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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고인돌이지 싶다. 떡하니 가운데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검은 돌덩어리가 말이다. 색도 모양도 시간을 가늠할 수 없을 만큼 ‘나이를 먹었다’. 여기까지가 딱딱한 ‘과거의 현실’이라면 그 위는 말랑한 ‘미래의 꿈’이다. 복숭아꽃 무더기를 뿔처럼 머리에 꽂은 말 두 마리가 사이좋게 한때를 보내고 있으니.
작가 임근우(63·강원대 미술학과 교수)의 ‘독특한 세상’이 돌아왔다. 작가는 고고학과 미술을 연결하는 작업을 한다.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지난 시간을 의미하는 ‘고고학’에 내일의 상황을 내다보는 ‘기상도’를 올린 ‘고고학적 기상도’란 연작을 해왔다.
“심산유곡 어디든 무릉에 활짝 핀 복숭아꽃 배달을 할 작정”이라는 작가는 “역사란 게 흥하고 망하는 일의 연속인데 굳이 오늘을 비관적으로만 볼 필요가 있겠느냐”고 되묻는다.
23일까지 서울 종로구 운니동 장은선갤러리서 여는 초대전 ‘다시 희망의 나라로’에서 볼 수 있다. 캔버스에 아크릴. 162.2×130㎝. 작가 소장. 장은선갤러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