라는 자발적 군중모임이 생겼던 것이 군중모임의 규모로는 경기장보다 훨씬 대규모였음을 기억해야 한다. 개인 수준에서의 군중 눌림사고 대처도 알아두는 게 좋다. 일단 해당 지역 구조를 미리 파악하면 위급상황 시 동선에 도움이 되나, 어느 수준 이상이 되면 전혀 이동이 불가할 수도 있다. 앞으로 팔을 굽히고 구부려 호흡할 수 있는 공간을 유지할 수 있는 자세는 심한 압박 이전에는 도움이 되나 압사사고가 일어날 정도면 몇 톤 정도의 구조물이 누르는 것과 비슷한 효과라 개인의 자세로는 감당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체를 높게 위치하도록 하고 팔짱을 끼고 푹신한 물건을 가슴 앞에 완충 역할로 놓는 등 외상성 질식사를 최대한 예방하는 것은 개인이 압사까지 가는 위기의 시간에서 치명적 상황을 지연시키는 효과가 있다.한림대동탄성심병원 응급의학과 왕순주 교수는 “군중모임도 그 위험요소 측면에서 보면 이동 성격의 모임, 술과 과격행동이 있는 모임, 흥분하기 쉬운 모임, 좁은 공간에서의 모임, 경사지거나 계단이 있는 이동 동선의 모임, 진입진출로가 적거나 좁은 모임 등은 위험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면서 “이제부터라도 이태원에서의 참혹한 사고를 거울 삼아 사람들의 다중밀집 자체의 위험성을 인지하고 군중눌림 피해에 대한 원리와 지식을 공유해 비슷한 사고의 재발을 막아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 최초 신고에도 4시간 무대응 경찰…안전불감증이 낳은 '이태원 참사'
-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좁은 골목인데, 클럽에 줄서있는 인파와 이태원역에서 올라오는 사람들, 골목에서 나오는 사람들이 엉켜서 잘못하다 압사 당할 것 같아요.”(이태원 해밀톤 호텔 부근, 오후 6시 34분)“사람들 지금 길바닥에 쓰러지고 막 지금 너무 이거 사고날 것 같은데, 위험해요. 제가 영상 찍어놓은 것도 있는데 보내드릴 방법 있을까요 ?”(이태원 와이키키 매장 앞, 오후 8시 33분)“핼러윈 파티로 사람이 너무 많아서 압사당할 것 같아요. 아수라장이에요.”(이태원동 112-7, 오후 9시 02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1일 서울 용산구 지하철 6호선 이태원역 1번 출구 앞에 마련된 ‘핼러윈 인파’압사 사고 희생자 추모 공간을 찾은 시민들이 추모하고 있다.서울 용산구 이태원의 해밀톤 호텔 인근에서 156명이 사망한 ‘이태원 참사’가 발생하기 4시간 전부터 112에 쏟아진 신고 전화다. 1일 오전 경찰에서 밝힌 “일반적으로 용인할 수 있는 불편 신고 정도”와는 전혀 상반된 내용이다. 이태원 일대의 위험성을 충분히 알리는 긴급한 전화였음 물론, 현장 영상을 찍어 경찰에 제보를 한 신고자도 있었다. 하지만 이는 철저히 무시당했다. 경찰의 안일한 대응이 수백명이 다치고 사망하는 참사를 낳은 것이다. 1일 오후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저녁 6시 34분 112에 첫 신고 전화가 접수됐다. 같은날 오후 10시 15분 소방에 첫 신고 전화가 접수되기 4시간여 전이다. 당시 신고자는 신고 위치를 ‘이태원 가는 길 해밀톤 호텔 골목 이마트 24’라며 정확히 사건이 발생한 지점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신고자는 “골목이 지금 사람들하고 오르고 내려오고 하는데 너무 불안하다. 사람이 내려 올 수 없는데 계속 밀려 올라오니까 압사 당할 거 같다. 겨우 빠져나왔는데 이거 인파 너무 많은데 통제 좀 해 줘야 할 것 같다”며 상황의 심각성을 구체적으로 알렸다.이후에도 112에는 ‘인파가 많아서 관리가 필요하다’는 신고 전화가 이어졌다. 오후 10시부터는 100여건 이상 신고가 폭주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매번 “출동하겠다”, “확인해보겠다”는 답변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경찰은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황창선 경찰청 치안상황관리과장은 1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오후 6시부터 신고 1건이 접수된 건 맞다” 면서도 “일반적으로 용인할 수 있는 불편 신고 정도였다”며 변명을 했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경찰은 이번 참사에 대한 책임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이날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에서 현장의 심각성을 알리는 다수의 112 신고가 있었지만 미흡한 대응으로 참사를 막지 못했다고 시인하고 국민 앞에 고개를 숙였다. 그는 “이번 사건의 진상을 명확히 밝히고 책임을 규명하기 위해 모든 부분에 대해 예외 없이 강도 높은 감찰과 수사를 신속하고 엄밀하게 진행하겠다”고 밝혔다.[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윤희근 경찰청장이 1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입장을 밝힌 뒤 인사하고 있다.◇“주최측 없어서” 변명만 하는 정부·지자체…뒷북 매뉴얼정부 및 서울시·용산구는 주최측이 없어 대응할 수 있는 매뉴얼이 없었다며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이태원을 관할하는 박희영 용산구청장은 지난 31일 “할로윈은 주최가 없는 현상으로 구청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은 다 했다”고 말했다. 용산구는 지난 27일 박희양 용산구청장 주재로 ‘핼러윈데이 대비 긴급 대책회의’를 열어 대책을 수립하기도 했고, 지자체에서 주최한 행사가 아니기에 관리 의무가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박 구청장이 올해 마련한 대책은 대부분 코로나19 방역, 소독과 주요 시설물 안전 점검, 마약물 단속에 치중한 것으로 안전 대책에는 소홀했다. 심지어 지난 2020년과 2021년에는 ‘민관합동회의’ 형태로 핼러윈 축제를 대비했으나, 올해는 용산구청 내 부서장 등이 참여하는 수준으로 진행한 것으로 드러났다.서울시는 아예 이번 핼러윈을 앞두고 별다른 특별대책을 세우거나 상황실을 가동하지 않았다. 시나 자치구에서 주최하는 행사가 아닌데, 서울시가 나서서 통제를 하는 것이 적당하냐는 이유에서였다. 서울시의 직접 주최 행사가 아니더라도 광화문에서 대규모 집회가 있거나 여의도 세계불꽃축제 등이 개최될 경우 지하철 무정차 통과 및 차량 통제, 안전요원 배치 등의 조치를 취한 것과는 전혀 상반된다. 안전 매뉴얼이 없더라도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에 따르면 국가 및 지자체에서는 위험이나 재난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문현철 숭실대 재난안전관리학과 교수는 “법에 따르면 국가와 지방자치 단체는 위험이나 재난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해야 한다는 책무조항이 있다”며 “매뉴얼이 없었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뒤늦게 이번 사건을 계기로 주최자 없는 행사도 안전대책을 세우겠다는 방침이다. 김성호 행정안전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은 “재발방지를 위한 대책을 수립하기 위해 주최자 없는 행사에 대한 안전관리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며 “유사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오는 3일부터 지역축제에 대한 정부합동점검도 실시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