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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에 따르면 AI 반도체의 세계 시장 규모는 지난해 184억달러(약 21조원)에서 약 10년 뒤인 2030년 6배 성장해 총 1179억달러(약 137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됩니다. AI반도체가 시스템 반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20년 8%에서 2030년 31% 수준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우리나라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있어 세계 최고의 반도체 제조강국입니다. 신기술 개발 및 선점에 유리한 환경을 갖추고 있고 다수의 자동차 및 전기전자업체 등 수요기업도 다수 있어 시스템반도체를 개발할 여건은 충분히 보유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지난 2월17일 세계 최초로 인공지능(AI) 엔진을 탑재한 지능형 반도체를 개발했습니다. 기존 메모리 반도체에 AI프로세서를 탑재한 방식입니다. 메모리 안에 연산기능을 하는 프로세서가 들어있다고 해서 PIM(Processing-In-Memory)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메모리 내부에서 CPU의 일부 연산처리를 가능하도록 만들었기 때문에 데이터 처리 속도가 보다 빨라질 수 있습니다. 아울러 CPU와 메모리 간 데이터 이동이 줄어들어 에너지효율도 늘릴 수 있습니다. 혹자는 아직은 프로세서 같은 기능을 하는 것은 아니니 특정기능을 하는 메모리반도체인 ‘FIM(Function-In-Memory)’이라고 부르는 게 맞는다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이는 전통적으로 중앙처리장치(CPU)가 메모리에서 명령어를 불러오고 연산 처리한 뒤 그 결과를 다시 메모리에 저장하는 방식인 ‘폰 노이만 구조’에서 벗어난 기술입니다. CPU 옆에 메모리를 붙이는 프로그램 내장방식을 처음 고안한 헝가리 출신 물리학자의 이름을 딴 방식이죠. 폰 노이만 구조에서는 CPU와 메모리 사이에 하나의 통로로 통해 순차적으로 데이터가 이동하며 처리되는데(직렬처리), 처리해야 할 데이터양이 많아지면 지연현상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구글, 페이스북, 테슬라 등 글로벌 IT기업들이 주로 폰노이만 구조를 변형해 시스템반도체 중심의 AI반도체 개발에 나서고 있는 것과 달리 삼성전자는 메모리 중심 AI반도체 개발로 나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