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40년 키운 딸이 병원서 뒤바뀐 아이였습니다"…한 가족의 기막힌 사연

1980년 산부인과서 출산 …지난해서야 친자 아니란 걸 뒤늦게 확인
의무 기록 모두 폐기돼 부부 친생자, 아이 생물학적 친부모 못 찾아
法 "당시 병원 운영자, 부부 및 딸에게 각 5000만원 지급하라" 판결
  • 등록 2023-03-18 오전 12:08:41

    수정 2023-03-18 오전 12:08:41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출산한 아이가 병원에서 뒤바뀐 사실을 42년 만에 알게 된 가족에 대해 병원 측이 배상을 해야 한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 민사13단독(김진희 판사)은 A씨 부부와 딸 C씨가 산부인과의원 운영자였던 D씨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D씨가 A씨 부부와 C씨에게 각 50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신생아. 기사와 무관. (사진=연합뉴스)
부부사이인 여성 A씨와 남성 B씨는 1980년 3월 D씨가 운영하던 수원의 한 산부인과 의원에서 여자 아이를 출산했다. 산부인과 간호사는 당시 병원에서 A씨 부부에게 출산한 신생아라며 C씨를 인도했다.

딸 C씨를 친생자로 알고 키운 A씨 부부에게 시련이 닥친 것은 딸의 나이가 마흔 살이 넘은 지난해 4월이었다. 딸 C씨의 혈액형이 A씨 부부 사이에서 나올 수 없는 혈액형이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이 일로 A씨 부부는 갈등을 겪었고, 분노한 A씨의 제안으로 지난해 5월 가족 전체가 유전자검사를 받았다. 결과는 놀랍게도 딸 C씨와 A씨 부부가 친자관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내용이었다.

A씨 부부는 A씨가 출산한 병원에서 아이가 바뀌었다고 보고 당시 병원 운영자였던 D씨 측에 당시 출산기록 보유 여부를 확인했지만 의무기록이 모두 폐기됐다는 얘기를 들었다. 당시 의무기록이 전부 폐기됨에 따라 A씨 부부가 실제 출산한 친생자 및 C씨를 실제 출산한 생물학적 친부모를 확인하는 것도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A씨 부부와 딸 C씨는 “병원에서 아이가 뒤바뀌어 정신적 고통을 받았으므로 이에 대한 위자료를 지급하라”며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원고들에게 각 5000만원을 지급하되, 출산 시점인 1980년 3월을 기준으로 연 5%의 지연 이자를 지급하라는 내용이었다.

법원도 A씨 가족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아이가 출생 병원에서 퇴원 후 자라는 동안 다른 아이와 뒤바뀌는 일은 경험칙상 상정하기 어렵다”며 “A씨가 D씨 의원에서 출산한 사실이 인정되고 친자로 알고 키워온 C씨 사이에 친자관계가 인정되지 않는 이상 D씨 의원에서 A씨가 출산한 신생아와 C씨가 뒤바뀐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A씨 부부에게 친생자가 아닌 C씨를 인도한 것은 D씨 자신이나 또는 그가 고용한 간호사 등의 과실로 인한 것”이라며 “D씨는 불법행위자 본인 또는 사용자로서 A씨 부부 및 C씨에게 이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위자료 액수로는 “A씨 부부의 친생자와 C씨의 생물학적 친부모 확인이 사실상 불가능하고, A씨 부부가 오해로 한동안 불화를 겪기도 했다. 또 사고가 D씨 측의 전적인 과실에 의한 것”이라며 A씨 부부와 C씨에게 각 5000만원으로 책정했다.

다만 지연손해금의 기산일은 아이가 뒤바뀐 1980년 3월이 아닌, 유전자 검사를 통해 친자가 아니란 것을 확인한 2022년 5월로 판단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의정부고 졸사 레전드
  • "잘 하고 올게"
  • 아기천사
  • 또 우승!!!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