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하나는 해일 테고 하나는 달일 테다. 하나는 하늘이고 하나는 바다며. 그 둘 사이에 놓인 건 일렁이는 파도쯤 되려나. 작가 강한별(37)이 흘린 ‘오션 어페어’(Ocean Affair 1·2019)라니 말이다. 대양에서 늘 생기는 해 뜨고 지고 달 뜨고 지는 ‘붉고 노란 일’쯤 되려나.
작가는 오로지 색에만 집중해 세상을 바라본다. “관념을 걷어내고 새로운 시각을 얻기 위해서”란다. 형체는 사라져도 색으로 기억하는 감정의 골을 직감적으로 옮겨놓는 거다. ‘색을 먹고 키운 몸’이 낯선 장면 앞에서 본능적으로 뱉어낸 풍경이라고 할까.
결국 남길 건 색뿐이다 싶었을까. 둥근 해가 아니고 붉은 해, 둥근 달이 아니고 노란 달. 작가의 세상에는 ‘그들’만 있다.
25일까지 서울 종로구 팔판길 학고재갤러리서 여는 개인전 ‘색을 먹는 몸’에서 볼 수 있다. 캔버스에 아크릴. 30×30㎝. 작가 소장. 학고재갤러리 제공.